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안영회 습작 May 05. 2023

만남은 기회이니 피하지 말고 집중하자

週末안영회 2023

같은 장소에 전혀 다른 기분으로 앉아 있으며

어느 주말 커피숍에서 뜨거운 아메리카노를 시켜 놓고 있는데, 다른 시각 같은 장소에 앉았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직전에는 여기 앉았을 때는 불편함이 최고조에 오른 상황이었습니다. 커피가 아온 직후에 제가 실수를 저질렀다는 사실을 깨닫고 허겁지겁 조치를 했기 때문이죠.


지금은 더 이상 편안할 수 없는 느긋한 마음으로 커피를 마십니다. 그리고 돌아보니 실수의 결과로 벌어진 경험이 그때 느낌처럼 최악은 아니었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이런 순간들을 잘 새겨서 나다움을 만들고자 합니다.


행복은 느끼는 것

이틀이 지나 앞 쪽에 써둔 글이 봤습니다. 내가 쓴 글을 다시 읽을 때는 출처미상의 문구가 떠올랐습니다.

행복은 느끼는 것이다


행복은 무언가를 준비해야 도달하는 경지가 아니라 지금 당장 느끼는 것입니다. <데이터는 어떻게 인생의 무기가 되는가>라는 책을 읽으며 <현대인을 불행에 빠뜨리는 함정>이란 글을 쓴 일도 있었습니다. 수많은 이들의 꾐이나 무지에 속지 말고 지금 당장 행복을 느끼는 연습을 할수록 행복해지는 듯합니다. 저도 10여 년 전에 감사목록 쓰기 연습을 하지 않았더라면 지금 그걸 모르고 있을 수도 있었겠죠.


Planning over Plan

여기에 하나 더할 깨달음이 있습니다. 서두에 소개한 글을 쓰고 난 직후 선마이크로시스템즈라는 미국의 전설적인 기술업체 창업자인 비노드 코슬라를 요즘 가장 뜨거운 남자 샘 알트만(ChatGPT를 만든 OpenAI 창업자)이 인터뷰한 영상을 보았습니다.

10여 년 전쯤 인도 친구 prakash가 알려 준 문구인 애자일의 상징과도 같은 'Planning Over Plan'입니다. 하지만, 해당 내용으로 구글링을 해 보면 의외로 가장 유명한 금언은 전쟁 영웅 아이젠하워 장군의 말입니다.

Plans are nothing; planning is everything.


비노드 코슬라가 '어떤 문제에 대한 관점과 논의'라고 표현한 말이 바로 Planning이라고 할 수 있을 듯합니다. 혹시 아직 감이 오지 않는 분들을 위해 제가 과거에 'Planning Over Plan'을 해설한 글을 인용합니다.

새로운 일을 하려면 (과거의 경험이나 지식에 갇혀 계획을 세우는 대신에) 일단 하고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당한(?) 후에 빠르게 계획을 수립하고 실험적으로 수행해나가야 한다.


목표에 집중하기 혹은 몰입으로 행복하기

전혀 관련이 없어 보이는 두 개의 영감을 더하기 하려는 시도가 되었습니다. 누군가에게는 비약으로 느껴질 수 있는 마무리를 하겠습니다. 서두에 쓴 글에는 저의 창피한 실수가 빠져 있습니다. 저는 실수로 잘못 예매를 한 후에 공항에 가서 티켓을 발권하고 여유롭게 커피를 마시다가 커피가 채 식기도 전에 제가 항공권 예매를 잘못했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표가 없어서 평소 이용하던 앱이 아니라 외국 사이트를 이용했더니 어처구니없는 실수를 한 것이죠. 화가 많이 나서 집에 와서 낮부터 잤습니다.[1]


이틀 후에 제대로 예매를 하고 느긋하게 커피를 마시는데 같은 자리에 앉았더니 마음 상태가 완전히 다르다는 사실을 기억하고 싶어서 기록한 글이 이 글의 시작입니다. 그리고 비노드 코슬라의 명문을 옮겨 보니 그는 물론 창업에 대한 이야기지만, 세상사 모두에도 적용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 실수로 혹은 다른 사람의 실수를 탓하느라 감정을 폭발하고 그래서 시간을 낭비하는 일에 비해서 빨리 내 감정과 화해하고, 목표에 집중하거나 몰입해서 행복감을 만들거나 (그게 가능하다면) 그냥 행복해지는 것입니다.


만남은 기회이니 피하지 말고 집중하자

공교롭게 이 시리즈의 첫 글이 <계획은 개나 주자>입니다. 이 글을 쓰면서 배운 Strategic Roadmap은 회사에서 잘 써먹고 있습니다.

세상은 내 생각처럼 혹은 내 바람처럼 단순하게 흘러가지 않습니다. 당연한 일이죠. 그저 주어진 대로 순응하는 일이 김기석 목사님의 아침 기도 문구에 등장하는 '하나님과 일치되는 길'이라고 믿습니다. 만일 그렇다면 내 앞에 드러난 바로 이 장면의 만남이 내가 선택하고 행한 이력의 결과이니 담담하게 받아들여야 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글을 마칩니다.


주석

[1] 제가 화가 났을 때 가장 효과를 본 방법입니다.


지난 週末안영회 2023 연재

1. 계획은 개나 주자

2. 측정, 단위 그 이전에 기댓값

3. 바둑판 같이 존재하는 우주인가?

4. 내가 책을 고르고 거르는 방식

5. 도전하고 실패해도 편안하게 성장하기

6. OKR과 퍼스널 칸반 접목하기

7. 학습 피라미드와 코드 리뷰 피라미드 비교해 보기

8. 나의 경력관리와 직업사

9. 삶에서 문제 삼기와 함수의 활용

10. 기업 = 지속가능함 + 성장가능성

11. <강력의 탄생> 그리고 개인 차원의 창조적 파괴      

12. 이젠 어른이 돼야 해, 소년

13. 나의 바운더리를 튼튼하게 하는 이분법

14. 난 왜 람다 계산법이 생각나지?

15. 배움 혹은 이상과 내 삶 사이에서 균형 잡기




작가의 이전글 쳐다보다, 닮은꼴, 팔아먹다, 더 이상, 꾐, 어처구니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