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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냐 정혜승 Dec 31. 2021

<2021년> 남은건 책밖에 없다

기록이 쌓이는데 안도하는 시절을 거쳐 기록이 부담되는 시기도 지나고 있습니다. 부실한 나를 대신할 외장 메모리 격의 기록인데 그나마도 소홀한 시기입니다. 지나고보면 그 때 그랬구나 하겠죠. 쉽지 않은 한 해 였습니다. 너덜너덜해질 때 웹툰으로 도망치곤 해서 꽤 많이 봤어요. 그런거죠.


고맙게도 추천사 쓸 기회를 얻은 책들이 있던 한 해. 여름 이후 제대로 된 독서는 거의 못했던 한 해로도 기록합니다. 몇 권의 책은 마음이 무거워 끝내 펼치지 못한 한 해이기도 합니다.


<2013년> 남은 건 책 밖에 없다

<2014년> 남은 건 책 밖에 없다

<내 인생의 책> 어떻게 10권을 고르랴..  

<2015년> 남은 건 책 밖에 없다

<2016년> 남은 건 책 밖에 없다 
<2017년> 남은 건 책 밖에 없다
<2018년> 남은 건 책 밖에 없다

<2019년> 남은 건 책 밖에 없다

<2020년> 남은 건 책 밖에 없다


2021년 제 맘대로 별 ★★★★★ 책들은 붉은 제목.


1. 여자는 체력 2. 공정하다는 착각  3. 벚나무동산  4. 연년세세  5. 착취도시 서울  6. 플랫폼자본주의

 7. 공정한 경제생태계 만들기   8. 경성야상곡   9. 구체적 사랑  10. 아이디어 불패의 법칙  11. 백년 식사  12. 마스크가 답하지 못한 질문들  13. 한 명  14. 여기 사람의 말이 있다  15. 표준적 이상   16. 뭐든 다 배달합니다   17. 쉽게 믿는 자들의 민주주의   18. 고도일보 송가을인데요   19. 뉴스스토리  20. 참여저널리즘   21. 데이터저널리즘   22. 메타버스   23. 주식하는 마음   24. 홀  25. 나빌레라   26. 이재명은 합니다  27. 기술의 시대  28. 대만의 디지털 민주주의와 오드리 탕  29. 자본주의의 미래   30. 당신이 어떻게 내게로 왔을까 1, 2  31. 쌀 재난 국가  32. 비트의 세계  33. 빅니스  34. K-를 생각한다  35. 남남  36. 혼자 입원했습니다  37. 지구 끝의 온실  38. 나의 팬데믹 일기  39. 10년 후 세계사 두번째 미래   40. 무라카미T

41. 승부사 문재인  42. 달까지 가자  43. 거대한 가속  44. 그림자 미녀   45. 문제해결 저널리즘  46. 존중받지 못하는 자들을 위한 정치학  47. 사실은 야망을 가진 당신에게  48. 호텔에 관한 거의 모든 것  49. 커리어 그리고 가정  50. 이것은 누구의 이야기인가  51. 라마와의 랑데뷰  52. 라스트 듀얼   53. 일본의 굴레  54. 소통의 리셋, 클럽하우스
 

1. 2021년 첫 책은 #여자는_체력. 일 그만두고 선물받은 책인데 오래 방치했네요 다 때가 있는거죠ㅎ

"살이 찐다는 것은 곧 외모 계급에서 하층으로 밀려난다는 뜻"이었던 학창시절을 거쳐 저자는 이런저런 다이어트와 운동에 실패한 뒤 우연히 합기도장을 찾았고. 3년 만에 90kg에서 49kg로. 대학에서 체육교육으로 전공을 바꿔 아예 트레이너의 삶을 택했어요.

다양한 운동을 경험하며 '사랑받는 몸매', 장미란 대신 김연아를 언급하는 역도 코치의 농담에, 각자 피나는 노력 끝에 자기 분야에서 최고가 됐는데 '여성미'만 주목하는 세태에 분노했죠. 그는 "여자애가 왜 이렇게 과격하니?", "무슨 여자애 목소리가 그렇게 커? 조신하지 못하게!" 라는 말들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달리기도 싸움도 '여자애 같이' 하면 우스워지는지 주목했고..그래서 결론은 여자는 체력. 근육운동부터 자기방어까지.

