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점과 인맥 등 자신이 보유한 자산을 확인하여, 설계도의 기초를 세우자.
지난 글(21. 내 인생의 설계도 - 개요 편 참조)에서는 내 인생의 설계도라 할 수 있는 '인생 설계 매트릭스'의 자신/고객/비용/수입 4개 영역을 전체적으로 살펴보았다. 이제 각각의 영역을 하나씩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겠다. 첫 번째 영역은 '자신'의 영역이다. 내가 지금 가지고 있는 유형, 무형의 모든 자산을 의미한다. 앞으로의 내 인생을 설계함에 있어 가장 기본적인 것들이다. 나 자신에 관한 모든 것들을 모으는 작업이어서 무엇부터 살펴봐야 할지 막막할 수 있다. 우선 몇 가지 분류 기준을 예로 들겠지만, 자신이 생각하는 기준을 더 추가할 수도 있다. 삶이란 정확한 모범답안이 있을 수 없으며, 나에게 좋아 보이는 것이 다른 사람에게도 꼭 좋으란 법은 없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자신의 성격유형을 살펴볼 수 있다. (16. 직장인의 자기탐색 - 성격유형 참조) 내가 외향적인 성격인가, 내향적인 성격인가? 사람들과 어떻게 관계를 맺는가? 큰 그림을 그리는 게 편한가, 세부적인 것들을 묘사하는 게 편한가? 인터넷에서 '성격유형'을 검색해 직접 검사해 볼 수도 있고, 지자체 기관이나 도서관 등에서도 관련 프로그램을 진행하기도 한다. 수많은 질문들에 대한 답을 찾아봄으로써 나 자신의 객관적인 성향을 알 수 있다. 대표적으로 MBTI, 에니어그램, DiSC, 도형 검사 등이 널리 알려져 있다. 대개 정해진 질문 유형에 대한 답을 통하여 분석 결과가 나오기 때문에, 자신도 잘 모르고 있던 성격을 알 수 있는 기회이다.
나의 경우를 보자면, MBTI는 INTJ 유형으로써 내향적이면서, 감각/감정보다는 직관/사고를 우선하면서 자신의 판단 의지가 강한 유형이다. 냉철하면서도 자신의 주관이 뚜렷한 삶의 태도가 카운슬링과 코칭에 강점을 갖는 유형이라 할 수 있다. 에니어그램은 9번 유형으로 조화와 평화를 추구하는 조정자 스타일로 상담 부문에서 능력을 발휘하며, DiSC는 안정형(Steadiness)으로써 타인과의 협력에 강점이 있다. 도형 검사는 동그라미의 열정과 네모의 꼼꼼함이 잘 융합되어 있는 유형이다.
다음으로 자신의 강점을 확인한다. (18. 직장인의 자기탐색 - 강점 찾기 참조) 위에서 본 것처럼 성격유형에서도 몇 가지 강점을 찾아낼 수 있지만, 지나온 삶의 이력에서도 찾을 수 있다. 특히, 직장인이라면 자신의 직무이력을 한 번 정리해 볼 것을 권한다. (9. 직장인의 이력서 참조) 대개 오랜 시간 동안 해 온 일들은 자신의 적성을 떠나서 숙련된 기술로 이미 자리 잡았을 것이다. 직무 외에도 동호회나 취미활동, 가족 행사 등에서 주변 사람들의 칭찬과 부러움을 샀던 경험이 있는지 떠올려 보는 것도 좋다. 남다른 손재주, 리더십, 친화력 등 타인의 눈을 통해 검증된 나만의 강점이 있을 것이다.
나는 내향적인 성격임에도 10년 가까이 직무 교육과 사내 강사 등을 맡다 보니 강의에도 자신감을 갖게 되었다. 교육 업무 이전에는 10년간 컴퓨터 프로그래머 업무를 수행해 왔기 때문에, 논리적인 사고와 분석 측면에서도 강점을 보유하는 계기가 되었다. 특히, 글쓰기와 강의에서도 이러한 강점의 도움을 많이 받고 있다. 내가 꾸준히 노력을 더 한다면, 글쓰기도 향후 커다란 강점으로 기능할 것이라 믿는다.
자신의 역량을 살펴볼 수도 있다. 기업의 직무교육 분야에서는 역량/교육의 구성요소를 측정하는 기준으로 KSA 특성을 많이 활용한다. 지식(Knowledge), 기술(Skill), 태도(Attitude)의 앞글자를 따온 것인데, 내가 어떤 일을 해냄에 있어 활용하는 나만의 무기인 셈이다. 이론적으로는 어떤 지식을 지니고 있으며, 실무적으로는 어떤 기술이 있는지, 일이나 사람의 관계에 있어서는 어떤 태도에 임하는지를 찾아본다면 다른 사람과 차별화된 나의 특성을 발견해낼 수 있다.
