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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남웅 Jul 06. 2016

9.안산(鞍山)에서 바라본 서울 풍경




안산은 남산, 인왕산과 더불어 서울의 도심을 조망하기에 좋은 곳이다.

서울의 대부분의 산과는 달리 서대문구에만 속한 안산(鞍山)은 295.9m의 나지막한 산으로 가까이에는 서대문구, 중구, 종로구, 마포구, 여의도의 빌딩 숲과 주택들의 모습을 바라볼 수 있으며, 나란히 있는 인왕산과 북한산의 고봉들을 볼 수 있는 곳이다.


안산은 동북쪽으로 인왕산, 동쪽으로 독립문공원과 경복궁을 비롯한 종로구, 동남쪽으로 남산과 중구, 남쪽으로 마포, 여의도 그리고 멀리 관악산, 남서쪽으로 연세대, 국회의사당과 상암 월드컵경기장 그리고 마포구, 서북쪽으로는 홍은동과 은평구, 북쪽으로는 평창동과 북한산이 위치하고 있다.

북쪽에 위치한 북한산의 높은 기상과 동에서 서로 흐르는 한강의 유구한 역사, 1950년 전쟁의 잿더미에서 대한민국의 경제를 이끌어 온 수도 서울의 모습을 가까이에서 바라볼 수 있는 곳이다.

처음 서울에 올라와 전세를 살 때 저렇게 많은 집들 가운데 내 집 하나 없다고 한탄하며 빨리 집을 마련해야겠다고 다짐했던 곳이고, 인왕산과 안산은 다른 도심에 비해 온도가 서늘하고 공기도 맑고 깨끗한 곳이다.

광화문이나 시청이 가깝고 교통편도 좋아서 서울에 터를 잡은 이후에 줄곧 안산자락에 살았다.



1. 안산(鞍山)의 동북쪽 - 인왕산, 홍제동 일대


안산의 동북쪽으로 보이는 산은 인왕산이다.

옛날 호랑이가 나올 정도로 무시한 산골이었다지만 지금은 아파트가 즐비한 주택가를 품은 산이 되었다.

산의 서쪽 아래에 넓게 펼쳐진 아파트 단지가 보이고, 독립문을 지나 무악재 고개를 넘어 홍제동으로 이어지는 통일로 길과 지하철 3호선 무악재역과 홍제역이 있다.

북에서 남으로 길게 이어져 있고 정상으로 오르는 길은 경사가 급하고 바위가 많아서 인왕산(仁王山)은 아버지 같고, 숲이 많고 경사가 완만하며 약수터가 잘 갖추어진 안산(鞍山)은 어머니와 같다.

아이들이 어렸을 적에 인왕산에 여러 번 올랐다.

저기가 청와대, 저기가 경복궁이고 저쪽은 서울역, 그리고 저기 높은 산이 북한산.....

가진 것도 없고 내 집도 없던 시절, 아이들과 산에 오르면서 꿈을 꾸고 희망을 품었던 기억이 난다.

아직도 그 꿈을 다 이루지는 못했지만.....



눈이 내린 인왕산과 홍제동 풍경이다.

15년 전 인왕산에 처음 올랐을 산 위의 초소에는 군인들이 지키고 있었고 사진도 못 찍게 해서 몰래 청와대와 경복궁을 카메라에 담았던 기억이 난다.

물론 지금도 사복 군인이 지키고 있고 청와대 쪽으로 촬영 금지라는 푯말있지만 개의치 않는다.

정상에는 한양도성을 복원하면서 성(城)을 개축하여 서울 도성을 이어주고, 우측 봉우리 아래쪽으로 봄이면 개나리가 군락을 이루어 노란빛이 산허리를 감싼다.

인왕산 아래 동네는 행정구역 상으로 '홍제동'에 속하지만 인왕시장, 인왕중학교, 인왕초등학교, 인왕맨션 등 인왕산의 이름을 딴 지명이나 시설물이 많이 있다.      

조선이 건국되고 도성(都城)을 세울 때, 경복궁 북쪽의 북악산 주산(主山), 남산(南山)을 안산(案山), 낙산(駱山)을 좌청룡(左靑龍), 인왕산을 우백호(右白虎)로 삼았던 명산이다. 산의 높이 338.2m이며 인왕산(仁王山)이라는 이름은 이곳에 인왕사(仁王寺)라는 불교 사찰이 있었기 때문에 지어진 이름이라고 한다. [두산백과 인용]  



2. 안산(鞍山)의 동쪽 - 독립문공원, 경복궁, 종로구


사진의 아래쪽 가운데 숲이 독립문공원이다. 정면으로 바라다 보이는 곳이 종로구이고 사진 우측 편으로 남산이 보이며 그 아래쪽이 중구이다.

