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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영회 습작 Aug 08. 2024

과정은 몸에 배어 있는 것이 자연스럽게 드러나는 것

내 삶을 차리는 독서의 시작

지난 글을 쓰며 어쩌면 <스틸니스>에서 만능 키처럼 설명한 '고요'를 만드는 일이 방법만 다를 뿐 <테니스 이너게임>에서 가르쳐 주려고 하는 기술과 매우 비슷한 내용을 다룬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한 가지 핵심적인 결론을 도출했다. 자아 1, 즉 자아-정신geo-mind의 지속적인 '사고' 활동이 자아 2의 타고난 능력을 방해한다는 것이다. 마음이 평화로 집중한 상태에서는 이들 두 자아가 조화를 이루며 공존한다. 바로 이때가 최상의 경기력이 발휘될 수 있는 순간이다.


그래서, <테니스 이너게임>의 제3장 '자아 1을 조용히 시키기'를 읽고 느낀 점을 씁니다.


생각을 붙잡아 몸과 함께 가기

가만히 멈추어서 인용한 포기말이 어떤 의미인가 생각해 봅니다.

일련의 과정은 생각한 대로 행하는 것이 아니라 몸에 배어 있는 것이 자연스럽게 드러나는 것처럼 보인다.

두 가지로 생각을 전개해 봅니다. 하나는 우리 생각은 작업 기억을 고려하지 않고 혹은 초월해서 막 달려간다는 점입니다. 경험에 의해 그리고 손발과 근육과 같이 몸이 기억하는 작업 기억은 우리의 실행 역량을 결정합니다. 물론, 그걸 넘어서는 도전을 할 수는 있지만 역량 밖의 일을 단번에 하려면 불편한 감정과 싸워야 합니다. 스스로를 괴롭히는 격이란 생각이 있는데, 이는 제가 아기 발걸음이라는 학습법을 좋아하는 이유와도 연결됩니다.

그렇군요. 아기 발걸음에 <테니스 이너 게임>과 마음챙김의 노하우를 접목했더니 '생각의 폭주를 막고 몸과 함께 배우는 일'이라는 점을 깨닫습니다.


개성과 개취 인정이 없다면 소모적인 논쟁으로 지쳐 간다

이번에는 같은 인용문에 대해 다르게 생각을 펼쳐 보겠습니다.

일련의 과정은 생각한 대로 행하는 것이 아니라 몸에 배어 있는 것이 자연스럽게 드러나는 것처럼 보인다.

실제로 행동을 취한 후에 벌어지는 현상에 대한 우리의 예측은 너무나 허술합니다. 운칠기삼(運七技三)이라는 말은 어쩌면 그러한 우리 인지의 한계를 인정하는 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를 무시하고 혹은 이에 대해 무지해서 정교하고 구체적인 계획을 세운다면 스스로 갈등의 소지를 키우는 격이라 하겠습니다. 이때 실상과 계획의 차이가 날 때 우리는 어떻게 할까요? 엉성한 패턴으로는 드러나지만 찬찬히 살펴보지는 않았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다만, 흔히 집안일 중에 사소한 일을 대상으로 벌어지는 갈등을 떠올려 보면 남 탓을 하거나 내가 알고 있는 방법의 우위를 상대에게 말하는 식으로 스스로 감정이 상한 부분을 치유하는 데에 힘을 들이는 장면을 어렵지 않게 떠올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결과 이미지에 대한 스스로의 기대로 인한 것입니다. 이렇게 곱씹어 보니 <신념이 나에게 쏘는 두 번째 화살을 멈추자>에 대해 이해가 깊어지는 듯합니다.


한편, 직장에서 함께 일을 도모하는 장면에 대입해 보면 동료의 개성을 무시하고, 획일적인 방법을 고집하다 보면 감정적인 충돌이 생산성을 늪에 빠트립니다. 여기에 더하여 사회적으로 감정을 드러내지 말라고 배워온 탓에 실상은 수면 아래로 숨겨져서 온통 오해 속에서 함께 일을 하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저 역시 그런 방식으로 일하는 것을 피할 수 없는 줄 알고 살다가 우연한 계기에 '개취 인정'을 배우고 나서야 이를 알아볼 수 있었습니다.


몸에 배어 있는 것이 자연스럽게 드러나는 것과 전략적 로드맵

마지막으로 그렇다면 '전략적 로드맵은 효용성이 없다는 말이냐?'라고 스스로에게 묻겠습니다.

유용하다 생각합니다. 다만, 비전을 중시하되 구체적인 중간 결과보다 벌어진 일을 중시해야 한다는 점을 전제로 해야 합니다. 아래 인용한 내용처럼 OKR을 써보면서 정렬의 중요성을 배운 점과 부합니다.

각자 다른 역할과 입장을 갖고 있지만, 상황에 맞게 능동적으로 열심히 하다 보면 사후 정렬이 필요하다. 이때 목표는 시급한 일보다는 사업 성장에 직결된 일(critical for the long-term growth of the business)을 지향해야 한다.

예를 들어 특정 이정표에 예상 대로 도달하지 못했다고 하면 '왜 그랬을까?'에 대해 사실에 기초해서 판단하고 그에 따라 다음 계획을 수립할 때는 아마도[1] 전략적 로드맵이 유용할 듯합니다.


쓰고 보니 한 문장(포기말)에 대한 생각으로 채웠습니다. 이후 내용에 대한 생각은 별도 글에 담겠습니다.


주석

[1] 제가 실제로 전략적 로드맵을 활용하고 쓰는 글이 아니라 '아마도'라고 수식합니다.


지난 내 삶을 차리는 독서의 시작 연재

(46회 이후 링크만 표시합니다.)

46. 어째서 우리는 그런 기술들을 만들지 못한 겁니까?

47. 감정 과학자가 되는 법

48. 이해와 연민 길러 내기

49. 부드러운 소통 그리고 마음챙김이라는 감성 능력 개발방법

50. 신념이 나에게 쏘는 두 번째 화살을 멈추자

51. 교만을 다스릴 연민을 키우고, 마음챙김을 익히기

52. 행복 창조의 기술 그리고 집중과 통찰

53. 신체 언어와 언어적 의사소통으로 감정 인식하기

54. 행복은 개인적 문제가 아닙니다

55. 영어 공부에 대한 관점을 바꾸는 계기를 만나다

56. 이제 내가 습관으로 차릴 영어공부는 무엇인가?

57. 연민의 힘으로 개성을 포용하고 이름을 부르자

58. 케네디에게 침착함, 허심탄회함, 명료함을 배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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