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나만의 미션 수행 중이다. 1년 전쯤부터 체인지그라운드를 알게 되면서 독서를 습관화했고, 그 다음에는 데일리리포트 쓰기에 집중했었다. 씽큐베이션 2기에 접어들면서 서평과 글쓰기에 몰입했었고, 더불어 운동도 시작되었다. 나는 하나에 몰입은 잘하는데 적절히 배분이 힘들어서 어느 날은 책만 몇 시간을 읽고, 또 어느 날은 글만 몇 시간을 쓰는 등 편향이 심했다. 씽큐베이션 3기에 접어들면서는 팀원들과 함께 66챌린지를 자체적으로 진행하면서 적어도 한 항목당 30분씩이라도 하자라고 마음을 먹었다.
그래서 내가 선택한 것은 필사, 독서, 글쓰기, 공부, 운동 다섯 가지이다. 이것을 체크하지 않으면 이상하게 한 가지는 꼭 그냥 넘어가게 되는데 그래도 함께 체크하면서 의식적으로 노력을 하다 보니 매일매일 해내고 있다. 책을 정말 읽기 싫은 날도 있다. 그냥 그 책이 어렵기도 하고, 내가 읽을 기분이 아닌 날도 있는데 이런 날 저런 날 다 빼고 나면 책 읽을 날이 며칠이나 될까. 나라는 존재는 풀어주면 풀어줄수록 딴짓을 많이 하는 사람이라서 얼마든지 딴것을 하고 놀 수 있기 때문에 요즘은 스스로를 달래며 30분이라도 꼭 읽고 있다.
어느 날은 정말 딱 30분만 읽는 날도 있고, 어느 날은 1시간이 언제 넘었지? 하는 날도 있고, 또 어느 날은 조금 더 읽고 싶은데 잘 시간이거나, 운동할 시간이라서 아쉽게 덮어야 하는 날도 있을 정도로 매일 읽기를 하기를 잘했다고 생각한다. 물론 '그렇게까지 왜 억지로 읽어야 하나요?'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지만 이전에 아무리 책을 읽었다고 해도 핸드폰을 하는 게 더 쉽고 편한 것을 스스로가 고치고 싶기 때문이다. 이상하게 핸드폰을 하기 전에는 핸드폰을 하면 좀 릴랙스가 될 것 같고, 이 정도는 해도 되지 않겠어?라고 스스로가 생각한다. 그런데 꼭 하고 나면 '내가 뭘 한 거지?' 라며 후회를 반복하기 때문에 그것을 방지하기 위해서 노력해 보는 중이다. 아직도 핸드폰의 사용량은 너무 많다고 스스로도 생각한다.
사실 매일 글쓰기 1기를 통해 매일의 힘이 대단하다는 것을 스스로가 느꼈다. 1기 30일, 2기는 24일째 도전 중이지만 실은 8월부터 지금까지 계속되어왔다고 봐야 한다. 그래서 이제는 예전처럼 글을 쓰는 게 두렵지는 않다. 물론 질에 대해서는 아직 고민 중이지만, 뭘 써야 하지? 어떻게 써야 하지?라는 부담감과 마치 백지 공포 같은 것은 없어졌다는 얘기다. 매일 쓰는 훈련이 되었으니 가능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운동도 재미있을 때도 있고, 하기 싫을 때도 있다. 특히나 몸이 안 좋은 시즌이 돌아오면 만사 귀찮고, 합리화를 하기 일쑤다. 그러나 그 합리화가 길어지다가 그만둔 적이 얼마나 많은가. 매월 초에는 헬스장이든 어디든 사람이 북적이다가도, 뒤로 갈수록 썰렁해지는 것을 다 느껴봤을 것이다. 아무리 내가 월 2만 원짜리 아파트 피트니스를 다닌다고 해도 , 1시간에 2만 원짜리 필라테스를 다닌다고 해도 의지가 없다면 지속하기 힘들다. 