서울에 이사 와서 종로에 정말 많이 놀러 갔었다. 영화관과 음식점도 많고 경복궁, 창덕궁 등 고궁과 박물관도 많아서 한동안 종로구민처럼 살았던 기억이 난다.

지금은 건물을 새로 지으면서 없어졌지만 피맛골이라는 식당들이 이어진 골목을 잊을 수 없다.

어느 허술한 골목에서 만난 고등어구이집과 손님들의 낙서가 빼곡한 설렁탕 집이며, 기와를 이고 선 한옥까지 옛 기억을 더듬기에 종로만큼 좋은 곳이 없었다.

저마다 많은 사연을 간직한 채 오랜 시간 한 장소에서 서민들의 아픔을 달래고, 힘들고 어려운 서울 생활을 이겨내는 위로의 공간으로 함께 했었는데 그것마저 개발의 논리로 사라졌다.

기타를 사려고 낙원상가를 몇 바퀴 돌기도 하고 청계천 좌우로 이어진 무수한 점포들을 들러 공구를 사기도 하고 탑골공원에서 쓸쓸히 노년을 보내는 어른들도 보았다.

대한민국의 발전을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본 것이 '종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사진 앞쪽 인왕산 끝자락이 보이고 그 너머로 경복궁이 있다. 사진 왼쪽의 청와대에서 바라다 보이는 경복궁을 포함한 지역은 높은 건물이 없고 숲이 많고 효자동이나 가회동의 한옥처럼 오랜 서울의 역사를 느낄 수 있는 곳이 많다. 청와대를 경비하기 위해 높은 건물을 짓지 않았을 것이고 경복궁에서 남쪽을 향해 탁 트인 풍경을 바라보기 위해 고층빌딩을 짓지 않았을 것이다. 고층빌딩이 없기 때문에 옛날 서울의 모습을 가장 많이 담고 있고, 한옥이나 오래된 건물에서 풍기는 고즈넉함으로 인해 평화와 쉼을 주는 곳이다.

경복궁의 앞쪽에 위치한 효자동, 경복궁의 뒤쪽에 위치한 삼청동에는 고급 한정식집이나 아기자기한 소품을 판매하는 가게들과 갤러리 등이 많이 위치해 있다.



사진의 우측 가운데 기와집이 많은 곳이 경복궁이며, 경복궁 앞쪽의 건물이 현대 계동사옥이다.

그 너머에는 창덕궁이 있고 성균관대학교가 위치해 있다.

경복궁, 창덕궁, 창경궁, 종묘, 경희궁, 덕수궁 등 수려한 궁궐과 역사박물관, 고궁박물관, 민속박물관 등 이름난 박물관이 위치해 있어 볼거리가 풍성한 곳이고, 세종문화회관, 국립현대미술관, 금호미술관, 대림미술관 등 갤러리와 미술관이 운집한 곳이어서 역사와 문화를 동시에 아우르는 곳이다.

경복궁에 가보면 한복을 입은 학생들을 많이 볼 수 있는데 한복을 입으면 입장료를 내지 않아도 된다는 것, 한복을 입고 경복궁의 오래된 궁궐에서 찍은 사진이 아름답다는 것도 이유이지만, 학교에서 체험학습이나 역사 탐방과 같은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방문하기도 한다.

한복을 입은 학생들은 외국인에게 인기가 많아서 같이 사진을 찍어달라는 요청을 많이 받는다.

2002년 월드컵 때에는 광화문 광장과 시청광장을 붉은 물결로 채우며 응원 중심지로, 사회적인 이슈가 있을 때마다 온 국민의 염원을 표출한 시민운동의 중심지로 오랜 세월을 우리와 함께 하는 곳이 종로이다.



사진의 중앙부 건물이 서대문형무소이고 그 주위를 둘러싼 곳이 독립문공원이다.

일제강점기 대한민국의 독립을 위해 목숨을 아끼지 않았던 수많은 선조들의 피와 땀이 서려있고, 죽음에 이르기까지 대한민국을 사랑했던 독립운동가들의 나라사랑이 서린 곳이다.

서대문형무소 외벽에 붙여놓은 태극기, 형무소의 철창과 고문에 울부짖는 소리, 우리가 번영된 대한민국을 누리기까지 애국심 하나로 목숨을 아끼지 않은 분들의 희생이 있었기에 광복이 가능했었다.

