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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남웅 Sep 06. 2016

12. 안산자락길(Ⅱ)

안산자락길(Ⅰ)을 먼저 읽고 이 글을 읽어 주세요.

[https://brunch.co.kr/@skgreat/221]





6.  안산자락길은 서울 도심에서 쉽게 접근이 가능한 숲의 길이다.

안산은 서대문구의 많은 동네와 연결되어 있다. 연희동, 홍은동, 홍제동, 현저동, 천연동, 충현동, 봉원동 등 어느 곳에서나 짧은 시간에 닿을 수 있다. 지하철은 3호선 독립문역, 무악재역, 홍제역에서 쉽게 오를 수 있으며, 버스로는 봉원사, 서대문구청, 연세대, 독립문파크빌(7737번 종점)을 통해 오를 수 있다.

안산의 높이가 295m 정도밖에 되지 않고 자락길은 그보다 높이가 낮고 아이들도 산책할 수 있을 정도로 도심에서 가깝다.


서대문독립공원에서 바라본 안산(鞍山) 정상(중앙 꼭대기), 서대문구의회(우측 빨간색 건물), 한성과학고(돔형 지붕), 독립문파크빌아파트(좌측 끝)

 

독립공원에서 안산자락길을 지나 안산 정상으로 오르는 길. 30분 정도면 정상에 닿을 수 있을 정도로 도심에서의 접근성이 좋.


안산의 제일 아래쪽을 감싸고도는 안산자락길, 그리고 그 보다 중턱을 감싸고도는 중턱길. 자락길이 데코로 만든 길이 많다면 중턱길은 흙길이다. 안산자락길을 걷다가 중턱길을 걸어도 좋겠.



꼭 안산자락길을 목적으로 하지 않더라도 서대문독립공원, 서대문자연사박물관, 서대문도서관, 이진아기념도서관, 봉원사, 기원정사, 서대문구청, 서대문보건소 등을 방문했다면 잠깐 움직이면 닿을 수 있는 안산자락길을 걸어보는 것도 좋겠다. 등산을 목적으로 하는 높은 산이 아니라 시민들의 생활 속에 자리한 산책과 가벼운 운동을 목적으로 하는 산이라면 가장 중요한 것은 접근성이라고 생각한다. 시민들이 찾기 쉬운 곳에 위치해야 하고, 조금만 노력하면 자락길을 한 바퀴 돌 수 있어야 한다. 계절마다 고유의 옷을 갈아입고 시민들을 맞이하는 자락길, 누구나 찾을 수 있는 편안하고 안전한 자락길, 그것이 안산자락길이다. 가장 교통편이 좋은 3호선 독립문역에서 서쪽을 향해 바라보면 안산 정상이 보이고 그 아래 안산자락길이 있다. 서울역이나 광화문, 종로에서 가깝고, 신촌이나 연세대, 이화여대에서 가까워 도심에서 접근이 쉬운 아름다운 자락길이다.


안산자락길 바로 옆으로 아파트 건물이 보인다. 그만큼 시민의 접근성이 좋다. 가장 가까이서 자주 만나는 친구 같은 곳이 안산자락길이.


안산자락길 바로 아래에 주택이 있는 그야말로 동네 뒷산이다. 그래서 이곳에 사는 사람들에게 안산자락길은 뒷마당과 같.


안산자락길을 지나면서 빨래 건조대에 널은 빨래를 바라보는 기분은 묘하다. 참 예쁜 풍경이.



# 서울 각 지점에서 안산자락길 입구까지 이동거리 및 대중교통 이용시 소요시간

1) 서울역(1,4호선) ~ 안산자락길 입구(독립문파크빌) : 5Km, 20~25분

2) 광화문역(5호선) ~ 안산자락길 입구(독립문파크빌) : 3.2Km, 20분

3) 서울시청(1,2호선) ~ 안산자락길 입구(독립문파크빌) : 3.5Km, 25~30분

4) 신촌역(2호선) ~ 안산자락길 입구(서대문자연사박물관) : 3.3Km, 20~25분

5) 연세대학교 입구 ~ 안산자락길 입구(서대문자연사박물관) : 2.5Km, 15~20분

6) 홍대입구역(2호선) ~ 안산자락길 입구(서대문자연사박물관) : 3.1Km, 20~25분

7) 강남역(2호선) ~ 안산자락길 입구(독립문파크빌) : 13.8Km, 50~60분


서울 도심에서 안산자락길까지 참 가깝다. 이 정도의 거리는 가볍게 산책하는 수준이.


