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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nlys Apr 09. 2021

새넷 학습터-혁신학교운동의 성과와 의미

포럼 & 이슈 / 새로운학교지원센터

‘삶을 위한 교육과정, 미래를 여는 교육과정’


 새넷 학습터가 문을 열었다. 전국 새로운학교네트워크 회원들이 매월 둘째, 넷째 주 화요일 저녁 7시에 만나 공부하고 대화하는 공간이다. 지난해에 전국적인 온라인 학습 네트워크의 가능성을 발견한 데다 설문 결과에서 드러났듯 회원들은 일상적인 학습과 연결을 원하고 있었기에 새로운 시도가 필요했다. 연수를 신청한 새넷 회원들이 zoom 화상회의로 만나 강의를 듣고, 질의응답 또는 분임 토의를 하는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새넷학습터> 밴드를 통해 모임 소식을 알릴 뿐만 아니라 연수 평가, 강의 원고 및 강의 영상을 공유하고 있다. 


 2월에는 서길원 선생님과 황영동 선생님을 만났다. 교원단체로서 제2의 창립이 요구되는 이 시기에 우리의 활동 방향과 역할을 다시 고민하게 하는 자리였다. 새로운학교 네트워크가 지나온 길을 살펴보면서 자부심을 느끼기도 했지만, 이제 우리 모두 각자 새로움을 창출해야 하며 역동성, 탁월성, 실험성을 가지고 수평적으로 공유하는 새로운학교네트워크로 발전해가야 한다는 과제를 부여받은 시간이기도 했다. 

서길원 선생님은 새로운학교네트워크의 활동과 실천을 통해 구조화한 전략과 혁신학교 운동의 성과와 의미뿐만 아니라 현재 혁신학교의 한계와 앞으로의 과제까지 새로운학교운동의 역사를 정리했다. 공모사업과 비슷해져 버린 혁신학교 제도는 이대로 좋은지, 단위학교에 함몰되어 선진적인 학교 운영 정도의 경험에 머무르는 것은 아닌지, 4대 과제 중심으로 협소한 과업주의에 빠진 것은 아닌지, 기존의 리더들이 새로운학교 운동가라기보다는 연수활동가, 강의활동가에 머무르는 것은 아닌지 등 뼈아픈 성찰의 지점도 언급했다. 관 주도의 형식적 운영으로 인해 혁신 교육의 관료화라는 자조적인 평가까지 나오는 상황에서 어떻게 새로운 학교의 역동성을 만들며 다양화, 특성화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과제를 제시하며 강의를 이어갔다. 


학교 밖 학습공동체, 특히 젊은 교사와 함께 하는 학습공유네트워크 활성화의 필요성을 강조했고, 다양한 형태의 지역 학습 단위의 네트워킹을 통한 참여의 확장을 이끌어갈 것을 주문했다. 관의 행정혁신을 위해 치열하게 맞붙을 필요가 있다는 말씀 외에도 학교 자치에 대한 개념에 대한 재정립, 민주성과 자치에 대한 새로운 담론을 이끌어갈 책무성, 학습플랫폼 구축 및 운영에 대한 성찰, 조직의 효과성에 대한 자기 평가, 특성화된 교육과정 개발 등 많은 숙제를 던지셨다. 


23일에는 황영동 선생님이 새로운학교 운영원리가 탄생한 배경과 만들어지기까지의 과정, 각각의 원리가 품고 있는 철학과 실천의 내용을 풀어주셨다. 연구진의 기초 연구로 만들어진 운영원리가 2017년 총회에서 회원들의 토론을 통해 다듬어지기까지를 간략하게 소개하고, 운영원리의 토대인 학교 민주주의와 학습론에 관해 설명을 이어갔다. ‘학교’가 아닌 ‘새로운 학교의 구성원’으로 주어를 바꾸는 것의 효과, 학습자중심 수업이라는 용어 선택, 교사 역할을 강조하고 있는 배경, 교사와 학생에 대한 인식론, 교재론까지 어떠한 고민과 논의가 있었는지 들려주셨다. 새로운학교네트워크의 운영원리를 다시 돌아봄으로써 전환 시대에 유행처럼 번지는 교육 방법과 플랫폼의 범람 속에서 우리가 놓치지 말아야 할 가장 소중한 가치와 뼈대는 무엇인지 생각하고 나눌 수 있었다. 