나의 역량을 보자면 IT기반 지식과 교육/상담 분야의 지식을 가졌고, 강의/코칭 스킬을 보유하고 있으며, 성실하고 꾸준한 태도를 바탕으로 글쓰기 역량을 계속 갈고닦는 중이다. 이를 엮어서 지금은 직장인을 위한 자기 설계 컨설팅 및 강의를 핵심 역량으로 활용하는 중이다. 이 글을 읽는 독자들도 사업이나 기획부문의 역량을 지닌 사람, 예술이나 수공예에 역량을 지닌 사람, 수치계산이나 재무 쪽에 역량을 지닌 사람 등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다양한 역량을 정리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나를 도와줄 수 있는 사람들도 나의 큰 자산이다. (11. 직장인의 네트워크 참조) 회사에서도 모든 일을 나 혼자 해 낼 수 없는 것처럼, 내가 하고자 하는 일에도 내가 할 일과 도움받을 일을 나누는 게 좋다. 예를 들어, 창업을 한다고 하면 아이디어 기획, 제작/서비스, 마케팅, 재무/회계 등의 여러 가지 일을 해야 할 텐데 세무를 도와줄 지인이 있다던가, 디지털 마케팅을 잘 아는 지인이 있다면 나는 내 관심분야에 더욱 집중할 수 있을 것이다. 내가 모든 것을 다 해낼 수도 있지만, 내 핵심분야 이외의 일들은 시간이 오래 걸리거나 상대적으로 전문가에 비해 퀄리티가 낮을 것이다. 향후 '비용의 영역' 편에서 설명하겠지만, 꼭 필요한 도움인데 인맥이 없다면 비용을 지불하고 서비스를 받아야 한다. 따라서, 내가 지불할 비용이 한정되어 있음을 생각할 때, 가능한 효율적으로 인적 네트워크가 구축되어 있는 게 좋다. 물론, 상대방에게 나의 전문분야를 제공함으로써 상호 보완할 수도 있고,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용이라면 그것도 이익이다.
나에게는 1인 기업가 모임이 큰 도움이 되고 있다.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모이기에 전반적인 사업 흐름을 공유할 수 있고, 기획/마케팅/세무/법률/번역 등 전문가 집단의 조언도 든든한 지지가 된다. 비슷한 모임으로 여행작가학교 동기들도 있다. 2년 전 여행과 글쓰기가 좋아 14주 과정을 함께한 동료들인데, 의외로 색다른 분야의 사람들이 모여서 재미있는 경험을 나누었던 계기로 지금도 가끔씩 모임을 갖는다. 여행가와 직장인은 물론 드로잉 작가, 기자, 방송작가, 교사 등 다양한 삶을 나누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7년 전 시작한 글쓰기 모임에서 만나, 1인 기업 인큐베이팅 프로그램을 함께 하는 예비 작가 동료들도 큰 힘이 되는 사람들이다. 이들 모두가 나에게는 미래를 함께 할 응원군인 셈이다.
위의 내용들을 바탕으로 필자에 대한 '자신의 영역'을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 성격 : 내향적이지만 직관적이고 주관이 뚜렷하며, 조화를 바탕으로 협력을 잘 하는 유형
# 강점 : 20년 직장 경력을 바탕으로 논리적 사고력, 강의 등에 자신감
# 역량 : IT/교육/상담분야 지식(컴퓨터공학,상담심리 전공) , 강의/코칭/글쓰기 스킬, 성실하고 꾸준한 태도
# 인맥 : 1인 기업가 모임, 글쓰기 모임, 여행작가 모임 등
# 활동 : 직장인 대상 자기설계 강의/컨설팅
이외에도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의 경험을 돌아보면서 나만의 역사를 만들어 볼 수도 있고, 주변의 지인들에게 설문이나 인터뷰를 통해 나의 강점을 얘기해 달라고 할 수도 있다. '자신의 영역'을 다시 한번 정리하자면, 내 인생을 설계하기 위한 기초 재료를 모으는 작업이라고 볼 수 있다. 그 재료들을 가지고, 다음 장에서 살펴볼 '고객의 영역'에서 누구에게 어떤 도움과 공헌을 할지 생각해 볼 수 있다. 세상 누구보다 나의 이 능력을 간절하게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또한, 이 능력들은 차별화된 나만의 브랜드가 되고, 나의 정체성과 존재감을 일깨워 줄 열쇠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인생 설계도는 고정불변의 영역이 아니라, 끊임없이 변화할 수 있다. 새로운 경험은 새로운 지식과 기술이 될 수 있으며, 또 다른 나의 강점을 발견하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나는 아직 내 인생의 한가운데에 있다. 내 속에 숨겨진 무한한 가능성을 늘 마음에 두고, 열린 마음으로 나 자신을 찾는 여행을 떠나보자.
[3줄 요약]
- 4개의 인생 설계 매트릭스 중에서 '자신의 영역'은 내가 갖고 있는 유형/무형의 자산을 표시한다.
- 성격유형, 강점, 역량 및 나를 돕는 사람들을 찾아본다.
- 인생 설계도는 고정 불변이 아니라, 나의 무한한 가능성을 반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