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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성윤 Jan 16. 2018

비트코인, 한탕주의,
그게 그렇게 걱정되십니까?

그저 인간답게 살고 싶을 뿐

비트코인에 대한 관심이 하늘을 찌르고 있다. 하루 만에 수백만 원을 벌 수 있다는 소문과 몇 억을 벌었다는 사람들의 후기가 인터넷에 돌면서 도대체 비트코인이 무엇인지 알아보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특히 비트코인이 가상화폐이니만큼 컴퓨터와 친숙한 2030 청년들 사이에선 비트코인에 대한 정보와 대화가 많이 오고 간다. 술자리나 카톡방에서도 비트코인은 요즘 빠지지 않고 나오는 주제이다. "누가 비트코인 얼마 있더라.", "비트코인 있어?", "지금 사면 오를 수 있다는데 살까?", "괜히 샀다가 돈만 잃는다." 등등의 대화를 최근, 수십 번도 넘게 들었다. 더 이상 개천에서 용이 나지 않는 시대에 청년들에게 비트코인은 신분을 바꿀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 되었다. 이를 우려한 듯 요 근래 '비트코인-청년-한탕주의' 이 세 가지를 함께 엮은 글을 쉽게 볼 수 있었다. 내용의 요지는 비트코인으로 일확천금을 노리는 청년들이 한탕주의에 빠진 것에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었다. 


청년들에 대한 우려와 걱정이 많아도 너무 많은 것 같다. 청년수당을 주면 유흥비로 쓸까 염려되고, 아동수당을 모두에게 지급하면 금수저에게도 갈 것 같아 걱정이고, 이젠 비트코인으로 한탕주의에 빠질까 우려까지 하니 말이다. 물론 누군가는 비트코인으로 한탕주의에 빠져 허우적거릴 것이다. 2002년 로또가 처음 만들어졌을 때도 누군가는 로또 사는데 전재산을 날리고, 지금도 강원랜드에서 잭팟을 노리는 사람 한 명쯤이야 있기 마련이니 말이다. 한탕주의에 빠질까에 대한 우려를 비꼬긴 했지만 우려하는 지점에 있어 전혀 공감이나 동의가 안 되는 것은 아니다. 아니, 충분히 이해가 된다.


그러나 그 우려를 잠식시키기 위해선 비트코인의 규제나, 가상화폐 거래소 폐지라던가, 한탕주의에 빠지지 말라는 염려는 좋은 방법이 아니라 생각한다. 무엇이 2030 청년들로 하여금 비트코인에 희망을 거는지 명확하게 인지할 필요가 있다. 2017년 청년은 '부모보다 처음으로 못 살게 되는 세대', '연애 결혼 출산 등을 포기한 N포 세대'라 불리며 2017년 대한민국은 '계층 이동의 사다리가 없어진 시대', ' 청년들이 꿈을 꾸는 것이 꿈이 된 시대', '내가 물고 태어난 수저에 따라 계급이 고착화되는 시대' 이른바 헬조선이 되었다. 

4년제 평균 대학 등록금 670만 원

청년 평균 부채 2천만 원

2016년 평균 결혼 비용 2억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 4억

위 돈은 오늘날 대학생들이 진 빚이거나, 사회초년생이 갚아야 할 돈이거나, 혹은 미래를 기약한 청년들이 지불해야 하는 액수이다. 도대체 무슨 돈으로 저 많은 돈을 어디서 어떻게 준비할 수 있을까? 최저임금 6,470원에서 7,530원으로 고작 천 원 올리는 것도 '지옥으로 가는 길'이라 비난하는 마당에 오늘날 청년들이 단번에 저 큰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은 '비트코인' 뿐이다. 청년에게 비트코인은 삶을 기댈 수 있는 대안이 된 것이다. 목돈을 벌기 위함은 한탕주의에 빠져 나태해지기 위함이 아니라 그저 공부하기 위한, 결혼을 하기 위한, 그저 인간답게 살기 위함인 것이다.


한탕주의에 빠진 청년들을 구하기 위해선 규제가 아닌 비정상의 정상화가 필요하다. 암만 열심히 아르바이트를 해도 벌 수 없는 등록금, 사회에 첫 발을 내딛는 순간부터 빚으로 시작해야 하는 이 비정상적인 현실을 말이다. 요즘 청년들이야 말로 높은 실업률과 저임금으로 누구보다 돈 벌기가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노동의 대가가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너무 잘 알고 있다. 또, 그저 단 한 번의 요행으로 힘들지 않게 많은 재물을 얻으려는 것이 얼마나 큰 욕심인지도 잘 안다. 우리가 한탕주의에 빠지는 것이 우려된다면 우릴 이렇게 만든 사회는 얼마나 우려스러운 지점에 이른 것일까. 변해야 하는 것은 청년이 아닌, 사회다.


이번 매거진은 출판을 목적으로 쓰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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