재테크 초보를 위한 나의 포트폴리오 관찰기
자산 현황을 공개하는 것에 대해 꽤 많은 고민을 했다. 누군가에게는 나의 이야기가 돈 자랑처럼 들릴 것이고, 또 어떤 사람들에게는 가소롭게 느껴질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내가 만든 포트폴리오에는 분명 많은 오류와 한계가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한 번쯤은 내가 가진 자산현황을 상세히 보여주고 이렇게 자산을 운용하는 이유를 이야기하고 싶었다. 예금이나 펀드 같은 각각의 자산군에 대해서는 이미 꽤 많은 이야기를 했었다. 반면 이 각각의 자산들을 어떻게 활용해서 종합적으로 포트폴리오를 만들어야 하는지, 그리고 또 그 완결물의 이미지는 어떠해야 하는지에 대한 이야기는 거의 하지를 못했다. 그것이 항상 아쉬웠다.
포트폴리오라는 완성품에 대한 큰 그림을 한 번쯤 보여준다면 내 글을 읽는 사람들이 자산을 관리하는 것이 더 쉬워질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내가 실제로 가지고 있는 포트폴리오를 보여주는 것이 가장 설득력이 높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이왕 이야기하는 거 내가 가지고 있는 포트폴리오에 대하여 6개월~ 1년 정도의 주기를 두고 계속해서 이야기하려고 한다. 10년 ~ 30년에 걸쳐 자산을 관리하고 키우는 모습을 묘사해두면 다른 사람들이 자산을 키워나가는데 많은 도움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리고 어쩌면 나 스스로도 더 나은 포트폴리오를 만들어 나가는데도 도움이 될 것 같다. 어쨋든 무언가에 대해 배우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것에 대한 글을 쓰는 것이니까.
2021년 1월 9일 현재 나의 순자산은 6.6억 원이다. 작년 6월에 집계한 순자산은 5.2억 원이었다. 그 기간 동안 주가지수가 많이 오른 덕분에 자산이 많이 늘어났다. 또 저축도 열심히 했다. 이 기간 저축한 금액이 약 4천만 원 정도 되고 금융소득이 1억 원 정도 된다.
지난 7개월 동안 자산 비중에 많은 변화가 있었다. 예금 잔액은 4천만 원 정도 감소했다. 주식에 대한 직접 투자가 1.9억 원 정도 증가했다. 대출금이 4천만 원 증가했고, IRP나 ISA, 연금저축펀드, DC 같은 절세 상품의 잔액이 많이 증가했다.
여러 가지 변화가 있었지만 가장 먼저 이야기할 것은 예금과 적금의 잔액 감소다.
예적금 잔액은 616만 원이다. 당장 쓸 수 있는 돈은 3만 원 정도 된다. 크게 무리는 없다. 신용카드가 있으니까. 적금은 613만 원을 가지고 있다. 청약통장 잔액 612만 원을 제외하면 실제로 예금/적금에 투자한 돈이 없는 상황이다. 연초에 기준금리가 대폭 인하되었을 때 통화가치 하락이 우려되었고 주식의 비중을 높이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 원래는 4천만 원 정도의 재형저축이 있는데 2개월 전 만기가 되어 해지하였다. 해지한 자금은 모두 주식에 투자하는데 활용하였다. 그 결과 현재와 같이 예금/적금 잔액이 크게 줄어들었다.
그럼에도 예금과 적금의 중요성은 변함이 없다고 생각한다. 내가 가진 자산의 목돈은 모두 예금과 적금을 통해서 만들어진 것이다. 나는 통장 분리라는 방법을 써서 목돈을 모았다. 먼저 입출금 통장을 2개 만들었다. 하나는 월급을 받는 용도로 사용했다. 여기서 월 50~60만 원 정도는 체크카드 통장으로 자동이체하였다. 그리고 생활비를 제외한 남은 돈은 모두 적금이나 예금에 저축하였다. 단순한 방법이지만 효과는 컸다. 지난 7년 검소한 라이프 스타일이 확실히 뿌리내렸다. 크게 의식하지 않아도 매년 비슷한 비용을 지출하고, 비슷한 금액을 저축한다. 예금과 적금을 착실히 활용한 덕분이다.
처음 재테크를 시작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런 단순하고 강건한 방법을 통해 목돈을 만들어야 한다. 물론 예금과 적금은 금리가 낮다. 너무 낮아서 사실상 금리가 없다고 생각해도 무방할 정도다. 그러나 목돈이 없다면 금리는 그리 중요한 요소가 아니다. 목돈이 없다면 무엇보다 먼저 목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검소한 라이프 스타일과 강건한 잉여현금흐름을 만들어야 한다. 그렇기에 처음 재테크를 시작하는 사람이라면 강제적인 납입 의무가 있는 적금이 가장 좋은 재테크 수단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어느 순간이 되면 예금과 적금의 비중을 포트폴리오에서 줄여야 한다. 나 또한 그렇게 자산을 운용하고 있다.
