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파엘은 모어 일행에게 유토피아의 용병제도에
대해 이야기 합니다.
"그들은 서로를 너무나 아끼기 때문에,단 한 명의 시민
을 희생해서 적국의 왕과 맞바꿀 수 있다 해도 그렇게
하지 않습니다.하지만 은이나 금은 흔쾌하게 내 줍니다.
그렇게 하는 것이 금과 은을 비축해온 목적이며,금과
은을 전부 쓴다 해도 생활 수준에는 아무런 차이가
없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들의 전쟁은 대부분 용병들이 대신합니다.그들은
용병을 세계 도처에서 모집해 오지만,특히 유토피아
에서 동쪽으로 2백 마일 정도 떨어진 곳에 짜폴레타
-목숨을 파는 사람들이라는 뜻으로 유럽 여러 나라에
용병으로 고용되었던 스위스 인들을 풍자한 표현-
라는 곳에서 모집합니다.
짜폴레타 사람들은 자신들이 태어나고 자라난 야생
의 숲이나 험한산들처럼 무척이나 원시적이고 야만적
입니다.무척 강인한 그들은 더위나 추위,그리고 그
어떤 육체적인 고통도 잘 견뎌냅니다.
그들은 즐겁게 사는 방법을 전혀 모르며,농사도 전혀
짓지 않으며,옷이나 집에 대해서도 아무런 관심을
갖지 않습니다.
그들은 정말 오직 전쟁만을 위해 태어난 사람들처럼
보입니다.언제나 참전할 전쟁터를 찾고 있으며,기회가
포착되면 즉시 수천 명이 달려가 병사를 필요로 하는
자에게 적은 돈을 받고 봉사합니다.목숨을 빼앗는 것
이야말로 그들이 유일하게 알고 있는 생계 수단이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고용자를 위해 매우 충성스럽게,성심껏 싸우
지만 언제까지 그렇게 할지는 보장할 수 없습니다.
적군이 좀더 많은 돈을 지불한다면 그들은 다음 날
당장 적군 측에 가담할 것이고,다시 이쪽이 조금 더
지불한다면 모레는 돌아온다는 생각으로 전쟁에
참가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처럼 탐욕의 유혹에 발 빠르게 굴복하면서도
얻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그렇게 피를 흘리며
번 돈을 방탕한 생활을 하면서 가장 더러운 방식으로
탕진해버리기 때문입니다.
유토피아인들은 얼마나 많은 짜폴레타인들이 전쟁터
에서 죽어가든 상관하지 않습니다.그들은 만약 이 땅에서
인간쓰레기들을 말끔히 쓸어낼 수만 있다면 인류를 위해
훌륭한 공헌을 하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중세 시대 유럽의 군대는 고대부터 내려져 온 부족 중심의 전투 부대에서 그 기원을 찾을 수 있다. 이러한 군대는 영주에 속한 기사들과 부하들로 구성된 중세 봉건 시대의 군대로 발전 되었다. 장원의 영주로부터 영지를 하사 받은 기사들은 일정 기간 동안 군사적인 의무를 진다. 그러나 군사적인 의무가 기사들에게는 명예이기도 했다. 전쟁에서 승리를 한 기사들은 부와 명예를 동시에 얻기 때문에 그들은 오직 전투를 위해서만 살았다. 그러나 징집 명령에 의한 단순한 의무에 불과한 농민들에게는 전쟁이 명예롭지는 않았다.
그러나 14-5세기 무렵 상대적으로 수입이 좋은 군인으로 자원하는 농민들이 점차 늘어났다. 전투에 참여한 군인들에게는 직업으로써 얻는 수입이외에도 전리품이나 포로로 잡은 기사에게서 얻는 수입도 상당 했다. 실제로 십자군 원정에서 독일 왕자에게 포로로 잡혔던 영국의 리처드 1세를 구하기 위해 영국이 지불한 몸값은 오늘날 화폐 가치로 2,000만불이 넘는 액수 였다고 한다.
전쟁이 빈번했던 중세 시대에는 용병이라는 제도도 있었다. 용병은 자신이 속한 국가나 영지가 아닌 곳에서 돈을 받고 전쟁에 참여하는 직업적 군인을 말한다. 사람을 모아 용병 조직을 만들어 부유한 영주나 귀족들에게 용병을 제공하는가 하면, 전문적인 용병만을 육성하여 전투를 해주는 회사까지 있었다.
중세 말기 영국과 프랑스가 벌인 백년전쟁에서 가장
치열하기도 했던 ‘크레시 전투’당시 프랑스 군에서
활약했던 스위스 출신의 석궁 병사(2,000여명)들을
들 수 있다. 오늘날 영세중립국이기도 한 스위스가
당시에는 최고의 용병 수출국 이였다.
스위스를 여행하면 '빈사의 사자'라는 조각상을 볼 수
있다.사자의 앞 발로 백합문양의 방패를 움켜지고
있는데 프랑스 부르봉 왕가를 지키기 위해 사투를 벌인 스위스 용병의 용맹함을 기리기 위한 조각상이다.
지금도 로마 교황청을 지키고 있는 군대는 스위스
출신의 용병이다.중세시대 스위스 용병들의 용맹함
을 로마 교황청이 지금도 인정하는 것이다.
그러나 용병들은 오로지 돈을 목적으로 하는 직업 군인들이기 때문에 국가관이나 윤리 의식은 없다고
볼 수 있다. 이들은 전쟁에서 잔인한 약탈을 일삼고,
온갖 불법행위들을 자행했기 때문에 일반 백성들에게는 악마와 같은 존재 였다.
마키아벨리는 군주론에서 용병제도의 폐해를 지적하며
자국군의 중요성을 역설하고 있다.오늘날 대한민국도
미국이라는 우군의 보호 아래 놓여 있다.이래 저래 미군
주둔에 따른 댓가를 지불하고 있으니 또 다른 형태의
현대판 용병제도가 아니겠는가?
스스로의 주체성을 지닐려면 타인의 보호로부터 벗어
나야 한다.능력을 키우는 것 외에는 달리 길이 없다.
ᆢPlato Won
인문학과 추상화의 만남..
Easy 人文Art
ㆍ토마스 모어 유토피아 28과 중
19.오직 돈 때문에 싸우는 용병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