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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아 Sep 20. 2023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 20 망국

영원할 줄 알았던 조선의 끝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 속 대사가 아직도 머릿속에 남아 있어서 이 시기의 역사를 볼 때마다 마음이 아프고 저려온다. 그냥 스쳐갈 수도 있는 대사라고 여길 수 있지만 그 짧은 대사 속에 조선의 모든 상황을 압축했다고 생각한다.


"작금의 조선은..."

                           - 미스터 션샤인 대사 中


 그때의 조선은 조선인의 나라가 아니라, 제국주의 열강의 먹잇감에 불과했다. 특히 조선보다 먼저 개화하여 서구의 문물을 받아들인 일본에게는 정말 지리적으로 볼 때 최상의 식민지였다.


 두 번의 왜란으로 조선을 침략한 경험이 있는 그들에게는 과거에 차마 이루지 못한 야욕을 다시금 조선땅에서 이루기 위해 을사늑약이라는 것을 통해 조선과 일본을 합병하여 내선일체를 누리고 조선을 그들의 것으로 만드려고 했다.


 이 목표를 이루고 동학농민 운동을 진압하기 위해 조선에 들어온 청군을 제거하기 위해 청일전쟁을 일으켰으며, 청나라의 힘을 빌려 권력을 유지하려 했던 명성황후를 시해했으며, 고종이 러시아와 손을 잡으려 하자 러일전쟁을 일으켜 조선을 온전히 독점하려 했다.


 지금까지 중화사상에 의해 조선은 소중화의 전유물로 생각하던 조선 왕은 달리 늦었지만 고종 황제의 광무개혁은 국호를 대한제국으로 바꾸며 청나라와 동등한 자주국가임을 천명하여 개화했지만 너무 늦었고, 조선에는 이득이 없는 불평등한 조약이었다.


 작금의 조선에는 어느 것도 조선의 것이 없었다. 산과 들도, 백성이나 임금도 조선의 것이었으나 더 이상 조선의 것이 아닌 일국의 것이 되었던 시대 속에 조선인은 자신의 운명을 체념하고 방관하지 않았다. 다양한 형태로 자신의 자리에서 할 수 있는 모든 역량을 동원하여 항일운동을 전개하였고 재산, 생명까지 바치며 숭고한 희생을 하였기에 지금의 내가 있고, 대한민국이 존재할 수 있음을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


 이런 노력을 너무나 허무하게 수포로 돌아가게 만들었던 일부 조선인들의 친일행적은 너무나도 아쉬운 부분이 너무 많아. 꼭 그렇게 해야만 했을까 하는 생각부터, 시대가 사람의 행동을 부추겼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친일행위는 반드시 사죄를 해야 하는 반민족행위이다.


 우리 힘에 의한 광복이 아니었기에 갑작스럽게 맞이한 광복의 혼란한 상황 속에서 반민족행위에 대한 처벌이 공정하고 명확하게 시행되지 않아서 아직도 우리의 역사 속에는 친일행위를 했던 일부 후손들이  조상들의 땅을 되찾고자 하는 부끄러움을 느끼지 못하는 행동을 볼 수 있다.


가족들을 돌보지 않고, 가사를 뒤로 하고 목숨 걸고 저 멀리 만주에서, 중국에서 독립운동을 했던 후손들은 제대로 된 교육도 받지 못하고 가난을 답습했지만, 부끄러움도 모르고 친일행위를 했던 친일파의 후손은 잘 먹고 잘 사는 역사의 오류를 보면서 정리되지 않은 역사의 흔적을 마주할 때마다 아쉬운 느낌이 떠나지 않는다.


또한 조선왕실의 후손이 국가의 막대한 후원을 받고 살면서도 조선왕실을 부활시키고 영국, 일본과 같은 왕실로 만들어한다는 주장을 하는 것도 부끄러움을 느끼지 못하는 행동이다. 조선은 이미 망한 왕조이기 때문에 다시 부활할 수도 없고 부활해서도 안 된다.


사업이든 프로젝트든, 나라와 왕조든 망한 것에는 다 이유가 있다. 다양한 원인이 있겠지만 특히 나라와 왕조의 경우에는 백성들의 지지를 받지 못하게 되면 분명히 망할 수밖에 없다. 조선왕실의 지배를 받은 백성들은 늘 궁핍했고 배고픔에 시달렸으며, 양반들의 횡포 속에서 하루도 편한 날이 없었을 것이다. 특히 왜란과 호란 속에 조선왕실은 백성을 버리고 피난 갔으며, 백성들이 의병을 일으켜 관군을 대신해 나라를 지켰다.


조선왕조는 왕, 단 한 자리만을 위해 살았던 왕조이다. 물론 세종대왕, 정조대왕 등 특출한 왕이 존재하기는 했지만 왕조의 가치관 기틀인 성리학만을 숭상하며 다양성을 말살시켰고 문신만을 우대하여 국방을 소홀히 하여 침략에 대응하지도 못하고 영토를 황폐화시켰고, 조상들의 유물을 빼앗기었어도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았다.


빼앗길지언정 내어주지는 마십시오

        -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 유진초이 대사 中


 '백성의 지아비'라고 하는 왕은 백성을 버렸고, 지키지 못했으며 소중히 여기 지도 않았다. 그런 왕이 간절히 원했던 것은 왕위였고, 그 왕위에 대한 정통성이었다. 기록의 나라, 조선은 고대 역사가 기록된 장서를 보유했음에도 과거 찬란했던 신라, 고려의 유한함을 알려고 하지 않았고, 인정하지 않았다.


 시작이 있으면 끝은 반드시 있게 마련이지만 조선 왕은 자신들에게는 끝이 없을 것이라 생각했던 것 같다. 어떡해서든 왕위를 지키기에만 급급했고 아름다운 끝이 아닌 너무나 치욕적이고 우리 역사 속 가장 어두운 암흑기의 문을 열고야 말았다. 이것이 조선의 끝이자 망국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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