비싼 돈을 내야 아까우니 열심히 다니시는 분도 있지만, 어쨌든 나는 쉬지 않고 운동을 한다는 것에 포커스를 두어서 헬스장을 못가는 날은 집에서 매트를 깔아놓고 홈트라도 꼭 한다. 물론 운동의 양으로 따진다면 비교도 되지 않을 것이다. 헬스장만큼 땀도 나지 않는다. 그래도 안 하는 것보다는 나으니 스트레칭을 꾸역꾸역 1시간을 채운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필사, 운동, 글쓰기, 공부, 독서 순서가 제일 바람직하고 일찍 일어나는 날의 루틴이지만 꼭 이 순서는 아니다. 하지만 적어도 최소 운동은 1시간, 나머지는 30분 이상씩은 꼭 하려고 애쓰는 중이다. 인스타그램 66챌린지에서도 체크를 했었지만 쏠림현상이 심했었는데, 지금은 카톡으로 씽큐베이션 3기 멤버들과 함께 체크를 하니 아무래도 좀 더 의식적으로 노력을 한 덕분에 △ X표시가 종종 있던 다른 달과는 다르게 이번 달은 동그라미 대잔치라서 뿌듯하다. (물론 공부의 양에서는 아직도 한참 부족해서 보완해야 한다)
일정이 조금 느슨한 날에는 미션 수행하는 것이 어렵지 않지만, 바깥 일정이 많은 날에는 아무래도 딴짓을 할 시간에 미션을 수행해야 겨우겨우 완성이 된다 (단 30분일지라도 합치면 꽤 된다 ㅋㅋ) 지난주 목요일에도 씽큐 베이션 3기 모임이 끝나고 사실은 나 혼자 다른 커피숍에 가려고 했다. 그러다가 참새가 방앗간을 못 지나치는 것처럼 모처럼 만난 멤버들과 토론시간에는 다 나누지 못한 이야기들을 스벅에 가서 신나게 나눴다. 그런데 시계를 보니 내게 주어진 시간이 얼마 없는 것이 아닌가.
용기를 내어서 옆 테이블로 옮겼다. 그날은 운동 미션만 클리어했고 필사, 글쓰기, 공부, 독서가 남아 있었다. 독서야 빡독X성남에서 할 거니 제쳐두고 필사, 글쓰기, 공부를 해야 하는데 즐겁긴 하지만 계속해서 이야기를 나누는 테이블에 있을 수는 없으니 옆 테이블로 옮겨서 노트북을 꺼내 내 할 일을 시작했다. 내가 생각해도 좀 웃기기도 했다. 한참 얘기하다가 쓰윽 옆자리로 가더니 자기 할 일 하는 게 ㅋㅋ 그렇지만 그렇게 하지 않으면 지금까지 해왔던 것이 무너지니 어쩔 수 없었다. 내가 하고 싶은 것만을 할 것인가? 해야 하는 것을 할 것인가?를 늘 선택해야 한다. 다 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한정된 시간에 다 할 수 없다면 선택해야 한다.
학창 시절보다 책상에 앉아 있는 시간이 더 길어진 요즘 나도 내가 신기하다. 이렇게 10대나 20대 때 공부를 했어야 했는데 40대가 되어서 이렇게 된 것이 늘 아쉽기는 하지만, 사실 동기 자체가 비교가 되지 않으므로 늙어서 하는 공부가 어쩌면 더 제대로 된 공부가 아닌가 싶기도 하다. 기말고사가 코앞이라 사실 미션에 대한 부담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래도 어쩌겠는가. 최소한의 시간만을 하더라도 해내어 보리라. 왜? 나와의 약속이니까. 누가 뭐라고 하는 사람 하나 없지만, 나 자신이 보고 있으니까. 애쓰는 것이다. 오늘도 파이팅해주길 스스로에게 부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