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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필립일세 Jun 12. 2019

호기심이 발견한 효모

과학의 발전은 우연으로부터 시작된다.

효모를 처음 발견한 현미경


 군사용으로 연구되던 보톡스와 협심증 치료제인 비아그라는 사용목적과 다른 모습으로 우리에게 다가온 의약품이다. 당뇨병 치료를 위해 만든 비만치료제나 전립선 비대증을 치료하다 탈모치료약으로 탈바꿈한 경우도 있다. 직업 때문에 유리구슬로 직물을 확인하던 습관은 세포나 균 같은 미생물을 현미경으로 관찰하여 새로운 과학세계가 발견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세포(cell)라는 표현은 잉글랜드의 로버트 훅(Robert Hooke, FRS)이 1665년에 ‘마이크로그라피아(Micrographia)’라는 책에서 처음 사용했다. 라틴어로 작은 방을 뜻하는 ‘cellua’가 어원인 cell은 코르크가 물에 잘 뜨는 원리를 찾기 위해 현미경으로 살피다가 규칙적인 배열들이 잘 이루어진 세포벽 형태의 수많은 구멍들을 발견하고 이것을 ‘cell’이라고 불렀다.

 1632년 10월 24일에 네덜란드의 델프트에서 가난한 상인의 아들로 태어난 안토니 판 레이우엔후크(Antoni van Leeuwenhoek)는 먹고 사는 문제가 우선이었다. 옷감과 직물을 취급하던 그는 수완이 좋아 일찍 자리를 잡았다. 직물을 거래할 때 유리구슬을 활용해 사람들에게 좋은 품질을 확인시켜 주는 것이 주효했다. 생활에 여유가 생기자 취미가 생겼다. 금속 막대에 작은 볼록렌즈를 붙인 현미경을 사용해 주변 물체를 세밀하게 관찰했다. 재미를 붙인 그는 손재주도 좋아 금속을 세공하고 렌즈를 갈아 크기와 배율까지 조정해서 현미경을 만들었다. 






 호기심이 많던 그는 현미경으로 주변 물체들을 살피다가 물체마다 겉이 다른 걸 알게 되고 다른 물체의 겉이나 액체를 자신이 만든 현미경으로 살피며 미생물의 세계를 만나게 된다. 그는 가설과 증명을 통한 연구와 라틴어를 쓰던 과학자들과 달리 호기심을 충족하기 위해 쉽게 접하는 연못이나 빗방울, 사람의 모발, 벌의 촉수를 시작해 주변의 모든 것을 관찰했다. 다양한 관찰을 통해 여러 단세포와 세균, 정자까지 발견하고 네덜란드어로 기록했다. 그 중의 하나가 맥주를 관찰한 내용이다. 갓 발효를 마친 맥주를 관찰했는데 어떤 역할을 하는지는 정확히 몰랐지만 맥주 안에도 달걀과 공 모양의 미생물이 있다는 것을 처음으로 발견한 것이었다. 당시에는 이게 효모라는 것을 알지 못했지만 자신이 본 생명체의 모양을 그린 그림과 설명을 덧붙여 잉글랜드의 왕립학회에 보냈다. 그러나 누구도 관심을 기울이지 않아 지나치게 된다. 







 관찰활동을 통해 알게 된 미생물에 극미동물이라는 뜻의 ‘animalcule’이나 ‘little animals’라는 이름을 지어 불렀다. 이러한 발견들의 중요성을 알지 못했던 그는 내용들을 알리지 않다가 우연히 정자와 난자에 대한 연구를 하던 네덜란드의 해부학자 라이니어 데 흐라프(Reinier de Graaf, 1641~1673)에게 자신의 연구를 보여줬고 신선한 충격을 받은 흐라프가 런던왕립학회에 이 사실을 알려 세상에 나오게 된다. 아마추어였지만 관찰의 열정은 뒤지지 않던 그는 일반적인 교육도 받지 않았고 과학에 대해서는 더욱 지식이 적었다. 그러다 보니 연구결과를 런던왕립학회에 알리더라도 의심을 받으며 인정받지 못했다. 이때 흑기사처럼 나타나 도운 인물이 앞서 언급한 로버트 훅이다. 1676년 물을 관찰하다 오늘날 박테리아라고 불리는 미생물을 발견했을 때나 1678년에 ‘작은 동물들(little animals)’에 대한 관찰결과보고서를 왕립학회에 보냈을 때도 훅이 직접 실험으로 절차를 검증해주며 그의 발견이 인정받을 수 있게 했다. 1680년에 그동안 발견한 미생물들과 연구 성과를 인정받아 런던 왕립학회(Proceedings of the Royal Society)는 정식회원자격을 부여한다. 이후에도 91세로 사망하기 12시간 전까지 50여 년간 런던의 왕립학회에 연구내용을 편지로 전달하며 미생물학이 발전하는데 기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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