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삶을 차리는 독서의 시작
<뭔가를 확실히 안다는 착각은 곤경에 빠지는 원인이다>에 이어 책 <언러닝UNLEARNING>의 2장 '어떻게 언러닝 할 것인가'를 읽고 쓰는 글입니다.
저자는 먼저 곤도 마리에Kondo Mrie의 글귀를 인용하며 시작합니다.
우리가 무언가를 내려놓지 못하는 이유는 오직 두 가지다. 과거에 집착하거나 미래를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그녀가 누군가 찾아봤더니 물건 정리로 열풍을 일으켰던 분이군요. 2021년에 작성한 초기 브런치 글에 흔적이 있었습니다. 당시 함께 일하던 분과 그녀에 대해 이야기했던 기억도 살아납니다.
불필요한 물건을 버리고 공간을 정리하는 일과 낡은 지식을 버리고, 새로운 경험으로 기억을 업데이트하는 일은 비슷한 것으로 볼 수도 있겠네요.
비즈니스 리더들이 빠지게 되는 우물이자 관성이 어떻게 생기는가를 설명하는 듯합니다.
그들은 오직 일상적인 경영 활동을 통해 얻은 정보나 편견을 바탕으로 주위 세계를 바라보는 근시안적인 시각에 사로잡힌다. 리더들은 빠르게 성과를 내야 한다는 중압감 탓에 비즈니스의 결과물을 찬찬히 되돌아보고 반성할 기회가 없다.
그리고 마지막 구절에서 '성찰'이라는 단어가 부각됩니다. 과거에 지인이 '성찰을 하는 리더와 그렇지 않은 사람'을 구분해서 설명한 일이 있어서 그런 듯합니다. 성찰이라는 낱말을 씨말을 드러내 바라보니 '어두운 면에 대한 직시'가 보입니다.
당시 지인의 구분점은 어쩌면 어두운 면에 대한 직시 여부인 듯합니다. 이는 어쩌면 용기를 내느냐 거두느냐 문제인 듯도 합니다.
저자는 그렇게 우물 안 개구리처럼 리더 역할을 하면 '통제 불가능한 간접비용'을 유발한다고 합니다. 시장이나 환경과의 불일치 때문이겠죠. 시스템이나 IT분야로 좁혀 보면 이를 '기술부채'라고 부른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어서 다음 구절을 읽다 보면
대부분은 생각에 몰두할 시간, 즉 문제를 깊이 숙고하고 잠재적인 대안을 모색할 틈이 없다. 그런 탓에 오직 단기적인 목표나 일시적인 해결책에만 매달림으로써, 궁극적으로 더 원대한 비전과 중차대한 문제를 놓친다.
왜 용기와 여유가 함께 떠오르는지 알 듯합니다. 한 발 물러서서 바라보려면 뒤쳐지면 안 된다는 무의식적 압박을 이겨야 합니다. 압박을 이기는 힘을 다른 말로 용기勇氣라 할 수 있겠죠. 리더가 마이크로 컨트롤하는 이유도 깨닫게 됩니다. 자기가 잘할 수 있는 일에 집착한 나머지 동료의 일의 영역을 침해하는 꼴입니다.
다시 밑줄 친 내용을 보겠습니다.
대부분의 학습이 더 나은 조직적 성과로 이어지지 못하는 이유는 사람들이 과거의 습관으로 금방 회귀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언러닝은 다르다. 이것은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라 하나의 시스템이다. 즉 미래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과거를 내려놓고 현재에 적응하는 시스템이다.
생각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행동 변화가 수반되어야 하기 때문인 듯합니다.
한편, 다음 구절을 전혀 다른 생각을 불러일으킵니다.
혁신의 첫 번째 단계는 언러닝을 실천해야 한다는 사실 자체를 인지하는 것이다. 그리고 탁월한 성과를 달성하기 위한 여정을 시작하기 전에, 먼저 바라는 목표나 결과물이 무엇인지 명확히 규정해야 한다.
저의 큰 약점인 구체적인 목표 규정規定의 필요성을 깨닫기 때문이죠. 그리고 책에는 '언러닝 사이클' 도식이 보입니다. 인터넷 검색을 해 보니 한국말로 바꾸여 그린 내용이 있어 인용합니다.
여기서는 확실하게 1인칭으로 생각하고 행동해야 효과가 있을 듯합니다. 개발자 출신의 경영자인 저는 프로그래밍의 변화를 몸으로 느껴 보기 위해 언러닝을 해 볼까 합니다. 프로그래밍 언어를 이용해 한 땀 한 땀 개발하던 방식을 '프로그래머' 혹은 '개발자'라고 부른다면, AI의 생성 역량이 강조되는 요즘은 '빌더'라는 표현이 뜨고 있습니다. 그래서 개발자 경험을 언러닝 해서 '빌더' 역량을 키워 보기로 합니다.
다시 책으로 돌아가면 첫 단계는 '비움학습unlearn'입니다.