전 평생 몸치였고, 운동맹이었는데 어쩌면 체육 수업 탓이었을까 돌아봅니다. "배구는 팔목이 발개지게 연습한 토스로만 진하게 남았다"는 그의 회상에 제 기억이 겹쳐요. 군대식 뛰고 달리는 훈련 대신 운동을 좋아하게 만들 방법은 없었을까 싶고. 장애인과 노약자를 위한 생활체육의 필요성에 끄덕입니다.

책은 쉽게 읽혀요. 몇 몇 운동을 따라할까요? 글쎄요. 다만 운동에 대해, 체력에 대해, 내 몸에 대해 진지해집니다. 저를 더 아껴줄 나이잖아요. 제 몸을 그만 혐오하고 싶어요. 고작 30분 홈트로 허벅지가 후들거리는 날 읽기 좋은 책입니다.


2. 공정하다는 착각 
능력주의에 대한 교과서 같은데 결론이 겸손해지라는 것이라니. 운이 좋을 뿐이란  인정하는  쉽지만 그리고?


3. 희곡 (소리내어) 읽는 모임 #뱃맨앤롸빈. 새해 첫 작품은 안똔 체홉의 #벚나무동산 #체호프희곡선 네 작품 중 하나. 30년 만에 체홉을 만났더니 여운이 기네요. #벚꽃동산 이라는 이름으로 봤던거 같은데, 19세기 러시아 귀족의 몰락과 신흥 부자의 세력 교체가 인상적입니다. 절대다수의 인텔리겐치아는 아무것도 추구하지 않고, 아무 일도 하지 않을 뿐더러, 지금으로서는 일할 능력도 없습니다. 스스로 인텔리겐치아라고 칭하면서도, 하인들에게 함부로 반말을 하고, 농민들을 짐승 취급하고, 제대로 공부도 하지 않고, 책 한 권 제대로 읽지도 않고, 아무 일도 하지 않으면서, 입으로만 학문을 논하고.." 374쪽 대사를 기록해둡니다. “영지가 오늘 팔리건 팔리지 않건 마찬가지 아닐까요? 영지는 이미 오래전에 끝났고, 이젠 다시 돌이킬 수가 없어요. 예전의 길은 잡초로 덮여 버렸습니다.".. "러시아에는 자기가 왜 존재하는지 모르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 스산한 시절의 장면들이죠. 세상의 변화에 눈감고, 하던대로 생각 없이 사는 모습은 19세기 만의 일은 아닐테고요.. 봄까지 체홉 희곡 하나씩 골라읽는게 꽤 즐거울거 같아요....... (라고 해놓고 코로나로 인해 모임 휴업)


4. 하고 싶은 걸 다 하고 살 수는 없어. 전쟁 통에 혼자 살아남아 모진 고생을e 이어온 이순일씨. 그의 세 남매 중 한영진과 한세진이 살아가는 이야기. 여운이 긴 소설가 황정은님의 #연년세세 펼쳤습니다. 책은 무척 얇았고, 굳어진 저를 달래보고 싶었어요. ‘끝내 말하지 않는 것들’을 품고서 각자 애쓰는 이들. 봄날이 올까요. ‘하루가 매우 번잡하면서도 고요하게’ 지나가는게 생. '해마다 이어져 무궁토록’, 연년세세 빌어본들, 그냥 지금을 살아갈 뿐입니다. 연작 소설의 시선은 모두 이 집안 여자들의 몫. 다르지만 닮은 고단한 약자들이죠. 알고보면 구구절절하지만 그저 평범한게, 어쩐지 맘 쓰이게 하네요. 황정은님 골라놓고, 좀더 가볍고 말랑한걸 아쉬워할 일은 아닌데.. #남은건책밖에없다


5. 착취도시 서울


6. 플랫폼자본주의

정통 좌파이신건가

7. 공정한 경제생태계 만들기
정치인 채이배님을 다시 보게 만든 책. 구체적이고 뚜렷합니다. 별 다섯 기꺼이. 그런데 정리를 못했....

