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발견_21DAY
큰 제목의 질문만 있었다면 다른 이야기가 나왔을 수도 있었을 텐데 '크기가 작더라도' 주체적으로 이룬 성과라고 하시니 갑자기 이야기가 턴을 하게 되었다. 이렇게 질문이 중요하다. 대부분 성과라고 하면 뭔가 그럴듯한 것, 남들에게 떳떳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것으로만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 작은 성과 없이 큰 성과는 없는 법이다. 결혼해서 빚을 갚고 몇억을 모은 이야기 등은 나중으로 미뤄두고 오늘은 한 달 이야기를 해야겠다. (질문 장인 @이진선 님께 다시 한번 감사를!)
예전의 나는 무조건적으로 추노처럼 리딩을 하는 리더였다. 코드 반주법을 모르는 사람들, 마이크를 잡을 줄 모르는 사람들, 무대에 서 본 적이 없는 사람들을 가르쳤었다. 의지가 없는 사람들, 끈기가 없는 사람들, 중간에 육아 때문에 그만두는 사람들, 욕심은 있는데 노력을 안 하는 사람 등 계속해서 나열할 수 있을 만큼 다양한 사람들을 가르쳐봤는데 보람을 느낀 적도 있지만 실망하고 힘이 빠지는 순간도 만만치 않게 있었다. 결과적으로 나타나는 실력이나 결과물보다 그것을 대하는 태도와 시간을 할애해서 준비하는 자세를 더 중요하게 보는데, 입으로만 연습을 하는 사람이 생각보다 많은 것을 알 수 있었다. 간혹 기본 중의 기본인 악보를 준비해 오지 않는다던지, 한 번도 연습하지 않고 신디에 앉는다던지, 끝까지 버티지 못하고 이탈자들이 발생하는 것이 무엇보다 힘들었던 기억이 난다.
그러나 저 시절에는 나도 젊어서 너무 의욕이 앞섰고 또한 디퍼런스 공부를 하기 이전이라서 사람들의 성향은 알지도 못했기에 무조건적으로 내 방법을 제시하는 오류를 범했음을 나중에야 알게 되었다. 본인이 하기로 결정했으면 의지적으로 노력을 해야 한다고 배워왔고, 그렇게 살아왔기에 술에 물 탄 듯 대하는 것은 체질상 잘하지 못한다. 내가 혼자서 다른 연주자들과 합주를 하거나, 혼자 리더를 하는 것은 나만 열심히만 하면 된다. 그러나 내가 없을 때를 대비해 반주자들을 키워야 하는데 나보다 언니인 분들을 애기처럼 달래 가며 리딩을 한다는 게 이해가 잘 안 되었고, 점점 지쳐갔었다. (잠시 하다 그만둔 건 아니다 무려 10여 년을 했었다)
사실 이전에는 노력도 하지 않고, 리딩에 따라오지도 않는 사람들을 원망했었다. 이상하게 나는 리더에게는 인정을 받는 반면, 팔로우들은 나를 버거워하고 힘들어했었는데 디퍼런스를 공부하면서 그 모든 의문이 풀렸다. 각자의 성향이 다 다른데 그것을 파악하지 못하고 무조건 나의 방법을 밀어붙인 것을 깨달았던 것이다. 내가 사자라고 맛있게 먹은 생고기를 소에게 주면서 '맛있지? 맛있잖아! 왜 안 먹어?' 했었던 것이다. 이미 후회해도 지난 일이었고, 그럼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가? 어떤 유형이 있고, 어떻게 대해야 그 사람에게 동기부여를 시켜줄 수 있지? 어떻게 해야 최대한 강점을 발휘하게 할 수 있지? 이런 질문과 고민을 계속해서 하게 되었고, 디퍼런스 상담의 기본이므로 당연히 계속해서 개개인에 맞춰서 적용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는 부분이다.