안산자락길은 배낭을 멘 사람보다 맨손에 물병 하나 들고 걷는 사람이 훨씬 많다. 그만큼 접근성이 좋다는 것이.



7.  안산자락길은 다양한 식물을 만나는 체험학습의 최적의 장소이다

안산자락길에는 다른 서울의 산과 같이 다양한 식물들이 살고 있다. 알고 있든 모르고 있든 하나하나가 소중하고 예쁜 식물들이다. 서대문구청에서 일부러 나무와 풀, 꽃에 팻말을 붙여서 이름을 알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무수한 풀과 나무와 꽃들이 감사하게도 그곳에서 잘 자란다. 대한민국을 몇몇의 이름난 정치인이나 경제인이 이끌고 가는 것이 아니라 대수의 국민들이 이끌어 가는 것과 같다.




안산자락길을 자주 방문하면서 나에게 소망이 하나 생겼다. 그 소망은 다름 아닌 서대문 안산(鞍山)을 해설을 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 안산의 역사와 지리, 생태, 특히 식물과 동물에 대하여 공부하고 있는 중이다. 속까지 노란 애기똥풀, 하얀 산수국과 개망초, 조팝나무꽃, 비위취, 붉은 찔레꽃, 빨간 산딸기와 뱀딸기, 원추리 등이 자락길 곳곳에서 안산을 환하게 만들어 주는 식물들이 있어 자락길을 걷는 내내 눈이 즐겁다. 산이 있다는 것은 산을 구성하고 있는 다양한 구성물들이 어우러질 때 빛이 난다. 안산에는 나무와 다양한 식물들이 서로 어깨를 나란히 하고 도우며 살아가기에 아름다운 것이다. 인간도 그렇게 서로 돕고 아우르면 살아가기를 소망한다.




안산자락길을 돌며 만날 수 있는 다양한 식물들의 잘 볼 수 있는 사이트다.

http://blog.naver.com/sunin1106/220470285817



8.  안산자락길은 대한민국 독립의 역사를 가까이서 느낄 수 있는 공간이다.

교통편이 가장 편리한 3호선 독립문역에서 서대문독립공원을 거쳐서 안산자락길을 오르면 항일투쟁시대의 역사를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 역 이름이 독립문인 것처럼 대한민국 독립의 역사가 잘 보존되어 있고 그 숨결을 느낄 수 있다.

독립문역 4번 출구로 나오면 서대문독립공원이 있다. 이곳에는 1897년 독립협회가 건립한 높이 15m의 독립문이 있고, 일제시대 독립운동을 하던 열사들을 가두고 고문하고 처형했던 서대문형무소 역사관이 위치하고 있다. 대한민국 독립을 이끌었던 서재필의 동상, 순국선열을 기리는 순국선열추념탑, 3.1만세운동을 기념하는 3.1운동기념탑, 독립관 등 독립과 관련된 다양한 역사 유적들이 있다.


서대문독립공원 안내도이다. 독립문, 3.1운동기념탑, 순국선열추념탑, 서대무형무소역사관 등 독립과 관련된 역사적인 건물과 시설들이 설치되어 있다 - 사진 출처 : 서대문독립공원 홈페이


서대문독립공원 안내 팻


1987년 독립협회가 건축한 독립문, 대한제국의 언론인이자 정치인이며 독립운동가였던 서재필 동


3.1운동기념탑으로 뒤쪽에 독립선언서가 새겨져 있다. 독립관으로 순국선열을 위한 분향소가 있.


서대문형무소역사관 전경. 이곳에 수많은 독립투사들이 잡혀와 옥고를 치르고 순국했다. 얼마나 많이 눈물과 피를 쏟았을까? 시간은 흐르지만 잊지 못할 역사는 이곳에 머물러 있다. 


