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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형 은행원 Dec 30. 2020

내 작은 개인형 IRP 속 투자수익률 81.06%

개인형 IRP는 가장 강력한 절세 & 재테크 상품입니다.

내 작은 개인형 IRP 속 투자수익률 연 9.37%에 이어 계속되는 글입니다.




화면에 보이는 수익률 81.06%라는 숫자는 과장된 부분이 있다. 실제로 넣은 돈 1,400만 원에 현재 평가액 1,839만 원이므로 평가 이익은 439만 원이다. 단순 수익률로 따지면 31.4%라고 생각해야 한다. 그럼에도 수익률이 81%라는 숫자로 표기된 것에는 이유가 있다. 퇴직연금 수익률 공시를 할 때 금액가중 수익률(MWRR)을 사용하도록 강제되기 때문이다. 금액가중 수익률 사용으로 인해 내 IRP계좌 투자수익률이 실제보다 더 커 보이는 왜곡이 발생했다. 그럼에도 포트폴리오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잘 자라나고 있다.


2년 전 IRP 포트폴리오를 만든 이후 손을 댄 적은 없다. 돈은 언제나 자동이체하여 들어갔고, 처음에 설정해 놓은 투자 비율 그대로 지금까지 그대로 펀드에 돈이 들어가고 있었다. 생존력이 엄청 강한 상추라도 키우는 기분이다. 씨앗만 뿌리고 들여다본 적도 없는데 저 혼자 무럭무럭 자라나고 있다. 10년 후, 20년 후의 모습이 어떨지 궁금하다.


퇴직연금 수익률을 금액가중 수익률(Money Weighted Rate of Return)로 표기하는 이유:

퇴직연금 수익률 표기 방식을 MWRR(Money Weighted Rate of Return(금액가중수익률))이라고 부른다. 예를 들어 내가 1월 1일에 100만 원을 넣었고 12월 31일에 이 돈이 110만 원이 되었다고 생각해보자. 이 경우 내 단순 수익률은 10%가 되며 MWRR 또한 동일하게 10%가 된다. 그러나 만약 내가 7월 1일에 100만 원을 넣고 연말에 110만 원이 되었다면 단순 수익률은 동일하게 10% 이지만 MWRR은 20%가 된다. 이처럼 MWRR은 현금흐름의 발생 시점을 감안하는 수익률 측정 방식이다. 다만 사례에서 보다시피 MWRR은 1년 미만의 수익률을 1년 단위로 환산할 경우 수익률이 왜곡되는 부작용이 있다.

이런 부작용에도 개인형 IRP 수익률 공시가 MWRR을 통해서만 이루어지는 것에는 이유가 있다. 적립식 투자를 통해 이루어진 장기 수익률을 연단 위로 표기할 때 MWRR이 조금 더 정확하게 현실을 보여줄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내가 매년 1천만 원을 적립식 투자해서 10년 후 1.3억 원이 되었다고 가정을 해보자. 투자원금 1억 원에 투자수익이 3천만 원이므로 단순 수익률은 30%가 된다. 그러나 단순 투자수익률은 적립식 투자에 대해 정확한 정보를 전달해 주지 못한다. 단순투자 수익률은 투자금액 전체가 10년 전에 한 번에 투입되었다고 가정한 것이기 때문이다. 반면 MWRR을 계산해보면 5.71%가 나온다. MWRR은 매년 1천만 원씩 투자가 이루어진 현금흐름을 가정하기 때문에 조금 더 정확한 현실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2019년 9월 당시 내 개인형 IRP 평가액은 700만 원 남짓했었고 당시 수익률(MWRR)은 9.37%였다(이전 글 내 작은 개인형 IRP 속 투자수익률 연 9.37% 참고). 그리고 이후로도 나는 매월 꼬박꼬박 477,000원씩을 IRP에 납입하고 있다. 내가 IRP에 돈을 계속 넣고 있는 데에는 세 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내가 근무하는 은행에서 연금계좌(개인형 IRP, 연금저축펀드/신탁)에 급여의 일정 부분을 넣도록 강제하기 때문이다. 말 그대로 강제를 하고 있어서 아무리 내가 돈이 궁해도 매월 연금계좌에 들어가는 돈을 월급통장으로 들어오게 할 방법이 없다. 이미 은행에서는 별도의 퇴직연금 제도를 운영하고 있지만 이와는 별도로 이런 개인연금을 강제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상황이다. 선택의 여지없이 월급의 일부를 IRP로 받고 있는 것이다.  


