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임: 나를 바꾸는 심리학의 지혜> 북리뷰
#한달쓰기 리스트
07 공감할 때 생기는 힘
10 하나만 선택할 용기
11 동시에 여러 가지를 잘 해내는 방법이 무어냐 물으신다면
15 이런 글 써보려고요
16 그들이 말하는 글쓰기
17 너는 네가 하는 말이다 [말 그릇 리뷰 Part. 1]
18 네 말 그릇엔 무엇이 담겼는지 [말 그릇 리뷰 Part.2]
19 행복이라는 상태
21 그들이 말하는 두려움
22 커뮤니티 빌딩의 준비물
23 10대의 이민에 대해 아무도 말해주지 않는 8가지
24 글쓰기의 전제조건
#한달쓰기가 막바지에 다다른 지금, 나는 모두의 삶에 글감이 있다는 사실을 보게 된다. 인생을 가득 채운 글감을 어떻게 포착하고 정리하는지에 따라서 누군가는 '글 쓰는 사람'으로 살아가고, 누군가는 '사람'으로 살아간다.
분주한 하루 속에서도 꾸준한 글쓰기를 원하는 사람은 글감을 짚어낸다. 글감을 짚어내는 눈을 나는 관점이라고 부른다.
12월 1일에 쓴, 첫 #한달쓰기 글에서 나는 나의 콘텐츠는 관점이라고 설명했었다. 글감을 찾는 그 관점이 나의 하루를 콘텐츠로 만들어 주기 때문이다.
관점은 한 사람의 평범할 법한 이야기를 메시지로 탈바꿈시키는 굉장한 에너지이다.
관점을 다시 이야기하고자 하니 최인철 작가의 <프레임: 나를 바꾸는 심리학의 지혜>라는 책을 빠뜨릴 수 없다.
프레임은 한마디로 세상을 바라보는 마음의 창이다. 어떤 문제를 바라보는 관점, 세상을 향한 마인드셋, 세상에 대한 은유, 사람들에 대한 고정관념 등이 모두 프레임의 범주에 포함되는 말이다. P.11
연말을 맞이해서 여러 지인들과 식사하는 자리를 가졌다. 부모님의 친구분들부터 오래전에 함께 일하던 중국인 동료까지. 다른 배경과 경험을 가진 사람들과 함께 한 시간 동안 다양한 대화를 나누었다. 요즘 젊은 친구들이 교대를 졸업하고 학교에 취직해서 얼마 안 가 사직한다는 이야기, 홍대에 있는 타투 아티스트에게 타투를 받았는데 그와 커피 한잔 하고 싶어 문자를 보냈다는 이야기, 조금만 배려하고 조금만 신경 쓰면 타인의 마음을 위로할 수 있고 또 의미 있는 관계를 형성할 수 있다는 이야기, 조만간 가족이 있는 밴쿠버로 돌아가면 꼭 다시 만나 식사를 하자는 이야기.
짧은 대화 속에 각자가 가진 관점, 마인드, 은유, 그리고 고정관념이 드러나는 이야기들이 가득했다. 아, 이 분은 세상을 이렇게 바라보시는구나, 이 친구는 자기 자신을 이렇게 해석하고 있구나.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지 않아도 서로에 대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뜻깊은 시간이었다.
관점은 이렇게 우리의 말과 표현 속에 드러난다. 때로는 확연하게, 때로는 잔잔하게, 우리 자신을 드러내 준다.
