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 유토피아의 특이한 사회풍습
유토피아는 결혼 전 상대방의 신체를 검사하는 풍습이 있다.라파엘은 유토피아에서 불치병에 걸렸을 때 어떻게
하는지,결혼 제도는 어떻게 운영되는지, 노예는 어떻게
만들어지고 관리되는지에 대해서 모어 일행에게 자세히 설명한다.
"유토피아의 노예는 여러분들이 짐작하시는 것과 달리
전쟁 포로들도 아니고,세습 노예도 아니며,외국에서
사들인 노예들도 아닙니다.노예들은 유토피아의 죄인
들과 외국의 사형수들이 대부분을 차지합니다.
노예들은 모두 사슬에 묶여 중노동을 하지만,유토피아
출신은 외국 노예들보다 더 나쁜 대우를 받습니다.
그렇게 하는 이유는 최고의 교육과 철저한 도덕 훈련
의 혜택을 받고 자란 사람이 범죄를 저질렀다는 것은
더욱 비난받아야 할 일이며,따라서 처벌도 보다 더
가혹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유토피아인들이 질병에 걸리게 되면 환자는 극진히
간호해주고,회복에 도움이 되는 것이라면 약이나
특별한 음식 등 무엇이든 제공합니다.불치병에
걸린 환자의 경우 간호사들이 곁에 앉아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편안하게 해주며,고통을 완화시켜
줄 수 있는 모든 처방을 해줍니다.하지만 고칠 수
없는 병인데다가 극심한 고통을 계속 겪어야만
하는 경우에는 성직자나 공무원들이 그 환자를
찾아가 솔직히 이야기 합니다.스스로 굶어 죽거나,
제공된 수면제를 먹고 아무런 고통 없이 비참한
상태에서 벗어나는 것이 더 현명한 것이라고
전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일은 전적으로 자신의 의사에 따르게
되어 있으므로,환자가 살기를 원한다면 누구나 전과
같이 따뜻한 보살핌을 받습니다.유토피아에서는
공인된 안락사는 명예로운 죽음으로 존중되나
자살을 하게 되면 매장이나 화장을 할 수 있는 권리
를 박탈당하게 되며,시체는 아무런 장례의식도
없이 연못에 던져버립니다.
결혼은 여자들은 18세가 되어야 할 수 있고,남자들은
4년을 더 기다려야만 합니다.혼전 성교의 죄를 범한
남녀는 누구든지 엄중한 처벌을 받으며,시장이 처벌을
취소하지 않는 한 결혼할 수 있는 자격을 영원히 상실
하게 됩니다.
결혼하려고 생각할 때,비록 그들은 진지하게 여기는
일이지만,우리의 눈에는 정말 어리석어 보이는 일을
합니다.신부가 될 여자는 존경할 만한 기혼 부인의
입회하에 신랑이 될 남자에게 자신의 벌거벗은 몸을
보이며,신랑의 보호자는 신랑이 될 남자의 벗은 몸을
신부에게 보여줍니다.
어이없는 풍속이라 생각한 우리 일행이 웃음을 터뜨
리자,그들은 즉시 우리 풍속을 꼬집었습니다.당신들
이 오로지 도덕적인 심성만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면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겠지요.하지만 우리는 그럴
만큼 현명하지 않으며,또 현명하다고 해도 결혼했
을 때 가끔은,아름다운 신체가 아름다운 영혼을 더욱
아름답게 해줄 수 있다는 것을 발견합니다.옷은
분명 헤어질 수 없는 상황이 될 때까지,남편을 기분
나쁘게 만들 수 있는 육체적인 결함을 쉽게 감춰
줄 수 있을 것입니다.주변의 다른 나라들과는 달리
그들은 엄격하게 일부일처제를 지키고 있기 때문에
유토피아인들의 입장에서는 일정 정도의 예방책
이 필요한 것입니다."
