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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영진 May 09. 2024

책속에서(25)

162

내게 반해버린 타인의 눈으로 나를 바라보는 일.

남의 힘을 빌려서 겨우 자신을 사랑하는 일.

그런 구원이 좋은 연애에서는 일어난다.

[이슬아, 끝내주는 인생, 35]          



163

적룡부대의 나무판자 위에서 나는 용기가

잔뜩 꺾인 채로 서 있었지만,

사랑받지 않으며 용기를 잃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되었다. 그러면 오직 한 사람만이

중요해지기 때문이다. 사랑과 용기에 취했을 때는

한 사람이라도 내 목소리를 들어주는 게 얼마나

소중한 일인지 결코 알 수가 없었다.

[이슬아, 끝내주는 인생, 60]   



164       

진정한 일꾼들은 늘 소리 없이 많은 일을 끝내놓는다.

엄살도 생색도 없이 다음 일을 향해 간다.

[이슬아, 끝내주는 인생, 78]          



165

유년기를 돌아보다가 어떤 일이 좋은 일이었는지

안 좋은 일이었는지 알 수 없게 될 때가 있다.

그것은 당연한 것일지도 모른다. 기쁨과 슬픔은

사실 하나니까. 행복과 불행은 언제나 맞닿아 있으니까.

좋은 이야기는 두 가지를 동떨어진 것처럼 다루지 않는다.

[이슬아, 끝내주는 인생, 85]          



166

“등 뒤에 추진 장치가 있어.

다시 돌아올 수 있으니까 멀리 가 봐도 돼.”

갑자기 눈물이 핑 돌았다. 다시 돌아올 수 있다니.

그 말은 왜 언제나 용기가 되는 것일까.

[이슬아, 끝내주는 인생, 113]          



167

사랑도 우정도 실은 번갈아 가며

아기가 되는 일인지도. 나를 어떻게 할지

너에게 맡겨버리는 일인지도. 자신을 돌볼

특권을 서로에게 바치는 동안 우리 인생은

지극히 타의 주도적으로 흐른다. 나는 그의 손안에서,

그는 나의 손안에서 마음껏 어려진다.

[이슬아, 끝내주는 인생, 122]          



168

나에게 사랑은 기꺼이 귀찮고 싶은 마음이야.

나에게 사랑은 여러 얼굴을 보는 일이야.

사랑한다면 그 모든 얼굴을 볼 수 있도록

부지런해지고 강해져야 해.

[이슬아, 끝내주는 인생, 131]       



169   

나에게나 남에게나 사랑스럽게 받아들여질 만한 나다움,

도대체 가능하기나 한 건지 모르겠는 그 자기다움을

지니는 것이 얼마나 도달하기 힘든 경지인지 다들 안다.

[이슬아, 끝내주는 인생, 133]     



2024. 5.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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