소주병 하나 들고 밤이 깊도록 인생을 논하며 외로움을 달래는 장소이기도 하다.

아이들이 초등학교 다닐 무렵 서대문형무소에 갔을 때 철창 안에서 일제의 고문에 피를 흘리며 신음하는 모습을 본 적이 있었는데 인형으로 만들어 놓은 것이지만 그 모습이 섬뜩했었다.

독도 영유권 주장이나 위안부에 대한 반성없이 무책임한 모습, 침탈의 역사의 왜곡 등 진정한 역사의 통찰과 잘못에 대한 반성 없이 아직도 일본답게 살고 있다.

독립문에 인접한 안산(鞍山)에는 자락길을 따라 독립운동을 위해 몸 바친 독립운동가를 소개하는 플래카드가 곳곳에 걸려있기에 역사의 현장인 독립문과 서대문형무소를 견학하고 안산(鞍山)에 올라 발전된 서울의 모습을 바라보면 좋은 견학코스가 되리라 믿는다.




3. 안산(鞍山)의 동남쪽 - 남산, 중구, 종로구


안산에서 동남쪽으로 남산이 보인다.

남산타워가 하늘로 솟아있고 남산 아래에 수많은 빌딩들이 대한민국의 오늘을 보여주고 있다.

아주 어렸을 적에 서울 구경하러 온 적이 있었는데 가장 신기하였던 것이 서울역 앞 고가도로였다.

도로에 기둥을 설치하고 그 위로 차가 다니던 모습을 본 것인데 농촌에서 자란 나에게는 신기한 풍경이어서 친구들에게 자랑했던 기억이 난다.

청년이 되어서 서울에 놀러 왔을 때도 밤새 달려온 기차에 내려서 새벽 6시 양복을 입고 남산에 오른 적이 있었는데 이상한 사람이라고 나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대부분 아침 산책이나 운동을 위해 남산을 올랐는데 지방 촌놈이 서울에 여행 왔다는 것을 새벽부터 광고하고 다녔으니....



안산은 서울 도심에서 사람들이 어떻게 살고 어떻게 죽어갔는지, 역사의 구비마다 무엇이 진실이고 무엇이 거짓인지를 다 보았을 것이다.

자기 몸의 일부가 잘려서 아파트 단지가 되고, 자기 몸의 일부가 부서져 주택이 되고, 자기 몸을 뚫어 동네를 연결해 주었다.

나도 안산을 10여 년 계속 오르다 보니 서울의 모습이 자꾸 변해간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건물은 더 화려하고 깔끔하고 생활하기 편한데 사람들의 마음은 그때보다 여유가 없고 바쁘며, 경제 수준이 올라 육체적인 영양분은 충분하지만 정신적으로는 물질을 숭상하고 물질에 지배당하는 세상이 되었다.

몸이 아픈 사람보다 마음이 아픈 사람이 훨씬 많아진 사회, 그러므로 자살이나 충동적 범죄가 많아진 사회가 되었다.

건물이 높고 화려한 사회가 아니라, 물질적인 풍요가 아니라, 마음이 병들지 않은 건강한 사회가 되기를 소망해 본다.



4. 안산(鞍山)의 남쪽 - 마포구, 한강, 여의도, 관악산


사진 가장 아래쪽 건물이 이화여대 캠퍼스이고 그 뒤쪽으로 서대문구와 마포구의 아파트, 빌딩들이 도열해 있다. 서울에 올라와 직장을 다닌곳이 아현동이어서 그곳에서 1년을 자취했었다. 수많은 주택들이 닭장처럼 즐비한 아현동 비탈길을 오르며 꿈도 많고 두려움도 많았던 기억이 생생하다.

지금은 재개발로 아파트가 들어서서 옛 기억을 찾을 수 없지만 굴레방다리를 지날 때마다 그때의 기억이 떠올라 감회가 새롭다.

마포에는 유독 고깃집이 많았는데 한방으로 만든 소스에 담갔다가 구워 먹는 대패삼겹살에 대한 기억은 잊을 수 없다. 한방 소스의 맛이 독특했고 두께가 얇아서 빨리 읻혀 먹기에 좋았고 가격도 저렴해서 자주 이용했었다. 1년 자취하는 동안 꽤나 많이 이용했었는데 이 또한 재개발로 사라졌다.



사진 아래쪽 동네가 봉원사로 이르는 서대문구 봉원동이고 그 바로 앞쪽이 이화여대 캠퍼스이다.

오른쪽 중앙에 빌딩은 신촌 세브란스병원이고 뒤편 한강을 건너 여의도 풍경도 보인다.

