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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남웅 Feb 10. 2016

1.프롤로그

서울 서대문 안산(鞍山)




어느 날 내가 안산(鞍山)이 너무 좋아서 놀러 간다고 했더니 친구들이 경기도 안산에 가느냐고 질문한다. 그도 그럴 것이 서울 서대문구에 위치한 안산은 남산이나 인왕산처럼 예전부터 알려진 것도 아니고 이름난 건물이 있거나 역사적으로 유래가 깊은 곳이 아니기에 그런 반응은 당연한 것이었다.

서울 서대문에 위치한 연세대학교, 서대문형무소는 비교적 잘 알려져 있지만 이 시설들을 감싸고 있는 안산(鞍山)은 알려지지 않은 것이 사실이고, 등산이 목적이라면 북한산(835.5m)이나 도봉산(740m)으로 향하지 작은 ‘안산(鞍山)’으로 오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산의 축소판으로 숲과 바위가 적절히 혼합되어 있고 서울 도심을 조망하기에 가장 적합한 장소이며, 다양한 수목을 동시에 볼 수 있고 둘레길과 산책로가 잘 조성되어 있는 도심 공원 중에 최고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안산(鞍山) 정상 모습



안산은 295.9m 높이의 나지막한 산으로 남산(270.8m)보다는 조금 높으나 인왕산(339.8m) 보다는 낮다. 면적 2,088,705㎡, 동서로 1Km에 이르는 안산은 길마재, 무악재, 모악재로 불리기도 했는데, 무악재는 고개가 높고 산세가 험하며 숲이 무성하여 호랑이가 자주 나타나던 무서운 고개로, 이 고개를 넘으려면 여러 사람들이 모여서 넘었기 때문에 모아재라고 부르던 것이 무악재로 음이 바뀌게 되었다고 한다.

산이 말의 안장처럼 생겼다고 하여 길마재 또는 무악산과 안산(鞍山)이라고 불렀으며, 삼각산 인수봉이 어린애를 업고 나가는 모양이므로, 그것을 막기 위하여 이 산을 어머니의 산이란 뜻으로 모악(母岳)이라 불리기도 했다.

북쪽에 북한산을, 동북쪽에 인왕산을, 동남쪽에 남산을, 멀리 남쪽에 관악산을, 서쪽으로 한강이 이어진 길이 탁 트인 전망으로 다가오는 아기자기하면서 어머니의 품처럼 포근한 산이다.

역사적으로는 조선이 건국되고 도읍을 정할 때 하륜(河崙)이 안산 남쪽 지금은 신촌과 연희동 일대의 자리를 도읍지로 추천하였으나 정도전, 성석린 등 중신들의 반대에 부딪혀서 무산되었다고 한다. 만약 그대로 되었으면 안산이 지금 북악산의 역할을 대신할 것이고 신촌에 대로가 생겼을 것이다. 임진왜란을 겪고 왕에 오른 광해군은 도성에 정을 붙이지 못하고 민심을 수습하기 위해 모악으로 천도하기도 하였다. 조선시대 인조 때인 1624년 인조반정에 가담하여 수훈을 세운 이괄(李适)이 논공행상에 불만을 가지고 인조 2년에 반란을 일으킨 '이괄의 난' 때 주된 싸움터이기도 했다. 이괄의 난은 조선 건국 이래 내란으로 도성이 함락되는 유일한 사건이었다. 안산은 북쪽의 의주와 통하는 통로로써 일찍이 도성으로 이르는 민가가 즐비했던 곳이며, 일제시대에는 서대문형무소에 수감된 수많은 애국지사들의 가족들이 안산에 올라 부모형제를 그리워했다. 한국전쟁 때 서울을 수복하기 위한 최후의 격전지가 이곳 안산(鞍山)이다.

(두산백과, 서부신문 2010년 11월 29일 기사에서 인용)


안산에서 바라본 중구와 남산 일대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 현저동, 봉원동, 연희동, 충현동에 걸쳐 있고 산자락에는 연세대학교와 서대문구청 등이 있으며 특히 봉화약수터를 비롯하여 여러 곳의 약수터가 있어 등산객의 목마름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산의 제일 아래쪽에 '안산자락길'이 있고, 산 중턱으로 돌아가는 둘레길이 있으며, 사방에서 산 정상인 봉수대까지 오르는 등산로가 잘 정비되어 있어 다양한 코스로 구경이 가능하다.

지하철은 3호선 독립문역이나 무악재역에서 안산자락길에 오를 수 있으며, 어린아이도 노인도 안전하고 즐겁게 다닐 수 있도록 2013년에 목재 데코 공사를 완료하여 서울에서 이름난 공원으로, 아름다운 둘레길로 그 명성을 쌓아가고 있다.

