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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nlys Jul 29. 2021

새로운학교 운동이 나아갈 길

특집 / 허승대_새로운학교네트워크 운영위원장

새로운학교를 통한 더 나은 교육 


새로운학교네트워크는 『삶을 위한 교육 미래를 여는 교육』을 지향합니다. 이를 위해 “새로운 학교를 통한 더 나은 교육”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새로운학교 운동은 네트워크 운동입니다. 네트워크 운동은 느슨한 결합으로 끊임없이 새로운 연결망을 만듭니다. 좀 포괄적이지만, 새로운학교 운동이 처음 시작될 때 많은 사람이 이에 동의하였습니다. 학교의 가치관, 행동 양식, 제도가 가진 문제점으로 학교혁신의 요구가 강렬할 때 새로운학교네트워크는 학교의 변화로 교육혁신을 하고자 뜻을 모았습니다. 교사의 성찰과 의지로 시작한 학교 혁신 운동에서 새넷은 앞선 연구와 실천으로 전국으로 혁신학교를 확산하였고, 이를 제도화하는 과정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하였습니다. 


우리 새넷이 교육계에 모습을 드러내고, 새로운 학교 운동을 처음 시작할 때 많은 교사가 자발적으로 지지하며 함께 성장하였습니다. 혁신학교가 출발할 때 기존 학교가 지닌 모순이 너무 강력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기존 학교의 가치관, 행동 양식, 제도를 바꾸는 여러 실천을 하였습니다. 더 깊고 의미 있는 참여를 위한 행동은 학교를 변화시켰습니다. 꿈으로 머물던 학교가 새넷 선생님들의 의지와 행동으로 실제가 되었습니다.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꿈을 실현하기 위해서 동료가 가까이 있어야 했고, 새로운 학교를 구체적으로 만들어가는 과정은 수많은 부딪힘이 있었습니다. 또 지속하는 것도 어려웠지만 전국적으로 혁신학교가 많이 생겨났고, 희망이 되었습니다. 


이제 우리는 새로운 과제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혁신학교 10년을 되돌아보는 논의가 활발합니다. 더구나 코로나19로 급하게 맞이한 미래 교육 담론과 2022 개정 교육과정 논의까지 겹쳐서 어느 때보다 교육 논쟁이 뜨겁습니다. 이러한 때에 혁신 교육을 주도하면서 교육의 변화를 이끌어 온 새로운학교네트워크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요? ‘혁신 교육’과 ‘미래 교육’은 어떠한 관계가 있을까요? 우리의 운동 방향과 목적, 방법 등을 성찰하여 시대 상황에 조응해야 할 것입니다. 따라서 본고에서는 새로운학교네트워크가 실천해온 운동을 돌아보고, 새넷이 나아갈 길을 모색해 보고자 합니다.



새로운학교 운동의 지난 성과 


1. 새넷은 학교가 가진 구조적 문제를 고민하고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였습니다. 

애국 조회와 반성 조회, 상벌점제와 석차를 매기는 평가와 같은 반교육적 관행을 포함하여 교장과 교사, 교사와 학생 사이의 민주성을 회복하기 위해 노력하였습니다. 



2. 학교 변화를 위한 현장의 실천 경험을 공유하여 새로운 대안을 모색하였습니다. 

블록 수업, 계절학교, 배움중심수업 등 학생들의 활동 중심 수업과 체험중심 교육과정을 각자의 학교에서 만들고 실천하였습니다. 공교육의 한계를 넘어서는 대안을 모색하고, 혁신학교에서 만들고 실천한 결과를 새넷이 체계화하여 제안하는 다양한 교육과정은 전국의 혁신학교로 확산하였습니다. 


3. 교사 개인의 교실 실천을 넘어서 협력적인 실천을 통한 학교 변화를 일구어냈습니다.

개인주의, 교실주의 문화를 극복하고, 협력의 문화를 만들었습니다. 학습공동체를 통해 토의 토론 수업, 팀티칭 등 새로운 수업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교사들 간의 협력과 공유의 문화를 끌어냈습니다. 교사들은 동료성을 바탕으로 서로 신뢰하는 집단적 효능감이 있을 때 전문가로서 교사의 위상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4. 학부모와 지역사회, 전국의 학교와 교사들과 연대를 확장해갔습니다. 

작은학교교육연대, 스쿨디자인21 등 전국적 교사네트워크를 만들어 고립의 문제를 극복해갔습니다. 전국적으로 혁신학교가 확산하면서 자연스럽게 새로운학교를 통한 더 나은 교육을 지향하는 선생님들이 새로운학교네트워크로 모이게 되었습니다. 혁신교육지구, 마을교육공동체를 통해 학부모, 지역사회, 지자체로 연대가 넓어졌습니다. 