두 번째로 나는 내가 직접 운용하는 IRP사례를 공유하여 개인형 IRP를 이용하는 방법과 적립식 투자의 이점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다. IRP를 이용하는 방법은 앞서 IRP 관련 글에 얼마간 설명을 한 것 같다. 적립식 투자를 통해 시기적으로 분산 투자하고, 다양한 국가 시장에 투자함으로써 시장에 분산 투자하고, 주식에 장기적으로 투자를 함으로써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라는 내용이었다. 이런 메시지가 복잡한 이론과 설명보다는 실제 사례를 통해 더 많은 사람들에게 전달되기를 바랐다.  


그리고 세 번째다. 나는 IRP가 가장 좋은 투자 방법 중의 하나라고 생각한다. 우선 가장 강력한 절세효과를 가진 금융상품이다. 소득과 나이에 따라 일부 차이가 있지만 내 경우 IRP를 통해 연간 700만 원까지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 세액공제 비율이 13.2%이기 때문에 연말정산 시 나는 최대 92.4만 원을 환급받게 된다(만약 소득이 4천만 원 이하인 경우는 16.5%까지 세액공제가 되며 50세 이상일 경우 900만 원까지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 만약 소득 5천만 원 이하인 50세 이상인 투자자의 경우 최대 148.5만 원까지 세금을 환급받을 수 있다).

IRP 세제 혜택(출처: KB국민은행 홈페이지 내 퇴직연금 화면)


다만 많은 사람들이 잘 알지 못하는 것은 퇴직연금의 과세이연 혜택과 저율의 연금소득세율 적용이다. 이 두 가지는 사실 앞서 이야기한 세액공제만큼이나 절세 혜택이 큰 부분이지만 이 부분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사람이 별로 없는 것 같다. IRP는 모든 금융상품을 통틀어 가장 강력한 절세상품이다.


예를 들어 내가 매년 6백만 원씩 3가지 방법을 사용해 투자를 한다고 생각을 해보자. 첫 번째 경우는 비과세 금융상품인 ISA를 활용했고, 두 번째는 절세상품 활용 없이 그냥 은행 펀드를 활용했다. 마지막으로는 개인형 IRP를 통해 투자했다고 가정을 해보았다(투자기간 30년, 투자수익률 6%, 배당/이자소득세율 15.4% 가정)


우선 ISA의 경우 해지 없이 계속 기한연장을 해서 30년을 운용했을 경우 최종적으로 얻게 될 미래가치는 대략 4.5억 원 정도가 된다(ISA에 관한 조금 더 자세한 내용은 한때 나도 ISA가 별 볼일 없다고 생각했었다. 참고)


일반적인 은행 펀드를 통해 자금을 운용했을 경우 미래가치는 약 4억 원 정도가 된다.


IRP의 경우 수령 방식(연금수령 또는 일시 수령)에 따라 세율에 차이가 발생하지만 55세 이후 적용받을 수 있는 5.5%의 연금소득세율을 적용했을 때 미래가치는 약 5억 원 정도가 된다.


이러한 세금 절감 차이는 수익률이 높으면 높을수록 그리고 투자기간이 길면 길 수록 더 커지게 된다. IRP의 절세 효과가 큰 이유는 30년이라는 운영기간 동안 투자수익에 과세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것을 과세 이연이라고 한다. 먼 훗날 투자원금과 수익을 연금으로 수령받을 때 과세가 되기는 하지만 이때도 매우 낮은 연금소득세율(3.3%~5.5%)이 적용된다. 일시금으로 받을 경우 연금소득세율 보다 높은 퇴직소득세율이 적용되지만 퇴직금의 경우 다양한 항목에서 공제가 되기 때문에 실질적인 과세 부담은 크지 않다. 이것이 기본적인 IRP와 퇴직금의 과세 체계다.