10년 동안 헌신했던 일을 그만두고 잠시 휴식기를 가졌다. 이 시간이 정말 괴롭기도 했었다. 외향형인 내가 모든 관계를 끊고 집에만 있었다. (모든 것을 오픈하기에는 글이 길어지므로 아무튼 그래야만 하는 사정이 있었다) 그런데 답답해서 책을 읽기 시작했다. 그전에는 1년에 몇 권 읽지도 않았던 사람이었고, 남편이 책을 자주 결제하는 것에 아주 불편함을 갖고 있었던 1인이었다. 그런데 할 일이 없어서 책을 읽게 되다가 책의 세계에 빠지게 되었고, 놓았던 공부를 하고 싶다는 생각까지 하게 된 것이다. 그렇게 책을 읽고 디퍼런스 공부를 하게 되면서 나는 많은 것들이 변하게 되었다. 이제는 사람을 만나면 자동으로 관찰하는 버릇이 생겼고, 그 사람이 했던 말들과 썼던 글들이 떠오르면서 어떤 사람일지를 추측하기도 하고, 메모하면서 추적해보기도 한다. 물론 제일 편한 것은 디퍼런스 진단검사를 하고 나면 더욱더 편하게 이야기가 가능하다. 이런 결과로 처음 만나는 상담을 해도 4-5시간 안에 별의별 이야기가 다 오가는 것이다.
과거에도 성과를 내지 못했던 것은 아니지만 뭔가 과거의 실수를 반복하고 싶지 않았다. 디퍼런스를 배운 효과를 얻어야 하니 나의 성향이 또 나오려고 할 때마다 스스로에게 브레이크를 걸었다. 최대한 내가 끌고 가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 스스로 할 수 있도록 동기부여해주고, 기분 나쁘지 않게 할 수 있도록 만들어줘야 공부를 한 의미가 있으므로 노력하고 또 노력했다. 씽큐베이션 2기는 첫 참가였지만 MBTI 미니특강을 해서 각자의 특성을 알려드렸고, 씽큐베이션 3기에서는 각자에 맞는 습관 형성을 설정하도록 한 후 조금 더 동기부여를 한 결과 전원이 12주 서평을 지각없이 제출하게 되었다. 씽큐베이션 4기에서는 부 그룹장의 역할이다보니 더욱더 개인적인 조언도 많이 드리고, 조금 더 적극적으로 댓글이나 토론시간, 티타임에도 용기를 드렸더니 3기에 이어 전원 서평을 지각없이 올제 출하게 되었다.
사람은 참 작은 것에 감동하고, 또 작은 것에 마음이 상할 수밖에 없다는 존재라는 것을 많이 느끼고 있다. 나의 댓글이 별거 아닌 것 같아도 그것으로 눈물을 흘리기도 하고, 회사에서 힘들었던 마음이 토닥여지기도 하고, 자존감이 낮기만 했던 사람도 얼마든지 점점 괜찮아지는 것을 느끼고 있는 중이다. 물론 이것은 일시적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했기에 가능한 것이다. 이것을 바탕으로 HANDAL에도 합류하게 되었다. 한 달 쓰기에서는 동료들과 즐겁게 글을 쓰기만 하면 되는 것이었지만 나는 리더가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열심히 댓글을 달았다. 상호작용 없이 갑자기 관계가 좋아질 리 없다. 당연히 시간이 소요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사람의 글을 읽고, 댓글을 달고, 카톡방에서 서로 대화를 하면서 우리는 관계가 친밀 해지는 것이다. 나는 노력하지 않으면서 왜 다가오지 않느냐고 투정 부리면 곤란하다. 지금도 요쏘퍼니팀이었던 사람들은 괜스레 반가운 게 있다.