새로운학교가 단단해지는 과정 


초기 새로운학교는 학교 정상화에 주목하였습니다. 학교 정상화란 교육의 목적달성과 무관한 문서와 행정 중심의 관행, 학생의 성장을 표준화하여 차별하는 반인권적 학습관을 극복하여 학교가 학생의 성장이라는 교육목적에 충실하여야 한다는 것을 말합니다. 그래서 혁신학교의 선정 과정에서도 문서가 아닌 학교혁신의 주체가 형성되어 있는가를 중요하게 보았으며 준비가 되었다고 판단되는 학교가 혁신학교로 지정되었습니다. 이런 과정에서 파일럿스쿨, 모델학교가 만들어지면 주위의 학교들이 따라 배우고 자기 색깔을 입히며 확산하였습니다. 


혁신학교의 수가 많아지면서 학습공동체와 학교민주주의가 확립되어갔습니다. 학교 안 학습공동체를 통해 만들어진 교사들의 힘은 민주주의로 확장되었습니다. 학교의 민주주의에 대한 고민은 수업과 교육과정까지 포괄한 배움의 민주주의에 대해 깊은 성찰하게 했고, 마을공동체도 민주학교의 참여 범위가 커져가는 과정으로 볼 수 있습니다. 


시도교육청의 혁신학교 정책이 더해지면서 빛도 생기고 그림자도 만들어졌습니다. 현장과 정책의 결합 속에 짧은 시간에 혁신학교가 일반화되었고, 혁신학교 아카데미 등을 통해 새로운 학교 운동에 참여하는 교사들이 많아졌습니다. 그러나 연수와 정책을 통한 모방적 확산의 과정은 혁신 과제를 중심으로 지나치게 표준화되는 문제가 발생하였습니다. 초기 혁신학교 지정에서 주체를 살피다 보니 “그들만의 리그”라는 말을 듣고 안타까웠지만, 동형화와 표준화의 문제가 발생하면서 “무늬만 혁신학교”라는 자성적인 말도 생겼습니다. 



새로운학교 운동의 과제 


혁신학교의 철학이 제도화되고, 시도별로 서로 다른 이름이지만 많은 학교가 혁신학교로 지정 운영되고 있습니다. 마치 모든 학교가 혁신학교가 된 듯합니다. 그렇지만 새로운학교 운동으로 만든 혁신학교보다 정책적 관 주도형 혁신학교가 많아지면서 표준화되고 형식적으로 운영되는 문제가 발생하였습니다.

학교 안으로 시선을 돌리면 학교의 역량이 축적되지 않은 상태에서 교원인사가 이루어져 자발성에 기초한 학교혁신이 지속되기 어려웠고, 새로운 교육에 도전하기보다 만들어진 것을 지키기에 급급하다 보니 학교의 탁월성을 만들어 내기 어려웠습니다. 이제 혁신학교가 탁월성과 확장의 문제를 더 큰 시각으로 연결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합니다. 

교육적 상상과 새로운 도전을 계속해야 합니다. 학생들을 위한 실험적인 교육과정 운영을 위해 더 협력하고 더 하나로 모여 학교 기반 교육과정을 개발해야 합니다. 남한산초등학교에서 교육과정을 만들 때는 가능성을 물을 정도로 실험적이었지만 곧 희망이 되었습니다. 성취기준의 개발이 아닌 교사가 학생과 함께 세운 교육목표에 따라 교실의 경계를 넘는 교육활동,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넘나드는 교육과정도 만들 수 있습니다. 혼란이 깊어지고 경계가 무너지는 위기를 기회로 만들기 위해서 교육적 새로운 학교 상을 만드는 도전을 계속해야 합니다.

이러한 현장의 실천을 모아 이론과 담론이 만들어져야 합니다. 교사가 주체가 되는 교육 운동은 아래로부터의 실천이 이론과 담론, 교육과정이 생산되는 뜨거운 현장입니다. 새로운학교 운동은 실천으로 더 뚜렷해졌습니다. 새로운학교를 만드는 일은 실천을 통해서 이루어졌으며, 솔선수범과 공동체 규범의 내면화를 통해 공고해졌습니다. 이렇게 상상과 실천, 수범과 공동체 규범은 앞으로도 계속 새로운 학교 운동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새로운학교가 나아갈 길 


1. 미래형 혁신학교는 빛깔 있는 혁신학교입니다.

빛깔 있는 혁신학교는 스스로 비전을 만드는 학교입니다. 비전과 교육적 상상으로 새로운 학교 기반 교육과정을 실험하는 교실과 학교를 만들어야 합니다. 다양한 학습이 이루어졌다고 만족하면 안 됩니다. 학생들의 성장을 구체적으로 살펴보고 몰입하는 배움, 주도적 활동, 배움의 기쁨이 넘쳐나는 교실과 학교가 살아나야 합니다. 미래를 여는 활기찬 학교에서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는 주체적인 학습자로 성장하도록 해야 학생들이 그들이 자신의 삶을 살아갈 것입니다. 


2. 관계와 경험이 중심이 된 학교 기반 교육과정이 실현되어야 합니다. 

