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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meday Dec 31. 2018

2018년이 지나간다

연말결산

2018년 12월 31일. 정말로 31일이다. 처음과 마지막은 항상 의미가 있지. 한 해의 처음과 마지막이 하루 차이라는 것이 재미있다. 작년에 내가 2017년을 보내며 글을 썼던가? 하고 찾아봤더니 사건의 나열 형식의 회고록을 썼더라. (https://brunch.co.kr/@yamju/219) 읽어보니 나의 17년이 어땠는지 기억이 새록새록.. 올해도 한번..


2018년을 훑어보면


시작은 보라카이였다. 엄청난 불꽃놀이와 함께. 1월엔 조카와 호캉스를 다녀왔더니 집 수도관이 얼어있었다. 심지어 터져서 흘러넘쳤다 하하 강렬한 기억. 2월엔 머리를 잘랐다. 단발로 싹둑. 집에서 잘랐다가 망해서 미용실에 갔는데 이제까지의 단발 중 가장 마음에 들었다. 3월엔 또 빨간 머리가 되었다가 4월엔 다시 또 잘랐다가 짝꿍의 생일을 즐겁게 보내고 상해에 출장을 다녀왔고 인생에서 두 번째 강연을 무사히 마쳤다. 5월엔 처음으로 우르르 함께 하는 태국 여행을 다녀왔고 페스티벌을 가고 카페를 가고 따뜻한 봄날을 즐겼다. 아빠가 다리 수슬을 하셔서 병원을 자주 갔다. 수술은 잘됐다! 6월의 첫날엔 자라섬 페스티벌을 갔다, 축제보단 캠핑! 내 생일을 맞이해 스냅 나들이도 하고 아! 축구를 했지, 무려 독일을 이겼다. 7월은 더웠고 더웠으며 이직을 위한 첫 면접을 봤다. 그리곤 친한 언니와 일본에 다녀왔다. 소도시 여행이었는데 정말 뜨거워 타 죽을뻔했다 핳하. 올해도 열무국수아이스아메리카노로 뜨거운 여름을 견뎠고 8월엔 제주도로 워크샵을 다녀왔다. 여러 회사와의 인터뷰는 계속되고 있었고 나는 8월 셋째 주쯤 결국 퇴사를 결정했다. 9월엔 퇴사를 했고 또 잠시 방콕에 다녀왔다. 바로 이직할 예정이었으나 끝날 때 까진 끝난 게 아니었고 약 두 달간의 백수생활이 이어졌다. 그간 못 만난 사람들도 만나고 영화도 책도 열심히 봤다. 10월엔 큰 신상의 변화가 있었고 11월, 드디어 새로운 회사에 정착했다. 그리고 이사도 했다. 새 회사에 적응하고 집을 꾸미다 보니 한 달이 훅 지나갔고 어느새 연말이 되었고 연말 모임과 홈파티로 어느새 31일이 되었다.


 기억에 남는 사건들은 거의 브런치에 글로 적혀있길래 모두 링크를 걸어봤다. 올해는 브런치에 글을 꽤 열심히 썼구나.   


무려 132편의 글

이렇게 많이 썼을 거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는데 132편이라니 놀랍다. 모든 글이 320편인데, 거의 40퍼센트의 글을 올 한 해 다 썼다니. 아마도 사진과 짧은 글로 이뤄진 사진일기가 많은 부분을 이루고 있을 테고 회사 사람들과 함께 글쓰기 모임을 한 것과 백수 시기를 보낸 것이 많은 글을 쓰게 한 원동력이었을 것 같다. 그래도 이렇게 숫자로 놓고 보니 뿌듯하다. 비록 책을 내는 도전은 실패했지만 나는 부담 없이 그냥 꾸준히 내 글을 내 맘대로 쓰고 싶다는 걸 다시 한번 깨달았다. 나는 작가가 되거나 인싸가 되고 싶다기보다 그냥 쓰고 싶다. 쓰는 행위가 내 스트레스를 해소해주거나 행복을 기록함으로 인해 더 행복하게 해 주거나 하는 등, 내 삶에 도움을 주는 형태로만 계속될 수 있으면 좋겠다. 지속 가능성이 가장 중요하다.