8. #경성야상곡. 딸 추천으로 달렸어요. 식민지 시대, 매우 리얼한 상상.. 환경 혹은 어떤 기억들 때문에 두 사람의 마음은 그렇게 달라진 걸까요?


9. 구체적 사랑


10. 아이디어 불패의 법칙


11. 백년 식사


12. 마스크가 답하지 못한 질문들


13. 한명

14. 여기 사람의 말이 있다


15. 표준적 이상
와. 이거 진짜 잼나게 본 코믹북이었는데... 특히 여성이 관계 도중 어떻게 보일지 더 신경쓰는 대목과 그렇지 않은 남자들. 땡큐 태형님.

16. 뭐든 다 배달합니다


17. 쉽게 믿는 자들의 민주주의
대작 리뷰 남기려다 실패ㅠ

18. #고도일보_송가을인데요. 한겨레 송경화 기자의 소설인데.. 일단 재미있습니다. "이 책의 가장 큰 미덕은 좋은 인간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하는지를 끊임없이 묻는데 있다"는 장강명님 추천사처럼, 기레기 아니라 기자로 일하는 이의 좌충우돌 모험과 고민이 생생합니다. "죄송한게 너무 많은 세상에서 좀 덜 죄송하고 싶다.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기사를 쓰고 싶다"는 욕심. 짧은 단편 같은 에피소드가 이어지는데, 매번 반전에서 허를 찔리며 작가의 내공을 느꼈어요. 204쪽 읽다가 눈물이 쏟아졌다는 것도 고백합니다. 염치를 아는 인간들은 조직의 과오를 대신 사과하고, 피해자는 그제야 위로를 받죠. 아이들의 생죽음을 목도한뒤, 무엇을 해야 하나,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마음 한 구석 각인이 깊고 아파서, 진실을 찾는 거 외엔 피할 수 없는 그 느낌에도 공감. 현장을 지키고 약자에게 귀기울이는 기자가, 참 멋진 직업이란 것도 새삼 또렷해집니다


19. 뉴스스토리


20. 참여저널리즘

메모가 대체 어디쯤에ㅠ

21. 데이터저널리즘


22. 메타버스 : 트레바리 #디지털시대읽기 제 발제문만 남겨요

1) 메타버스, 이미 일상

포트나이트, 제페토 같은 메타버스와 카카오, 배달의민족 같은 메타버스? 메타버스를 어떻게 받아들였나요?

더 행복하다면, 더 유능하고 괜찮은 사람이 될 수 있다면, 메타버스가 더 중요해질까요?

우리가 실존적 존재라는 세계관이 메타버스와 만나는 건 어떻게 보세요? 장자의 꿈을 21세기에서 어떻게 해석해요?

일상에서 도피하는 걸까요? 일상을 더 풍요롭게 만드는 걸까요? 그 경계는 어디에 있을까요?

2) 메타버스, 더 상상해본다면

일하는 분야, 관심 분야에서 메타버스는 어떻게 더 나아질까요?

메타버스 세계의 규칙과 표준은 어떻게 만들어질까요?

메타버스에서 놀이 뿐 아니라 노동이 구현된다면요?

더 나은 시민이 되도록, 바벨탑이 아니라 이데아를 만들고자 한다면어떤 논의가 필요할까요?


23. 주식하는 마음


24. 홀


25. 다들 강추해주신 덕분에 저도 #나빌레라 정주행. 아름답고 뭉클한건, 선한 마음이 사람을 어떻게 위로하는지, 어떻게 다른 사람을 서로 나비로 만드는지.. 편견에 갇히지 않는 인간의 자유는 얼마나 눈부신지.. 뭐 그런 소회가.