담장 너머엔 고문과 죽임이 있었다. 이 담장을 넘어 조국의 광복을 꿈꾸었던 독립투사들. 그래서 옛날 독립문 주변에는 옥바라지 골목이 있었.


망루에서 감시하던 일본은 없다. 그 망루에 독립운동가들이 바친 피와 땀으로 해방이 왔.


3.1절, 광복절 같은 독립을 기념하는 날에는 아이들로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독립공원에 모여서 그날을 기억하며 대한독립만세를 외친다. 그리고 서대문형무소 역사관에 들러서 대한민국의 독립과 광복을 위해 목숨을 다했던 독립운동가의 희생을 되돌아본다. 독립공원은 학생들의 역사 교훈 체험장으로 활용되고, 독립과 광복을 기념하는 다채로운 행사가 열리고 있다. 많은 세월이 흘렀지만 역사를 잊지 않으려는 사람들의 노력이 이곳을 찾는 사람들의 마음에 남아서 대한민국을 지키고 있다. 그러한 이유 때문인지 독립공원에는 노인들이 많다. 일제시대를 거쳐 광복을 맞이하고 또다시 전쟁으로 폐허가 되고, 그런 대한민국이 세계에서 경제규모 10위 이내의 경제대국이 되기 까지 이 분들의 열정과 노고가 있었다. 밤을 낮 삼아 가족보다 직장이 먼저이고 수출이 우선이었던 그 시절 청년들의 희생이 있어 우리가 이 만큼 살고 있다.



3.1운동기념탑 뒤편 기미독립선언서가 새겨진 비문 아래서 노부부가 대화를 하고 있다. 바라보는 내내 뭉클한 마음이 들었.


기미독립선언서를 읽고 있는 두 분과 서대문형무소 담장에 설치된 순국선열 소개 표지판. 이 분들이 그토록 꿈꾸던 독립이 왔다. 얼마나 기뻤을까....


서대문형무소 담장과 자전거를 타는 아이의 풍경이 참 대조적으로 보인.


그곳을 차례로 둘러보고 안산자락길을 오르면 곳곳에 항일 독립운동가들의 이름과 공적을 간략하게 기록한 플래카드를 볼 수 있다. 평소에는 관심없이 그냥 지나칠 수 있지만 독립공원을 살펴보고 안산자락길에 오르면 대한민국의 광복을 위해 목숨을 다한 분들이 있기에 오늘의 우리가 있음을 감사할 수 있게 된다. 오랜 시간이 흘러 플래카드의 색이 바래고 삐뚤어졌지만 그분들의 숭고한 희생은 영원히 남아 대한민국을 지킬 것이라고 확신한다.


안산자락길 곳곳에는 독립운동가의 사진과 약력 그리고 독립운동 내용이 기록된 플래카드가 붙어있다. 한분 한분이 우리의 소중한 역사.


독립운동가들이 목숨 바쳐 이룬 대한민국을 잘 지키고 발전시켜 세계에서 우뚝 서는 위대한 국가를 만들 책임이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있.



9.  안산자락길은 다양한 편의시설이 있어 산책에 최적화된 장소이다.

안산에는 다양한 편의시설이 있어 즐거운 산행이 가능하다. 과거 임시용 화장실이 있었는데 안산자락길이 알려지고 많은 시민들이 찾기 시작하면서 대부분 폐쇄하고 현대식의 깔끔하고 깨끗한 화장실을 지었다. 또한 산책 중에 편하게 쉴 수 있도록 정자나 쉼터가 여러 개 설치되어 있다.

안산자락길에는 약수터가 있어 산책하는 시민들의 목마름을 해결해 주고 있다. 개인적으로 제일 많이 이용하는 봉화약수터와 안산천약수터에서는 가물어도 시원한 약수가 흘러 수년간 생수통을 가지고 물을 길어 먹고 있다. 많은 사람이 이용하면서 대장균이 많아 음용으로 부적합 판정을 받은 적도 있지만 여전히 약수터의 물은 시중에서 구매하는 생수보다 달고 맛있다.

