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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성윤 Feb 02. 2018

워라밸, 저녁이 있는 삶!

국민소득 3만 불 시대답게 우리네 삶도 3만 불이 되길 바란다.

‘저녁 있는 삶!’이라는 슬로건을 기억하는가? 이 슬로건은 2012년 대권에 도전장을 던진 손학규 후보의 슬로건이었다. 지금 들어도 참 멋지지 않은가. 6년이 지난 지금도 이 슬로건에 가슴이 뛰는 이유는 아마 그간 변한 것이 아무것도 없기 때문일 것이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오히려 그동안 더 악화되었다. 연평균 노동시간은 2012년 2193시간에서 2017년 2285시간으로 늘었고 우린 세계에서 가장 많은 시간 일을 하는 워커홀릭의 나라가 됐다. 2285시간을 근로기준법(주 40시간)에 따라 나누면 무려 57주나 일하는 것이니 우린 1년에 13개월을 일하는 셈이다.(그래서 연말정산이라는 13월의 월급이 있는 것인가?) 또 이는 독일 사람들보다 무려 네 달이나 더 일하는 시간이다.      


워커홀릭의 나라 대한민국 청년들 사이에서 최근 ‘워라밸’란 말이 유행이다. 워라밸이란 워크 앤 라이브 밸런스의 줄인 말로 일과 삶의 균형을 의미한다. 즉, 2018년 판 ‘저녁 있는 삶’인 것이다. 한 취업포털 사이트의 설문조사에서 직장인 3명 중 1명은 자신의 회사 워라밸이 나쁜 편이라 말했고, 직장인 중 절반은 워라밸이 좋다면 연봉이 낮아도 이직할 생각이 있다고 답했다. 이 같은 청년들의 생각은 대화 속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과거엔 친구나 가족 중 누가 취직하면 연봉(돈)을 물었지만 최근엔 야근이 잦은 지를 주로 묻는다. 그럼 이렇게 된 주된 배경은 무엇일까?     


워라밸이 청년들에게 중요해진 것 역시 시대 변화에 따른 것이다. 한 때 우리나라는 성장을 위해 모든 것을 포기하던 시기가 있었다. 6.25 전쟁 이후부터 1980년대 까지가 바로 그 시기다. 모든 것이 파괴된 한국전쟁 이후 빠른 속도로 사회를 복구하는 것이 주된 국가의 목적이었고, 차츰 해외원조로부터 자립하는 것, 열악한 경제상황에서 벗어나는 것이 50,60년대의 시대적 과제가 되었다. 이를 위해 수많은 근로자들이 해외로 파견되었고, 매우 열악한 노동환경 속에서 일을 해야 했다. ‘가난’으로부터 벗어나는 것이 가장 중요했던 시절이기에 쉴 틈 없이 외화를 벌어들이고, 가발을 만들고, 미싱을 돌려야 했다. 그런 시절이 있었기에 지금의 대한민국이 있고, 한가로이 커피나 마시며 글을 쓸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진심으로 그 시절 자신의 삶까지 포기하면서 더 나은 대한민국을 물려준 선배들에게 감사하게 생각한다.     


그렇지만 2018년에도 그렇게 일하자고 하는 건 좀 곤란하다. “우리 때는 더 열악한 환경에서 더 오래 일 했어. 그깟 야근 조금 더 하면 어떻고, 저녁 좀 없으면 어때?”와 같은 말이 우린 전혀 이해가 되지 않는다. 그만큼 상황과 조건이 모두 변했다. 국민소득 3만 불 시대에 278불 시대처럼 일할 순 없지 않은가. 자꾸 과거를 회상하며 “청년을 해외로!”, “장시간 일하자!” 이러면 곤란하다. 주머니가 부족할 땐 배를 채우는 것이 목표지만, 넉넉할 땐 혀를 즐겁게 하는 것이 목표가 되는 법이다.      


지금 청년들에겐 일 하는 것만큼 자신의 삶을 챙기는 것도 중요한 가치가 됐다. 

돈 보다 더 가치 있는 존재가 있다는 것을 안다는 것은 좋은 현상이 아닐까? 

국민소득 3만 불 시대답게 우리네 삶도 3만 불이 되길 바란다.  

이번 매거진은 출판을 목적으로 쓰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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