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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남웅 Feb 15. 2016

2.안산(鞍山)에 오르는 이유

서울 서대문 안산(鞍山)





내가 안산(295.9m)을 알게 된 것은 안산 자락에 살게 되면서부터이다.

2001년 지방에서 서울 서대문구 무악재역 근처로 이사를 하게 되면서 가벼운 옷차림으로 산책하는 사람, 배낭을 메고 약수를 받아오는 사람들을 많이 보면서 자연스럽게 주위 사람들과 함께 다녀오기 시작했다.

인왕산(339.8m)과 안산은 서로 마주 보고 있으며 그 사이로 무악재 고개가 이어진다.



안산(鞍山) 자락길에서 바라본 정상 모습



산의 모양과 느낌으로 인왕산은 아버지 같으며 안산은 아기자기한 모양이 어머니와 같다.

인왕산은 경사가 가파르고 바위산이며 사방 어디든 탁 트인 시야로 시원함을 제공해 준다.

10년 전만 해도 청와대 경비를 위해 사복 군인들이 지키고 있고 정상 부근에 철망으로 둘러서 정해진 시간에 산에 오르도록 통제가 심한 곳이었고 산에 오른다 하더라도 마음대로 사진을 찍지 못하도록 사복 경찰이 감시하고 있었다.

지금도 사복 경찰이 있지만 특정 방향의 사진 촬영을 제외하면 대부분 자유로워졌다.



안산(鞍山)에서 바라본 인왕산



이에 반해 안산은 산세가 완만하고 넓게 형성되어 있으며 둘레길이 잘 조성되어 있어 가족과 함께 산책하기가 좋은 곳이다. 산 곳곳에 약수터가 있어 식수가 풍부하며 다양한 나무가 어우러진 숲이 있어 아름답고 서울역이나 신촌에서도 가깝기 때문에 접근성이 좋다.

이사 온 이후로 정수기 대신 일주일에 한번 안산 약수를 길렀고 쉬는 날이면 안산 자락길을 돌고 정상 봉화대에 올라 서울의 경치를 감상하곤 했었다.

아이들이 어렸을 때 다른 부모들처럼 안산을 지나 연세대학교를 구경하고 이 학교에 다녔으면 좋겠고, 이 학교에 다니려면 공부를 열심히 해야 한다고 세뇌교육을 시키기도 했었다. 두 아들 모두 그곳에 진학하지는 못했지만 긍정적인 영향을 미쳐서 나름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

허리가 두꺼워지고 배가 나올 무렵 살도 빼고 건강도 챙기느라 둘레길을 한 바퀴 돌고 정상에 오르는 방법으로 운동을 시작하게 되었고 새벽마다 산을 오르며 맑은 공기를 마시며 즐겁게 지냈다.



안산(鞍山)에는 바위가 많고 바위를 오르는 기쁨이 있다



안산의 둘레길은 산의 아랫부분을 한 바퀴 도는 안산 자락길과 그곳에 사는 사람들이 이용하는 잘 알려지지 않은 산허리 둘레길이 있다.

둘레길에는 산책을 위한 다양한 시설과 가벼운 옷차림으로 운동이 가능한 작은 운동기구들이 곳곳에 설치되어 있어 많은 시민들이 찾으며 최근 시설을 확충하여 많은 시민들이 이용하는 명소가 되었다.

봄에는 진달래와 개나리 그리고 산을 노랗게 뒤덮는 개똥쑥, 그리고 활짝 핀 벚꽃이 산을 오르는 이의 마음을 설레게 하고, 여름에는 메타쉐콰이어 나무와 다양한 나무들이 만드는 그늘 아래서 땀을 식히고 쉬어가는 즐거움이 있는 곳이다.

가을에는 단풍나무를 비롯한 낙엽과 단풍이 붉은빛으로 물들고 은행나무의 노란빛에 햇볕에 부딪쳐서 반짝거린다.




안산의 봄은 목련으로 시작해서 벚꽃으로 절정을 이루고

안산의 여름은 다양한 나무들과 나들이 나온 아이들이 부르는 노래가 온 산에 울려 퍼진다

안산의 가을은 낙엽이 부르는 소리와 단풍이 들려주는 속삭임이 사람들을 부른다

안산의 겨울은 앙상한 가지 위에 살포시 내려앉은 눈이 하얗게 빛난다




누군가가 산이 있어 거기에 오른다고 했지만 그 산에 오르면 즐거워지고 행복해지니까 정말 많은 사람들이 그곳을 찾아 행복한 시간들을 보낸다.

토요일 오전 근무를 마치고 퇴근하다가 파란 하늘빛에 나도 모르게 카메라를 매고 사진을 찍으러 오르기도 했고 아는 동네 꼬마들과 도시락을 싸서 작은 연못이나 꽃밭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안산은 집 뒤편에 위치한 한낱 작은 야산이 아니라 나의 생활에 밀접한 연관이 있는, 삶의 활력을 주는 몸과 마음의 쉼터가 되고 있다.




(2016년 2월)



# 이 글의 모든 저작권은 필자에게 있습니다 #



안산산책[鞍山散策]의 전체 글모음

1.     프롤로그 : https://brunch.co.kr/@skgreat/160

2.     안산(鞍山)에 오르는 이유 : https://brunch.co.kr/@skgreat/161

3.     안산(鞍山) 가는 길 : https://brunch.co.kr/@skgreat/162

4.     안산(鞍山)의 봄 : https://brunch.co.kr/@skgreat/163

5.     안산(鞍山)의 여름 : https://brunch.co.kr/@skgreat/164

6.     안산(鞍山) 풍경 – 벚꽃 피던 날 : https://brunch.co.kr/@skgreat/175

7.     안산(鞍山)의 가을 : https://brunch.co.kr/@skgreat/165

8.     안산(鞍山)의 겨울 : https://brunch.co.kr/@skgreat/166

9.     안산(鞍山)에서 바라본 서울 풍경 : https://brunch.co.kr/@skgreat/167

10.   안산(鞍山) 야경 : https://brunch.co.kr/@skgreat/183

11.   안산(鞍山) 자락길 (Ⅰ) : https://brunch.co.kr/@skgreat/221

12.   안산(鞍山) 자락길 (Ⅱ) : https://brunch.co.kr/@skgreat/222

13.   안산(鞍山) 풍경 – 눈 내리던 날 : https://brunch.co.kr/@skgreat/224

14.   안산(鞍山) 풍경 – 안개 끼던 날 : https://brunch.co.kr/@skgreat/223

15.   안산(鞍山) 풍경 – 단풍 들던 날 : https://brunch.co.kr/@skgreat/225

16.   안산(鞍山) 풍경 – 낙엽 지던 날 : https://brunch.co.kr/@skgreat/230

17.   안산(鞍山) 풍경 – Black & White : https://brunch.co.kr/@skgreat/228

18.   안산(鞍山) 중턱자락길 : https://brunch.co.kr/@skgreat/227

19.   안산(鞍山)의 산사 – 봉원사 & 기원정사 : https://brunch.co.kr/@skgreat/229

20.   안산(鞍山) 풍경 – 눈 내리던 날(Ⅱ) : https://brunch.co.kr/@skgreat/278

21.   안산(鞍山) 풍경 – 홀로 가는 길 : https://brunch.co.kr/@skgreat/282

22.   안산(鞍山) 풍경 – 밤에 피는 벚꽃 : https://brunch.co.kr/@skgreat/331  

23.   안산(鞍山)에서 바라본 서울 풍경(Ⅱ) : https://brunch.co.kr/@skgreat/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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