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삶을 차리는 독서의 시작
지난 글에 이어서 <대체 뭐가 문제야> 18장 '지칠줄모름 씨, 장난감 공장의 문제를 어설프게 해결하다'를 다루며 전과 같이 중요하게 느낀 점 세 가지를 묻고 따지는 글입니다. 첫 번째 항목인 '모든 문제는 인식의 문제'는 지난 글에서 다뤘기 때문에 나머지 둘을 다룹니다.
눈 가리고 무작정 두 발로 뛰어넘기
문제 정의의 제1 교훈
또다시 미스터리를 만난 듯합니다.
'눈 가리고 무작정 두 발로 뛰어넘기'는 상당히 좋은 효과를 거둔다.
꽤 오랫동안 저에게 <대체 뭐가 문제야>에서 미스터리 같았던 포기말(문장)이 있습니다.
유머 감각이 없는 사람의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하지 말라
<문제의 본질, 허상의 문제 그리고 유머 감각>을 쓰면서 이제 그 미스터리에서 드디어 벗어났다고 생각했는데, 새롭게 미스터리가 나타나다니.
하지만, 단초가 하나 있습니다. 이미지가 불러오는 연상의 힘이죠. 중국에서 2016년 이룬 일에 대해 동료가 다음 이미지로 표현한 일이 있습니다. 이미지를 찾다가 오래전에 썼던 <빔, 무위, 위임, 허虚, 순환, 그리고 삶>을 발견합니다.
그리고 '허虚'를 사전에서 찾아봅니다. 여섯 가지가 풀이가 있지만, 다음 두 풀이를 섞으면 앞서 찾은 글에서 제가 '허虚'자를 풀며 느낀 느낌과 유사합니다.
「1」 속이 비어 있음.
「3」 잡념이나 사념이 없는 일.
한자 풀이도 묘하게 느낌이 통합니다.
여기까지 풀이한 효과가 있습니다. 다시 책을 읽어 보니 또 눈에 띄는 포기말이 있습니다.
'눈 가리고 무작정 두 발로 뛰어넘기'가 존재할 수 있는 또 다른 이유는 문제 해결 자체가 흥미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흥미라는 단어 때문이죠. <맛보는 과정을 통해 본성이 습성으로 드러나는 배움>을 쓰며 그린 그림에 등장하는 단어입니다.
다음 포기말도 보겠습니다.
만약 우리가 정말로 심각한 문제를 해결해야 할 때는 아주 별난 사람들만이 그 일에 동참하려고 할 것이다.
여기서 다시 중국에서의 여정이 떠오릅니다. 꽤 많은 개발자 중에서 처음에 '별난' 것으로 드러난 친구들은 아직도 저와 함께 일하고 있습니다. 그 여정이 끝났음에도 불구하고 말이죠. 제가 그 점을 놓쳤군요.
이제 다음 포기말이 더 풍부한 의미로 다가옵니다.
우리가 해결하고자 하는 것이 '진짜' 문제가 아니더라도 '우리가' 그것을 해결하기를 원하는 순간 진짜 문제가 된다.
첫 번째 '진짜'는 간혹 우리가 욕망을 보지 못하게 눈을 가리는 '문제의 본질'과 의미가 통합니다. 마지막 진짜 문제는 이 책이 저에게 인생책이 된 이유를 설명해 줍니다.
이제 '눈 가리고 무작정 두 발로 뛰어넘기'에 대해 풀이를 해 둘 때입니다. 미스터리로 남기지 않기 위해 지금의 느낌을 담아서 녀김으로 바꿔둡니다.
'눈 가리고'라는 비유는 아마도 학교란 시스템을 통해 오랫동안 유지해 온 믿음의 바깥의 방식이기 때문입니다. 사회에 나오기 위해 대략 16년 정도를 훈련했는데, 그것을 다 버린다는 의미는 '눈 가리고 무작정 두 발로 뛰어넘기'의 느낌을 주기에 충분합니다. 두렵고 낯설기 짝이 없을 수 있죠.
하지만, 이를 택하지 않는다면 존재의 나침반을 무시하는 삶을 살 가능성이 높습니다. 곧 '별난 사람'이 되지 않을 가능성을 높입니다. 이는 개성을 잃게 하고 내가 누구인지 살펴볼 기회를 앗아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또다시 글이 길어져서 나머지 하나는 다음 글에서 풀어야 할 듯합니다.
문제 정의의 제1 교훈
(21회 이후 링크만 표시합니다.)
21. 누구를 불편하게 할 것인가? 그것이 내 문제라면?
22. 가치를 어떻게 판단할 것인가?
23. 고통을 다루는 방법: 욕심과 고통과 임자를 연결시키기
25. 메타 인지, 본성의 무관심성 그리고 실천적으로 바라보기
27. 지금 이 순간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알아차리게 하는 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