무엇보다 언러닝의 이유와 대상을 명료하게 설정함으로써 분명한 목표를 수립해야 한다. 당신이 언러닝을 실천하고자 하는 이유는 정확히 무엇인가? 구체적으로 무엇을 언러닝 하려고 하는가? <중략> 결과물을 분명히 명시해야(즉 이를 수치화하고 결과를 스스로 책임져야) 한다. 아인슈타인은 다음과 같이 유명한 말을 남겼다. "문제를 만들었을 때와 똑같은 사고방식으로는 그 문제를 풀지 못한다." <중략> 우리에게는 용기와 호기심과 아울러, 무엇을 비워내야 할지 명확히 규정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 그래야 재학습이라는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다.
저는 앞서 목표 설정을 했습니다. 독자 여러분도 시도해 보세요.
다음 단계인 2단계는 '의도적 재학습relearn'입니다. 저자는 재학습에서 효과를 내려고 하면 다음과 같은 세 가지 도전을 만나게 된다고 합니다.
자신의 내재적 신념과 맞지 않는 정보를 기꺼이 받아들이고 열린 자세를 취해야 한다
학습하는 법을 다시 익혀야 한다.
기존의 안전지대를 벗어난 의미 있는 공간에서 재학습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개발자에서 빌더로'라는 저의 개인 언러닝 프로젝트는 딱 거기에 부합할 듯합니다. 좋네요.
저자는 실패해도 안전한 설계를 강조합니다.
원대한 목표를 설정하고 세계에 대한 자신의 가정假定에 도전장을 던져라. 하지만 생각은 크되 시작은 작아야 한다. 그래야만 재학습에 최적화된 환경, 즉 작은 도약과 실험을 통해 전환점에 도달하는, 이른바 '실패해도 안전한' 환경을 구축할 수 있다. <중략> 우리가 크게 생각하고 작게 시작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어느 경우에는 회복 불가능한 위험을 감수해서는 안 된다.
코로나 이후 무모한 도전을 했던 저로서는 충분히 체험을 해서 그 중요성을 알고 있습니다.
보스턴 대학교의 윌리엄 A. 칸Khan은 특히 심리적 안전감을 "자신의 이미지, 사회적 지위, 경력 등에 대한 부정적인 결과를 우려하지 않고 마음껏 자아를 드러내고 발휘할 수 있는 상태"라고 정의한다.
마지막 3단계는 '전환breakthrough'입니다.
이제 당신을 경쟁에서 앞서게 해 줄 전환적 사고방식을 개발할 때가 되었다. <중략> 새로운 정보와 통찰이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 이유는 당신의 행동, 관점, 사고방식에 유용한 정보와 지침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행동을 통해 사고방식을 만드는 방식이겠죠?
다르게 생각하기 위해서는 먼저 다르게 행동해야 한다. 당신이 다르게 행동하는 순간 다른 방식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경험하기 시작하고, 그 관점이 당신의 생각에 충격을 가할 것이다. 행동을 변화시킴으로써 새로운 관점을 얻고 사고방식을 바꾸는 경험을 해본 사람은, 열린 자세로 더 자주 자신의 행동을 언러닝 할 수 있다. 정보와 통찰은 바로 이런 결과를 유발하는 촉진제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단순히 사고방식을 바꾸는 것에 그치지 않네요.
우리가 전환을 통해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는 (1) 지난 성과를 되돌아보고 (2) 미래의 경로를 수정하고 (3) 새로운 정보와 모멘텀을 활용해 이 순환주기를 더욱 빠르게 가동함으로써 또 다른 전환점에 도달하는 것이다.
이를 가속화하여 마치 변신하는 듯이 사고방식을 혁신할 방법을 말하는 듯합니다.
수많은 작은 배팅을 통해 장차 자신에게 가장 큰 영향을 미칠 전환점을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
그 혁신은 작은 행동으로 실행하는 만큼 작은 전환점들로 이뤄져 있는 선으로 묘사할 수 있습니다.
철학자 애릭 호퍼Eric Hoffer는 이렇게 말한다. "이런 급격한 변화의 시기에 미래를 물려받는 것은 학습자들이다. 배우는 사람들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세계에서 살아갈 준비가 되어 있다."
1. 뭔가를 확실히 안다는 착각은 곤경에 빠지는 원인이다
(193회 이후 링크만 표시합니다.)
193. 어디에나 통하는 건강한 성장의 비밀
196. 성장과 발전은 그것을 막는 힘과 싸워야 한다, 언제나
197. 해마가 만드는 기억과 아미그달라(편도체)가 만드는 기억
198. 전쟁과 진화의 힘에서 배울 수 있는 사람이라는 존재
199. 뉴-아메리카의 마에스트로가 된 실리콘밸리의 마스터
200. 뇌 속에는 외계인 같은 낯선 기계적 서브 루틴이 있다
201. 2025년 독서 목록과 독후감에서 보이는 행동 분석
202. 뭔가를 확실히 안다는 착각은 곤경에 빠지는 원인이다
203. 우리는 접근할 수 없는 현미경적인 역사의 소산이다
204. 남은 반평생을 인터스텔라 시대를 여는데 바치려는 사람
205. 미래지향적이고 뇌와 조화를 이루는 사법 시스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