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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영회 습작 Jun 06. 2024

내가 가진 능력의 축을 믿고 꾸준히 행하고 인내하자

내 일상을 차릴 알고리듬

이 글은 일상을 차리는 나름의 기준에 대한 생각의 기록이긴 하지만, 동시에 <축덕질에서 배운 영감을 응용하기> 중에 하나이기도 합니다. 축구 역사에 거론될 업적을 이룬 한 축구 감독의 기사에서 출발합니다.

2024년 가장 뜨거운 감독의 발언을 담은 기사에서 배운다

사비 알론소 감독을 다룬 기사에서 눈에 띈 말이 있었습니다.

모든 결정은 철저해야 한다. 정말 신중하게 생각해야 한다. 그리고 그건 내가 놓치고 있는 것이 아니라 내가 가진 것에 관한 것이었다.

알듯 말 듯했습니다. '내가 놓치고 있는 것이 아니라 내가 가진 것'을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의미가 될 듯했습니다. 저는 최근 사업을 하면서 배우는 내용 그리고 지인의 독서 메모에서 받은 영감을 바탕에 두고 해석을 했습니다.

'더더더'를 추구하는 에고에 따르면 알론소 감독 표현으로는 '내가 놓치고 있는 것'에 시선이 갈 듯합니다. 이는 실제로 맛보지 않고 생각 속에서 그린 맛을 따라가는 삶으로 연결될 듯했습니다. 반면에 내가 맛본 결과를 기준으로 하면 일상의 시간들을 낭비하지 않으면서도 동시에 나다움 즉 개성을 잃을 필요도 없을 듯했습니다.

 거기에 입각해서 전에 메모했던 내용을 정리해 봅니다.


정말 중요한 것만 선택하고 나머지는 버리는 능력

얼마 전 읽었던 <1분 버핏>에는 요즘 고민하던 문제인 '선택과 집중'을 시사하는 포기말[1]이 등장합니다.

빌 게이츠가 버핏으로부터 받은 최고의 조언 중 하나는 이것이었다. "정말 중요한 것만 선택하고, 그 밖의 것은 능숙하게 '노no'라고 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네."

다음 내용은 역시 <1분 버핏>에 나오는 내용인데, 다른 맥락에서 나온 글이지만 함께 읽어도 의미가 통합니다.

자신이 좀 더 잘 알고 쉽게 할 수 있는 일에 투자하라고 강조한다. <중략> 아무리 뛰어난 경영자라 해도 이미 내리막에 접어든 사업에 제동을 걸고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탈바꿈시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중략> "성공은 가볍게 뛰어넘을 수 있는 30cm 높이의 허들을 찾는 데 열정을 쏟는 것이지, 2m짜리 허들을 가볍게 넘을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게 아니다."

버핏은 '능력의 축'이라는 도구로 자신의 시간을 관리한 듯합니다.

"할 필요가 없는 일은 아무리 잘해봐야 무의미하다."

가치 없는 일은 할 필요가 없다는 게 버핏의 사고방식이었다는데 솔직히 어떻게 그것을 아느냐가 더 어려운 숙제인 듯합니다.


또한, 다음 포기말은 투자에 대한 것이지만 인생의 다른 분야에서도 유용하게 느껴집니다.

잘하는 분야를 벗어나지 말라, 겁이 많은 것도 위기관리 능력이다.

'잘하는 분야'를 알론소 감독의 말로 바꾸면 '내가 가진 것'이 됩니다. 신기하네요. :)


판단은 5분이면 족하다

한편 <1분 버핏>에는 가장 큰 자원인 '시간'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삶의 방식과 성과가 달라진다고 말하며 다음과 같은 버핏 아들의 이야기를 전합니다.

"아버지는 방대한 자료를 읽고 생각하는 데 많은 시간을 보냅니다. 하지만 이것저것 고민하면서 시간을 보내지는 않죠." 그의 말대로 버핏은 "아직 판단하기 어려운 사안을 두고 이런저런 고민으로 시간을 쓰는 일은 되도록 피한다. 판단은 5분이면 족하다. 그렇게 복잡한 게 아니다."

이와 관련하여 다음 포기말도 유사한 메시지를 던집니다.

능력이 없으면 축을 넓히려 들지 말고 계속 기다려라

기다리라는 말을 들으니 중국에서 배운  '농부의 마음'이 생각납니다. 또한, 아이디어에 대해서도 이렇게 말합니다.

수백 번이 넘는 결정을 하는데 항상 지혜로울 것이라 기대해서는 안 된다. 그러기보다는 몇 번만이라도 현명한 결단을 내리자는 전략을 택했다. 현실적으로 우리는 1년에 한 번 정도 좋은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에고와 신념의 차이

그렇네요. 이상의 말들을 알론소 감독의 표현에 담으면 메시지가 분명해지는 듯합니다. '내가 놓치고 있는 것이 아니라 내가 가진 것'에 대해 충분히 풀어낸 듯합니다. '내가 놓치고 있는 것'을 살피면 밖으로 뻗어갈 수 있지만, 실속은 잃을 수 있겠네요. 반면에 '내가 가진 것'으로 향하면 자연스럽게 내향이 되고, 나의 몸과 존재와 감정을 무시하지 않을 수 있을 듯합니다.


다만 화려하게 피어나는 일보다는 담담히 겪어내는 일이라는 질감이 연상됩니다.

놀랍게도... 한동안 생각하다 답이 없어 멈췄는데,  <축덕질에서 배운 영감을 응용하기>가 통했습니다. 사비 알론소 고맙습니다. :)


주석

[1] <한국말 말차림법>에서 제안한 문장에 대한 토박이 말입니다. 왜 포기말인지는 <언어에 대한 일반이론>에서 일부 답을 얻을 수 있습니다.


지난 내 일상을 차릴 알고리듬 연재

1. 내 일상을 차릴 알고리듬을 상상하다

2. 점으로도 또 선으로도 대할 수 있는 일상

3. 차리다에서 알고리듬으로 나아간 나의 기록

4. 감정과 행동 사이에는 경계가 필요하다

5. 일상에 마주하는 감정과 문제를 비슷하게 인식하는 법

6. 불안이 알려준 비움과 채움의 경계

7. 일상을 차리기 위해서는 우선 조심해야 한다

8. 생각 과잉 상태와 생각 걷어차기

9. 심신을 밝게 깨어 주변의 변화를 주시하기

10. 동기부여를 일관성 있는 흐름으로 바꿀 수 있나?

11. 가슴 뛰는 삶, 전략적 사고가 필요할까?

12. 꾸준하게 절제하며 자기 길을 걷는 방법

13. 본성을 따지는 일에서 최고의 씨앗들에 물을 주는 일로

14. 새롭게 길들여지는 습관의 방향과 관성력 키우기

15. 시행착오가 나아갈 방향을 알려 주는 걸까요?

16. 조심스럽게 관찰하면 서두르지 않을 수 있을까요?

17. 시행착오가 보여주는 지도 그리고 추진력을 찾는 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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