IRP는 다양한 금융상품 중에 가장 절세효과가 큰 상품이다. 물론 여기에는 단점도 있다. IRP에 한번 넣은 돈은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55세 이전에 꺼낼 수 없기 때문이다.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IRP를 꺼리는 이유가 바로 이렇게 자금이 묶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반면 이것이 장점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돈을 모으려고 하지만 번번이 중도에 해지하게 되는 사람들의 경우 IRP를 통해 조금 더 수월하게 돈을 모을 수 있을 것이다. 중도에 해지하는 비용이 너무 크다. 55세 이전에 개인형 IRP를 해지하는 경우 16.5%의 세금을 다시 환급해야 하기 때문이다. 장기적으로 돈을 모으는 것에는 IRP만 한 상품이 없다.


게다가 이렇게 장기로 자금이 묶여있을 경우 단기적인 수익률에 대한 민감도가 매우 낮아지게 된다. 투자는 엉덩이로 하는 것이다. 결국 누가 더 오래 견딜 수 있고 손실에 무감각해질 수 있는가가 장기 수익률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 IRP는 내 돈이지만 아주 먼 훗날까지 꺼낼 수 있는 돈이 아니다. 손실이 직접적인 고통으로 느껴지지 않는다. 손실에 정말로 민감한 사람도 IRP를 통해 조금 더 합리적인 포트폴리오로 장기 투자할 수 있을 것이다.



은퇴까지 시간이 많이 남아있다면 주식에 대한 비중을 가급적 많이 유지하는 것이 좋다. 내 경우는 법적으로 허용하는 70%까지 주식형 펀드 비중을 구성해 두었다. 가급적 여러 국가에 분산 투자하는 것이 좋다. IRP를 통해 분산투자와 적립식 투자, 그리고 장기투자라는 이점들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다. 먼 훗날 분명 지금의 선택을 뿌듯해하게 될 것이다.


IRP를 운용할 때 과거부터 지금까지 납입한 자산을 펀드로 재구성하는 것만큼이나 앞으로 넣을 자금이 어떻게 투자될지 운용지 시도 함께 해두는 것이 좋다. 그러면 앞으로 들어올 자금이 내가 설정한 만큼의 비율대로 투자된다. 한 번만 운용지시를 해두면 계속해서 효과를 발휘하기 때문에 한 번만 수고하면 된다.


연말이다. 연말정산을 하기 위해 IRP에 돈을 넣는 사람들이 부쩍 많아지는 시기다. 내가 항상 안타깝게 느끼는 것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연말정산을 목적으로 IRP에 돈을 넣지만 정작 IRP내의 포트폴리오를 신경 쓰지 않는다는 점이다. 대부분이 1년 만기 정기예금으로 IRP를 운영한다. 나는 지금과 같은 저금리 시대에 이런 행동이 무책임할뿐더러 매우 위험하다고 생각한다. 예금은 장기적으로 매우 위험한 상품이다.


좋은 결과 있으시길...




PS : 브런치에 글쓰기가 많이 소홀해진 것 같아서 글쓰기 클럽에 가입했습니다. 일주일에 두 번 브런치에 글을 올리는 모임인데 벌금이 있어서 동기부여가 많이 되네요. 어젯밤까지 시작도 못하다가 결국 이렇게 새벽에 일어나 글을 쓰는 기염을 발휘하고 있습니다. 예전에 한 달에 한두 번 글을 올릴 때처럼 태평하고 느긋하게 글을 쓰지는 못하겠지만 짧은 템포로 도움이 될 수 있는 글 전해 드리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본 포스팅에 수록된 내용은 저자의 독자적인 창작물 및 의견으로 어떤 기관이나 단체의 의견을 대변하는 것이 아닙니다. 아울러 본 자료에 수록된 내용은 신뢰할 만한 자료 및 정보로부터 얻어진 것이나 어떤 경우에도 정확성이나 완전성을 보장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어떠한 경우에도 본 포스팅에 수록된 내용이 투자 결과에 대한 법적 책임 소재에 대한 증빙 자료로 사용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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