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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oon Jul 07. 2015

로토루아로 떠나야만 하는 이유 4가지

모든 여행은 훌륭하다 #13

로토루아는 뉴질랜드 북섬의 도시다. 



퓨어 뉴질랜드를 대표하는 관광지답게 아름다운 자연을 지녔다. 다만 남섬 밀포드사운드의 '장엄한' 자연이나 양떼 가득한 '푸른' 자연과는 다르다. 굳이 표현하자면 '무지개'빛 자연이다. 그 자연에 아름다운 이야기도 더해졌다. 다음의 4가지 중 2,3가지는 해당된다 싶다면 뉴질랜드 여행길에 놓쳐선 안될 도시다.



1. "비 바람이 치는 바다~" 연가의 스토리가 궁금하다면

2. 온천수로 찐 옥수수가 먹고 싶다면

3. 신이 물감 타 놓은듯한 호수를 보고 싶다면

4. 호빗에 나오는 그 마을이 궁금하다면





1. "비 바람이 치는 바다~" 연가의 스토리가 궁금하다면


"비 바람이 치는 바다~"로 시작하는 그 노래 <연가>는 뉴질랜드에서 왔다. (뉴질랜드의 수도 웰링턴 포스팅에서 언급한 적이 있다.) 단, 바다가 아닌 거대한 로토루아 호수가 그 배경이다. 아주 오래전, 두 남녀가 사랑에 빠졌다. 오래 전해지는 이야기가 대개 그러하듯 두 사람의 부족은 서로 등을 진 원수였다. 집안의 반대만큼이나 건너기 막막한 호수를 사이에 둔 사랑의 노래가 바로 <연가>다.

비바람이 치던 바다~  잔잔해져 오면~  오늘 그대 오시려나~  저 바다건너서~ 
밤하늘에 반짝이는~ 별빛도 아름답지만~ 사랑스런 그대 눈은~ 더욱 아름다워라~ 
그대만을~ (그대만을~) 기다리리~ (기다리리~) 내 사랑 영원히~ 기다리리~ 
그대만을~ (그대만을~) 기다리리~ (기다리리~) 내 사랑 영원히~ 기다리리~

2년 전 뉴질랜드 의회에서 동성 결혼이 합법화되었다. 그 순간 누군가 입을 열어 노래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모두가 한 목소리로 노래했다. 사랑의 노래, <연가>였다. 


거대한 로토루아 호수 벤치에 앉아 연가를 흥얼거렸다. 

로토루아 마오리 마을에서 열리는 공연의 백미 역시 <연가>다. 가사는 다르지만 귀에 익숙한 멜로디를 흥얼대보자. 옆에 앉은 파란 눈 노란머리 세계인들과 하나 되는 듯한 희열도 느낄 수 있다.






2. 온천수로 찐 옥수수가 먹고 싶다면


로토루아는 활화산 지대다. 네이버 지식백과에 따르면 '로토루아 땅 표면 바로 아래에서는 환태평양 화산대의 원동력이 되는 텍토닉 플레이트(판 모양으로 움직이는 지각의 표층)가 삐걱대며 움직이고 있다'고 한다. 과학 바보인 나의 수준으로 재해석하자면 '뜨겁게 흔들리고 있는 땅'이다.


그런 지질학적 이유로 로토루아에 들어서는 순간 묘한 냄새를 맡게 된다. 혹자는 계란 썩은 냄새라고 표현했는데 실제로 썩을 때까지 계란을 놔둔 적이 없는지라 판단하기 어려웠다.

 

로토루아 곳곳에선 땅에서 치솟는 온천수를 볼 수 있다. 



100m 이상 높이 치솟는 온천수가 아닌 이상 사실 그리 임팩트있진 않았다. 다만, 그 온천수에 팔팔 삶은 옥수수는 매우 인상적이었다. 마오리 마을 안 작은 오두막. 지하 온천수에 담가놓은 옥수수를 그 자리에서 꺼내준다. 조각 버터를 같이 주는게, 별로 필요 없다. 옥수수만으로 충분히 달콤하다. 



로토루아는 야외 온천으로도 유명하다. 폴리네시안 스파는 1878년 개장한 꽤 오래된 온천이다. 가족들이 즐길 수 있는 수영장 비슷한 온천부터 수려한 자연경관을 즐길 수 있는 야외 온천, 오붓한 시간을 즐길 수 있는 가족 온천까지 다양하게 즐길 수 있다. (하지만 로토루아의 많은 숙소는 자체 온천 수영장을 갖추고 있다. 숙소에서 온천을 즐길 수 있다면 굳이 돈 내고 이용할 만큼 폴리네시안 스파가 인상적이진 않았다.)






3. 신이 물감 타 놓은듯한 호수를 보고 싶다면



남다른 지질학적 특성은 물의 온도 뿐 아니라 색깔에도 영향을 끼쳤다. 땅의 유황과 철분으로 인해 신비로운 색을 띈다. <와이오타푸 서멀 원더랜드 Waiotapu Thermal Wonderland>는 그 광경을 목격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다.


얼마 전 허핑턴 포스트에서 '예술가의 절경'이란 타이틀과 함께 이 곳을 소개한 적이 있다. (기사 링크) 아래는 여행전문매거진인 텝진에서 촬영한 사진으로 절로 탄성을 자아낸다.

허핑턴 포스트에 소개된 사진 (위 링크와 동일)

그러나 내가 목격한 장면은 좀 밋밋했다. (각도의 잘못인지 기술의 승리인지는 알 수 없다.)



총천연색을 상상했던지라 파스텔에 가까웠던 색깔에 아주 약간 실망스러웠지만 스팟별로 붙여진 이름은 무척 흥미로웠다. 예를 들면 노란 유황 수정이 만든 '악마의 집', 다양한 색을 가진 '예술가의 팔레트', 탄산가스로 인해 거품이 이는 '샴페인 풀' 같은 식이다. 포장도 능력이다.




4. 호빗에 나오는 그 마을이 궁금하다면


영화 <호빗>, <반지의 제왕>에 등장한 호빗 마을을 기억하는지. 호빗과 반지의 제왕 마니아들이라면 난쟁이들이 거덜냈던 빌보의 그 집이 궁금하지 않을 리 없다. <호비튼>은 그런 당신을 위한 여행지다. 버스를 타고 잠시 구불구불 언덕을 달린다.



실제 촬영지인 <호비튼>에 도착한다. 원래 촬영이 끝난 후 모두 부숴질 운명이었지만 다행히 관광상품으로 개발되어 전세계 매니아들을 반기고 있다.


가이드는 호빗의 집을 포함, 호비튼의 주요 건물과 스팟을 돌며 관광객을 이끈다. 호빗들의 집은 모두 각각의 테마가 있었다. 어떤 집 앞엔 (모형) 생선을 말리고 있고 어느 집엔 푸줏간이, 어느 집엔 텃밭이 재현되어 있다. 영화의 줄거리를 잘 모르더라도 그 디테일한 모형을 구경하는 것만으로 충분히 즐겁다. (어느 집 앞에서 찍든 사진이 제법 잘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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