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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oon Jun 23. 2015

엄마는 희생해야만 하는걸까?

모든 육아는 훌륭하다 #3

‘곤조’있는 육아를 위해 나는 질문을 해보기로 했다.


첫 질문은 오랜 고민에서 나왔다. “엄마는 희생해야만 하는걸까.” 엄마의 희생은 아주 오랜 세월 당연한 가치로 여겨져왔다. 나도 엄마의 희생으로 컸다. 감사한 일이다.


다만 내가 이의를 제기하고 싶었던 포인트는 그 ‘희생’이란 단어의 뉘앙스가 이미 엄마의 불행을 전제로 한다는 점이었다. 엄마에겐 분명 ‘역할’이 있지만 그걸 (불행 섞인) ‘희생’이라 부르고 싶진 않았다. 조금 더 솔직해질까. 80년대에 태어나 할머니들 말마따나 ‘좋은 세상’에서 산 나는 이미 ‘즐거움을 아는 몸’이 되어버렸다.


난 혼자 하는 여행을 즐긴다.

난 굽이 젓가락 만큼 얇은 10cm 하이힐를 신을 때 행복하다.

난 복숭아빛 블러셔를 볼에 바를 때 희열을 느낀다.

난 토요일 아침 삼청동 카페에 앉아 누리는 아이스 아메리카노와 책 한 권을 사랑한다.

무엇보다 난 일할 때 미친 듯이 행복하다.


그 느낌들을 싸그리 포기하고서 아이탓, 가족탓을  안할 자신이 없었다. 언젠가 아이가 “땡큐”라고 말하면 지난 시간의 회한에 눈물을 주르륵 흘리는 대신 “뎃 워즈 마이 플레저”라고 쿨하게 웃고 싶었다. 그러기 위해서 가족에게, 아이에게 의존하지 않은 나만의 영역이 나는 필요했다.


다음 글 #4. 육아에도 기획이 필요하다.




<모든 육아는 훌륭하다> 지난 글


#1. “미안해 그리고 미안해” feat. 엉망 엄마

#2. 그래, 엄마에겐 ‘곤조’가 있어야 한다.

#3. 엄마는 희생해야만 하는걸까?

#4. 육아에도 기획이 필요하다.

#5. '요즘 계집애들은 애를 안 낳으려 한다'는 당신에게

#6. 아이도 엄마도 행복한 육아 <둘다 리스트 10가지>

#7. 육아에 훈수를 금합니다.

#8. 육아우울증 극복을 위한 Tip 5가지

#9. 워킹맘의 육아휴직 손익계산서

#10. 딸. '잘' 살 필요없어.

#11. 딸. 엄마를 필요로 해줘서 고마워.

#12. 딸. 엄마랑 사진찍자, 100장 찍자.

#13. 딸. 엄마랑 커플룩입어볼까?

#14. 딸. 엄마가 우리 딸 맘을 몰랐네.

#15. 딸. 아빠는 도와주는 게 아냐.

#16. 딸. 맘충이라고 들어봤니.

#17. 딸. 오늘이 세상 마지막 날이라면 말야.

#18. 딸. 문제는 전업맘일까?

#19. 엄마도 아이도 좋아하는 <아지트> 만들기

#20. 딸. 넌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건 아냐.

#21. 엄마도 아이도 좋아하는 <친구> 사귀기

#22. 엄마도 아이도 좋아하는 <커플룩> 입기

#23. 딸. 엄마가 바라는 추석은 말야.

#24. 딸. 외동이면 외로울까? 

#25. 엄마도 아이도 좋아하는 <춤>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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