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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하이라이트 Jul 09. 2019

젊은 번역가의 공부 습관 연재를 시작합니다

<젊은 번역가의 공부 습관>이 새로운 제목으로 2020년 4월 11일 출간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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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습관 연구소>와 함께 '젊은 번역가의 공부 습관'이라는 연재를 시작합니다. 제가 번역가가 되기 위해, 그리고 번역계에서 살아남기 위해 들였던 습관을 소개하는 글입니다. 매주 한 꼭지씩 총 20주간 연재한 후 정리해서 출간됩니다.


앞으로 이야기할 습관을 간략히 정리해봤습니다. 순서와 내용은 추후 변경될 수 있습니다.


1.    심심풀이로 원서를 읽었습니다.

번역가가 되려면 독해력이 최상급이어야 합니다. 독해력을 기르는 데는 닥치는 대로 원서를 읽는 게 최고입니다. 저는 원서를 서른 권쯤 읽으니 어지간한 책은 다 읽을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2.   글쓰기 레벨4가 되기 위해 미친 듯이 썼습니다.

번역가에게 영문 독해력 만큼 중요한 것이 한국어로 문장을 쓰는 능력입니다. 문장력을 기르려면 꾸준히 글을 쓰는 수밖에 없습니다. 저는 하루에 1편 이상 블로그에 글을 올렸습니다. 


3.   덕질로 번역을 공부했습니다.

독해력과 문장력을 길렀다면 이제는 그 둘을 합쳐서 번역 실력을 키울 차례입니다. 이때도 역시 실제로 번역을 해보는 게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기왕이면 관심 분야의 글을 번역해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사람들과 공유하면 의욕과 자부심이 생겨 꾸준히 훈련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저는 웹 브라우저 ‘파이어폭스’의 확장 기능들을 소개하는 글과 확장 기능 개발 안내서를 번역해 올렸습니다. 


4.   집중력을 유지하기 위해 25분 단위로 일합니다.

무조건 오래 앉아 있는다고 능사가 아닙니다. 집중력을 최고 수준으로 유지할 수 있도록 효율적인 작업 방식을 찾아야 합니다. 저에게는 25분 일하고 5분 쉬는 방식이 잘 맞습니다. 


5.   집중력을 유지하기 위해 메모하고 잊어버립니다.

번역을 하다 보면 문득문득 번역과 상관없는 생각이 떠오를 때가 있습니다. 그냥 흘려버리기 아깝다고 그 생각에 집중하다 보면 번역의 흐름이 깨집니다. 그래서 저는 메모지나 앱에 그때그때 떠오르는 생각을 간단히 메모하고 넘어갑니다. 


6.   집중력을 유지하기 위해 미니멀리즘을 추구합니다.

번역은 고도의 집중력이 요구되는 정신 작업인 만큼 정신을 산만하게 만드는 요소를 최소화해야 합니다. 저는 책상 위에 책, 메모장, 휴대폰 정도만 올려놓습니다. 컴퓨터 화면에는 쓸데없는 것을 모두 없애고 되도록 텍스트만 표시되게 합니다. 


7.   체력을 유지하기 위해 주 3일 운동을 합니다.

번역은 엉덩이로 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그만큼 오래 앉아서 작업해야 합니다. 종일 일정한 자세로 작업하는 만큼 일부러 몸을 써야 앉아 있는 시간을 버틸 체력이 생깁니다. 


8.   저자의 문체를 살리기 위해 날마다 저자를 마주하고 필사합니다.

번역가는 자신의 개성을 없애고 최대한 원문의 맛을 살려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 저는 매일 인터넷에서 저자의 동영상을 보고 원서와 비슷한 성격의 국내 서적을 필사합니다. 


9.   번역문의 정확성과 가독성을 키우기 위해 날마다 검토합니다.

글이란 건 항상 고쳐야 할 부분이 있기 마련입니다. 그래서 저는 날마다 번역 원고를 소리 내어 읽으며 부자연스러운 표현을 바꾸고 모든 문장을 원문과 대조하며 오역을 잡습니다.


10. 독자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의심이 나는 것은 무조건 검색합니다.

대부분의 책에는 여러 사람과 지역이 등장하고 이런저런 자료가 거론됩니다. 저자의 실수로 그 표기에 오류가 있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저자의 지식 수준을 번역가가 따라가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럴 때 저는 독자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반드시 관련 내용을 인터넷에서 검색하고 필요한 경우에는 오프라인에서 관련된 정보를 찾거나 저자에게 문의합니다.


