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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lato Won Oct 09. 2018

13. 황금으로 요강을 만드는 나라

반짝이는 밤하늘의 별들이 황금보다 더 빛난다.

황금을 좇는 욕망은 그대를 야수로 만든다

라파엘은 유토피아에서는 금이나 은이 철보다
가치없는 것으로 여기고 금으로 하찮은 물건인
요강이나 죄수들의 수갑,장신구를 만들어서 황금을
경시하는 문화가 있다고 모어 일행에게 설명합니다.


"믿기지 않겠지만 유토피아에서는  귀금속을 보물로
여기지 않습니다.인간이 불이나 물 없이 생존할 수
없는 것처럼 철이 없으면 생활을 영위할 수 없습니다.
희소가치라는 어리석은 관념만 없다면,누구나
금과 은이 없이도 편안하게 살 수 있습니다.
그래서 자애로운 대자연은 흙과 공기와 물과 같은
가장 소중한 선물들은 모두 우리들의 눈앞에 펼쳐
놓았지만,그다지 필요하지 않은 것들은 보이지
않는 곳에 숨겨 두었던 것입니다.

물론 금과 은을 이용해 장식용 접시나 예술품들을
만들어 낼 수도 있습니다.하지만 그럴 경우 사람들이
그런 장식품들을 점점 좋아하게 되어,그것을 녹여
용병들에게 지불해야 할 때가 되면 아주 괴로워 할
것입니다.이러한 곤경을 해결하기 위해 금과 을을
보물로 취급하는 다른 나라의 관습과는 정반대의
제도를 만들어냈습니다.

그들의 제도에 의하면 금과 은은 공동식당 에서는
물론 가정에서 쓰는 요강과 같은 불결한 일상용품
들을 만드는 데 사용하는 일반적인 재료일 뿐입니다.

그들은 노예를 묶는 사슬이나 족쇄를 순금으로
만들며,매우 수치스러운 죄를 범한 사람들은 귀와
손가락에 금으로 만든 귀걸이와 반지를 끼고 목에는
금 목걸이를 두르고,머리에는 금관을 쓰고 다니도록
합니다.

진주와 다이아몬드와 같은 보석류들이 우연히 발견
되면 주워서 깨끗이 닦은 후 어린이 장난감으로 씁
니다.어린이들은 처음에는 이러한 폐물을 무척이나
자랑하지만 자라면서 장난감 따위를 갖고 놀지 않듯
보석류들을 자손심 때문에 버립니다.

그곳에 있을 때 외교관들이 방문했습니다.외국 사절
들은 모두 해협 건너편에 위치한 국가에서 왔으므로
유토피아의 사고방식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유토피아
에서는 값비싼 옷으로는 존경받지 못하고 비단옷은
경멸의 대상이며,금은 불쾌한 단어로 여기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으나 그다지 왕래가 없었으므로
외교적 관례를 따르기 보다 호화롭게 차려입고
유토피아인들을 현혹시키기로 결정했습니다.

단 세 명으로 구성된 외교 사절단이 도착했을 때
수행원은 백명이나 되었고 한결같이 울긋불긋
색상의 비단옷을 입고 금박 입힌 옷에 금 목걸이
를 두르고,귀에는 금 귀걸이를 달고 손가락에는
금반지를 끼고 진주와 다른 보석들이 총총히 박혀
있는 모자로 치장되어 있었습니다.

그건 정말 잊을 수 없는 구경거리였습니다.유토
피아인들은 당연히 수수하게 차려입은 수행원
들은 최대한 예의를 갖춰 맞이했지만,금줄을
두르고 있는 외교관들은 노예일 것이라고 여겨
아예 무시해버렸습니다.

"엄마, 저 바보 같은 어른들 좀 봐!저 정도의
나이가 되어서도 보석을 좋아하다니!"
"쉬 조용히 해!저 사람은 분명 대사를
따라다니는 광대일 거야"
아이들과 어머니는 옆구리를 찌르며 낮게 속삭이며
험담들을 쏟아 냅니다.

유토피안인들은 하늘에 반짜반짝 빛나는 별들이
그토록 많은데,별에 비해 그 빛도 미미한 조그마한
돌조각에 매혹되는 것을 이해하지 못합니다.
그리고 유토피아인들이 가장 어이없어 하고 혐오
하는 것은 부자에게 빚을 졌거나 그의 지배를 받는
것도 아니면서,그리고 그가 살아 있는 동안엔
절대로 한 푼도 거저 주지 않는다는 걸 알고
있으면서도,단지 부자라는 이유만으로 그를
숭배하는 바보스러운 태도입니다."

인간 욕망의 한계는 과연 어디까지 일까? 토마스
모어는 이 물음에 대해서 지극히 현실적인 답변을
제시한다. 인간은 이성으로 그 욕망을 절제 할 수
있다는 것이다.