26. 선배들과 함께 하는 독서모임 #초월회 선정 책이 아니었다면 봤을까 싶지만, 나름 잼났던 #이재명은합니다. 어떤 인물인지 전혀 몰랐군요. 2017년 대선 앞두고 급히 낸듯한 영웅서사 자전 에세이. 초등학교 졸업 후 공장에서 일하며 산재로 6급 장애 판정 받고 자살까지 시도했던 과거. 공장 선배들에게 맞기 싫어서, 배곯기 싫어서 중등고등 검정고시 거쳐 변호사로 인생역전한 스토리의 힘은 분명합니다. 욕설 파일 불편했는데, 가족에 얽힌 해명도 찬찬히 본건 처음이네요. 영업이익 500억 이상 기업(0.08%)은 법인세 20%에서 30%로 단번에 올리겠다는 구상 등 일부 정책은 꽤 급진적. 최저임금, 52시간 등은 이른바 소득주도성장과 다르지 않았네요. 성남시 모라토리엄 등 당시 상황을 잘 아는 선배의 설명을 들어보니..포장능력도 정치인의 장점일까요? 여의도 정치와 거리를 둔 리더가 노무현, 이명박, 문재인 대통령으로 이어졌다는걸 새삼 인식. 로빈훗 정치가 통할지 궁금합니다. #남은건책밖에없다


27. 기술의 시대


28. 대만의 디지털 민주주의와 오드리 탕 : 트레바리 #디지털시대읽기 제 발제문 남겨요.

1) 오드리 탕과 개발자들

그의 삶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어떤 점인가요?

마스크앱, 한국도 개발자 커뮤니티의 활약 덕분에 나왔던 것 아세요?

대만의 디지털 허브, 한국에서 보신 적 있나요?

개방과 공유라는 기술 철학은 빅테크 기업의 시장 독점 상황에서 어떻게 될까요?

2) 디지털 민주주의

투명성, 대만과 한국, 혹은 다른 국가나 분야에서 어떻게 평가하세요?

시민 참여 플랫폼, 어떻게 만들면 좋을까요?

국민청원은 어떻게 보완하면 좋을까요?

정책 공론장, 작동할 수 있을까요?


29. 자본주의의 미래


30. 당신이 어떻게 내게로 왔을까


31. 쌀 재난 국가 : 트레바리 #기막힌논픽션 제 발제문만 남겨요.


1) 공감하는 지점은?

쌀 문화권의 특성으로 한국 사회의 오늘을 풀어내는데요, 가장 공감하는 부분은 어디인가요?

오랜 협력 문화가 큰 특징이라지만, 닫힌 네트워크에서 경쟁과 질시의 매커니즘이 작동, 서로를 믿지 못하고 신뢰가 낮은 것도 특징이라는데 어느 쪽에 더 끌리나요?

비난 등 자기 체면을 구기는 상황에 대한 '합리적 두려움', 인성 평판 나쁘면 공동체에서 추방당할 수 있다는 두려움이 눈치보게 만든다는데요? 정말 그래요?

민주주의를 오래 경험하고 시민의 자유의 권리를 잘 제도화한 나라일수록 (인구대비) 확진자와 사망자 수 많지만, 불평등 낮은 나라일수록 민주주의가 사망자 수 줄인다고요? 방역 성공은 민주주의 시민의 덕성 덕분이라는 해석도 있는데요?

2) 지금도 유효한가요?

수천년 왕의 나라에서 살아온 동아시아인들은 성취를 왕의 덕이라, 재난을 왕의 탓이라 믿는다고요. 아직도 군주제인 일부 유럽 국가와 비교해도 그럴까요?

서구의 개인이 교회와 동업조합을 통해 상호부조를 조직화한다면, 벼농사 체제는 마을 단위 공동노동 조직이 상호부조를 조율했다고요. 마을 단위 공동체, 남아있는 문화일까요?

쌀 문화권으로 분류한 해석들이, 과연 그 이유 뿐이었을까요? 혹시 떠오르는 다른 변수는요?

3) 그래서 바꿔본다면?

당선, 합격의 댓가가 실력과 역량에 비해 공고한 사회인데다, 연공제 시스템. 어떻게 개선할 수 있을까요? 아예 뒤집는다면?

부동산 등 자산 가격 폭등으로 성장의 수혜를 받은 중장년은 사회보험 욕구를 내치는 동시에 복지국가를 통한 재분배와 보편적 안전망 수립에 대한 지지를 철회한다고요. 그럼 어떻게?

오랜 여성 차별을 인정해요? 젠더 균형은 대체 어떻게?


32. 비트의 세계 : 역시 트레바리 #디지털시대읽기 제 발제문만 남겨요.


1) 비트와 당신

- bitwise-비트혜(慧), 데이터 아래에 숨어있는 데이터 구조와 알고리즘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됐나요? 저자에게 공감하거나 못하는 지점을 나눠보죠.