봉원사를 통해 안산에 오를 수 있는데 독립문에서 봉원사로 가는 버스를 타고 봉원사에서 내려서 안산에 오르면 된다.

누구나 다니고 싶어 하는 연세대학교를 바라보며 아이들에게 저 학교에 갔으면 좋겠다고 강요도 했었고, 연세우유를 먹이며 똑똑해 지기를 기대하기도 했었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아이들의 생각이나 하고 싶은 공부보다는 부모의 입장에서 보내고 싶은 대학을 고집했음이 마냥 부끄럽게 여겨진다.



안산 정상에서 바라본 남쪽 풍경이다.

사진 정중앙 부분의 이화여대와 가운데 우측의 연세대 세브란스 병원 그리고 한강을 건너 63 빌딩도 보이고 마포대교를 건너 LG 쌍둥이 빌딩도 보인다. 

서울의 대기는 황사와 매연으로 그리 깨끗하지 않다. 늘 안개가 낀 것처럼 뿌옇고 봄철 항사가 몰려올 때는 거의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인지 밤하늘에 별도 볼 수 없고 달도 자주 볼 수 없었는데 장맛비가 세차게 내리고 나면 난 언제나 카메라를 메고 안산에 올랐었다. 뿌연 매연 속의 서울보다 밝고 투명한 하늘이 반기는 서울, 그리고 그 풍경을 담을 수 있었다.



5. 안산(鞍山)의 서쪽 - 연희동, 북가좌동 그리고 마포구 상암동 일대


안산 정상 봉수대에 올라서면 서쪽은 안산의 나란한 봉우리에 막혀 보이지 않고, 통신탑만 우뚝 서 있다.

따라서 서쪽의 풍경을 보려면 안산자락길을 따라 서쪽으로 이동해야 볼 수 있다.

독립문역을 바라보는 안산의 동쪽은 바위 지형이 많아서 어디서든 탁 트인 시야를 볼 수 있지만 서쪽은 나무들이 빼곡한 숲이기 때문에 경치를 감상할 수 있는 곳이 많지 않다.

서쪽은 연세대학교 캠퍼스와 닿아있고 연희동과 연결되어 있다.



멀리 모래내 길을 따라 아파트와 주택이 즐비하고 그 너머에는 난지도 쓰레기매립장을 공원으로 꾸민 하늘공원과 노을공원, 난지 한강공원 등 주변 공원들이 보인다. 오른쪽 중간의 높은 굴뚝이 하늘공원과 노을공원 사이에 위치한 난방공사의 굴뚝이고 왼쪽 편으로 난지공원과 한강이 흐르고 있으며 사진 중앙부의 아파트 숲에 가려서 보이지 않지만 상암 월드컵경기장이 그곳에 위치해 있다.

강 건너 서쪽으로 강서구 가양동과 염창동의 아파트 단지들이 보이고 멀리 우장산이 있다.

상암동 월드컵 경기장과 난지도 쓰레기매립장에 조성된 하늘공원, 노을공원, 평화의 공원, 난지천공원, 난지 한강공원을 보면서 쓰레기매립장을 아름다운 공원으로 탈바꿈한 아이디어에 감탄하고, 2002년 월드컵 4강 신화의 생생한 현장이기도 하다.



가운데 중앙에 보이는 건물이 서대문 문화체육회관이며 그 오른쪽은 홍연초등학교를 지나 '백련산 근린공원'으로 이어진다.




6. 안산(鞍山)의 북서쪽 - 은평구


안산의 서북쪽은 서대문구 홍제동, 홍은동을 거쳐 은평구 녹번동과 대조동, 불광동으로 이어진다.

가운데 왼쪽이 백련산이며, 오른쪽 산은 북한산 줄기이고, 사진 중앙부가 은평구 녹번동과 대조동이다.

동서로 길게 뻗은 도로가 내부순환로이며 뒤편 북한산의 족두리봉이 바라다 보인다.

사진 하단 우측은 아직은 아파트보다 주택이 많은 홍제동 지역으로서 재개발 과정을 밟고 있는 곳이다.

도심에 가까우면서도 교통도 편리하고 주택 가격도 저렴한 곳 그곳이 안산자락에 위치한 홍제동이다.

청소년에게 유해한 시설이나 환경이 거의 없으며 관광객들이 많은 관광지도 없어서 아이들을 키우기에는 좋은 곳이다.



7. 안산(鞍山)의 북쪽 - 북한산, 홍제동, 홍은동


안산의 북쪽으로 북한산 봉우리들이 줄지어 서있고 그 아래 중턱 부근에 고급주택이 많은 평창동이 위치해 있다.

