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도시한옥의 경우 관리의 용이성 등을 위해 마당을 시멘트나 판석 같은 걸로 마감하기도 하지만, 우리는 눈앞의 초록과 정원일을 즐기기에 그 공간에 흙을 채우기로 했다. 마당에 아무렇게나 널브러져 있던 공사 자재들과, 폐시멘트를 긁어내고는 식물이 자라기 좋은 황토를 채우고, 약간의 비료를 섞은 뒤 그 위를 마사토로 덮었다.
그리고 이사를 앞둔 어느 여름날, 자신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정든 집을 떠나 이사를 다녀야 하는 빠위에게 미안한 마음과 감사를 담아 그곳에 첫 씨앗을 심었다. 다행히 며칠 뒤 귀리는 무사히 싹을 틔웠고, 그 뒤로 공사하시던 분들이 잘 모르시고 몇 차례 밟았음에도 아랑곳 않고 쑥쑥 자라줘 빠위를 따듯하게 맞아주었다는 후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