토마스 모어는 끊임없는 교양 교육과 관습을 통하여
인간의 탐욕을 극복하려고 노력하였다. 인간은 누구나
좋은 주거 환경을 포함한 먹는 것과 입는 것, 그리고
삶에 편리함을 주는 생활 도구들까지 그 욕망은 끝이
없어 보인다. 그러나 모어는 생산력과 노동력의 한계 
속에서 인간의 탐욕이 가져올 재앙을 극복하고자 했다.

유토피아에서는 돈이나 황금, 보석 같이 실 생활에
도움을 주지 않는 물건들이 있다. 도움은 주지 않지만 인간들이 소유하고자 하는 욕망을 부추기는 이러한 물건들에 대하여 모어는 의식적으로 기피하도록 했다.

그것은 끊임없는 의식 교육을 통한 인간의 태도와
관습에 대한 변화를 통해서 이루어진다. 황금으로
노예나 죄수들을 다루는 족쇄 등을 만들거나,
일반적으로 꺼려하고 더러워 하는 변기를 만드는
것이었다. 그리고 보석들은 어린 애기들이 가지고
노는 장난감 등을 만들어서 어른들이 가지고 있으면
유치해 지도록 했다.


이런 상황의 사회라면 어떤 일들이 일어 날까?
황금으로 만든 장신구나 보석을 하고 있으면 결국
탈주한 죄수로 보이거나, 아니면 아직 어린 티를
벗어나지 못한 덜된 어른으로 비춰질 것이다.
따라 그 누구도 이런 물건들은 회피하고자 했을
것이다. 결국 사람들은 이런 욕망을 찾아 헤메이는
시간에 생산적인 일에 더 많은 시간을 보낼 것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아마도 대항해 시대인 이 시기에 황금을 찾아 나선 콜럼버스나 또 이들을 쫓아 따라 나선 당시의 사회
풍조를 비판 하고자 했던 것인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모든 사람들이 공정하게 일하고 공평하게
분배 받는 유토피아에서 돈은 왜 필요할까? 삶을
영위하는 현실에서는 돈이 필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전쟁이 일어 난다면 어떻게 될까? 유토피아 시민을 보호하기 위하여 돈으로 용병을 사서 이들이 대신
싸우게 하는 것이다.


오늘날 인간이 사는 세상에서 발생하는 많은 불미
스러운 일들이 돈에 기인한다. 토마스 모어가 이 시기
에 돈과 귀금속들의 가치에 대해서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던 것은 인간이 물질의 노예가 되지 않도록 한 그의
인문 사상이 아닐까?  

실제로 토마스 모어는 평생을 검소하게 살았고,
사치와 향락에 빠지지 않기 위해 속옷 까지도 거친
옷들을 입고 다녔다고 한다. 이는 자신을 스스로 지키기
위한 그의 채찍이 아니 였을까?


황금으로 요강을 만드는 섬나라 유토피아를 통해

모어는 모든 사회적 불평등과 부패는 황금을
좇는 인간의 불필요한 욕망이라는 점을 분명히
지적하고 있다.


이성이 용기의 도움을 받아 욕망을 잘 절제 할 때

개인은 올바름이,국가는 이상적인 국가가 달성된다는

플라톤의 사상을 모어는 정확히 꿰뚫고 있는 것이다.


Plato Won



인문학과 추상화의 만남..

Easy 人文Art 

 

ㆍ토마스 모어 유토피아 28과 중

 

1.현실에는 없는 이상향,유토피아  

2.유토피아 탄생 배경ᆢ인클로저 운동과 르네상스 

3.진정한 휴머니스트, 토마스 모어 

4. 유토피아의 주인공, 라파엘 히드로다에우스 

5.돈에 의해 좌우되는 한,진정한 정의나 번영은 없다 

6. 초승달 같은 작은 섬나라,유토피아 

7.봉건 사회와 장원 제도 

8. 가혹한 처벌에도 범죄자는 줄지 않는가 

9.범죄는 처벌하되 생명은 존중한다 

10.빤짝이는 것은 황금이 아니라  하늘의 별들이다 

11.노동은 미덕인가? 

12. 공정한 분배가 실현되는 섬나라 

13.황금으로 요강을 만드는 나라

14.정신적 즐거움과 배움을 추구한 사회 

15.유토피아인들은 그리스인들의 후손? 

16.해석이 까다로운 법일수록 정의와 멀어진다 

17,유토피아의 특이한 사회풍습 

18.전쟁을 통해 얻을 영광은 없다 

19.오직  때문에 싸우는 용병들 

20.에피쿠로스 철학과 스토아 철학 

21.다양한 종파가 공존하는 유토피아 

22.종교의 자유는 인간 고유의 권리 

23.사제의 권위와 역할 

24.돈이 없어지면 그곳이  유토피아 

25.유토피아인이 바라  사후세계 

26 .인간의 오만 

27.유토피아는 사상서 인가?문학서 인가? 

28.Parallax Think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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