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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필립일세 Mar 28. 2019

맥주가 일으킨 사고

어디가나 욕심이 문제다...적당히하고 살아야 한다...

맥주에게 공격을 당한 런던

 1760년경부터 시작된 산업혁명은 급격한 도시화를 만들어냈다. 많은 사람들이 일터를 찾아 일감이 많은 도시로 모여들었고 삶의 터전을 만들었다. 이렇게 형성된 영국 런던의 세인트 자일즈 주변은 가난한 아일랜드 이민자들이 모여 사는 빈민가였다.




 낮 시간에 대부분의 남성들은 돈을 벌기 위해 일터에 있었고 촘촘히 모여 있던 집들에는 일할 수 없는 노인이나 어린아이들이 엄마와 함께 평온한 일상을 보냈다. 적막했던 동네는 갑작스레 들리는 엄청난 소리와 함께 들이닥친 정체모를 검은 액체로 인해 아수라장이 됐다. 순식간에 닥친 상황에 사람들은 속수무책이었고 구출된 사람도 회복하지 못하고 사망하게 된다. 구출된 사람이 밤새 술을 마셨을 리도 없는데 회사인은 짧은 시간에 많은 알코올에 노출되어야 하는 급성 알코올 중독이었다. 






 많은 사람들의 사망과 실종을 가져온 이 검은 액체의 정체는 다름 아닌 포터 맥주였다. 










 1623년 선술집으로 시작한 Horse shoe는 1764년에 런던의 중심인 토트넘의 코트로드와 옥스퍼드 스트리트 교차로에 Horse Shoe Brewery를 설립한다. 1787년까지 런던에서 11번째로 많은 연간 6,593,672리터의 포터를 생산했다. 1807년에 양조장을 인수한 헨리 메이스 남작은 1811년까지 생산량을 연간 16,943,277리터로 늘리며 런던에서 6번째로 많은 포터 생산량이었다. 공간의 변화가 없는 상태에서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더 큰 목재 통이 필요했다. 1810년에 설치된 6.7미터 높이의 목재 발효 통은 약 60만 리터를 발효시키기 위해 안전장치로 많은 철제 고리를 설치했다. 그 외에도 70여개의 맥주 통이 있던 양조장에는 크기가 약 50만 리터(3천 배럴)부터 2백8십만 리터(1만 8천 배럴)까지 다양했다.





 1814년 10월 17일은 월요일이었다. 통 안에서는 맥주가 발효되고 있었는데 오후 4시 30분경 맥주의 무게와 발효하면서 생긴 탄산가스의 압력을 이기지 못하고 철제 고리가 끊어졌다. 이후부터 가해지는 압력을 목재가 버티지 못하고 1시간 정도가 지나 파열음을 내며 맥주를 담은 통이 터졌다. 쏟아져 나오기 시작한 맥주는 옆에 있던 더 큰 통들까지 쓰러트렸다. 부서진 파편들과 흘러나온 맥주로 인해 건물 벽은 쉽게 부서졌다. 사람들은 무너진 벽의 잔해에 깔리거나 맥주에 휘말려 실종되었다. 맥주가 유출되면서 삽시간에 주변 지역으로 흘러갔고 높이가 4미터정도이던 맥주들은 길에서 건물의 안쪽으로 유입되어 자석에 끌리듯 지하로 흘러들어 두 채 이상의 집에 지하실을 침수시켰다. 나갈 수 있는 유일한 출구를 통해 쏟아져 들어오는 맥주 때문에 지하에 있던 사람들은 미처 빠져나오지 못했다. 차를 마시던 모녀가 사망했고 다른 집에서는 전날 사망한 아이를 애도하기 위해 모인 4명이 모두 사망했다. 앞서 언급한 급성알코올중독 사망자까지 포함해 공식적으로 9명이 사망했다. 








맥주가 빠지면서 양조장의 노동자들은 구조되었고 관리소홀 등의 문제로 조사와 재판이 이뤄졌지만 어떤 처벌과 배상금도 부과되지 않았다. 불가항력적인 재해를 인정받아 형사 처분을 면했다. 주변은 거리를 채웠던 맥주로 인한 냄새가 몇 달 간 이어졌다. 양조장은 당시로 2만 3천 파운드의 피해를 입었다. 200년 뒤인 2014년을 기준으로 환산하면 6천6백만 파운드 정도일 것으로 예측된다. 파산위기에 몰린 양조장은 의회에 청원하여 팔지 못한 맥주에 대해 미리 냈던 세금을 돌려받고 잃어버린 통에 대해 보상받은 7천 250파운드를 합쳐 위기를 막았다. 






런던맥주홍수 이후에도 양조장은 1921년까지 맥주를 생산하다가 1922년 이후 자리를 옮겨 맥주를 만들고 있다. 이 사고에서 교훈을 얻은 당국은 맥주발효와 저장통의 크기를 점차 줄여나갔고 통의 재질도 단단한 재질로 바꿔가면서 재발을 막기 위해 노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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