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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경욱 Aug 04. 2018

행복하자. 아프지 말고.

https://www.youtube.com/watch?v=uLUvHUzd4UA
제목은 Zion.T - 양화대교(Yanghwa Brdg)의 가사 중 일부입니다


우리 가게를 자주 찾아주시던 노부부가 있었다

두 분 어르신의 인생을 하나하나 다 알지는 못한다. 하지만 분위기, 말투, 사람을 대하는 태도만 봐도 시골 어르신 특유의 투박하지만 따뜻한 정으로 살아오셨음이 느껴졌다. 오랜 세월을 살아오면서도 누구 하나 아쉽게 하지 않았을 그런 삶. 그래서 그랬을까 정말 내 할머니, 할아버지같이 느껴지는 분들이었다. 매번 뵐 때마다 서로 웃음을 나눴고 진심으로 인사를 나눴다.


한 달 전쯤인가를 마지막으로 그 이후로 한동안 뵐 수 없었다. 매일같이 오셨던 분들이기에 이상하다 싶긴했다. 하지만 곧 오시겠지 생각하고 일상에 파묻혀 있었다. 그리고 어제 오랜만에 할아버지께서 오셨다. 오랜만이라 더 크게 인사를 드렸다.


하지만 곧바로 내 눈에 들어온 건 누가 봐도 꺼칠해진 얼굴이었다.  



불길한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할머니가 아프시다. 심각하다. 폐암 4기. 전이가 꽤 진행된 상황이다. 평소에도 약주를 즐기시던 할아버지는 할머니의 빈자리를 술로 가득 채웠다. 실감이 나지 않았다. 하필이면 또 그때 꾸역꾸역 손님들이 쉴 새 없이 밀려들어왔다. 할아버지를 위로해드릴 새도 없이 수척해진 할아버지를 뒤로한 채 다시 또 일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너무 괴로웠다.


급한 일만 대충 마무리하고 다시 쓸쓸히 떠나는 할아버지 곁으로 갔다. 손을 꽉 잡아주시며 '의지가 강한 사람이니까 꼭 건강해져서 다시 돌아올 거야'라고 말하셨. 할머니가 '우리가 자주 가다가 안 가니까 기다리겄소'라고 말씀하셨다고 다. 그러니까 반드시 다시 올 거라고. 금방 건강해져서 온다고. 몇 번이고 같은 말만 반복하셨다.


슬프다. 억울하다. 한 평생 성실하고 착하게 살아온 죄밖에 없는 사람에게 왜 이런 가혹한 일이 일어나야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물론 암이 나쁜 놈들에게만 내리는 벌은 아니지만. 어째서 왜...


행복하자 제발. 아프지 말고

나는 아직 주변에 사랑하는 사람을 한 명도 직접 떠나보내드린 적이 없다. 그래서 더 현실을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인지도 모른다. 그래 사람은 누구나 죽는다. 나도 죽고 너도 죽고 우리는 결국 어떻게든 다 죽을 존재다. 나이가 들면 쇠약해진다. 병들기도 쉽다. 이성적으로 다 알겠다. 하지만 왜 도대체 고생만 죽어라고 하고 열심히 살아온 사람의 마지막이 꼭 이래야만 하는 건지 왜 이렇게 갑작스러운 건지 너무너무 받아들이기 힘들다.


그 날 저녁, 꾸역꾸역 밀려들던 손님들이 다 떠나고 매장에 흘러나오던 양화대교가 더 허무하게 들렸다.


행복하자. 제발. 아프지 말고.

누구라도. 제발. 아프지 말고.


행복하자.


Executive Summary :
오빠랑 지게차 타러 갈래? (안정적 기름집 김 씨는 왜 불안정적인 마트삼촌 김씨가 되었을까) 


1부 - 대퇴사시대

0화 : 대퇴사시대, 도대체 왜 퇴사하세요?

1화 : Professionalism, 멋있잖아요

2화 : 노인의 얼굴에 나이테 대신 동심이 내린 이유

3화 : 내가 만난 '난놈'들의 공통점

4화 : 진짜 히치하이커는 엄지를 들지 않는다

5화 : 틀린 인생은 없어 다르게 살아도 괜찮아

6화 : 꿈을 강요하는 사회

7화 : 일출 보러 가다가 퇴사결심

8화 : 새장 속의 새는 새가 아니다 (Brunch Editor's Pick)

9화 : 함께 걷는 것만으로도 위안이 된다

10화 : 사직서를 준비하는 네가 알면 좋을 세 가지


2부 - 소상공인 라이프 소상히 알려드립니다.

11화 : 가라앉을 것인가 헤엄칠 것인가

12화 : 고객관리의 핵심은 메아리다

13화 : 그대, 존경받아 마땅한

14화 : 네비 있으세요?

15화 : 이 길로 가는 게 제대로 가는 걸까

16화 : 행복하자. 아프지말고.

17화 : 영민할 것인가 따뜻할 것인가

18화 : 우리 동네에서 가장 소중한 가게

19화 : 모범생 남 대리가 사업을 말아먹은 이유는

20화 : 칼퇴할 수 있고 주말근무 없으면 워라밸일까? (Brunch Editor's Pick)

21화 : 왜 장사하는가

22화 : 이 가게, 한 달에 얼마 벌까?

23화 : 사장님, 이렇게 팔아서 남아요?

24화 : 진상의 평범성(Brunch Editor's pick)

25화 : 가장 오래된 빵집, 이성당이 잘 나가는 이유

26화 : 유해진에게 배우는 싸가지경영

27화 : 무른 귤과 아버지

28화 : 백종원이 말하는 장사 마인드

29화 :  이 식당은 50분만 일하면 한끼가 무료입니다

감사인사 : 꿈 하나를 이루게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이성당 사장님을 만났어요)

30화 : 성심당은 파리바게뜨가 부러울까?

31화 : 그 자켓을 사지 말라던 파타고니아의 오랜 진심

감사인사 : 또 하나의 꿈이 이뤄졌습니다 온 마음을 다해 감사합니다

32화 : 어쩌다 대기업 그만두고 마트를 하게 됐어요?(Brunch Editor's Pick)

33화 : 울었다. 밥을 먹다 울었다.

34화 : 쿠팡의 시대, 동네마트 생존전략

35화 : 그렇게 마트가 된다

36화 : 가족같이 일하기 vs 가족이랑 일하기

37화 : 우리 동네 가장 소중한 가게가 되는 장사법

38화 : 현직 마트 삼촌입니다. 질문 답변드립니다

39화 : 군산에서 장사한다는 것

40화 : 사업... 나도 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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