따라서 누군가 ‘세상이 어떻다, 주변 사람들이 어떻다’라고 평하는 것은 세상과 주변 사람들에 대한 정보라기보다는 사실 그렇게 말하는 사람이 어떤 프레임을 갖고 있는지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알려주는 법이다. P.17
인생의 가치관 중에 '도전'이 있다면, 한 곳에 머물며 시간을 보내는 것보다 다른 도시에 가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해보지 않은 일을 꿈꿔보는 것을 선택한다. 사람은 어떤 환경에 있든지 자신이 가진 가치관에 따라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
이 이야기는 성취하는 사람과 안주하는 사람의 프레임 차이를 잘 보여준다. 성취하는 사람의 프레임은 ‘접근’ 프레임이다. 반면에 안주하는 사람의 프레임은 ‘회피’ 프레임이다. P.29-30
프레임은 가치관과 깊은 연관이 있다. 프레임이 가치관을 따라가기도 하고, 가치관이 프레임에 따라 형성되기도 한다. 무엇보다 가치관과 프레임은 어느 시점에 만나서 사람이 인생 속에 내리는 수많은 선택이 되고, 곧 그 선택은 사람을 행동하게 만든다. 그렇다면, 대체 가치관과 프레임은 어떻게 결정되는가? 부모에게로부터 물려받은 속성보다는 주위로부터 받은 환경의 영향이 크다. 즉, 우리가 무엇에 노출되어 살아왔냐는 사실이 우리가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을 결정짓고 우리의 가치관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가 되는 것이다.
경쟁과 관련된 물건들에 노출만 되어도 사람들은 무의식적으로 경쟁 프레임을 갖게 되어 가능하면 자신의 이익을 극대화하려고 노력했던 것이다. 타고난 성품이 달라서 한 조건에서는 협동적으로 행동하고 다른 조건에서는 경쟁적으로 행동한 것이 아니라, 어떤 성향을 가진 물건에 노출되느냐가 그 사람의 프레임을 자동적으로 결정하는 것이다. P.42
... 프레임은 주변의 사소한 물건들을 통해서 우리가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우리의 행동을 좌지우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프레임은 단순히 ‘마음먹기’에만 달린 문제가 아닌 것이다. 우리 주변의 물건들이 단순한 생활의 도구가 아니라 우리의 생각과 행동을 결정짓는 프레임의 도구가 될 수 있다는 점을 깨닫고 나면 물건에 대한 우리의 선택은 더욱 신중해질 수밖에 없다. P.43
남은 이렇고 저런 사람이다,라고 쉽게 정의 내리면서, 자신은 어떤 사람인지 분간하지 못하는 사람을 종종 본다. <프레임: 나를 바꾸는 심리학의 지혜>는 이러한 사람들이 '자기라는 프레임'에 갇힌 사람들이라고 설명한다.
자기라는 프레임에 갇힌 우리는 우리의 의사 전달이 항상 정확하고 객관적이라고 믿는다.... 자신의 행동이 자기 자신에게만 장난으로 해석된다는 점을 모르고 있는 것이다. P.79
특별한 고려 없이 남에게 던진 돌이 그 사람의 심장 중심부를 가격하여 몇 날 며칠을 피 흘리게 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뭐, 그런 것 가지고 유난을 떠냐?'라고 말하곤 한다. 나의 말과 행동은 '항상 정확하고 객관적'이고, 다른 사람의 대꾸와 반응은 항상 비 정확하고 비객관적이라고 여기는 것이다. 이러한 사람들의 말을 자세히 들어보면 이들은 자기 자신과 타인, 그리고 세상에 대한 착각 속에 빠져있는 경우가 많다는 걸 알 수 있다.
자기 프레임을 과도하게 쓰다 보면 ‘나는 남들을 잘 알고 있는데 남들은 나를 잘 모른다’는 착각을 하게 된다. P.91
사람들은 대부분 다른 사람의 내면이 겉으로 잘 드러난다고 믿기 때문에, 겉으로 보이는 특징적인 몇몇 행동을 보면 그 사람을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P.92
타인을 볼 때는 타인의 상황을 이해한 프레임으로 바라봐주고, 과거를 이야기할 때는 과거의 프레임으로 당시를 해석해야 한다. 진짜 지혜는 표면만을 보고 평가할 줄 아는 능력이 아니고, 표면 뒤에 숨겨진 내면과 배경을 보는 배려이다.