HANDAL의 한달서평은 내가 온전히 리딩을 하는 것이니 조금 더 욕심이 나는 게 사실이었다. 1명도 반달쓰기로 돌려보내고 싶지 않았고, 뭔가 얻어가는 한 달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도 있고, 책을 읽고 글을 쓰는 것만큼 우리의 영혼을 위로하고 성장시키는 영역도 없는 만큼 이것에 대한 재미를 느끼게 해드리고 싶었다. 물론 책은 스스로가 읽고 글 또한 자꾸 써보지 않으면 늘지 않는 영역이지만, 팀 분위기가 성장 자극을 주는 경우에는 더욱더 시너지를 준다고 생각한다. 기본적으로 나는 비교가 의미 없다고 생각한다. 각자가 책을 읽어온 시간도 다르고, 글을 써 본 양이 다른데 나와 차원이 다른 사람과 비교를 한다는 게 말이 안 되지 않는가? 그냥 어제의 나와만 비교할 뿐 다른 사람들한테 비교의식을 느끼지 않으면 자극 정도만 받으면 좋겠다라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책을 빨리 읽거나 글을 잘 쓰는 사람들은 다 나름의 시간을 거쳤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어렸을 때 엄마가 책을 많이 읽어줬거나, 공부를 죽어라 더 많이 했거나, 논문을 많이 읽었거나 등등 그러니 의미 없는 비교는 금물이다. 우리가 단순히 다음 메인에 뜨고, 브런치의 조회수가 늘어나고, 블로그가 파워블로그가 되기 위해 책을 읽고 글을 쓰는 것이 아니다. 많은 책을 읽고 글을 쓰면서 자존감도 올라가고, 올바르게 판단할 줄 알게 되고, 왜곡되게 보던 것을 공정하게 바라보며, 업무에도 도움이 되고, 관계 형성에도 좀 더 도움이 되고자 책을 읽고 글을 쓰는 것이다. 그러니 멀리 바라보고 꾸준하게 노력을 해야 하는 영역이지, 암기과목 외우듯이 조바심을 내면 안 된다는 말이다. 책을 1~2년 읽고 그만둘 것이 아니기에 마라톤을 하듯이 꾸준히 성장하면 되는 것이다.
한달서평을 하면서 어쩔 수 없이 매일 제출해야 하는 압박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것을 억지로 선택한 것이 아니라 스스로가 선택한 것이니 기꺼이 책임져야 한다. 사실 집중하고 책을 읽고 글을 쓴다면 그다지 시간이 오래 걸리는 영역이 아니다. 하지만 아직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은 다른 생각이 들고, 온전히 집중하지 못하고 걱정만 하는 등에 시간을 더 많이 쏟을 것이다. 그러나 누구나가 그런 시간을 거쳐왔다. 나도 이런 미션들이 없었다면 매일 글을 쓰지 않았을 것이다. 미션을 1년 넘게 하다 보니 (66챌린지, 씽큐베이션, 매일글쓰기 등) 어느덧 습관으로 잡힌 것뿐이다. 매일매일 미션을 수행하면서 습관이 정리되고, 이전과 다른 사고방식이 자리 잡히고, 글을 쓰면서 객관적으로 자신의 상황을 다시 한번 되돌아보면서 우리의 삶이 정리되어 간다고 본다. 미세한 변화도 없는 사람은 1명도 없으니 믿어주시길 바란다.
사실 나는 작년에 블로그와 브런치도 겨우 시작한 컴맹이나 다름없다. 블로그도 책 보고 어찌어찌 시작했지만 많은 기능을 알지도 못하고, 그냥 글을 쓰고 사진 첨부 정도밖에 하지 못한다. 포토샵도 할 줄 모르고, 엑셀에도 약해서 아직도 수첩에 메모하는 사람이지만 나의 약점에 매몰되지 않는다. 그냥 내 강점을 밀어붙이면 된다는 것을 수많은 시행착오와 디퍼런스를 통해 깨알 았으므로 문제가 되지 않는것이다. 한달서평 팀원들이 글을 인증하면 이모티콘으로 답장을 꼭 한다. 그리고 팀원들의 글을 다 읽고 댓글을 단다. 솔직히 시간이 제법 들지만 글을 읽지 않으면 직접적으로 만나지 않는 상황에서 제대로 된 파악이 되지 않으므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하자는 마음으로 즐겁게 읽고 있다. 읽다 보면 팀원들의 성장도 느껴지니 뿌듯하고, 소소한 일상의 에피소드를 보면서 웃기도 하며, 또 개인적인 고민이나 문제들을 보면 비밀 댓글을 주고받기도 한다. 피드백도 성향에 따라 누구는 오픈 댓글로, 누군가는 비밀 댓글로 달기도 하고 말이다.
