週末안영회 2023
봄에서 여름으로 가는 길목이 되면 햇살이 강해집니다. 그런 날들 속에서 비라도 한 번 오면 잡초가 부쩍 눈에 띕니다. 먼저 잡초를 뽑고 있던 아내를 쫓아 저도 잠시 잡초를 뽑았습니다.
처음에는 뿌리를 찾는 방법을 익히느라 손가락에 집중하다가 이내 익숙해지고 나니 다른 생각들이 찾아왔습니다.
농촌 경험은 커녕 농활 경험도 없는 저에게 작은 마당이 생긴 경험은 정원관리의 의미를 몸으로 익혀서 직장이나 도시로 돌아와 다른 활동에 영감을 줍니다. '정원 관리'를 키워드로 제 글을 검색하면 무려 73개나 존재합니다. 이 글이 거기 추가되겠네요.
이러한 경험들에 더해서 어제 쓴 글 덕분에 아래 문장의 뜻을 나름대로 새겨 봅니다. 리더의 책임감이자 마음가짐이라고요.
옛말에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는 말이 있듯이 공동체의 리더는 모든 일에 책임을 다해야 합니다. 그런 자세일 때, 궂은일, 생색이 나지 않는 일 그리고 끝이 없는 일을 꾸준히 해나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작년에 쓴 글에도 잡초를 뽑은 흔적이 남아 있습니다. 아내는 비가 오기 전날에 유독 열심히 잡초를 뽑는 듯합니다. 잡초가 무성해지기 전에 뽑으려는 것이라 짐작합니다.[1]
잡초를 뽑으며 '깨진 유리창의 법칙'이란 말도 떠올랐습니다. ChatGPT에게도 물었습니다.
'깨진 유리창의 법칙'은 미국 경제학자 제임스 윌슨(James Wilson)이 1982년에 제시한 개념으로, 소매점이나 상업 건물 등에서 유리창이 깨지면 그 유리창을 수리하지 않고 그대로 두면 그 건물에 대한 무관심과 방임의 느낌을 주어 다른 범죄를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입니다.
이 개념은 경제학에서는 "기회비용"이라는 개념과 연관이 있습니다. 즉, 한 가지 선택을 하면 그 선택으로 인해 놓치는 다른 선택지의 비용을 말합니다. 유리창이 깨진 건물을 수리하지 않으면, 수리 비용을 아낄 수 있겠지만, 그로 인해 다른 비용들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실제로는 더 큰 비용이 들어갈 수 있습니다.
이 개념은 사회학이나 경제학뿐 아니라, 조직론, 범죄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도 적용됩니다. 이 개념은 일반적으로 "한 가지 문제는 서로 연결되어 있어서 한 가지 문제를 무시하면 다른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제 마음에 드는 설명은 마지막 단락에 나오네요. "한 가지 문제는 서로 연결되어 있어서 한 가지 문제를 무시하면 다른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잡초를 그대로 두면 개체가 옆으로 퍼져 나가기도 하고, 씨가 뿌려져 금세 무성해지는 현상에 빗대어 볼 수 있습니다.
저는 아이에게 종종 고집스럽게 하는 말이 있습니다.
인간이 만든 것은 항상 끝이 있단다.
지구에 사는 생물들은 모두 시작과 끝이 있고, 인간이 만든 물건은 항상 시간에 따라 낡아 갑니다. 그래서, 지속하려면 항상 새롭게 해야 합니다. 이것은 변덕스러운 내 마음 자세에도 적용을 해야 하고, 북경에서 오신부 님께 배운 기도가 그것이었습니다. 김기석 목사님의 아침 기도 역시 마찬가지란 생각입니다. 108일 동안 외웠던 중용 32장에 등장하는 '정성'의 개념도 비슷합니다.
[1] 아내에게 묻지 않은 추정이며, 관찰 결과도 제 판단이 들어간 것이라 사실인지 확인하지 않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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