언어에 대한 재능과 구조적 이해능력을 구별해본 적 있나요? 어느 쪽이세요? 그게 오늘날 세상을 이해하는데 어려움이 있거나 도움이 되나요?

컴퓨터가 지루한 일상 활동으로부터 벗어날 매혹적인 탈출구를 제공한다는 느낌을 받아본 경험이 있나요? 컴퓨터 혹은 다른 것에서? 디지털? 아날로그, 어느 쪽에서요?

인간의 언어와 감정의 미묘함, 미적 경험의 심오함을 산뜻하게 정량화하여 수학과 논리의 세계로? 휴리스틱과 분석적 측면 사이 균형을 잡고 있나요?

2) 비트와 세계

MS, 구글, 페이스북 사례에서 인상적인 에피소드가 있나요?

아이를 프로그래밍 한다는 감각으로 컴퓨터가 더 진화하는 순간이 올까요?

MBTI 유형화되고 분류되는 것을 선호하는 분위기, 정량화된 의학 진단 등 bitwise 관점에서 어떻게 보세요?

데이터를 무차별적으로 수집하는 시대, ‘좋아요’, ‘싫어요’ 속에 언어를 잃어버리는 시대, 어떤 방향에서 이야기를 풀고 싶어요?

인간은 컴퓨터를 보다 더 이해하게 될까요? 혹은 컴퓨터가 인간을 더 이해하게 될까요?

 
33. 빅니스


34. K-를 생각한다



35. 남남

웹툰계를 통틀어 가장 충격적이라는 1화...

이런 제목을 달아도 될까 싶지만, 어디서든 이건 진짜 하이퍼 리얼리즘이라고 거품 물고 찬양하고 싶은 웹툰 #남남.


닥터프로스트 종범 작가님이 인정한 걸작입니다. 주말에 다른 책 읽으려다, 순식간에 정주행해버렸어요. 고딩 때 싱글맘이 된 엄마와 딸 진희씨 일상을 '대책 없는 엄마와 쿨한 딸의 동거 이야기'라 했지만, 이렇게 정리하면 섭하죠.

이게 왜 성인물이지? 갸웃거릴 틈도 없이 1화부터 쑥 치고 들어와 이게 진짜지, 숨죽이고 몰입. 아무렇지도 않게 툭 건드리는 디테일에 전율합니다. 엄마를 모성에 가두지 않고, 싱글맘을 프레임에 가두지 않는다는게 어떤건지, 확실히 다릅니다. 딸에게 도리와 통념을 강요하지 않는 것도요. 개인주의자들의 뜨겁고 서늘한 마음들이 엮이는 세상. 전형적 주인공 틀을 가볍게 부숴버리고, 관계에 대해 차분하게 들여다보게 하는 작품입니다.

정훈님 댓글에 추가하지만, 엄마의 이름 에피소드, 진짜 계속 엄마 이름이 엄청 궁금했는데 순간, 울컥했어요. 매 에피소드 공감의 폭풍이 휘몰아칩니다.

일요일 밤 9시 클하 책 수다. 이번 시즌 이제 2회 남았습니다. 재미삼아 책과 영화, 이제 웹툰까지 별별 수다를 나눌 수 있는 이들이 있어 고마워요.


36. 낯선 땅에서 혼자 아프면 서러울까봐, 씩씩하게 챙겨먹다가 몸이 불었던 모스크바대 교환학생의 추억. 병원에 가봐야 짧은 러시아어로 증세를 설명하다 더 아플 뻔 했던 기억도 나는군요. 몸이 고달프면, 옆의 누군가가 고마운 법. 비혼 싱글에게는 친구들이 있군요. 비록 제도와 사회적 인식은 더디게 변하지만, 다정한 이들이 세상을 구하는 건 그렇다치고, 그냥 개인을 구합니다. 사회적 인간이란 그런거죠. 비혼주의자 딸이 30분 만에 후딱 읽은 만화. 혼자 사는 미래는 전혀 신경쓰이지 않는듯 하고, 다만 생리통이, 변비가, 알고보면 혹일 수 있다고? 아직 부인과 진료를 받아본적 없는 딸의 당혹감이라니. 임신과 출산이 아니더라도 챙겨야 할 여자의 몸이란. 리얼한 기록이 위로와 웃음을 남기는 #혼자입원했습니다


37. 지구 끝의 온실

책을 붙잡지 못한채 여름을 보냈다. 마음의 여유가 바닥났고, 최근에는 자존감 위기를 평생 처음 겪으며 좀 너덜너덜했다. 우연히 번아웃 짤을 보니 이건가 싶기도 하고.