성향대로 책을 읽고 글을 쓰면 그만이다. 누구를 모방할 필요도 없고 나의 개성이 묻어나는 글을 쓰면 된다. 누군가는 재밌고 쉽게 쓰는 게 좋고 또 누군가는 정보를 알려주거나 지식 전달이 맞는 사람도 있다. 또 어떤 사람은 그냥 일기를 쓰듯이 편지를 쓰듯이 자신의 감정에 더욱더 솔직히 글을 쓰면서 힐링이 되는 사람도 있다. 우리가 어떻게 써야 한다는 프레임을 갖게 되면 각자의 강점이 발산되지 않는다. 다른 사람을 보고 배우는 것은 좋지만, 자칫 내가 없이 다른 사람의 인생을 모방할 필요는 1도 없다. 그러니 각자의 성향대로 더욱더 즐겁게 책을 즐겁게 읽고, 글을 쓰면서 조금 더 내적으로 강해지면 되는 것이다. 이것을 혼자서 하면 쉽지 않으니 팀으로 묶여서 체화되도록 하는 곳이 한 달 서평이다. 이 작업이 대수롭지 않다고 여겨질 수도 있지만 얼마나 인생에 관한 관점을 바꿔주고, 태도를 변화시켜줄지는 아무도 모르는 것이므로 섣불리 속단해서는 안된다. 그러니 매일 책을 읽고, 그것을 바탕으로 글을 쓰고, 또 직접 손으로 한 문장을 필사하고, 자발적인 아무 운동 미션까지 인증을 하면서 내가 조금 더 괜찮은 사람임을 느끼는 것이 한달서평이다.
오늘로써 한달서평 5기는 10일이 남았다. 나는 노트 새로운 페이지에 체크를 시작했고, 몇번째로 제출하는지 몇퍼센트를 달성하는지를 기록하면서 그날그날의 댓글 주인공도 선정한다. 남은 10일도 모두가 작은성공을 맛보는 10일 되기를 응원하며, 어제 20일차에 팀원들이 남겼던 글 중에 소장하고 싶었던 문장들을 보면서 나는 또 즐겁게 리딩을 지속해 갈것이다. 나의 성장에만 촛점을 맞추는것이 아니라 같이 성장하고, 책을 읽지 않았던 사람들이 책으로 즐거움을 느낄뿐만 아니라 자신감도 뿜뿜해지니 얼마나 즐거운가! 단순한 행위가 우리의 삶을 바꿀 수 있고, 누구나 방법을 알지만 실천하지 않기에 변화가 없는것이다. 그러니 자신의 의지가 약하거나, 잘 실천이 되지 않는 사람은 더욱 더 환경설정으로 이런 커뮤니티에 들어오기를 추천드린다.
반달4기 모집: 3.31.4.8
반달4기 진행: 4.10-4.19
한달 6기 모집: 4.20-4.22
한달 6기 진행: 5.1-5.30
12DAY 현재 당신에게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는 세 사람은 누구인가요?
https://brunch.co.kr/@nager128/293
13DAY 당신이 가진것과 갖지 못한 것은 무엇인가요?
https://brunch.co.kr/@nager128/295
14DAY 강박적으로 집착하는, 떠올리는, 열성적으로 파고드는 대상이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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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DAY 무엇이 당신을 두렵게 만드나요?
https://brunch.co.kr/@nager128/299
16DAY 당신을 즐겁게 하는것과 불쾌하게 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https://brunch.co.kr/@nager128/300
17DAY 당신의 이름뒤에 따라다니는 수식어는 어떤것들이 있나요?
https://brunch.co.kr/@nager128/302
18DAY 당신은 제대로 된 중요한 일에 시간과 자원을 투자하고 있나요?
https://brunch.co.kr/@nager128/305
19DAY 당신의 일을 방해하는 가장 큰 장애물은 무엇인가요?
https://brunch.co.kr/@nager128/306
20DAY 지난 20동안 당신은 무엇이 달라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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