그다음으로 이야기할 자산은 개인형 IRP다.
현재 내 개인형 IRP의 잔액은 19백만 원 정도 된다. IRP는 상품구조는 복잡하지만 가장 강력한 절세 효과를 가진 상품이다. 중요한 특징은 (1) 연간 납입 한도 700만 원(만 50세 이상 900만 원)에 대해 16.5%~13.2%까지 세액공제를 제공하고, (2) 운용과정에서 발생한 금융소득을 과세이연 하며, (3) 50세 이후 연금으로 지급받을 경우 매우 낮은 연금소득세율로 과세한다는 것이다(상세한 내용은 내 작은 개인형 IRP 속 투자수익률 81.06% 참조).
나는 장기적으로 주식이 가장 높은 수익률을 가져다 줄 자산군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생각은 역사적으로나 이론적으로나 꽤 탄탄한 근거를 가지고 있다(부동산과 주식이 싸우면 누가 이길까? 참고). 다만 주식 수익률을 안정적으로 수익화하기 위해서는 장기 투자가 필수다. 주식은 그만큼 변동성이 높은 자산군이기 때문이다. 장기 투자하고 분산 투자하면 주식에 투자하는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다.
문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장기투자할 수 있는 자금을 가지고 있지 못하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IRP를 잘 활용해야 한다. IRP는 강력한 세제혜택을 제공하지만 55세 이전에 자금을 찾게 되면 페널티를 부과하는 상품이다. 어쩔 수 없이 초장기로 자금을 운용할 수밖에 없는 상품인 것이다. 나는 많은 사람들이 IRP를 통해 주식에 투자했을 때 단기적인 변동성을 극복하여 더 성공적으로 투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대부분의 IRP에 가입하는 사람들이 고작 세액공제라는 혜택에 초점을 맞추고 상품을 활용하는 것이 안타까웠다. 세액공제는 IRP가 가진 많은 가능성의 한 부분일 뿐이다. IRP가 가진 가능성을 확실하게 사용하려면 IRP내에서 어떻게 해서든 주식 비중을 높여야 한다.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게 하지 못한다. 오히려 100%에 가까운 비중을 예금으로만 운용하는 경우가 태반이다. 지금처럼 금리가 낮은 상황에서 이것을 자신이 가진 돈을 허공에 집어던지는 것과 다르지 않다.
나는 IRP에 가급적 주식의 비중을 높여서 담기 위해 노력을 했다. 아래 포트폴리오를 보다시피 주식 편입 비중 한도 70%를 주식형 펀드로 꽉 채웠고, 남은 30%에도 조금이라도 더 주식 비중을 높이기 위해 노력을 했다.
나는 내가 가진 IRP를 통해서 포트폴리오를 만드는 방법과 그 효과를 직접 보여주고 싶었다. 나름대로의 결과는 있었다. 여러 가지 자산에 분산 투자하였고 또 매월 48만 원씩 납입을 하면서 적립식 투자를 하고 있다. 코로나로 대부분의 주가지수가 폭락한 상황에서 3% 내외의 손실률을 보였지만 현재는 손실을 다 회복하고 그 이상의 수익률을 보여 주고 있다.
위의 펀드 구성에서 보다시피 나는 한국, 미국, 중국, 유럽 시장에 분산투자를 했다. 장기적으로 꽤 안정적인 성과를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을 하고 있다. 다만 투자가 익숙하지 않은 사람의 경우는 IRP내에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것이 어려울 수 있다. 일반적인 펀드보다 가입 절차도 복잡하고, 제도 자체도 복잡하기 때문이다. 나도 처음에 자산을 구성할 때 꽤 고생을 했던 기억이 난다.
물론 이런 어려운 것을 직접 할 필요는 없다. 가장 좋은 방법은 IRP를 개설한 은행에 방문하여 포트폴리오를 만들어 달라고 요청하는 것이다. IRP에는 자산관리 수수료라는 것이 붙는다. 연간 0.2% 정도인데 이런 수수료를 받는 만큼 금융기관에서 자산관리를 지원해야 할 의무가 있다. IRP를 어떻게 운용할지 큰 방향을 결정한 다음 그 후 세부적인 부분은 IRP를 가입한 금융기관에 방문하여 상담하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자신이 IRP를 가입한 금융기관에 방문하여 미국/한국/중국/유럽 주식시장에 30:20:30:20으로 투자하는 포트폴리오를 만들고 싶다고 이야기하는 것이다. 이런 요건에 맞춰 펀드를 편성하는 것은 개인적으로 하기에는 정말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금융기관에서는 어렵지 않게 맞출 수 있는 요건이다.