11. 어휘력을 키우기 위해 매일 단어를 암기합니다.

어휘력이 부족하면 그만큼 사전을 찾느라 쓰는 시간이 늘어납니다. 그리고 번역을 하는 도중에 찾은 단어는 그 순간을 넘기면 기억에서 사라지는 게 대부분입니다. 그래서 저는 매일 작업을 마치면 그날 찾은 단어 중에서 5개를 암기합니다. 


12. 작업이 물 흐르듯 진행되도록 매일 미리 읽습니다.

번역을 할 때는 문장만 아니라 문맥을 고려해야 합니다. 문맥을 모르면 지금 마주한 문장을 번역하기 위해 다음 문장을 읽고 돌아와야 하는 경우가 생깁니다. 그리고 문맥을 헛짚어서 오역이 생기기도 합니다. 그래서 저는 매일 다음날 작업할 부분을 미리 읽어둡니다. 


13. 적절한 표현을 찾기 위해 사전을 10개 이용합니다.

영어사전마다 사용된 어휘가 다를 수 있습니다. 영한사전만으로는 원어민이 느끼는 뉘앙스를 온전히 이해할 수 없는 경우도 있습니다. 한국어도 필요하면 사전을 찾아봐야 합니다. 그래서 저는 영한사전 5개, 영영사전 2개, 국어사전 3개를 이용합니다. <팁> 단축키로 사전을 이용하는 법


14. 마감일을 지키기 위해 일주일 일찍 완료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항상 자료를 백업합니다.

마감에 쫓기면 번역의 품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마감일 일주일 전에 작업을 끝내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그리고 컴퓨터로 작업한 원고가 갑자기 사라지거나 파손되는 불상사가 생길 수 있으므로 여러 곳에 파일을 백업합니다.


15. 다양한 지식과 표현을 수집하기 위해 날마다 읽습니다.

번역가는 다양한 분야의 지식을 보유하고 사용할 수 있는 한국어 어휘가 많아야 합니다. 그래서 저는 날마다 취미로 책만 아니라 뉴스,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물을 읽습니다. 


16. 방송, 영화, 게임에서 생생한 표현을 수집합니다 

책에 꼭 문어체만 쓰라는 법은 없습니다. 오히려 친근한 구어체가 더 어울리는 문장도 있습니다. 그런 표현은 활자 매체보다는 방송과 영화, 게임 같은 영상 매체에서 많이 수집할 수 있습니다.


17. 나를 알리고 계발하기 위해 브런치에 글을 씁니다.

번역만 해서는 나라는 번역가가 있다는 것을 독자와 편집자에게 알리기가 어렵습니다. 공개적인 공간에 글을 써서 존재감을 키워야 합니다. 여기에는 텍스트 위주의 SNS인 브런치가 제격입니다.


18. 편집자를 존중하고 신뢰합니다.

편집자와 번역가는 한 배를 탄 사람들입니다. 서로 믿고 협력해야 좋은 책이 나오고 그런 책이 더 잘 팔립니다. 그래서 저는 편집자를 신뢰하며 편집자의 요구와 의견을 되도록 수용합니다.


19. 활력을 유지하기 위해 외부 활동을 합니다.

번역가는 본질적으로 혼자 일해야만 하는 직업입니다. 종일 혼자 일하다 보면 고립감을 느끼거나 자기만의 세상에 빠지기 쉽습니다. 그래서 타인을 만나고 번역 외의 활동을 할 필요가 있습니다. 저는 한동안 연극 동호회 활동을 했고 요즘은 성악에 취미를 붙였습니다.


20. 오늘을 버티기 위해 나와 내 일의 가치를 되새깁니다.

번역은 돈과 명예가 잘 안 뜨는 일입니다. 그리고 프리랜서는 본질적으로 불안한 직종입니다. 그래서 저는 내가 가치 있는 일을 하고 있고 나는 성공할 것이라고 수시로 되뇝니다.



*매주 4,000자 분량의 글을 써야 하는데 과연 가능할지 솔직히 저도 의문입니다. 최대한 유익하게 분량을 뽑아보겠습니다.


*질문이나 의견 제시는 언제나 환영입니다.


*이 글은 네이버 포스트에서도 읽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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