바닥으로 가라앉을 때면 뭔가를 붙잡고 기어이 살아남곤 했는데. 이번엔 몇 가지가 있었다. 가끔 봐도 툭 던져주는 변함 없는 신뢰들, 빛나는 분인데 역시 자존감 위기라는 새 친구와 나누는 공감, 멀리 지인의 짧은 메모, “그냥 공놀이일 뿐이잖아” 노다의 작품 속 대사. 그리고 오랜만에 소설. #김초엽작가님 신작 장편을 보는건 명분이 있다고 스스로 설득했고. 그냥 심신을 달래줄 이야기가 필요했다. #지구끝의온실 펼친 채로 끝까지 달릴 수 있는 소설. 인류애 따위로 기만하지 않는 망한 지구의 미래. 너무나 인간적인 인간들이 만들 현실적 경로들. 지구의 주인이 누구인지 새삼 무서운 모스바나. 영웅이 아니라 탐구하고 질문하는 이들이 찾아내는 세계. 디스토피아는 늘 리얼하고, 다른 도전이 오히려 드라마 같은 세상이다. 막막하고 외롭지만, 알고보면 혼자가 아니다. 그거면 됐지. 간만 짧고 충만한 휴식. 이거면 됐다. #남은건책밖에없다


38. 나의 팬데믹 일기


39. 10년 후 세계사 두번째 미래


40. 무라카미T


41. 승부사 문재인.  책에 대해 말을 보태기 어렵습니다.   


42. 달까지가자
2030에 대해, 코인 투자에 대해 구체적 그림을 얻었습니다. 술술 읽혀요.


43. 거대한 가속 : 트레바리 #얼룩소 제 발제문만 남겨요.

1) 팬데믹이 가른 강자와 약자, 승자와 패자

정말 거대한 가속이라고 실감하나요?

빅테크가 대표적. 그런데 팬데믹의 승자가 있다고 봐요? 누구인가요?

빅테크 덕분에 편리한 일상. 그들이 위험하다는 생각을 해본 적 있나요?

제프 베조스 같은 이들만 과도하게 챙겨간다. 그럼 세금을 높여요? 어떻게 봐야하죠?

2) 기업, 교육, 공공에 대한 변화 요구

시장 교란자와 유니콘, 그 경계는 뭘까요?

대학은 살아남을까요? 졸업장의 가치는 빈익빈부익부? 명문대 능력주의만 강화될까요?

공공교육을 살려야 한다면 어느 방향에 공감하나요?

정부의 역할은 어떻게 변해야 할까요?


44. 그림자 미녀

사랑이야기. 짝이 아니라 자신을 찾는 결말.

"때로는 많이 미워하셨을지도 모를, 자기 자신의 모습은

사실 평생의 단 한 번 뿐인 인연임을 아시고, 귀중히 여기며, 사랑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자존감이 다 말라붙고 마음이 쩍쩍 갈라진 날. 관계의 버거움과 덧없음, 너덜거리는 나에게 지쳐버린 날. 힘들어서 도피한 만화에게서 깊은 위로. 사랑은 의심하거나 가볍게 여기면서 작은 미움에는 견디지 못하는 그 마음이란걸 돌아본 날


45. 문제 해결 저널리즘

"사실 모두의 목적는 단순하다. 더 나은 세상을 만들고 싶지 않은가? 권력 감시와 비판도 그 목적을 위한 것 아닌가? 그렇다면 미디어가 문제 해결에도 더 진심이면 좋겠다. 평균값은 좋아졌다지만 약자들은 더 힘든 시대. 복잡한 사회답게 문제도 복잡하다. 쉽게 나오는 해법은 없다. 좋은 질문을 먼저 찾고, 다양한 이들의 인사이트와 경험을 나누며 끊임없이 더 나은 해법을 찾을 수 밖에 없다. 이 과정이 왜 중요한지,

솔루션 저널리즘이 어떻게 다르고, 왜 필요한지, 계속 묻고 또 물어온 이정환님의 책이다. 몇 년간 그의 고민과 탐색을 귀동냥하며 이 책을 오래 기다렸다. 문제 해결에 관심 많은 미디어를 시작하는 입장에서도, 공동체의 한 사람으로서도 고맙고 귀한 선물이다."