연세대학교, 서대문형무소, 서대문자연사박물관, 서대문구립도서관, 이진아도서관, 서대문구청, 봉원사, 기원정사가 안산자락에 위치하고 있어 안산과 함께 둘러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안산(鞍山) 자락길 지도



벚꽃이 흐드러지게 핀 봄날, 파란 하늘과 파란 잎들이 우거진 여름날, 빨간 단풍과 노란 은행잎이 마음을 밝히는 가을날, 헐벗은 나무 사이로 하얀 눈이 소복이 쌓인 겨울.

안산(鞍山)은 계절과 관계없이 아름다운 그 품을 내어주고 몸이 아픈 사람들에게는 쉬어 가는 힐링의 공간으로, 마음이 아픈 사람들에게는 생각할 수 있는 시간과 치유하는 공간으로,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고자 하는 이들에게는 안산자락길에게 가슴 따뜻한 사랑이야기를, 자락길을 걸으면서 가족과의 사랑이 필요한 이들에게는 대화의 공간으로 안산(鞍山)은 오늘도 그 역할을 잘 감당하고 있다.


안산의 봄 - 벚꽃마당의 벚꽃이 활짝 피었다


안산의 여름 - 안산자락길의 녹음은 푸르다


안산의 가을 - 서대문구청 뒤 단풍이 짙다. 가을도 짙다.


안산의 겨울 - 안산자락길 눈이 맑다.


안산(鞍山)을 몇 차례에 걸쳐서 소개하고자 한다.

내가 안산을 오르게 된 이유와 안산에 오르는 길에 대하여 알아보고, 안산의 사계절이 주는 아름다움도 살펴보려고 한다. 안산 정상 봉수대에서 바라본 도심 풍경, 산허리를 감싸고 무수한 숲들이 반기는 안산자락길, 안산에서 바라본 야경도 함께 나누고자 한다.

북한산이나 관악산, 도봉산처럼 산이 높고 산세가 험한 편이 아니지만 나의 삶 가운데 가장 가까이에서 힘들 때나 슬플 때나 그 어떤 때에도 함께 해 준 안산의 고마움을 허접한 글로 표현하려 한다.

"고맙구나"





(2016년 2월)



# 이 글의 모든 저작권은 필자에게 있습니다 #



안산산책[鞍山散策]의 전체 글모음

1.     프롤로그 : https://brunch.co.kr/@skgreat/160

2.     안산(鞍山)에 오르는 이유 : https://brunch.co.kr/@skgreat/161

3.     안산(鞍山) 가는 길 : https://brunch.co.kr/@skgreat/162

4.     안산(鞍山)의 봄 : https://brunch.co.kr/@skgreat/163

5.     안산(鞍山)의 여름 : https://brunch.co.kr/@skgreat/164

6.     안산(鞍山) 풍경 – 벚꽃 피던 날 : https://brunch.co.kr/@skgreat/175

7.     안산(鞍山)의 가을 : https://brunch.co.kr/@skgreat/165

8.     안산(鞍山)의 겨울 : https://brunch.co.kr/@skgreat/166

9.     안산(鞍山)에서 바라본 서울 풍경 : https://brunch.co.kr/@skgreat/167

10.   안산(鞍山) 야경 : https://brunch.co.kr/@skgreat/183

11.   안산(鞍山) 자락길 (Ⅰ) : https://brunch.co.kr/@skgreat/221

12.   안산(鞍山) 자락길 (Ⅱ) : https://brunch.co.kr/@skgreat/222

13.   안산(鞍山) 풍경 – 눈 내리던 날 : https://brunch.co.kr/@skgreat/224

14.   안산(鞍山) 풍경 – 안개 끼던 날 : https://brunch.co.kr/@skgreat/223

15.   안산(鞍山) 풍경 – 단풍 들던 날 : https://brunch.co.kr/@skgreat/225

16.   안산(鞍山) 풍경 – 낙엽 지던 날 : https://brunch.co.kr/@skgreat/230

17.   안산(鞍山) 풍경 – Black & White : https://brunch.co.kr/@skgreat/228

18.   안산(鞍山) 중턱자락길 : https://brunch.co.kr/@skgreat/227

19.   안산(鞍山)의 산사 – 봉원사 & 기원정사 : https://brunch.co.kr/@skgreat/229

20.   안산(鞍山) 풍경 – 눈 내리던 날(Ⅱ) : https://brunch.co.kr/@skgreat/278

21.   안산(鞍山) 풍경 – 홀로 가는 길 : https://brunch.co.kr/@skgreat/282

22.   안산(鞍山) 풍경 – 밤에 피는 벚꽃 : https://brunch.co.kr/@skgreat/331  

23.   안산(鞍山)에서 바라본 서울 풍경(Ⅱ) : https://brunch.co.kr/@skgreat/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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