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를 바라보는 역량
‘결국 남는 건 사람이다’라는 말을 많이 들었다. 그러나 지금의 직장 풍경을 보면 ‘그럴까’라는 의문이 올라온다. 심지어 생각만 해도 감정의 파도가 밀려오는 경우도 있다. 직장생활 을 하며 좋은 사람을 만나는 건 하늘의 별 따기라며 괜찮은 사람을 만나면 감사할 따름이다. 한번은 ‘이해관계가 없어졌거나 끝났을 때 그 사람과의 인간관계가 진짜다’라는 글을 읽고 퇴사 후 나의 진짜 관계에 대해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하지만 직장생활에 대입하기에는 여간 어려운 게 아니라며 다시 고개를 저었다. 쉽지 않은 ‘사람’ 외에 조직에 있을 때 또 무엇을 남겨야 할까? 결국 남는 다른 건 무엇일까?
직장생활을 하며 오롯이 자신에게 집중했을 때 남겨야 하는 건 역량이다. 내가 무엇을 할 수 있고 무엇을 잘하는지 분명하게 알아야 한다. 왜냐하면 퇴사 후에 진짜 역량이 드러나기 때문이다. 드러난 역량으로 새로운 일을 하거나 역량을 표현해서 새로운 회사나 조직에 들어가야 먹고살 수 있다. 대충 어떤 일을 했고 어느 정도의 성과를 냈으며 무엇을 해봤다가 아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역량을 발휘한 경험과 경력이 있고 보유하고 있는지 스스로 명확하게 인식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조직에 있을 때 먼저 자신의 역량이 무엇인지 정리하는 시간을 마련해야 한다. 보호해줬던 조직이 없을 때 무엇을 할 수 있을지 미리 생각해봐야 한다. 그 생각은 조직에 있을 때 해야 어떤 역량을 개발할지 또는 활용할지 미래를 위한 유용한 준비를 할 수 있다. 조직은 개인을 배려하기 어렵기 때문에 자신이 조직을 활용하는 것이 현명하다.
퇴사 후에 회사라는 갑옷이 없어지면 조직 밖의 자신을 마주하고 ‘나는 무엇을 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이 심연에서 피어오른다. 이 질문을 한 단어로 줄이면 ‘역량’이다. 나는 거쳐 온 여러 조직생활을 돌아보며 어떤 역량을 키웠는지 생각했다. 어떤 경험을 했고 무엇이 좋아졌고 실제로 무엇을 잘했는지 정리를 시도했다. 하지만 내가 갖고 있는 역량을 어떤 형태로 표현해야 할지 막막했다. 역량이 무엇인지 알고 있다고 착각했고 마치 수년간 대학생활을 하고도 자기소개서에 자신을 기술하지 못하는 취업준비생 같았다. 혹은 채용 면접에서 대답하지 못하고 머뭇거리는 지원자와 다르지 않았다. 오랫동안 직장생활을 해도 마찬가지 상황이다. 제대로 알지 못하면 표현하지 못한다.
역량이란 무엇일까? 역량(力量)은 ‘어떤 일을 해낼 수 있는 힘’이라는 사전적 의미를 갖고 있다. 영어로는 ‘Ability’ 또는 ‘Competency’로 나타낼 수 있는데 정의뿐만 아니라 또 중요한 것이 유형이다. 어떤 형태의 역량을 키웠고 보유하고 있는지 자신에게 물어야 한다. 혼자 잘하는 것인지, 함께 잘하는 것인지를 구분하고 각각에 대한 세부 유형으로 역량을 표현해야 한다. 예를 들어 분석력, 창의력, 문제해결 능력이라는 세부 유형으로 표현할 수 있고 이들은 모두 혼자 잘하면 되는 역량이다. 반면에 리더십, 팀워크, 의사소통 역량은 누군가와 함께 잘하는 것이다. 이러한 구분과 개념의 이해가 선행되어야 자신의 역량을 정리하고 표현할 수 있다. 세부 역량에 대한 개념을 이해할 때 역시 주의해야 할 점이 경험적으로 인식하고 있는 개념으로 자신의 이해를 과신하는 것이다. 세부 역량의 정의를 사전에서 찾아보는 일이 먼저다. 역량의 개념은 위의 구분과 예시 외에도 훨씬 다양한데 직접 찾아보고 구분하며 정리해야 한다.
자신의 역량을 정리하면 새로운 가능성이 열리기도 한다. 조직에서 자신의 역량을 더 활용할 생각을 하고 부족한 역량은 직장 내 고수에게 배울 수도 있다. 필요에 따라서는 보유한 역량을 어필해서 원하는 직무를 경험하기도 한다. 혹은 역량을 정리함으로써 지겨워진 직장생활에서 새로운 의미나 활력을 찾을 수도 있다.
지금 하는 일을 살펴보면 사실 그 일을 매우 잘하고 많은 역량들을 발휘하고 있다. 하지만 당연한 일로 생각하고 오히려 익숙해진 역량을 적당히 소모한다고 생각한다. 반복되는 업무에 스킬과 스피드가 생기고 수많은 프로젝트와 업무 처리를 하며 역량이 생겼는데 스스로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경험과 경력이라는 훌륭한 재료가 자신에게 투입되며 일을 처리하는 과정을 통해 분명히 다양한 역량이 향상되었을 것이다. 따라서 조직에 있을 때 시간을 갖고 역량을 점검해야 한다. 이는 스스로를 위한 의미 있는 과제다.
✔ 조직에 있을 때 내가 남겨야 할 것은 무엇인가?
✔ 직장생활을 통해서 내가 지금까지 갖춘 역량은?
✔ 퇴사하면 나는 무엇을 할 수 있는가?
[역량의 객관적 정의 1단계]
자신이 생각하는 역량의 개념으로 직장생활에서 발휘하고 있는 역량과 선호도의 정도에 맞게 역량을 표기한다.
[역량의 객관적 정의 2단계]
‘역량의 종류’를 검색하고 참고하여 다시 한번 자신의 역량을 표기한다.
[역량의 객관적 정의 3단계] 표기한 자신의 역량이 주관적인지 객관적인지 검토한 후 자신의 동료 또는 상사와 [역량 x 선호도] Matrix로 역량을 객관적으로 재검토한다.
위의 [역량 x 선호도] Matrix에 역량과 선호도의 정도에 따라 자신의 ‘업 무’를 표기하여 상사와 업무 면담 시 효과적인 근거로 활용할 수 있다. 특히 업무분장이나 직무순환 혹은 성과면담에 유용하다.
자신만의 의미 발견을 통해 주도적인 성장을 지속하도록 돕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