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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뮨 Nov 20. 2019

이제 포기안해!

마음아 이겨라!

29살 결혼할 당시만 해도 운동을 하지 않아도 그다지 뚱뚱하지 않았던 것 같다. 좀 찌더라도 금방 빼면 뺄 수 있는 그런 시기가 있었지만 점점 노력을 해도 꿈쩍도 하지 않는 상태로 변해갔다. 결혼하면 금방 몸매가 망가진다는 말을 수없이 들었지만 대수롭게 여기지 않았다. 아무래도 신혼 때에는 "뭘 해 먹을까?"가 가장 최대의 관건이었다. 수많은 네이버 블로거들을 따라 했었고, 요리책은 양념으로 얼룩질 정도로 열심이었었다. 그러면서 요리에 자신감이 붙어갈 뿐만 아니라 살도 붙어갔다.



먹는 것도 먹는 것이지만 긴장하지 않는 게 제일 문제였다. 머리로는 결혼을 해도 꾸며야 한다, 관리하지 않으면 안 된다라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생활에 익숙해갈수록 퍼지기 일쑤였고, 귀차니즘이 발동했다. TV에서 운동하고 다이어트 하는것을 누워서 과자를 먹으며 보고 있는 내 모습이 이상하다고 느끼지도 못했었다. 적당히 가릴 수 있는 옷으로 커버했으면 됐지, 언젠가는 빠지겠지 하고 막연히 뒤로 미루면서 포기했었던 것 같다.



한 푼이 아쉽다며 알뜰살뜰하게 살아가는 나에게 운동은 사치라고 생각했었다. 달리기와 홈트에는 돈이 들지 않지만 그 생각을 왜 하지 못했나 모르겠다. 남편 회사에서 받은 실내 자전거는 옷걸이 대용으로 전락하고 말았고, 엄마의 끊임없는 운동 잔소리는 듣기만 해도 짜증이 났었다. 먹고살기 힘들어 죽겠는데, 나는 아직 건강한데, 바빠 죽겠는데....라고 생각했었던 것이다.



40이 넘어가면서 정말이지 체력이 훅 달리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팔팔하던 내가 아닌 뭔가 확 꺾이는 느낌이 들기고 하고, 친구가 하늘나라에 가기도 하고, 자만할 일이 아니구나라고 생각이 들었다. 운동을 시작하기까지 참 오래도 돌아 돌아왔다. 생각처럼 쉽지 않았다. 생각으로는 나는 몇 가지 운동을 벌써 다 체험해봤다. 그러나 그것을 진짜로 실행하기까지는 여러 가지 속삭임이 나의 발목을 잡았다. 그러나 그것은 다 거짓말이었다. 그렇게 돈이 많이 들지도 않고, 그렇게 피곤하지도 않고, 그렇게 시간이 많이 들지도 않았다. 잃는 것보다 얻는 게 훨씬 많은데 그동안의 나는 운동을 포기하며 살았던 것이다.



내적인 동기도 있었지만, 졸꾸러기들이 거의다 운동을 하면서 나도 그 흐름을 탄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헬스장이 되었던, 집에서 홈트를 하던지 매일 운동을 하는 내가 기특하다. 매번 머릿속으로만 운동을 하던 내가 거친 숨을 몰아쉬며 러닝머신을 30분 동안 뛰게 될 줄은 몰랐다. 학교 다닐 때도 단거리는 몰라도 장거리는 진짜 싫어했었는데 언젠가는 꼭 임계점을 넘어서 마라톤에 도전해보고 싶다. 



무엇을 하든지 간에 마음이 중요하다. 마음이 이겨야 한다. 마음에서부터 지고 들어가면 할 것도 하지 못하게 된다. 마음을 다부지게 먹어도 할까 말까인데 마음에서 밀리면 게임이 금방 끝나고 말 것이다. 그래서 이제는 마음에서 지지 않으려고 애쓸 것이다. 겁부터 먹고, 나이 탓을 하며, 합리화만 하다가 인생을 끝낼 수는 없지 않은가! 새로운 일을 시작하기에 50대도 젊다고 하는 소리를 들었는데 나는 고작 40대 초반 아닌가! 괜히 모든 탓을 나이 탓으로 돌리지 말자. 지레 겁먹고 포기하지 말고, 후회하지 않는 삶을 만들자. 



처음부터 복근을 만들고 싶다고 했지만, 사실 그것은 운동을 열심히 하면 따라오는 선물이라고 생각한다. 운동을 하고 복근을 꿈꾸니 예전처럼 폭식을 할 수가 없다. 어떻게 뛰어서 뺀 건데 되돌릴 수는 없지 않은가. 이렇게 먹는 양을 자제하고, 외식과 야식을 자제하고, 그러면서 잠을 잘 자게 되고, 몸이 가벼워지는 등 선순환이 일어나고 있어서 한 달에 2만원인 헬스장의 위력은 정말 대단하다고 느낀다. 



운동을 시작하고나서 매일 운동을 한 지 107일 되었다. 다음 달 초까지는 시험으로 정신없을 것이고, 또 휴가를 다녀오면 중반에 이르겠지만 슬슬 하루 2회 운동으로 늘려봐야겠다. 그냥 30분 뛰고 씻고 오는 것으로 하루를 마무리하면 지금보다 더 상큼하지 않을까 상상하며, 너무 늦지 않은 시일 내에 1일 2운동을 달성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30일 글쓰기 20 day  <포기했던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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