한국 문학의 발견

한국 소설은 많이 읽지를 못했었다. 김연수, 김영하 작가의 책 정도를 읽고 몇 년 전 박민규 작가의 책을 읽었을 뿐이다. 올해는 보석 같은 국내 작가들을 많이 발견했다. 그리고선 크게 깨닫고 반성하고 다짐했다. 이런 사람들의 책을 내가 열심히 사서 읽어야 더 좋은 작품들이 나올 텐데! 정세랑-피프티 피플 , 김영탁-곰탕 이승우-사랑의 생애


영상, 보고 또 보고

영상을 진짜 많이 봤다. 우선 넷플릭스와 왓챠 플레이를 1년 내내 구독했고 영화관 상영장도 웬만한 건 다 봤다. 넷플릭스에선 지정 생존자, 슈츠, 시간여행자, 기묘한 이야기, 얼터드 카본, 리전, 서던 리치, 아더 라이프, 에이전트 오브 실드, 로스트 인 스페이스, 레인, 12 몽키즈, 3%, 타임리스, 스타트렉 디스커버리, 타우, 13층, 더블 타깃.. 까지 아주 그냥 SF, 액션, 스릴러, 판타지, 법정 드라마 등등 죄다 모아봤고 슬기로운 감방생활, 밥 잘 사 주는 예쁜 누나, 라이프, 미스터 선샤인, 뷰티 인사이드 같은 한국 드라마랑 썰전, 효리네 민박, 비긴 어게인 같은 예능까지 열심히 봤다. 진짜 많이 봤네. 왓챠 플레이는 주로 혼자 봤고 주로 영화를 봤다. 캐럴이나 문라이트 같은 명작, 최악의 하루나 4등, 아이들 같은 주옥같은 독립영화들도 보고 맨 프럼 어스, 제로 법칙의 비밀처럼 명작 SF도 봤고 왕좌의 게임도 이제야 주행 중이다. 책을 많이 못 보고 영상을 너무 많이 본 것 같기도 하고..


아쉬운 요가

17년 말 정도부터 올해 10월쯤까지 약 1년간 요가를 열심히 했었는데 이직한다고 두 달을 쉬었더니 말짱 도루묵이 되었다. 아니하기 전보다 더 굳은 기분.. 뭔가 이뤄낼 수 있었을 것 같았는데 해내지 못한 것 같아서 많이 아쉽다. 요가를 다시 할지 다른 운동을 또 해볼지 고민 중


여행은 줄고 있나?

음. 여행은 줄고 홈파티는 늘었을까? 5월 태국, 6월 자라섬, 7월 일본 사가, 9월 태국, 10월 부산에 다녀왔는데 써놓고 보니 적지 않아 보이지만 사실 줄어든 게 맞다. 17년엔 국내 여행을 더더 많이 갔던 것 같다. 확실히 남미 여행 이후 여행 욕구가 조금 사그라들었다. 아님 그저 바빴을까.. 여행보다 집에서 책 읽고 영화 보고 사람들이랑 파티하는 게 더 즐거워진 것 같다. 나의 즐거움이 변해간다.  


올해의...

올해의 Bar는 방콕의 Black Amber Social Club 분위기도 음악도 최고. 올해의 카페는 보라카이의 real coffee 뷰도, 분위기도 딱 내가 좋아하는 현지 스타일. 그리고 올해의 쇼핑 중 으뜸은 건조기다. 생활의 지혜! 올해 새로 발견한 최고 맛집은 집 근처 라멘집 레이고, 맛있고 사장님도 친절하고 우리의 아지트 같은 곳이 되어 더 좋다. 올해의 깨달음은 안정적으로 자라온 나라서 보수적인 면이 많다는 것. 올해의 콘서트는 단연 자우림 콘서트였다 (사실 그거밖에 안 갔다.) 올해는 페스티벌은 두 번 갔다. 점점 횟수가 줄어드는군? 올해의 특이한 점은 영어 공부하겠단 생각조차 안 했다는 것 하핳 포기하니 편해요.


기억나는 것은 여기까지.. 그래도 많은 것을 기억하고 있는 것 같다. 또 많은 것을 느낀 것 같다. 올 초에 회사 친구가 사주를 봐줬었는데 올해 변동수가 크다고 했었다. 이직이나 이사나 결혼 등과 같은 변동수. 사주는 내가 가진 한자니까 틀리진 않나 보다. 변동할 수 있는 건 다 한, 한해였다. 그래도 굉장히 좋은 방향으로의 변화였고 안정적인 변화였다.


점점 내년엔 뭘 해야지!라는 다짐은 적어져 가긴 하지만 성공률은 높아져 가는 것 같기도 하다. 선택과 집중을 잘하는 걸까. 19년에 내가 바라는 건 많지 않다. 지금처럼만의 행복, 일에서의 성취- 더 재미있게, 더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될 수 있도록, 가족과 지인들의 건강과 행복. 적고 보니 약간 할머니의 새해 기도 같은 느낌이지만 어쩔 수 없다.


아 내년에도 이렇게 뿌듯하게 한 해를 돌아볼 수 있게 되길 바라며..


안녕 2018년 고마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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