코로나19로 인한 문제, 학습력의 격차 심화 문제, 도농간 교육환경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모든 학생의 성장과 발달을 촉진하는 교육과정을 협력적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학생은 명시적 지식의 교육과정과 함께 교사의 태도와 언어 습관, 학교에 흐르는 정서적 교류를 온몸으로 감지하며 인격적 지식을 축적하게 됩니다. 도전을 장려받고 존중받을 때 학생은 인간, 자연, 사회의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여 긍정적으로 도전하고 서로 인정하는 관계를 맺습니다. 이런 때 새로운학교는 혁신학교를 발전시킨 미래형 혁신학교가 되고, 미래학교가 됩니다. 


3. 학생성장을 위한 교육과정은 협력적 교육과정입니다. 

새로운학교는 배움의 주체로서 스스로 학습하고 협력하는 배움을 위해 활기찬 학교가 되어야 합니다. 교사는 학생이 자신의 잠재성을 알아챌 수 있도록 촉진하고 자극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끊임없이 학생을 관찰하고 밀접하게 관계를 맺어야 합니다. 그래야 학생의 발달 단계와 특성, 관심, 생활환경을 지속적으로 학교의 교육과정과 교실의 학습에 반영할 수 있습니다. 학생성장을 위한 교육과정은 모든 학생의 탁월한 성취를 지원하는 학생 개별형 교육과정, 인간화 교육과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4. 새로운학교에서는 교사의 역할도 더 커집니다. 

새로운학교에서는 아이들을 위해 피드백도 충실히 해야 합니다. 개별 학생의 심리도 반영하고, 학습을 촉진할 수도 있고, 어려움을 겪을 때 원인도 분석하고 도와줄 수 있어야 합니다. 새로운학교에서 교사의 역할이 피드백, 가이던스라면 카운슬링도 새로운 역할이 됩니다. 학생의 가능성과 희망을 성장의 결실로 만들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며, 교사는 전문성을 쌓기 위하여 끊임없이 갈고 닦아야 합니다. 


5. 학생들의 잠재적 가능성을 살려야 합니다. 

공평과 정의를 이야기하지만, 근대적 학교 체제 안에서 서열화의 공평이 정의가 아닙니다. 혁신학교는 모든 학생의 잠재적 가능성을 살리는 교육을 지향합니다. 더불어 사고하고 더불어 살기 좋은 세계를 만들기 위한 실천 역량도 키우고, 다양한 학생들의 포부와 잠재성을 가능하게 만들어주어야 합니다. 이와 같은 교육을 위해 지금과 같은 학교 틀 내에서 교육과정도 운영해야 하지만 제도를 넘어서는 새로운 선택형 능동형 교육과정도 만들어야 합니다. 개인의 역량도 높이고, 더불어 사는 사회를 만드는 정의도 구현합니다. 


6. 부지런히 창의적 교육을 실천해야 합니다. 

새로운학교는 끊임없는 변화를 시도합니다. 교수학습의 변화, 수업의 변화, 교육과정의 다양화를 실천적으로 해야 합니다. 나 혼자만의 실천이 아니라 공동의 실천 운동으로 해야 합니다. 아이들의 잠재성을 개발하는 것이며, 소외되지 않도록 교육의 공공성을 확립해야 합니다. 잠재적인 교육을 추구하면서 배움의 즐거움이 솟도록 해야 합니다. 다른 학교와 교실을 연결하는 수업을 해보는 운동, 글로벌 연결 교실, 미래교실 네트워크, 소셜 러닝 등 교사가 먼저 해본 것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이 학습을 창출하는 수업을 개발해 봅시다. 


7. 새로운학교 운동은 미래교육과 혁신학교를 함께 하는 것입니다. 

지역에 따라 혁신학교의 양적 확대도 해 나가고, 다른 혁신학교를 리드해가기도 해야 합니다. 이는 혁신학교 안에서 미래 교육으로 가는 것입니다. 새로운학교, 혁신학교를 통해 세상을 아름답게 보고, 아름답게 만들 힘을 키워주는 것도 놓치지 말아야 합니다. 공평 속에서도 공정을 잃지 않도록 배움의 민주성도 확립해야 합니다. 제도를 넘어서는 새로운학교로 나가야 합니다. 현장에서 조심스럽게 추진되는 학년군 공동교육, 유·초합동수업, 초‧중통합학교, 공립형대안학교 등을 실천적으로 운영하는 데 집중해야 합니다. 


2020년과 2021년 코로나19의 어려움 속에서 새로운학교를 지켜가고 만들어 온 선생님. 

이제 모든 학생의 성장과 발달, 잠재적 가능성을 확장하면서도 더불어 사고하고 더불어 살기 좋은 세계를 만들어가는 교육을 학교에서 직접 실현해보는 것. 우리 새넷이 앞으로 집중할 과제입니다. “삶을 위한 교육, 미래를 여는 교육”을 위해 계속 함께 나아갑시다. 감사합니다.




+2021 여름호 목차+


들어가는 글_2021 새넷 여름호


1. 시론


2. 포럼 & 이슈


3. 특집


4. 전국 NET


5. 수업 나누기 & 정보 더하기


6. 티처뷰_teacherview


7.이 책 세 권!

+과월호 보기+


2021년


2020년


2019년


201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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