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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필립일세 Mar 06. 2019

조선의 천재 화가

창작의 에너지였던 술

조선의 르네상스


역사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책이나 방송을 통해서 영∙정조시대를 일컬어 조선의 르네상스시대라고 부른다는 것을 잘 알 것이다. 정조의 급작스런 죽음으로 인해 막을 내리기는 했지만 정치와 경제의 안정과 성장뿐만 아니라 문화의 중흥기로 불리는 시기다.   이 시대에는 사회의 발달과 더불어 명성을 떨친 문장가와 화원들이 많았는데 그 중에 정조의 어명으로 많은 그림을 그렸던 이가 있다. 바로 조선역사에 있어 최고의 화가라고 불리는 단원 김홍도다. 처음 사용한 서호부터 단구, 고면거사, 취화사, 첩취옹 등 여러 가지 호를 사용했다. 



 북한 주장의 김홍도



물론 그중에서 가장 유명한 호가 단원(檀園)이다. 명나라의 화가인 이유방을 존경해서 그가 사용하던 호를 따온 것인데 40세 전후에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에 단원을 응용해서 단노(檀老)나 단옹(檀翁)이라는 호도 사용했다. 조선에는 많은 화가들이 있어 이들을 3대화가나 5대화가라는 별칭을 통해 손꼽는데 사람의 기준에 따라 달랐지만 유일하게 중복되는 화가가 바로 김홍도다. 중인출신이라 기록이 많지 않고 자세하지 않다. 출생도 마포설과 안산설이 있지만 김홍도의 인생에 있어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인 강세황과의 만남을 감안했을 때 안산에서 자란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이러한 인연은 안산에 단원구라는 행정구역으로 알 수 있다. 





 강세황은 시와 서화에 능했는데 그림도 잘 그렸지만 그림에 대한 평이 뛰어났다. 그림을 바라보는 남다른 그의 식견에 소년 김홍도가 자라면서 많은 영향을 받았음은 당연했을 것이다. 어린 시절 김홍도는 강세황을 보기 위해 드나들던 문인들과의 교류와 평을 받기위해 드나들던 수많은 그림들을 통해 그림 보는 눈과 그림실력을 키웠다. 김홍도는 배우면 배울수록 일취월장하여 입소문을 타고 주변으로 퍼졌고 강세황의 천거로 화원이 되면서 김홍도라는 이름을 세상에 알리게 되는 기회를 갖는다. 영조의 어진과 당시 왕세손이었던 이산의 초상화를 그리는 일에 참여하게 된 것이다. 이것을 계기로 정조가 즉위한 후에 어진을 그리는 어진화사가 되어 정조의 모습을 담는다. 이후에 정조는 김홍도를 아끼면서 그림과 관련된 많은 부분을 그가 담당하게 했다. 





 김홍도가 살던 조선은 한글문학이 꽃피고 실학이 자리하던 시대였다. 술을 마시면 풍류를 즐기던 사람들은 손으로는 악기를 연주했고 입으로는 시를 읊으며 자연을 노래했다. 조선의 상류층 삶을 들여다 볼 수 있는 모습이다. 특히 금주령으로 술을 자유롭게 마시지 못하다가 정조가 즉위하면서 술을 자유롭게 마실 수 있는 분위기도 한 몫 했다고 볼 수 있다. 김홍도 자신도 거문고를 타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는 기록을 볼 수 있는데 사용했던 호중에 취화사와 첩취옹이라는 호의 취(醉)자는 술에 취했다는 의미로 사용되는 글자여서 평소 술을 얼마나 사랑했는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그의 그림에서도 술과 관련된 많은 작품들을 볼 수가 있는데 군선도에서는 신선들이 술에 취해있는 모습과 술이 들어있을 호리병을 허리에 차고 다니는 모습도 눈에 띈다. 술을 신선들이 즐기는 신성한 존재로 묘사하고 있는 것이다. 다른 그림에서도 규모의 차이는 있겠지만 서민들이 술을 마시는 모습을 그린 주막이나 농사를 지으면서 새참으로 술을 마시는 모습들은 붓을 몇 번의 휘적임으로 그려낸 당시의 삶에 술이 하나의 음식으로 자리하던 시대의 모습이었다.   





 이와 같이 풍류를 즐길 줄 아는 가객이자 화원이던 김홍도는 예술을 천하게 여기던 조선시대에 고을수령 자리까지 올라가는 혜택을 누렸다. 중인출신이면서 행정 관료로 올라간다는 것은 파격적인 인사였다. 이러한 김홍도도 갑작스런 정조의 죽음으로 내리막 길을 걷게 되는데 이후에 언급된 기록이 없어 한 시대를 풍미한 천재화가의 뒷이야기가 아쉬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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