간단하게 운동을 할 수 있도록 운동기구가 자락길 곳곳에 설치되어 있다. 몸을 틀어 허리를 보강해 주는 운동기구, 팔의 힘을 키워주는 운동기구, 다리를 튼튼하게 해 주는 운동기구 등 기계식 운동기구들이 있어 산책을 하면서 체력 운동을 병행할 수 있도록 되어있다.


메타쉐콰이어숲에 있는 화장실(왼쪽)과 안산자락길에서 만난 다른 화장실. 간이화장실 자리에 시민들의 편의를 위해 현대식 화장실이 들어섰.

  

안산자락길을 걷다 보면 여러 개의 약수터를 만나게 된다. 아주 가뭄이 들지 않는 한 약수는 끊이지 않고 그 맛이 달고 시원하다.


안산자락길 곳곳에 운동을 겸할 수 있도록 간단한 운동시설들이 설치되어 있다. 시민의 건강을 위하는 긍정적인 면도 있지만 철재로 만든 구조물이 자연과 어울리지 않는 부정적인 면도 있.


책을 무료로 볼 수 있는 '북카페'도 있고, 어른들이 모여 장기나 바둑을 함께 두는 쉼터도 있다. 주말에 안산자락길을 걷다가 정말 많은 시민들이 모여 바둑과 장기를 두는 모습을 보았다. 대부분 나이가 많은 60대 이상의 분들이었는데 그나마 이런 공간들이 있어 맑은 공기와 함께 장기나 바둑을 둘 수 있다고 생각하니 다행이다. 가끔 훈수를 두는 분들 때문에 언성을 높이는 분들이 있지만 바로 옆 안산천 약수터에서 냉수를 들이키면 분도 금방 사라져 버린다. 배드민턴이나 족구, 테니스 경기를 할 수 있는 미니 운동장도 여러 개 있어 운동을 겸한 휴식의 공간으로서 더없이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안산자락길을 따라 곳곳에 여러 시민들이 쉴 수 있는 공간이 있는데 대표적인 공간이 숲속쉼터이다. 하늘로 치솟은 메타쉐콰이어 나무 사이로 음식을 나눌 탁자와 나무로 만든 의자가 놓여 있어 단체로 자락길을 돌아보는 시민들의 만남의 장소이자 식사를 할 수 있는 공간으로 손색이 없다.

그 외에 무악정, 능안정을 비롯한 정자에서 시민들이 잠시 쉬어가곤한다.

매년 4월 초 벚꽃축제가 열리는 벚꽃마당에는 잔디밭과 계단으로 만든 공연장이 있어 다양한 음악회와 행사가 가능하며, 자연에 어울리는 벤치들을 곳곳에 비치하여 쉼과 운동을 함께 할 수 있도록 잘 준비되어 있다.


메타쉐콰이어숲에 위치한 숲속무대이다. 많은 시민들이 이곳에 들러 간식을 먹으며 즐거운 대화를 나누곤 한다. 안산자락길의 만남의 장소로 활용되고 있으며 단체로 방문한 사람들의 집결지 역할도 한다.


안산천 약수터 아래에는 60대 이상 어른들이 모여 바둑이며 장기를 둔다. 처음엔 의아해했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맑은 공기를 마시며 바둑이나 장기를 두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를 깨닫는.


안산자락길에는 정자가 많다. 더위를 식히고 비를 피하고 대화를 나누는데 정자만큼 좋은 곳은 없다. 정자가 보이면 꼭 쉬었다 가자. 몸도 마음도 쉬었다 가.


안산자락길을 돌면서 만나게 되는 숲은 어느 곳이든 돗자리를 깔고 앉으면 휴식의 공간이 되고 바위에 걸터앉으면 그곳이 쉼터가 된다. 다른 사람들은 불편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내가 다행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안산자락길에 편의점이나 식당이 없다는 것이다. 물론 편의점이 있는 동네까지 잠깐만 수고하면 다녀올 수 있기에 불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처음 온 시민들은 편의점이 없다는 것이 불편하다고 느낄 수 있다. 그렇지만 편의점에서 음식을 사 먹고 음식 먹고 남은 쓰레기가 자락길 곳곳에 쌓이는 것을 보고 싶지 않고, 세상이 아무리 인스턴트화 되었더라도 안산자락길을 산책하면서 간단한 음식을 직접 준비해서 함께 먹는다면 그것만큼 좋은 일도 없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에 편의점 설치를 반대한다. 사람들이 느끼는 불편보다 우리가 아끼며 가꾸는 자연이 더 중요하다면 조금 불편해도 감수해야 한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앞으로 자락길에 편의점은 허가하지 않기를, 그리고 자기가 만든 정성이 담긴 음식을 가지고 안산자락길에 올라 나누는 행복이 있기를 기대한다.