역지사지라는 말처럼 진정한 지혜는 내가 나 자신의 행동을 설명하는 것과 동일한 방법으로 다른 사람의 행동을 설명하는 마음의 습관에서 나온다. P.95
새로운 한 해를 앞두고 나의 지나간 2019년을 정리하는 시간을 갖고 있다. 시도조차 해보지 못한 것, 시도했다가 포기한 것, 어쩌다 이룬 것, 노력하여 얻어낸 것들이 있다. 잘한 것에는 인색하게 굴면서, 못한 것에는 신랄하게 비판하려고 할지 모른다. 그러나, 지금의 마음가짐으로 당시의 나를 질책하는 것은 공평하지 않다. 2019년 1월부터 12월까지를 살아낸 나는 그때만의 이유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오히려 잘하지 못한 것을 기억해 두었다가 2020년에는 조금 더 나은 방향으로 바꾸어보는 도전을 망설이지 말아야 하겠다.
… 현재의 프레임으로 과거를 평가하는 것은 마치 1900년대 초에 안전벨트를 매지 않았다는 이유로 지금에 와서 그 당시 사람들을 체포하는 것과 같다. P.101
과거는 현재의 눈으로 볼 때만 질서 정연하고 예측 가능한 것이다. P.103
미래의 후손들도 그들의 ‘현재’ 시점에서 과거를 평가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P.99
역사도 마찬가지이다. 우리의 자녀들은 그들의 관점으로 우리의 현재, 곧 그들의 과거를 해석할 확률이 높다. 우리의 후손이 지금 우리의 전후 사정과 마음 상태와 배경을 쏙 빼놓고, 자신들의 현재 프레임으로만 우리를 평가한다면 아마 조금은, 서운한 마음이 들지도 모를 일이다.
크게 다를 것이 없는 12월의 일상이다. 나는 지금 것 지난겨울을 보내온 방법으로 이번 겨울을 보내고 있다. 두꺼운 아우터를 꺼내 입고, 따뜻한 목도리를 두르고, 발목을 보호해주는 부츠를 신고, 무엇이든 안전하게 담기 좋은 방수 토트백을 든다. 고마운 사람들을 만나고, 기억에 남는 순간들을 글로 기록한다.
한 가지 다른 점이 있다면 #한달쓰기와 함께 하고 있다는 것이다. 비슷비슷한 일상에서 글감을 찾아내고 글로 정리한다. 이 일을 (며칠을 제외하고 거의) 매일 지속하고 있다. 새로운 프레임으로 2020을 시작하고 싶었고, 아주 조금은 원하는 바를 실현시킨 것 같아 마음이 뿌듯하다.
내가 글감을 골라내는 과정은 주로 사람들의 말에서, 서로에게 건넨 이야기에서, 가만히 들여다본 세상 속에서 무언가 내 관점에 걸리는 것들을 골라내어 에버노트에 적어두었다가 2시간 정도의 시간을 낼 수 있을 때 가만히 앉아 좀 더 긴 호흡으로 풀어내는 것이다. 글을 쓰는 동안 내가 표현하고자 하는 무언가가 나의 오래된 프레임을 통해 단어와 문장으로, 문단과 하나의 글로 완성된다. 완전하고 완벽한 프레임이 아니라서 이전의 경우, 어떤 사람들은 나의 글에 반감을 표하거나 조금은 언짢은 표현을 남기기도 했다. 2019년을 보내면서 나도 몰랐던 나의 프레임이 발견되고 보니, 모두가 나의 관점에 동의할 수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게 되었다.
관계에서도 그렇다. 애정을 표현하는 나의 방법이 상대방에게는 불편함으로 다가올 수도 있고, 예의 있게 거절하기 위해 건넨 말 한마디에 그 사람, 굉장히 기분 나빴을 수도 있다. 나만 정확하고 객관적일 수는 없는 게 세상사라는 걸 알게 되었다.
그렇다면, 새로운 2020년은 무엇으로 어떻게 나의 프레임을 발전시킬 것인지, <프레임: 나를 바꾸는 심리학의 지혜>에서 찾아보았다:
#긍정언어로
긍정의 언어로 말하라. P.193
#주변물건을 바꿈으로
주변의 물건들을 바꿔라. P.197
#반복함으로
성인기의 성취라는 것은 그것이 어떤 영역이든 ‘중단 없는 노력’에 의해 이루어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너무나 적절한 지적이다. 반복의 위력은 결코 과소평가될 수 없다. P.204
당신의 2020년 프레임,
무엇으로 어떻게 바꾸고 싶은가?
Source:
Cover Image by pine wat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