이정환님 <문제 해결 저널리즘> 추천사를 쓸 기회를 얻다니 영광입니다. (추천인 면면을 보면 이건 뭐..어쩌다보니)

겸사겸사 손느님 <장면들> 친필 사인본, 이것도 자랑해봅니다.

늘 그렇듯 비판과 성찰 속에 겸허해지는 중인데, 이런 고마운 일들은 모두 제 운이 좋은 덕분인가봐요. 샌델 아저씨가 "네 능력이 아니라 운이야"라고 할 때 첨엔 황당했는데 이젠 수긍해요. 부족한게 많다는 걸 대체 언제까지 깨달아야 할지 답답하지만 어쩌겠어요. 가봐야죠. 어려운 도전에 나선 주제에 고비고비 잘 넘어봐야죠.

이용자들은 왜 뉴스를 공유하고, 토론에 참여하는가, 짧은 아티클 하나 읽었더니 질문이 꼬리를 물고 또 물고... 아, 넘 어려운 문제를 푸는 기분입니다. 물론 요즘 수능 문제 만큼 어렵지는 않겠....

어우.. 넘 나갔네요ㅎ 사실은 자랑포스팅, 셀프 우쭈쭈, 셀프 격려입니다.


46. 존중받지 못하는 자들을 위한 정치학
선배들과 함께 읽은 책. 진짜 바빠서ㅠ 모임은 끝내 못갔지만 이 시대를 읽는 책


47. 사실은 야망을 가진 당신에게.
이 제목에 울컥했다는 친구에게 Eunhyung Lee 선배는 핵심은 '사실은'이라고, 정말 그렇다고 했습니다. 그 한 단어가 이야기의 방향을 바꿔버리고, 남 얘기가 아니라 내 얘기, 우리 얘기가 됩니다.

서문 읽는데 아무렇지도 않은 몇 대목에 걸립니다.

사실은 오랫동안, 제가 이렇게 떠들면서 웃곤 했어요.

"아이를 낳은 뒤, 야심을 버렸어요ㅎㅎ”

"여자라서" 안되는게 꽤 남아있던 시절, 다른 여자들처럼 악착같이, 필사적으로 했던 거 같습니다. 그런데 아이 낳고 그렇게까지 하고 싶지 않더군요. 아니, 사실은 불가능했어요. 그냥 저글링 라이프. 스스로 야망 없는 인간으로 포지셔닝하는게 자연스러웠어요. 싫지 않았고요. 전투력 감소를 인정하고 실력 강박이 늘었죠.

자리에 대한 욕심은 선제적으로 버렸습니다. 좌절금지 자기방어 같은거죠. 정말 짤막하게 한 줄 인사 남기려 했는데 이 선배의 이 책은 펼치자마자 울렁거려서, 말이 길어졌습니다. 책 내주셔서 감사해요.


48. 호텔에 관한 거의 모든 것

멋진 언니들 덕을 많이 보고 살았습니다. 살다보니 훌륭한 여성들을 계속 만납니다. Lee Han 님도 늦게 만난 귀한 인연. 원앙아리 라는 엄청난 공간에서 상하 리트리트 설명 들으며 처음 뵜는데, 그날 또 두근두근. 좋아서 기록도 남겼죠. 가슴 뛰는 일을 하는 분, 도전하는 분의 아우라는 확실히 강렬하거든요. 게다가 잘 설계된 공간이 어떤 마법을 펼치는지 귀 쏙쏙 설명. 아는 만큼 보인다고, 그 세심한 흔적들이 다르게 다가오더군요. 당시 원앙아리 이야기만 기록한게 아쉽. 사실 중국의 상하 리트리트 이야기도 경이로웠는데 말입니다.