안산자락길에는 다양한 종류의 벤치가 있다. 벚꽃마당에는 그네가 매여져 있어서 오는 시민마다 그곳에 앉아서 사진을 찍는다. 가다가 힘들면 벤치에 앉아서 쉬었다 가면 된다. 그 정도의 여유를 가지고 산에 오르.


벚꽃마당에 벚꽃이 화사해지면 이곳에서 벚꽃음악회가 열린다. 음악회를 비롯한 공연에 적합한 작은 공연장이 있고, 테니스장과 배드민턴장도 여러 곳에 있.


공기를 압축해서 먼지를 털어주는 컴프레서가 있고, 너와집도 있다. 그 너와집 주변에 간단하게 작물을 키우고 있고 너와집에 오래된 신발도 놓여있다. 사람이 사는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10.   안산자락길은 자연 친화적으로 자연을 최대한 살리는 구조로 만들어졌다.

요즘 공원을 만들 때 그곳에 있었던 나무와 식물 등의 자연을 훼손하고 다양한 시설을 설치하지 않는다. 나무가 있었으면 나무를 잘 이용하거나 나무의 모습을 살리도록 공원을 설계하고 시설물을 배치한다. 유지보수비가 적게 드는 시멘트보다 향후 비용은 많이 들지만 자연 친화적인 나무로 정자, 데코, 화장실 등을 만드는 것이다. 자락길을 설계하면서 지나는 길목에 있는 나무를 베어버리는 것이 아니라 나무의 아름다움을 살리면서 보기에도 좋도록 자락길을 만들었다.


안산자락길을 지나는 동안 길과 만나는 나무를 그대로 보존하기 위한 노력들을 볼 수 있다. 과거에는 베어버렸는데 지금은 환경적인 측면에서 다양한 아이디어가 동원되어 자연이 어우러진 길을 만들었.


나무 둘레에 시민들이 앉을 수 있도록 했다. 나무는 생명을, 사람은 그늘과 쉼을 얻는.


자락길의 주인은 자연이다. 인간이 주인인 자락길은 금방 훼손되고 만다. 자연을 살리기 위한 다양한 노력들이 계속 이어져야 한다. 그래야 인간인 우리가 산.


자연이 없으면 자락길도 그 가치를 잃는다. 자연이 살아있어서 그 길을 걷는 우리에게도 자연의 힘이 그대로 전달되어야 한다. 그렇기에 자락길을 가꾸고 보존해야 할 책임이 우리에게 있.





자락길을 가는 동안 인간과 자연이 어떻게 공존하며 살 수 있는지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얼마나 우리가 아끼고 사랑하느냐 하는 것이다. 무분별한 쓰레기 버리기, 나무나 꽃 훼손하기, 열매 따서 먹거나 버리기, 식물을 뿌리째 가지고 가는 행위 등, 아직도 우리 곁에 오래 머물러 있어야 할 안산자락길도 자연을 훼손하는 많은 사람들 때문에 아파하고 신음하고 있다. 사람들이 쉽게 하는 행동 하나가 그것을 회복하는데 얼머나 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모되는지를 느껴왔다. 나만 느끼고 버리는 것이 아닌 우리 후손에게도 물려줄 수 있는 안산 그리고 자락길이 되기를 소망한다. 앞으로 자연을 헤치는 어떤 구조물이나 시설도 안산자락길에는 없었으면 좋겠다. 유명한 시인의 시를 시비로 만들어 세우는 것보다 그곳에서 영감을 얻고 소재를 얻어 시를 쓸 수 있도록 자연을 잘 보존하는 것이 우리에게 맡겨진 책임이라고 생각한다.