좌측 가운데 큰 건물이 위치한 곳은 상명대학교이며 앞쪽에 보이는 산이 인왕산이다.

서울에 이사온지 얼마 안 되었을 때 드라마에 고급주택이 있는 곳으로 평창동이 언급되면서 북한산을 오를 때면 일부러 평창동을 지나는 코스로 다녀오곤 했었다.

북한산은 서울 시민들이 많이 찾는 곳으로 자연을 잘 보전해야 하는데 산 중턱까지 주택들이 자리 잡고 있어 보기에 좋지 않았다.

산의 가장 높은 우측 봉우리가 '보현봉'이고 조금 낮은 좌측 봉우리가 '문수봉'이며 두 봉우리 사이에 대남문이 위치해 있다.

아이들 초등학교 시절, 가족이 다 함께 북한산을 오른 적이 있었다.

목적지를 문수봉으로 정하고 아이들에게 소요되는 시간을 알려주고 산을 오르기 시작했지만 오르막, 가도 가도 도착할 기미가 없다며 투정을 부려서 겨우 달래서 다녀왔었다.

그 이후부터 아이들은 산에 가자고 하면 머리를 흔들며 안 가겠다고 버텼다.



사진에서 북한산 아래 동네는 서대문구 홍은동이다. 산 아래에 있는 아파트 몇 동을 제외하고 주택들이 즐비하게 늘어선 곳이다. 북한산 둘레길을 가려면 홍제역에서 11번 마을버스를 타고 종점에서 내리면 둘레길로 이어진다. 개인사업을 위해 홍제동, 홍은동 구석구석을 자전거로 누비며 시장 조사한 적이 있었는데 주택가를 지날 때 사람들의 소소한 일상이 더 많이 눈에 보여서 좋았고, 담장 너머 들려오는 아이들의 웃는 소리와 이웃과 나누는 대화가 아름다운 곳이다.

나도 아이들이 크고 나면 편리하지만 이웃과 단절된 아파트보다 생활은 조그 불편하지만 이웃과의 소통과 나눔의 기쁨을 누릴 수 있는 주택에서 살고 싶다.

이곳에 사는 사람들이 약수를 먹기 위해 안산(鞍山)을 찾는다.

그만큼 안산은 이곳에 사는 사람들의 생활공간이고 없어서는 안될 친구 같은 존재이다.



가족이 안산에 올라 동네를 내려다보며 대화하고 있다.

가족이 함께 하는 등산을 우리의 아버지들이 얼마나 간절히 원하는지 나도 아버지가 되고 나서야 알았다.

시대와 유행보다는 자식이 우선이고 전부이던 우리의 부모들이 바라는 것은 자식이 잘 되는 것, 그리고 자식과 함께 사소한 일상을 나누는 것이다.

부모님과 함께 안산과 같은 나지막한 산에 올라 함께 걸어가며 못다 한 대화도 나누고 일상을 함께 나눈다면 큰 기쁨이 될 것이 분명하다.


산에 오르는 것이 인생과 같다는 것을 어릴 적에는 이해하지 못했는데 이제야 그 의미를 알 것 같다.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이 있고 왼쪽으로 돌아서면 오른쪽으로 다시 돌아서고....

아내와 남편과 아이들과 안산에 올라 서울의 풍경을 바라보며 함께 만들어가는 가정, 함께 꿈꾸는 가정, 소통하고 베풀고 나누는 가정이 되기를 소망한다.

사랑하는 사람들과 안산(鞍山)에 올라 내 꿈을 펼치고 그 꿈을 이뤄갈 서울을 바라보며 마음을 새롭게 하고 돌아오는 소중한 시간을 많이 만들었으면 좋겠다.


  



(2015년 6월)



# 이 글의 모든 저작권은 필자에게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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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프롤로그 : https://brunch.co.kr/@skgreat/160

2.     안산(鞍山)에 오르는 이유 : https://brunch.co.kr/@skgreat/161

3.     안산(鞍山) 가는 길 : https://brunch.co.kr/@skgreat/162

4.     안산(鞍山)의 봄 : https://brunch.co.kr/@skgreat/163

5.     안산(鞍山)의 여름 : https://brunch.co.kr/@skgreat/164

6.     안산(鞍山) 풍경 – 벚꽃 피던 날 : https://brunch.co.kr/@skgreat/175

7.     안산(鞍山)의 가을 : https://brunch.co.kr/@skgreat/165

8.     안산(鞍山)의 겨울 : https://brunch.co.kr/@skgreat/1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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