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정 : 두 권이 추가되어 수정하였습니다)
시리즈의 제목을 참 잘 지었다 싶다. <느려 터진 책 생활>. 정말 느려 터지고 게으른 작년 나의 책 생활에 핑계를 댈 수 있으니까. 유독 작년은 책을 더디게 읽었고, 많이 읽지도 못 했다. 마음이 방황했던 한 해였다. 무기력한 시간들도 많았고, 점점 열정이 식어가는 것도 느꼈고. 이렇게 나이 드는 걸까 싶어 덜컥 겁이 나기도 하고. 다시 마음을 다잡다가도 어느새 제자리로 돌아가고.
해가 바뀌었다는 좋은 계기를 기회로 삼아 다시 힘을 내보고자 한다. 그래도 느려 터졌을 테지만.
일단 다시 시작하기 위해 작년 한 해를 정리해보아야겠다. 작년에 내가 읽은 책은 대략 52권이다.
정유정 ㅣ 7년의 밤 ㅣ 은행나무
정유정 ㅣ 28 ㅣ 은행나무
한강 ㅣ 채식주의자 ㅣ 창비
박정민 ㅣ 쓸 만한 인간 ㅣ 상상출판
고미 타로 ㅣ 바다 건너 저쪽 ㅣ 보림
조카에게 선물로 주고 싶어서 산 그림책인데 내가 위로를 받은 책. 조카도 한동안 이 책을 놓지 않았다고 해서 뿌듯했다.
아툴 가완디 ㅣ 어떻게 죽을 것인가 ㅣ 부키
오스틴 라이트 ㅣ 토니와 수잔 ㅣ 오픈하우스
임경선 ㅣ 자유로울 것 ㅣ 예담
월터 아이작슨 ㅣ 스티브 잡스 ㅣ Simon & Shuster
헤르만 헤세 ㅣ 데미안 ㅣ 민음사
약간의 현기증 나게 했던 책. 사춘기 때 읽었더라면......
편혜영 ㅣ 홀 ㅣ 문학과지성사
봉현 ㅣ 여백이 ㅣ 난다
정희진 ㅣ 페미니즘의 도전 ㅣ 교양인
나에겐 아직 어려운 얘기를 어렵게 설명해주는 것 같은 책. 언젠가 다시 보면 전부 이해되는 날이 오겠지. 페미니즘에 대해선 반드시 공부가 필요하다.
유발 하라리 ㅣ 사피엔스 ㅣ 김영사
이나가키 에미코 ㅣ 퇴사하겠습니다 ㅣ 엘리
이 세상이 회사를 위해 돌아가는 것처럼 느껴진다는 작가의 말에 무릎을 쳤다. 그 안에서 빠져나와 자신 만의 삶을 사는 작가의 이야기.
권은순 ㅣ 집 안의 물건 ㅣ 버튼북스
구경 삼아 본 책.
와타나베 유코 ㅣ 집의 즐거움 ㅣ 책읽는수요일
이런 책들을 볼 때마다 독립을 꿈꾸지만 현실 앞에서 주저앉는다.
최은영 ㅣ 쇼코의 미소 ㅣ 문학동네
조남주 ㅣ 82년생 김지영 ㅣ 민음사
산도르 마라이 ㅣ 열정 ㅣ 솔출판사
독서 모임에서 선정돼 본 소설. 외로운 한 노신사와 독대한 느낌. 그가 돌아본 인생, 우정, 사랑에 대한 책.
플로랑스 ㅣ 몸을 씁니다 ㅣ 도서출판 가지
궁금해서 도서관에서 빌린 책이었는데 나에게 별 큰 도움이 되지는 못했다.
가와바타 야스나리 ㅣ 설국 ㅣ 민음사
나조차도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여자의 마음. 그리고 애처로운 고마코.
함정임 ㅣ 무엇보다 소설을 ㅣ 예담
소설에 대한 글 모음집이다. 나도 책에 대해 글을 쓰다 보니 유심히 읽게 되었다. 처음에는 이유는 모르겠지만 읽어나가는 게 좀 힘들었는데 뒤로 갈수록 잘 읽혔다. 이 세상의 모든 소설을 읽고 싶어 지게 만드는 책. 이 작가의 다른 글도 읽고 싶다. 올해 읽어봐야겠다.
칼 뉴포트 ㅣ 딥 워크 ㅣ 민음사
아베 야로 ㅣ 별것 아닌 이야기 ㅣ 미우
느리지만 그 걸음을 단 한 순간도 멈추지 않았던 대단한 작가의 별것 아닌 이야기.
이동진 ㅣ 이동진 독서법 ㅣ 예담
이다혜 ㅣ 어른이 되어 더 큰 혼란이 시작되었다 ㅣ 현암사
좀 더 쉽게 페미니즘에 대해 접근할 수 있는 책. 글을 엄청 쉽게 쉽게 쓰시는 것 같은 느낌. 그게 내공이겠지.
김신회 ㅣ 보노보노처럼 살다니 다행이야 ㅣ 놀
귀여웠던 책. 그렇지만 조금은 평범하다 느낀 책.
박선아 ㅣ 20킬로그램의 삶 ㅣ 어라운드
나의 이야기도 쓰고 싶어 지게 만드는 책.
가네코 후미코 ㅣ 무엇이 나를 이렇게 만들었는가 ㅣ 이학사
영화 <박열>을 보고 빌려 읽은 책. 무척이나 강렬했다. 비극적인 인생이었지만 멋진 여성이었던 건 틀림없다. 인생이 그 어떤 소설보다 소설 같았던 가네코 후미코의 이야기.
