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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필립일세 Apr 23. 2019

다이끼리에 얽힌 노벨문학상의 사연

사람에 따라 열정은 달리 쓰인다.

광산에서 시작된 한 잔의 파급력


 1511년부터 스페인으로의 지배를 받아오던 쿠바는 1895년부터 시작된  독립전쟁으로 혼란을 겪게 된다. 중간에 참전한 미국으로 인해 전쟁이 확대되면서 전세가 바뀌고 스페인이 패배한 뒤 미군정을 거쳐 1902년 5월 20일 쿠바인들의 독립정부가 탄생되기에 이른다. 스페인의 지배시절에 쿠바의 산티아고 데 쿠바에서는 구리 광산을 많이 개발했었는데 이중 다이끼리(Daiquiri)에서 1896년경에 일하던 미국인 엔지니어인 제이닝 콕스(Jennings Cox)는 쿠바에서 유명한 증류주인 럼에 라임이나 레몬 주스와 설탕이나 시럽을 넣어서 만든 칵테일을 즐겨마셨다. 광산에 찾아오는 손님들을 대접하거나 더운 날씨에 일하는 광부들과 같이 만들어 마신 것이 시초인데 나중에 광산의 이름을 칵테일에 붙여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이후에 이 지역의 쿠바인들이 같은 재료로 칵테일을 만들어 마시면서 널리 퍼졌는데 이 술의 맛에 흠뻑 빠져 헤어 나오기 싫어한 애주가가 있다. 그 애주가는 미국을 대표하는 문학작가 어니스트 밀러 헤밍웨이(Ernest Miller Hemingway)다. 1928년에 쿠바로 낚시 여행 간 것을 계기로 아플 때와 종군기자로 활동하던 때를 제외하고는 정치적 이해관계로 떠나오기 전까지 쿠바에서 주로 지냈다. 애주가였던 그가 자주 갔던 '엘 플로리디타(El Floridita)'라는 바에서 바텐더가 럼, 얼음, 사탕수수 즙과 라임을 넣고 다이끼리를 만들어주었는데 그 맛에 취해 앉은 자리에서 13잔을 연달아 마셨다는 일화로 유명하다. 다이끼리를 너무 빨리 마셔 바텐더의 손놀림이 엄청 빨라졌다는 얘기가 있을 정도다. 낚시와 술을 즐겼던 그는 소박한 삶을 살아가는 쿠바인들과 다이끼리의 매력에 푹 빠져 지냈다. 오랜 시간 나눈 그들과의 대화와 삶에서 영감을 받아‘노인과 바다’라는 제목의 작품을 발표한다. 그 작품으로 1953년에는 퓰리처상을 받고 이듬해에는 노벨문학상까지 받는다.





 원래 모히토를 즐겨마셨다고 잘 못 알려진 덕분에 "내 삶은 라 보데기타(La Bodeguita)의 모히토(Mojito)와 엘 플로리디타(El Floridita)의 다이끼리(Daiquiri)에 존재한다."라는 말을 남겼다고 오해를 하지만 ‘라 보데기타 델 메디오’라는 바를 운영하던 주인이 ‘엘 플로리타’가 부러워서 헤밍웨이의 이름을 팔아서 장사하기 위해 지어낸 것이었다. 애주가인 헤밍웨이가 실제로 쿠바의 아바나에서 마시던 인생 칵테일은 다이끼리였다. 쿠바는 헤밍웨이에게 문학적 열정을 작품으로 승화시키는 터전이었고 다이끼리는 그 땅에 뿌려지는 단비와 같은 존재였다. 그러나 정치적인 문제로 다시는 쿠바를 갈 수 없게 된 헤밍웨이는 절망했고 공격적인 성향으로 바뀌었다. 1961년 6월 28일에 자살시도가 실패하면서 더 이상 글이 써지지 않는다며 읊조리던 그가 결국 7월 2일 아침에 자살한 이야기를 듣고 많은 사람들은 안타까워했다.





 헤밍웨이 못지않게 다이끼리를 즐겨마시던 사람들이 있다. 바로 미국의 최연소 대통령에 당선되며 백악관에 입성한 케네디부부다. 영부인이었던 재클린은 백악관의 주방에 자신이 좋아하는 다이끼리의 조리법을 적어두고 마셨을 정도라고 한다. 그러나 존 피츠제럴드 "잭" 케네디(John Fitzgerald "Jack" Kennedy)의 다이끼리가 세상에 유명해진 것은 재클린 때문이 아니라 그 당시에 백악관에서 인턴으로 근무했던 미미 알포드라는 여성 때문이다. 그녀의 자서전을 통해 재클린이 아이들과 버지니아로 휴가를 간 사이에 자신의 인턴근무를 환영하는 파티에서 다이끼리를 만들어 마시면서 케네디 대통령과 있었던 일들과 암살당하기 며칠 전까지 있었던 일들이 알려지면서 화제가 되었다.





 미미 알포드의 일 외에도 케네디는 1962년에 있었던 마를렌 디트리히와의 관계가 언론을 통해 전해지면서 구설수에 올랐다. 마를렌 디트리히는 히틀러를 피해 망명한 도이친인으로 미국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여배우였으며 케네디 대통령의 아버지와 친한친구이면서도 루머가 돌았던 사이다. 이를 의식했는지 케네디는 백악관에서 디트리히와 관계를 갖은 뒤에 자신의 아버지와도 관계가 있었는지를 확인하는 질문을 던졌다는 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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