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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필립일세 Mar 08. 2019

친일파 대통령이
맥주 광고의 주인공이 되다

필리핀 획득을 위해 일본을 선택하다.

대통령을 지낸 대법원장


욕조에 목욕을 하다가 몸집이 끼어 구조된 것으로 유명한 윌리엄 하워드 태프트는 1909년부터 1913년까지 미국의 27번째 대통령으로 있었던 사람이다. 태프트는 갑작스런 끼임 사태에 알몸으로 구조된다. 사건이후 재발요인이 사라지지 않았고 대통령의 안전과 미국의 심각한 안보위협을 막기 위해 백악관의 욕조를 일반인 3~4명이 들어갈 수 있는 사이즈로 바꾸는 행정절차를 밟았다. 이후에 대통령이 구조되는 일은 없었다고 한다.





 예일대를 졸업 한 태프트는 고향인 오하이오 주의 신시내티에서 로스쿨을 나온 후 할아버지와 아버지에 이어 법조계에 입문했다. 연방대법원장이 되겠다는 포부를 이루려던 노력과 열정은 사법부와 행정부를 오가며 요직을 두루 경험하는데 원동력이 된다. 





 시어도어 루즈벨트 대통령의 후원으로 공화당의 대통령 후보가 된 태프트는 마침내 유일한 신시내티 출신의 미국대통령이 된다. 신시내티에서 태어나서 자란 그는 신시내티의 자랑이었다. 이러한 인연으로 신시내티는 온통 태프트의 물결이다. 박물관과 극장, 도로까지 태프트라는 이름이 도시에서 상호로 사용되고 있다. 2015년에 생긴 태프트 에일하우스(Taft's Ale House)라는 양조장도 그중에 한 곳인데 최소한 신시내티에서는 식지 않은 태프트의 인기를 보여준다. 교회였던 이곳을 태프트의 이름을 딴 양조장과 레스토랑으로 변신시켰다. 술을 즐기지 않던 태프트는 도수가 낮은 맥주를 가끔 마셨다고 한다. 물론 양조장의 홍보그림에도 욕조에 앉아 있는 콧수염이 있는 태프트의 얼굴이 나온다. 이곳은 미국 내에서는 입소문을 통해 조금씩 알려지고 있는 새로운 관광명소다. 양조장답게 맥주를 생산하기도 하지만 현장에서 맥주와 음식을 판매하는데 특히 맥주 맛이 좋다고 한다. 영부인이었던 넬리 태프트의 이름을 붙인 맥주를 비롯해서 다양한 종류가 있다. 아쉬운 점은 신시내티의 시민들에게 사랑과 존경을 받는 태프트가 우리에게는 가슴 아픈 역사와 더불어 쓰라린 이름으로 기억되고 있다는 것이다.





 일본의 11대 총리였던 가쓰라 다로는 필리핀을 가기 전에 잠시 들린 미국의 전쟁장관인 태프트와 회담을 하게 된다. 여기에서 얼마 전 한반도에서 있었던 러일전쟁과 종전을 중재해서 노벨평화상까지 받은 시어도어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대한제국이 또다시 다른 세력을 끌어들여 전쟁을 할 수 있으니 다른 열강과 조약을 맺을 수 없도록 외교권을 박탈해야한다는 내용의 대화를 나누고 태프트도 이에 동의를 하게 된다. 그들에게 생존하고자 노력하던 대한제국은 귀찮고 하찮은 존재였다. 이어진 대화에서 미국은 자신들이 스페인과 전쟁을 치루면서 확보한 필리핀을 일본이 관심을 갖지 않도록 하기 위해 미국의 필리핀 지배와 일본의 한국지배를 함에 있어 서로 권리를 인정하고 관여하지 않기로 하고 결과를 각서로 남겼다. 이 회의가 우리에게 알려진 가쓰라 태프트 밀약이라는 미일로맨스다. 태프트는 미국 측 주인공이다. 이후 대통령 임기동안 이뤄진 한일합방을 보고받았을 때 그는 어떤 생각을 했을지 궁금해진다.






 일본과의 짧은 회담과 필리핀 일정을 마무리한 태프트는 미국으로 돌아가 정계에서 입지를 다진다. 출마포기선언을 한 시어도어의 적극적인 지지로 공화당의 대통령후보가 된 태프트는 대선에서 민주당후보를 이긴다. 그러나 전임자의 업적에서 벗어나고 싶었던 태프트는 시어도어와는 방향이 조금 다른 정책을 추진하며 갈등이 생겼다. 미국 내 대표적인 친일파인 시어도어의 도움으로 대통령이 되었지만 웃기게도 시어도어의 방해로 재임에 실패한다. 

 퇴임 후에도 여러 활동을 하다가 하딩대통령이 연방대법원의 10번째 대법원장으로 임명했다. 8년 7개월간 일하다가 건강이 악화되어 사임을 했고 한 달 뒤에 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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