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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영회 습작 Mar 26. 2024

보는 것과 아는 것의 상호작용 그리고 알음것과 알음알이

묻따풀 2024: 함께 말 차리기

<아이들의 시선에서 보기>를 쓰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존 버거 <Ways of Seeing>을 읽고 쓰기>의 내용을 떠올리게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보는 행위에 대해 의미를 한층 더 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다만, <아이들의 시선에서 보기>에서 다루지 못한 내용이 마음에 남아 있어 쓰는 글입니다.


보는 것과 아는 것의 상호작용

<존 버거 <Ways of Seeing>을 읽고 쓰기> 중에서 <아이들의 시선에서 보기>에서는 인용하지 않은 포기말[1]이 있습니다.

보는 것과 아는 것의 관계는 끊임없이 변화하며 결코 한 가지 방식으로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다.

반면에 <모든 이미지는 하나의 보는 방식을 구현한다>을 쓸 때는 이 포기말을 바탕으로 다음과 같이 생각을 풀어내고 있습니다.

'Data driven'이라는 말에 담아서 제가 배우려고 했던 무언가를 보여줍니다.


알음것과 알음알이

이번에는 조금 다른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틀 전에 최봉영 선생님과 통화에서 배운 내용 중에 일부가 말을 걸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통화 중에 선생님이 카톡으로 보내 주신 내용이 있습니다. 여기에 알음것과 알음알이가 나눠지는 도표가 있습니다.

어떤 요인에 의해서 갈래가 나누어질까요? 두 낱말이 속한 네모를 보면, '느낌'과 '녀김'이 다르다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는 <지각(느낌 알음)과 생각(녀김 알음)으로 알아보기>에서 다룬 바 있습니다. 다시 선생님이 보내주신 도표의 다른 부분을 보겠습니다. 앞서 본 두 갈래를 모두 알음재주의 속성입니다. 알음재주란 intelligence를 뜻하며, 지능을 뜻하는 말로 선생님이 제안하는 표현입니다.

이제 앞서 '알음 것'과 '알음알이' 차이에 대해 떠올린 이유를 살펴보겠습니다.


말에 말아서 느낌을 저장하는 행위

제가 <아이들의 시선에서 보기>를 쓰는 과정에서 <존 버거 <Ways of Seeing>을 읽고 쓰기>를 보면 11달 전에 느낀 느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중에서 느낌 중에서 일부는 기록이 되고, 일부는 기록하지 않은 상태로 두었습니다. 기록물이 중요하지는 않습니다. 제 쓰기의 가장 큰 수혜자는 분명 저니까요. 그런데 왜 기록을 더 하고 싶은 욕망이 들까요? 결과가 중요하지 않다면, 행위가 중요할 것입니다. 바로 그 힌트를 '알음 것'과 '알음알이' 차이에서 얻은 듯합니다.


우리가 알아낸 것 즉 '알음'을 보관하는 단위가 필요합니다. 그게 유기체처럼 결합하거나 축적된다고 생각하려면 말이죠. 그래서 최봉영 선생님은 느낌을 안 내용을 '알음것'이라고 제안한 듯합니다. 이에 반해 녀김에 의한 알음의 결과는 알음알이라고 하셨습니다. 왜 '알음알이'일까요?


존재형식이 '알알이'이기 때문입니다.

한 알 한 알마다.

알을 느낌을 마는(혹은 저장, 보관하는) 말의 꼴로 나타낸 것이라면 비유가 멋집니다. 그리고 바로 저는 <아이들의 시선에서 보기>를 쓰면서 <존 버거 <Ways of Seeing>을 읽고 쓰기> 내용 중에 알음알이로 표현할 수 있는 내용은 <아이들의 시선에서 보기>에 글로 썼습니다. 그런데, 주제가 맞지 않은 알음것이 남아 있었습니다. 그대로 두면 알음것 상태이기 때문에 곧 잊어버리게 됩니다.


아무 그걸 살려내고 싶었던 듯합니다. 그래서, 이 글을 통해 일부가 다시 알음알이 후보가 되는 과정이 글 쓰기 과정에서 벌어집니다. 글을 쓴다고 여기는 일은 제 마음이 하는 일이고 눈과 손 따위로 하는 일이지만, 기억과 기억 형태는 제 의지를 벋어나서 뇌와 마음이 하기에 정확하게 어떻게 연결되는지는 알지 못합니다. 그저 기능적으로 혹은 함수 형태로 확인할 수 있으니 할 뿐이죠.


제주에서 만난 후배가 '형님은 왜 글을 (그렇게 많이) 쓰세요?'라고 물었습니다.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몰라서 즉흥적으로 답을 했는데, 누군가 지금 묻는다면 바로 위 다발말로 답을 할 듯합니다.


주석

[1] <한국말 말차림법>에서 제안한 문장에 대한 토박이 말입니다. 왜 포기말인지는 <언어에 대한 일반이론>에서 일부 답을 얻을 수 있습니다.


지난 묻따풀 2024: 함께 말 차리기 연재

(31회 이후 링크만 표시합니다.)

31. 묻고 따져서 그러한 까닭에 맞는 것을 찾아서 굳게 믿기

32. 새롭게 꾀할 수 있는 힘 vs. 공명정대한 중도

33. 얽힘 상태와 의미를 두루 따지는 분별 그리고 대화

34. 오락가락하는 마음의 안과 밖이 맺는 관계

35. 분별은 다각도의 분석으로 볼 수 없던 얽힘을 보는 일

36. 새로운 차원을 공감하고, 얽힘을 풀어내고 얼개를 만들기

37. 소통의 가장 기본은 한쪽의 소리에 경청하는 마음가짐

38. 한국말 포기말의 5가지 바탕 얼개

39. 사람이란 무엇인가? 일상이란 무엇인가?

40. 임자는 한국말로 푼 자아 개념입니다

41. 고양이와 사람이 무엇을 알아보는 단계 비교

42. 시공간과 순간 그리고 임자와 일됨이라는 인식

43. 지각(느낌 알음)과 생각(녀김 알음)으로 알아보기

44. 말은 느낌을 저장하여 지식을 축적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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