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화. 에필로그
독자님, 안녕하세요.
<공돌이의 호기심 이야기> 매거진의 '글 쓰는 곰돌이' 강한솔입니다.
<공돌이의 호기심 이야기>가 4월 27일 브런치에 첫 발을 내디딘 지 어느덧 90일이 되었습니다.
90일 전에, '이번에도 안 되면 글 쓰는 일을 다시 생각해보자' 하는 마음으로 응모했던 브런치 작가 초청 메일을 받고 부모님께 말씀드리면서 '조금 더 글을 써 봐도 괜찮겠구나' 하는 안도감을 느꼈던 기억이 납니다.
그렇게 첫 글 '비아그라 먹는 사람들'부터 '김비서가 왜 그럴까는 후졌다'까지, 총 32편의 칼럼으로 독자님께 공돌이의 호기심 가득한 시선으로 바라본 이야기를 재미있게 전해드리고자 노력했습니다. 첫 연재인 만큼 부족한 점도 있었는데, 이번 에필로그를 고민하며 시즌을 돌아보았습니다.
이번 시즌은 크게 두 번의 변화를 겪었습니다.
[유별난 호기심] >> [과학으로 사회 읽기] >> [좀비로 보는 인간]
[유별난 호기심]
비아그라 먹는 사람들 / 남자도 생리기를 겪는다 / 흡연은 수명과 관련 없다? / 녹용즙은 정말 몸에 좋을까 / 물리학 법칙이 완전할 수 없는 이유 / 간접흡연은 '무해'해질 수 있을까 / 효소는 왜 불안정할까 / 주말은 왜 짧게 느껴질까 / 과학자에게서 1인 미디어를 보다 / 고추: 수탉은 없고, 오리는 크다
처음은 제가 궁금한 질문에서부터 시작했습니다. <비아그라 먹는 사람들>은 겨울 안나푸르나 트레킹을 혼자 준비하며 겪었던 일화를 바탕으로 했고, 생리기/녹용즙/간접흡연과 같은 이야기들은 모두 가족, 대학 기숙사 동기들과 생활하며 겪었던 이야기들을 바탕으로 했습니다. 욕심만큼 많은 문헌을 찾아 정리하며 이야기를 준비했는데, 조금 지루하게 느끼셨을까 걱정이 많았습니다.
[과학으로 사회 읽기]
남자가 일찍 죽는 이유: 목숨보다 중요한 것 / e-sports가 운동인 이유: '뇌'생각엔 똑같다 / 대리모의 인권: 이 아(兒)는 누구 아(兒) 요? / 가축의 미래: 도축일까, 해방일까 / 사형수의 미래: 집행보다 먼, 유예보다 가까운 / 장기 매매와 과학: 존엄과 생존 사이 / 스마트폰의 주인은 우리가 아니다 / 암과 노화: 동전의 양면 / 두 여성과 결혼하는 호나우지뉴?: 진화와 문화 사이 / 과학도 예술이 될까요
일상 속 에피소드에 과학적 호기심을 더하면서, 독자님께 조금 더 다가가기 위해 현실 사회와 맞닿아있는 이야기를 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현실 사회의 이야기 - 대리모/동물권/사형제도/e-sports/스마트폰/인공지능 등의 주제를 바라보는 이공계의 관점을 소개하고자 했습니다. 독자님의 기대에 맞게 깊이 있는 현실인식에 적절한 과학 정보를 더하고자 노력했지만 아쉬움이 남습니다. 댓글을 통해 귀한 의견을 주시면 깊이 반성하고 개선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좀비로 보는 인간]
영화 '마녀(2018)'의 생물학 / <부산행> 좀비의 생물학 / 좀비에게도 사회성이 있을까 / 그 '좀비'가 소통하는 법 / 바이러스는 어떻게 좀비를 만들까 / <THE LAST OF US2>의 생물학 / 영화 <겟 아웃> 좀비의 생물학
연재를 이어나가며 어떻게 하면 '독자님이 다음 이야기를 궁금하게, 기다리게 만들 수 있을까' 고민했습니다. 여름을 맞아 통일성 있는 에피소드를 다루고 싶었고, <좀비로 보는 인간> 특집을 기획했습니다. 인간이지만, 인간이 아닌 '좀비'를 통해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것은 무엇인가'를 과학적 관점에서 풀어내고자 노력했습니다. 어떠하셨는지요 :)
처음 글쓰기를 시작하면서 스스로에게 약속했던 6개월이 지났습니다.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통해 네덜란드에서 6개월간 생활하게 되었고, 유학 준비와 현지 적응에 필요한 한 달여간 정상적으로 칼럼을 연재하기 어렵다고 느끼게 되었습니다.
한 달 정도 휴재기를 갖고, 네덜란드에서 <좀비로 보는 인간> 에피소드와 더불어 <투머치 토커, 과학으로 지구 반 바퀴> 에피소드로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격려해주신 독자님께도 희망이 자라는 여름이었으면 좋겠습니다 :)
'꿈 쓰는 곰돌이' 강한솔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