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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경욱 Jan 04. 2019

감사인사:꿈 하나를 이루게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성당 사장님을 만났어요

제게는 꿈이 하나 있었습니다

제 꿈은 이성당 사장님을 만나 뵙는 것이었습니다. 군산에서 장사가 제일 잘 되는 곳은 누가 뭐래도 이성당입니다. 한 여름 땡볕 밑에서도 끝없이 이어지는 줄을 보고 있노라면 도대체 이성당의 비밀은 뭘까 항상 궁금해지곤 했습니다. 사장님을 직접 만나 뵙고 그 비결을 들을 수만 있다면 나도 이성당만큼은 아니더라도 장사를 잘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만나보고 싶은 마음이야 굴뚝같지만 딱히 내세울 것도 없는 놈에게는 정말 꿈만 같은 이야기였습니다. 어떻게든 인연이 닿지 않을까 주변에 이성당 사장님을 만나겠다고 당찬 포부를 말하고 다녔습니다. '이성당 사장님이 우리 같은 사람을 만나 주간?'이라며, '그래 잘해봐라'라며 코웃음 섞인 응원을 하는 사람이 많았습니다.


글을 썼습니다

이성당이 잘 나가는 이유에 대해 열심히 공부하기 시작했습니다. 인터넷 상에 '이성당'이 포함된 웬만한 글은 거의 다 읽었습니다. 우연히 이성당 매장에서 사장님을 뵙더라도 얼굴을 알아야 인사를 드릴 테니 사장님 사진이 잘 나온 기사들은 스크랩해두고 몇 번씩 읽었었습니다. 또, 군산에서 나고 자란 사람들이 기억하는 이성당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들어보면 들어볼수록 '군산의 역사는 이성당의 역사와 함께한다'라고 말해주셨던 그 말은 과장되지 않았습니다. 공부한 내용들을 정성스럽게 다듬어 글을 써 내려갔습니다. 그렇게 탄생한 글이 가장 오래된 빵집, 이성당이 잘 나가는 이유입니다. 감사하게도 이 글은 다음 메인에 노출되어 많은 분들이 읽어 주셨습니다. 다음 머니 탭에서는 베스트 7 안에도 뽑혔습니다. 내로라하는 메이저 언론의 기사들 사이에서 이 글이 3위까지 갔던 터라 내심 속으로 뿌듯해하기도 했습니다. 제가 글을 썼다기보다는 이성당이 가진 이야기가 훌륭해서였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많은 사람들이 알았으면 하는 이성당의 속 이야기가 알려지는 것같아 기분이 좋았습니다. 이 글은 지금까지 확인되는 것만 해도 약 33만 명이 넘는 분들이 읽어 주셨습니다.


그리고 꿈이 이뤄졌습니다


어제, 이성당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담당자 분과 관련 내용을 통화한 뒤, 사장님을 뵙고 싶다는 마음을 강력하게 표현했습니다.(오해를 방지하기 위해 덧붙이면, 이성당측에서 제게 연락을 하시기 위해 브런치 제안하기 기능을 사용하셨을 뿐, 저와 이성당이 무언가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사장님께서 바쁘실 텐데도 흔쾌히 받아주셔서 바로 몇 시간 뒤 김현주 사장님을 직접 만나 뵐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내가 알지 못했던, 기사 너머의 진짜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사진으로만 보던 소녀 같은 김현주 사장님의 순수한 웃음을 눈앞에서 볼 수 있었습니다.

단 한 번의 만남으로 이성당의 장사 비법을 다 전수받을 수는 없었을 겁니다. 하지만 수 많은 소개팅경험을 통 털어 그 어떤 소개팅도 대적할 수 없을 정도로 설레는 시간이었습니다. 이성당의 탄탄한 스토리가 강력한 경쟁력이 되기도 하지만, 동시에 자칫하다가는 스토리에 매몰되어 이성당의 본질인 '빵'을 놓칠 수 있음을 경계하시던 모습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이야기를 들으면서 '스토리를 팔아라'라든지 '맥락을 팔아라'같은 말에 너무 많이 익숙해져 어쩌면 제가 해온 장사도 본질은 잊고 포장지에만 집중했던 것은 아니었던가 다시 돌아보게 됐습니다.