자신이 거래하는 금융기관을 잘 활용하고 도움을 받는다면 어렵지 않게 포트폴리오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완벽할 필요는 없다. 어차피 IRP는 짧게는 5년에서 30년까지 장기적으로 운영해야 하는 상품이다. 부족한 부분이 보이면 그때그때 보완해 나아가면 된다.
For more info: KB국민은행 개인형 IRP 페이지 바로가기
그다음으로 이야기할 상품은 연금저축펀드다. 연금저축펀드 잔액은 39백만 원이다.
연금저축상품은 펀드/신탁/보험의 형태로 운영할 수 있는데 세 제척인 측면에서 IRP와 거의 동일한 구조다. IRP만큼이나 강력한 절세상품이다. 다만 몇 가지 차이점이 있기는 한데 이 차이점은 꽤 거창하게 이야기해야 하므로 나중에 별도의 글로 다루려고 한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나는 연금저축"신탁"을 가지고 있었다. 연금저축 신탁은 은행에서 자체적으로 자산을 운용하는 원금보장상품으로 대부분 채권의 형태로 운영이 된다. 올초 기준 금리가 떨어지고 채권이나 예금의 형태의 자산 비중을 최대한 줄여야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연금저축상품의 경우 중도에 해지할 경우 세금을 환급해야한다. 그러나 연금저축상품 간에 계좌이동이 가능하기 때문에 4월에 연금저축 신탁에서 연금저축펀드로 계좌이동을 했다. 덕분에 꽤 괜찮은 수익률을 만들어 낼 수 있었다. 혹시라도 지금 연금저축 신탁이나 보험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이것을 연금저축펀드나 IRP로 변경하는 부분에 대해 한번쯤 진지하게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어차피 국내 상장주식 매매차익에 대해 비과세 되기 때문에 국내 주식을 절세상품 안에서 운용하는 것은 불필요하다. 내 경우는 연금저축펀드/ISA/퇴직연금(DC) 모두 해외 주식 위주로 편입을 하였다. 그만큼 증권계좌 내 국내 주식 비중을 높여서 전체적으로 포트폴리오가 분산투자되도록 했다.
현재 IRP에는 월 48만 원씩 넣고 있고, 연금저축펀드에는 월 5.3만 원씩 넣고 있다. 이렇게 하면 IRP와 합산하여 연 납입액 639만 원에 대하여 84만 원을 세액공제받을 수 있다. IRP를 가지고 있다면 굳이 연금저축펀드를 활용할 필요는 없다. 다만 내 경우는 은행에서 급여를 주는 방식에 있어서 일부를 반드시 연금저축 신탁으로 받도록 하고 있어서 두 가지 상품을 모두 활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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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다음으로 이야기할 상품은 ISA다.
ISA는 대표적인 비과세 상품이다. IRP나 연금저축펀드만큼 절세 혜택이 강력하지는 않다. 그러나 3년이라는 짧은 가입기간만 유지하면 최대 200만 원의 금융소득에 대하여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과거 5년이라는 기간을 유지해야 했던 것이 3년으로 훨씬 완화되었다. 이외에도 2021년부터 ISA의 상품성이 대폭 개선되었기 때문에 3년 내외의 자금을 관리하는데 매우 유용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ISA에 관해서는 한때 나도 ISA가 별 볼일 없다고 생각했었다.라는 글에서 상세히 이야기하였다.
내 경우는 바로 얼마 전까지 재형저축을 운용하여 ISA잔액이 그리 크지는 않다. 재형저축과 ISA가 납입 한도를 공유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재형저축이 만기가 되어 해지되었고, ISA의 여러 조건들이 2020년에 비해 대폭 개선되었기 때문에 앞으로는 더욱 비중 있게 활용하려고 생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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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금, 개인형 IRP, 연금저축펀드, ISA 이렇게 4개의 상품이 내가 현재 은행에서 보유하고 있는 금융자산의 전부다. 금융상품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예금을 제외한 모든 상품이 사실상 절세상품이라는 것을 알아차렸을 것이다. 나는 은행의 절세 상품을 많이 활용하고 있다. 그리고 다른 일반적인 주식이나 펀드 투자는 증권사를 활용하고 있다.
은행과 증권사를 활용하는 것에는 각각의 장단점이 있는데 재테크의 초반에는 은행을 위주로 활용하되, 어느정도 자산이 쌓이면 반드시 증권사를 함께 활용해야 한다. 현재 증권사에 보유하고 있는 잔액은 3.2억원 정도 된다. 증권사의 상품과 이를 활용하는 방법에 관한 이야기는 다음 글에서 마저 이야기 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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