사람들 호텔 선택 기준 나오는데, 저 역시 호텔은 위치와 가성비 외엔 따져본 적 없네요. 여행이 원래 그런거 아닌가요ㅎㅎ 내심 가보고싶다 점찍어둔 서울 어드메 고급 호텔이 있는데, 그 로망 품은지 십수년. 그냥 버킷으로 남을줄 알았는데 다시 욕망이ㅎ 집 놔두고 호텔을 상상하지 않는 낡은 인간인데 #호텔에_관한_거의_모든것 은 불을 지피네요. 호텔이 단순히 호텔이 아니라, 고객에게 최고의 경험을 주기 위해 각 전문가들이 합을 맞추는 오케스트라 공연처럼 다가와요. 경험을 다르게 만든다는 건, 놀라운 일이어요.
(책은 스윽 보기 좋고요. 전문가 가이드로 보면 달리 보입니다. 멋진 호텔 사진들 구경 재미 쏠쏠)

다 읽기는 커녕.. 이지만, 그래도 두 분에게 고마움을 전합니다. #얼룩소의_꽃길 응원해준 저자 사인, 글씨도 단연 매혹적입니다ㅎ #남은건책밖에없다



49. 커리어 그리고 가정 : 역시 트레바리 #얼룩소 제 발제문

1) 커리어

나 혹은 주변 여성들은 집단 1~5 중 어디에 있나요?

기술과 함께 노동시장의 수요도 여성들의 일자리를 열어줬죠. 노동시장 수요가 줄어들 때 여전히 성별 영향이 있나요? 혹은 능력이 우선인가요?

탐욕스러운 일자리가 고통스러운 일자리라면 변화를 앞당기기 위해 무엇이 필요하죠?

노동시간과 유연성이 핵심이라면, 남녀 모두에게 공평한 방향을 제도가 뒷받침할 수 있을까요?

2) 가정

엄마가 일을 하면 아이에게 해롭다는 사회적 규범은 유효한 걸까요?

아이와 약자, 노인 돌봄이 공공의 역할 강화로 해결될 수 있을까요?

남녀 분업체제였던 결혼이라는 제도는 지속가능할까요?  (만 40~44세 남성의 2020년 미혼율은 27%)


50. 이것은 누구의 이야기인가
과거를 청산하고 더 나은 미래를 꿈꾸는 이들의 움직임이 이어졌다는 거, Occupy Wall St(2011), Idle No More(2012), Black Lives Matters(2013), Me Too(2017), Green New Deal(2018).. 잘 모르는 일들도 있지만 시민들이 저항한다는 것을 통시적으로 바라본다면, 한 세기 후에 본다면 이 시기는 어떻게 남을지 문득 생각. 레베카 솔닛 언니는 그런 질문을 던집니다. 중소도시 백인 미국인 서사(우리 같으면 20대 남자)만 있는게 아니라는 것을, 약자들이 소리를 내는 법을 배우며 이야기가 달라진다는 것을. (좀 더 읽을까 하다가 그날 만났던 타로요정 K님께 걍 충동 선물)


51. 라마와의 랑데부
인간 중심 인식의 한계를 깨트려주는 상상력. 아서 클라크 대표작이라 읽은 건 아니고 당연히 '라마'라는 이름을 인식 속에 남긴 Y 덕분에 알게된 책. 드니 뵐뇌브 감독님 영화를 더 기다리게 만들고. 보잘 것 없고 찰나의 티끌 같은 인간으로 멈추지 않고 싶지 않다는 과욕은 어쩔. 머리가 굳어버리지 않도록 해주는 질문들을 이젠 스스로 길어올려야 할텐데.. 마침 무척 지치고 우울할 때 읽어서리.


52. 라스트 듀얼


53. 일본의 굴레.

여름에 읽은 책인데 빼먹은걸 뒤늦게 확인해 붙입니다ㅠ 강추 책​


54. 소통의 리셋, 클럽하우스

역시 빼먹었ㅠ 제가 경헌님을 메디치에 소개해드려 나온 책이거늘. 책 기대 이상 좋아요. 기획자 역할까지 훌륭했던 경헌님. 정재승님 인터뷰 좋고요.



여름 쯤 정리. 15년 베타테스터로 출발해서 21년 여름까지 107권 읽은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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