유토피아에는 한 인격체로 존중 받지 못하고 권리와
자유가 박탈된 노예들이 있다. 유토피아의 노예 제도는
계급 신분 사회의 노예 제도와는 다르다. 그들은 유토피아에서 중범죄를 저지른 사람이거나 외국에서
사형 선고를 받고 유토피아로 팔려 온 사람들이다.
범죄자의 자유를 박탈하여 노예로 만들 만큼 엄격하게
법을 적용했지만, 유토피아에는 많은 법률이 있지는
않다. 다만 도덕적인 자율성을 강조했던 유토피아라 할지라도 모든 것이 다 해결 되지는 않았으므로
최소한의 법률 조항만 가지고 있었다. 도둑질을 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도 당시 사형을 시켰던 영국 귀족
사회의 모순된 제도와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중죄를
범해도 사형까지 시키지는 않았고, 노예로 만들었다.
또한 노예가 되더라도 모범적으로 노예 생활을 하고 진심으로 죄를 반성하면 형벌이 줄어들거나 취소될
수가 있다. 단 한번의 실수로 생명을 중단하여 반성할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는 것보다는 훨씬 인간적이다.
유토피아에서는 아주 특별한 안락사 제도와 혼인
제도가 있었다. 일반 환자의 경우에는 의료진들의
세심한 보살핌을 받는다. 불치병 환자의 경우에는
사제와 공직자가 찾아가 안락사를 권유한다. 죽음과
생명 연장의 결정은 당연히 환자 본인이 한다. 안락사는 명예로운 죽음으로 여겨지지만 고의적인 자살을 하면 장례도 치루어 주지 않는다.
인간의 존엄사와 관련하여 현재에도 많은 나라에서
격론이 벌어지고 있지만 카톨릭 신봉자인 토마스
모어가 안락사를 주장한 것은 다소 아이러니 하게
보인다. 안락사를 긍정적으로 인정했던 소크라테스와 플라톤, 스토아 철학의 영향을 받은 듯 하다.
결혼 제도는 엄격한 일부일처제와 배우자 서로의 도덕적이고 육체적인 순결성 유지를 강조한다.
결혼이란 육체적인 결합도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중세 시대의 처녀성 검증처럼 육체적인 결함을 살펴 보도록
했다. 평생을 같이 살아 갈 배우자를 맞아들이는 일을 신중하게 하라는 의미이다. 영혼의 아름다움 못지않게 육체적 아름다움 또한 중요하다는 것이다. 일단 결혼을
하면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평생 부부로 같이 살아야
하기 때문이다. 특별한 사유는 간통이나 악행이다.
물론 부부끼리 서로 합의하면 철저한 조사를 거쳐
이혼을 할 수도 있다. 이혼을 쉽게 허용하면 결혼 생활 자체가 쉽게 파탄이 나기 때문에 허가 자체가 매우
어렵다.
유토피아에서는 약자나 지능이 빈약한 사람들을 위한 사회적인 배려를 중시하기도 했다. 기형이나 불구인 사람들을 비웃는 행위들은 자신의 힘으로는 도저히
피할 수 없는 결점을 욕하는 것이므로 정말 엄청난
비난을 받는다.
루소는 정부는 시민의 수준이상으로 좋아지지 않는다
하였다.사회 구성원들이 갖는 도덕성에 의해서 그
사회의 선진성이 결정된다. 이상적인 사회는 도덕적
사회를 의미하며, 인간의 도덕성은 강제가 아니라
이성과 자율에 의해서 결정된다.공동체의 사회제도는
그 사회 구성원의 도덕수준에 따라 자율로 흐를지,
규제로 묶을 지 결정되지 않겠는가?
철학의 메인 주제는 정의고 정의는 양심이고 도덕이다.
자기 양심을 속이면서까지 성공해봐야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내 자신이 중요하듯 타인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실천할 때가 고결한 쾌락이고 그것이 인생의
행복이고 최고선이라는 모어의 말이 생각난다.
ᆢPlato Won
인문학과 추상화의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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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토마스 모어 유토피아 28과 중
17.유토피아의 특이한 사회풍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