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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필립일세 Aug 02. 2019

이용당한 나폴레옹

영웅은 이용당하기 위해 만들어진다.

와인으로 유럽을 흔들다 

     

 프랑스혁명 이후의 혼란기를 틈타 등장한 나폴레옹은 유럽일대를 누비며 정복사업을 펼쳤다. 나폴레옹은 프랑스의 자랑이었고 그의 승리는 프랑스인들에게 자부심을 심어주었다. 그러나 라이프치히전투에서 패하고 나폴레옹이 몰락하자 시대의 영웅을 낳았던 프랑스도 패전국의 지위로 전락한다. 포성이 사라진 유럽은 나폴레옹이라는 인물을 지우기 위해 나폴레옹이전의 유럽으로 돌아가려고 했다. 이에 주도적으로 나선 인물이 오스트리아의 외교수장 메테르니히다.








 처음에는 프랑스에서 회의가 진행되었으나 서로의 이해가 부딪혀 쉽게 결론이 나지 않았다, 외교사절단을 빈(Wien)으로 초청한 메테르니히는 1814년 9월 1일부터 회의를 주관하였고 유럽열강들은 각국의 이득을 위해 서로를 견제하였다. 물론 패전국인 프랑스도 포함되었다. 프랑스대표는 샤를모리스 드 탈레랑페리고르(Charles-Maurice de Talleyrand-Périgord)였다.







 장군들을 배출한 무관귀족집안 출신이었던 탈레랑은 어렸을 때 다리를 다쳐 군사학교 대신 신학을 공부했다. 성직자가 되어 1788년 20대중반에 오툉의 주교로 임명된다. 이듬해 프랑스혁명이 일어나자 교회의 재산을 나라에서 관리해야한다는 주장을 펼치며 삼부회에 참여하며 적극적인 의사표현을 통해 혁명에 동조했다. 프랑스혁명의 발단이 된 바스티유 감옥의 습격 사건을 기념하는 미사를 1790년 7월에 거행하다가 카톨릭 교회로부터 파문을 당하기도 한다. 







 이후에는 외교관으로 임명되었는데 1792년 협상을 위해 잉글랜드로 간 사이 체포영장이 발부되어 프랑스로 돌아가지 못하고 미국으로 망명했다. 어느 정도 안정된 1796년에 귀국해 외교업무를 담당하다가 그해부터 이듬해까지 있었던 이탈리아정복 과정을 지켜보며 나폴레옹에게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나중에 이집트 원정에서 돌아온 나폴레옹이 브뤼메르 쿠데타로 정권을 획득하는 과정에 기여를 하여 외무장관직도 이어간다. 그러나 나중에는 나폴레옹의 과욕을 경계하며 그가 일으키려는 전쟁에 반대하다가 외무장관직을 그만둔다. 나폴레옹의 몰락 후 즉위한 루이 18세 때 다시 외무장관을 맡으며 빈에서 열리는 회의에 패전국 대표로 참석한다.  

 회의는 한 달간 계획이었지만 오스트리아에 불리하게 진행될 때마다 메테르니히는 회의를 중단하고 파티를 열었다. 타고난 화술과 외교력으로 정평이 나있던 탈레랑은 이때를 놓치지 않고 프랑스요리와 자신이 가지고 있는 와이너리에서 가져온 샤토 오브리옹을 각국의 대표자들에게 따라주며 “프랑스혁명과 나폴레옹으로 인해 피해”를 봤다면서 프랑스를 변호했다. 탈레랑은 그들이 패권국가 때문에 유럽 질서가 다시 깨지는 것을 두려워했고 국가들의 세력균형을 통한 안정을 원한다는 것을 파악하고 잉글랜드를 견제하기 위해 프랑스가 필요하다는 것을 강조했다. 회의와 파티가 반복되던 1815년 3월1일 나폴레옹이 엘바 섬을 탈출에 성공하여 20일 뒤 파리에 입성한다. 발등에 불이 떨어졌음에도 3개월이 지난 6월 9일에서야 서로 조금씩 양보하여 빈 의정서가 겨우겨우 체결되었다. 그로부터 10일 뒤에 워털루에서 있었던 전투에서 나폴레옹이 패하면서 온 유럽을 휩쓸었던 거센 파도와 같은 혁명의 시대는 끝을 맺게 된다. 







 거짓말도 자꾸 들으면 진실이 되듯이 회의가 8개월간 지지부진하게 진행되면서 저녁때마다 탈레랑이 따라주는 오브리옹을 마시며 같은 이야기를 지속적으로 듣던 열강의 대표자들은 그의 말을 믿게 되어 패전국임에도 영토를 거의 온전한 형태로 유지시켜 주어 오늘날의 프랑스가 존재할 수 있게 된다. 겉으로는 난세에 나타난 나폴레옹이 유럽을 쥐고 흔든 것으로 볼 수 있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탈레랑이 혁명으로 어지러웠던 프랑스를 안정시키기 위해 나폴레옹을 선택했다가 프랑스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해 나폴레옹을 희생시켰다고 생각해 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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