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일상을 차릴 알고리듬 일부를 정의하다

내 일상을 차릴 알고리듬

by 안영회 습작

<내 일상을 차릴 알고리듬을 상상하다>를 쓴지 2년 만에 당시 그렸던 그림에 대한 답(?)을 어렴풋이 깨달은 듯합니다.

수행(점수)의 결과는 잘 몰입하게 되는 것이다

고맙게도 시골농부 김영식 님께서 쓰신 <수행(점수)의 결과는 잘 몰입하게 되는 것>이 단서를 주었습니다. 사실 내용도 읽기 전에 제목만 보고 감이 온 것이죠.

요동이 없는 손으로 정확하게 병들의 주둥이를 맞추고 아주 천천히 기울여서 단 한 방울의 오일도 흘리지 않고 일을 마치는 모습에서 훈련된 집중력의 위력을 알게 되었다.

여기서 다시 인식의 전환 이전에 행동이 있어야 함을 깨닫습니다. 요즘 <언러닝>에서 배우는 것이죠.

출처: https://blog.naver.com/yujanaraa/223110381693


이어서 다음 구절은 아예 행동이 관점을 바꾸게 하고 사고방식에 충격을 주는 사례로 보입니다.

지금 눈앞에 펼쳐진 일에 집중하면 어떤 일이든 잘할 수 있다. 그런데 우리는 기억과 예측과 다음에 해야 할 일들에 대한 생각으로 분산된다. 몸은 방바닥을 걸레로 닦고 있는데 생각은 다른 곳에 닿아 있다. 지금 여기에 대한 의식은 저하되고 망상에 몰입되는 것이다.


현존하지 못하면 뿌리가 뽑힌 생명처럼 시간을 쓴다

윗 구절을 읽자마자 마치 조건반사처럼 박총 작가님의 <욕쟁이 예수>를 읽고 따라한 일이 떠오릅니다.

틱낫한 스님은 <깨어 있는 마음의 기적>에서 설거지를 즐기는 비결을 두고 "무슨 일을 하든지 당신의 온 마음과 몸을 다하는 것"이라고 했다.(이럴 수가. 우리는 바울이 한 말과 똑같은 말을 노승에게서 듣는다.)

3년 전 배운 현존이라는 단어와 함께 말이죠. 낯선 말이었지만 지금은 현존이라는 말을 이해할 뿐 아니라 몸으로 느끼기도 합니다. 그리하여 다음과 같은 설명에 감탄도 할 수 있죠.

조급한 습관으로 지금 할 일들을 대응하므로 일처리가 세밀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지금 무엇이 일어나고 있는지도 잘 모른다. 생명의 뿌리가 뽑힌 삶을 사는 것이다.

생명의 뿌리가 뽑힌 삶이라니! 외워두고 싶은 문구입니다.


한 번에 하나씩 집중하며 천천히 하는 것이 바른 몰입

몰입이 중요하지만 반대로 환기도 필요하다고 합니다.

몰입으로부터의 환기가 잘 일어나면 몰입의 순도는 오히려 높아진다. 지금 여기에서 일어나는 자극에 대하여 심신의 대응에 잘 맞아 떨어질 뿐만 아니라 몰입의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들도 놓치지 않게 된다.

이 그림이 힌트를 줍니다.

선택과 집중이라는 말에 혹해 생명으로서의 행위나 주변을 돌보는 일을 소홀히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렇지만, 동시에 관심사가 여기저기에 흐트려져도 문제이긴 합니다.

한 번에 하나씩 집중하여 천천히!
그것이 바른 몰입이다.

그리고, 이런 종류의 배움의 시작인 2004년의 일화를 다시 떠올립니다.

발표가 끝나자마자 대표님 전화가 왔다. 어땠냐고 물으셨다. 발표 결과를 묻는 것이 아니었다. 나는 여유가 어떤 조건에 다다르면 그때야 생기는 것인 줄 알았는데, 노력해서 만들어야 한다는 사실을 배웠다고 고맙다는 말을 했다. 아니, 그렇게 기억하지만, 실제로 뭐라 답했는지는 확실치 않다. 벌써 18년이 지난 일이니까.

올해 스승에 날에는 생각만 하지 않고 사회생활 첫 멘토님을 찾아뵈어야 하겠습니다.


지난 내 일상을 차릴 알고리듬 연재

(52회 이후 링크만 표시합니다.)

52. 누구나 마음속에서 일을 크게 키운다, 실제보다

53. 인생은 기다려주지 않는다, 나는 의지가 있다고 말하자

54. 당신의 두뇌는 당신이 항상 이기도록 만들어져 있다

55. 동물로 인간사회에 살아야 하는 한계를 극복하려는 신앙

56. 경청을 위해서는 생각을 멈추고 존재를 기울여야 한다

57. 나는 그 모든 것을 이겨낼 것이다, 과거에도 그랬듯이

58. 불확실성을 피하는 것은 결국 성취를 내려놓는 일이다

59. 감정을 돌보기 위해 여유, 현존, 연민을 들고 다닌다

60. 그들은 그냥 덤벼든다. 기분이 어떻든, 행동을 한다

61. 과연 가치 있게 시간을 쓰는 일이란 무엇인가?

62. 때로는 부단함이 내가 가진 '전부'가 될 수 있을까?

63. 인생을 기대에 끼워 맞추려 하면 스트레스를 낳는다

64. 내 상식은 현실이 아닌 내 머릿속에 존재하는 것이다

65. 기대는 자기가 등장할 차례를 기다리고 있는 분노이다

66. 내면세계를 개선하려면 외부 세계에서 뭔가 행동하라

67. 잡초를 뽑다가 가치와 이익의 이분법이 떠오르다

작가의 이전글잡초를 뽑다가 가치와 이익의 이분법이 떠오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