게릴라걸스 ㅣ 그런 여자는 없다 ㅣ 후마니타스
버지니아 울프 ㅣ 런던을 걷는 게 좋아, 버지니아 울프는 말했다 ㅣ 정은문고
1930년대의 런던을 직접 산책하는 기분. 가볍게 읽기 좋았다.
임현 외 ㅣ 2017 제8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ㅣ 문학동네
아베 코보 ㅣ 모래의 여자 ㅣ 민음사
최영건 ㅣ 공기 도미노 ㅣ 민음사
장유승 ㅣ 일일공부 ㅣ 민음사
오래도록 변치 않았고 변치 않을 것들에 대하여. 민음사에서 진행하는 이벤트에 참여하면서 읽게 됐다. 직접 필사를 하면서 열심히 읽었다.
정지돈 외 ㅣ 2015 제6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ㅣ 문학동네
정지돈 작가의 작품이 가장 어려웠다. 그 작품 빼고 다 읽었다. 다양한 소설들을 접할 수 있는 재미있는 시간.
이기호 ㅣ 세 살 버릇 여름까지 간다 ㅣ 마음산책
유쾌하고 귀여운 가족 소설이다.. 그렇지만 왠지 판타지 소설처럼 느껴진다.
치마만다 응고지 아디치에 ㅣ 엄마는 페미니스트 ㅣ 민음사
우리 부모님이 나를 낳기 전에 이 책을 읽어보셨더라면......
박준 ㅣ 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은 먹었다 ㅣ 문학동네
여전히 시는 어렵다.
김애란 ㅣ 바깥은 여름 ㅣ 문학동네
너무 좋아서 좀 오래 글을 쓰려고 마음먹어놓고 못 써버린 글들. 다음 편을 기대해주세요 해놓고는. 민망하게. 어쨌거나 그만큼 좋은 소설이었다. 올해 나에겐 최고의 소설집.
김건숙 ㅣ 책 사랑꾼 이색 서점에서 무얼 보았나? ㅣ 바이북스
책을 사랑하는 사람들은 정말 다 비슷한 걸 느끼는 모양이다. 많은 걸 공감할 수 있었던 책. 그리고 이런저런 아이디어도 많이 얻었다.
이경미 외 ㅣ 각본 비밀은 없다 ㅣ 유어마인드
각본집 읽는 재미를 알게 해 준 책. 영화보다 각본이 훨씬 좋았다. 엄청 몰입해서 봤다.
밀란 쿤데라 ㅣ 농담 ㅣ 민음사
참을 수 없는 농담의 무거움.
사카이 준코 ㅣ 아무래도 아이는 괜찮습니다 ㅣ 아르테
의외로 잘 읽히지가 않았던 책. 하지만 그녀가 말하고자 하는 것들엔 꽤 많이 공감했다.
데이브 컬런 ㅣ 콜럼바인 ㅣ 문학동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찌할 수 없었던 비극이 존재한다는 것이 참 무섭다.
Andre Kertesz ㅣ On Reading ㅣ W W Norton & Co Inc
무언가를 읽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은 모두 매력적이다.
크리스토퍼 이셔우드 ㅣ 싱글 맨 ㅣ 창비
최고요 ㅣ 좋아하는 곳에 살고 있나요? ㅣ 휴머니스트
호시 요리코 ㅣ 오늘의 네코무라 씨 아홉 ㅣ 조은세상
너무 오래 기다렸다. 그런데 너무 금방 끝나버렸다. 제발 빨리빨리 좀 내주세요 ㅠㅠ
정태규 ㅣ 당신은 모를 것이다 ㅣ 마음서재
타인의 불행으로 위로를 얻었다. 부끄러웠다. 하지만 나에겐 큰 도움이 되었다.
임경선 ㅣ 교토에 다녀왔습니다 ㅣ 예담
교토에 다시 가고 싶어졌다. 짧게 갔다온 곳이었지만 내가 느낀 것들이 맞구나 싶어 공감이 많이 됐던 책. 좀 더 오래 머물러 있다가 오고 싶다.
역시나 하반기로 갈수록 책을 안 읽었다. 다짐이 흐트러진 것도 이유지만 올 하반기에는 꽤 큰일이 나에게 일어났기에 그걸 핑계 삼고 싶다. 우리 집에 고양이가 왔기 때문에. 그 아이 때문에 사실 무엇도 집중해서 제대로 하기가 힘들었다. 집에 갓난아기가 있는 느낌이었달까. 지금은 많이 나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그 아이에게 초집중. 고양이를 기른다는 것, 반려 동물을 기른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님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
올해는 고전에 좀 더 많이 도전해보고, 역사에 관련된 책도 더 읽어보고 싶다. 꽤 열심히 읽다가 다시 뚝 끊어져버렸다.
늘 책 권 수에 집착하지 말자고 하지만 점점 줄어드는 숫자를 보고 있으면 나 자신에게 실망하지 않을 수가 없다. 줄어들지는 않았으면 좋겠는데. 책에 대한 마음이 점점 식어가는 걸까. 그런 것일까 봐 두렵다. 하지만 이제 읽지 않으면 안 되는 사람이 되었으니까 그래도 꾸준히 한 권이라도 읽어나가리라 믿는다. 그리고 노력도 할 것이다.
올해는 즐겁게 읽어보자. 작년엔 왠지 마음이 늘 무거웠던 것 같다. 즐겁게 읽기보다는 읽어야 하니까, 하는 마음으로 읽었던 것 같고. 올해는 끌려가지 말고 끌고 가는 한 해가 되길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