이성당은 제가 장사를 시작하며 많이 배우고 싶었던 모델입니다.  小富由勤,大富由天(소부유근, 대부유천 : 작은 부는 근면함에 달렸고 큰 부는 하늘에 달렸다는 뜻으로 여기서 하늘은 절대자보다 함께하는 많은 이들로 해석한다)의 마음으로 장사해야 이성당처럼 잘 되고 오래갈 수 있다고 믿습니다. 이런 고민 속에서 십시일반이나 고사리희망장터같은 아이디어들이 탄생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2018년 가장 잘한 일을 십시일반과 고사리희망장터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제게 이성당은 마음껏 오바해서 말하자면 인생의 방향을 가르쳐주신 선생님과도 같은 소중한 가게입니다. 대놓고 이성당 빠돌이인셈인데, 오늘 만남을 통해 성덕(성공한 덕후)이 됐습니다. 이제는 연예인 보겠다고 몇 시간씩 줄 서고 영상편집 몇 시간씩 하는 분들의 마음을 이해합니다.


꿈만 같았던 일이 현실이 됐습니다.

브런치가 아니었다면, 많은 분들이 글을 읽어주시지 않았다면, 또 많은 분들이 공유해주시지 않았다면 불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자랑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미소를 거둘 길이 없습니다. 함께 기뻐해주시기 바랍니다. 이 글을 읽고 계신 독자님께서 읽어주셨기 때문에, 공유해주셨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독자님과 함께 꿈 하나를 현실로 만들었습니다.


제 꿈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이제 시작입니다.

함께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 계속 함께해주실 것이라 믿습니다.

많은 분들이 도와주시니 제 앞길은 선명한 무지개입니다.


더 정진하고 더 열심히 공부하겠습니다. 읽는 분들께서 도움되실 수 있는 글로 보은하겠습니다.

다시 한번, 꿈 하나를 이룰 수 있게 도와주신 많은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Executive Summary : 
오빠랑 지게차 타러 갈래? (안정적 기름집 김 씨는 왜 불안정적인 마트삼촌 김씨가 되었을까) 


1부 - 대퇴사시대

0화 : 대퇴사시대, 도대체 왜 퇴사하세요?

1화 : Professionalism, 멋있잖아요

2화 : 노인의 얼굴에 나이테 대신 동심이 내린 이유

3화 : 내가 만난 '난놈'들의 공통점

4화 : 진짜 히치하이커는 엄지를 들지 않는다

5화 : 틀린 인생은 없어 다르게 살아도 괜찮아

6화 : 꿈을 강요하는 사회

7화 : 일출 보러 가다가 퇴사결심

8화 : 새장 속의 새는 새가 아니다(Brunch Editor's pick)

9화 : 함께 걷는 것만으로도 위안이 된다

10화 : 사직서를 준비하는 네가 알면 좋을 세 가지


2부 - 소상공인 라이프 소상히 알려드립니다.

11화 : 가라앉을 것인가 헤엄칠 것인가

12화 : 고객관리의 핵심은 메아리다

13화 : 그대, 존경받아 마땅한

14화 : 네비 있으세요?

15화 : 이 길로 가는 게 제대로 가는 걸까

16화 : 행복하자. 아프지말고.

17화 : 영민할 것인가 따뜻할 것인가

18화 : 우리 동네에서 가장 소중한 가게

19화 : 모범생 남 대리가 사업을 말아먹은 이유는

20화 : 칼퇴할 수 있고 주말근무 없으면 워라밸일까?(Brunch Editor's pick)

21화 : 왜 장사하는가?

22화 : 이 가게, 한 달에 얼마 벌까?

23화 : 사장님, 이렇게 팔아서 남아요? - 박리다매 경제학

24화 : 진상의 평범성(Brunch Editor's Pick)

25화 : 가장 오래된 빵집, 이성당이 잘 나가는 이유

26화 : 유해진에게 배우는 싸가지경영

27화 : 무른 귤과 아버지

28화 : 백종원이 말하는 장사 마인드

29화 : 이 식당은 50분만 일하면 한끼가 무료입니다

감사인사 : 꿈 하나를 이루게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이성당 사장님을 만났어요)

30화 : 성심당은 파리바게뜨가 부러울까?

31화 : 그 자켓을 사지 말라던 파타고니아의 오랜 진심

감사인사 : 또 하나의 꿈이 이뤄졌습니다 온 마음을 다해 감사합니다

32화 : 어쩌다 대기업 그만두고 마트를 하게 됐어요?(Brunch Editor's Pick)

33화 : 울었다. 밥을 먹다 울었다.

34화 : 쿠팡의 시대, 동네마트 생존전략

35화 : 그렇게 마트가 된다

36화 : 가족같이 일하기 vs 가족이랑 일하기

37화 : 우리 동네 가장 소중한 가게가 되는 장사법

38화 : 현직 마트 삼촌입니다. 질문 답변드립니다

39화 : 군산에서 장사한다는 것

40화 : 사업... 나도 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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