안산자락길이 서울에 있는 다른 둘레길이나 자락길 보다 훨씬 아름답거나, 시설이 훌륭하거나, 특색 있는 볼거리가 많아서 소개하는 것은 아니다. 아무리 아름다운 길도 그 길을 자주 찾을 수 없다면 그림이 되고, 그것을 보는 사람의 마음이 아프면 감동이 없고 느끼는 것이 없기 때문이다. 즉 모든 아름다움은 그것을 보는 사람의 마음에서 시작한다. 안산자락길은 걸어서 아름다운 길이다.

가장 기분이 좋을 때 사랑하는 사람과 걸어보자.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웃음이 넘치고 기쁨은 두배가 될 것이다. 가장 힘들고 지칠 때, 이 세상에 내 편은 아무도 없고 고독하다고 느낄 때 답답한 마음을 안고 안산자락길을 걸어보자. 자락길에서 만나는 수많은 풀과 꽃과 나무들이 당신에게 말을 걸어오고 당신의 말을 들어줄 것이다. 그리고 조용히 걱정하지 말라고 위로하는 소리를 듣게 될 것이다.

내 마음속의 안산은 산이 아니다.

그냥 삶이다.


석양이 지면 빛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석양이 지면 내일이 오는 것이다. 안산자락길에서 나의 생각.


안산자락길 팜플렛 - 출처 : 서대문구





(2016년 9월)



# 이 글의 모든 저작권은 필자에게 있습니다 #



안산산책[鞍山散策]의 전체 글모음

1.     프롤로그 : https://brunch.co.kr/@skgreat/160

2.     안산(鞍山)에 오르는 이유 : https://brunch.co.kr/@skgreat/161

3.     안산(鞍山) 가는 길 : https://brunch.co.kr/@skgreat/162

4.     안산(鞍山)의 봄 : https://brunch.co.kr/@skgreat/163

5.     안산(鞍山)의 여름 : https://brunch.co.kr/@skgreat/164

6.     안산(鞍山) 풍경 – 벚꽃 피던 날 : https://brunch.co.kr/@skgreat/175

7.     안산(鞍山)의 가을 : https://brunch.co.kr/@skgreat/165

8.     안산(鞍山)의 겨울 : https://brunch.co.kr/@skgreat/166

9.     안산(鞍山)에서 바라본 서울 풍경 : https://brunch.co.kr/@skgreat/167

10.   안산(鞍山) 야경 : https://brunch.co.kr/@skgreat/183

11.   안산(鞍山) 자락길 (Ⅰ) : https://brunch.co.kr/@skgreat/221

12.   안산(鞍山) 자락길 (Ⅱ) : https://brunch.co.kr/@skgreat/222

13.   안산(鞍山) 풍경 – 눈 내리던 날 : https://brunch.co.kr/@skgreat/224

14.   안산(鞍山) 풍경 – 안개 끼던 날 : https://brunch.co.kr/@skgreat/223

15.   안산(鞍山) 풍경 – 단풍 들던 날 : https://brunch.co.kr/@skgreat/225

16.   안산(鞍山) 풍경 – 낙엽 지던 날 : https://brunch.co.kr/@skgreat/230

17.   안산(鞍山) 풍경 – Black & White : https://brunch.co.kr/@skgreat/228

18.   안산(鞍山) 중턱자락길 : https://brunch.co.kr/@skgreat/227

19.   안산(鞍山)의 산사 – 봉원사 & 기원정사 : https://brunch.co.kr/@skgreat/229

20.   안산(鞍山) 풍경 – 눈 내리던 날(Ⅱ) : https://brunch.co.kr/@skgreat/278

21.   안산(鞍山) 풍경 – 홀로 가는 길 : https://brunch.co.kr/@skgreat/282

22.   안산(鞍山) 풍경 – 밤에 피는 벚꽃 : https://brunch.co.kr/@skgreat/331  

23.   안산(鞍山)에서 바라본 서울 풍경(Ⅱ) : https://brunch.co.kr/@skgreat/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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