새 학년을 맞이하는 3월, 본격적인 첫 학습에 어울리는 주제는 역시 아이들, 학습자였다. 3월 1강에서는 교육의 대안을 만들기 위해 애써오신 교육계의 원로 송순재 선생님을, 2강에서는 미래학교 논의에서 가장 높은 관심을 받는 ‘거꾸로 캠퍼스’의 이성원 선생님을 모셨다. 

11일, 송순재 선생님은 ‘어린이를 바라보는 시각’을 주제로 낮고 조용한 음성으로 야누쉬 코르착(Janusz Korczak)을 불러내셨다. 어린이의 변호자로서 어린이를 존중해야 할 의무에 대해 설파하고 그 주장을 삶으로 증명한 교육학자이었기에, 또 시간이 많이 흘렀음에도 아직 그의 눈높이에 도달하지 못했다고 인정할 수밖에 없기에 더욱 울림이 컸다. 생각하는 존재로서의 어린이는 어떤 방법으로 배워야 하는지, 모두가 다른 개성을 가진 존재로서의 어린이는 어떤 환경에서 배울 수 있는지에 대해서 말씀하셨다. 한 시간의 강의에 이어 그러한 시각을 가진 교사는 무엇을 배우고 익혀야 하는지 질문과 답이 이어졌다. 강의만큼, 아니 강의보다 더 무게감 있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이성원 선생님은 거꾸로캠퍼스(G-School)가 걸어온 과정, 학교 공간, 학생 구성, 역량중심 교육과정의 설계와 운영, 성장보고서, 프로젝트 기반 수업 운영 등 전반적인 학교 교육과정 운영에 대해 안내해주셨다. 아이들에게 학습의 주도권을 주려면 어떤 수업 디자인이 필요한지 고민했던 미래교실네트워크의 일선 학교 선생님들이 학교의 변화를 만드는 데 한계를 느껴 결국 학교 밖에서 거꾸로 캠퍼스를 만들게 되었지만 이러한 교육실험이 공교육의 변화를 이끌길 바란다는 점을 힘주어 말씀하셨다. 입학에서 ‘EXIT’―거꾸로캠퍼스에서는 ‘졸업’이 없다. 학생들의 의지에 따라 언제든 ‘탈출’이 가능하다―까지 학습 과정에서 자신의 관심 분야를 발견하고 세상으로 나갈 수 있도록 설계된 거꾸로캠퍼스의 교육과정은 아주 새로운 형태였다. 무학년제, 프로젝트 기반학습을 바탕으로 협력적 문제해결력을 기르는 기본교육과정과 지역사회 전문가와 함께 하는 알파랩 교육과정, 고도화된 전문적 문제해결 프로젝트 교육과정 등 다양한 교육과정을 개발하고 도전적으로 실험했다. 특히 온라인 교육활동에 개인과 팀 학습의 과정을 담을 수 있는 수업플랫폼을 활용하는 수업 진행 과정을 직접 보여주셔서 온라인 수업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볼 수 있었다. 두 시간여 쉴새 없이 이 낯선 학교의 교육과정과 수업을 보면서 우리 회원들은 어떤 장면에서 영감을 얻었을지 궁금하다. 


이렇게 2월과 3월, 네 번의 만남이 있었고, 4월에는 우리 아이들이 살아가는 사회로 눈을 돌리기로 했다. 4월의 새넷학습터에서는 ‘미얀마에서 일어나고 있는 학살과 항쟁’, ‘우리 현대사에 지워지지 않는 아픔인 4·3 항쟁과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은 학교에서 어떻게 다루어지고 있는지 이야기를 나누고자 한다. 먼저 동국대에 계신 딴툿우 교수님을 모시고 미얀마 민주항쟁의 전개 양상과 전망을 주제로 제5차 새넷 학습터를 연다. 


새넷학습터 밴드에는 누군가의 수고로 네 번의 학습터 만남이 녹화, 편집되어 실려있다. 어쩌면 이러한 노력이 개방과 공유의 새로운학교네트워크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전국 회원들의 탁월한 실천을 수평적으로 공유하는 역동적인 배움터로 성장하기 위한 실험이 시작되었다. 





+2021 봄호 목차+


들어가는 글_2021 새넷 봄호


1. 시론


2. 포럼 & 이슈


3. 특집


4. 전국 NET


5. 수업 나누기 & 정보 더하기


6. 티처뷰_teacherview


7.이 책 한 권!



+과월호 보기+


2020년


2019년


201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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