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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필립일세 Feb 28. 2019

몽골제국이 세계를 정복할 수 있었던 이유

상하지 않은 음료를 제공하며 몽골의 세계정복에 기여한 술 마유주

세계를 정복한 몽골제국의 술 마유주

지도에서 몽골이라는 나라를 찾아보면 러시아와 중국 사이에 끼어있는 바다가 없는 내륙국가다. 학창시절에 배운 기억을 떠올리면 칭기스칸(Chinggis Khaan)이라는 세계에서 가장 넓은 땅을 정복한 군주와 고려를 정복하고 부마국으로 삼아 지배한 나라로 기억하고 있다.  






 철인이라는 의미를 가진 이름 테무진은 1189년 씨족연합의 맹주로 추대되어 칭기즈칸의 칭호를 받는다. 세력을 키워 여러 부족을 통합한 칭기즈칸은 1206년 오논 강가에 모인 족장들의 추대를 받아 통일된 몽골의 칸에 올랐다. 이후부터 시작된 정복전쟁으로 1227년 칭기즈칸이 서하를 공격하다가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동해에서부터 카스피 해에 이르는 영토를 정복했다. 이후에도 후손들에 의해 계속 진행된 정복전쟁은 손자인 쿠빌리이칸에 이르러 절정에 이르는데 동쪽은 사할린부터 시작해서 서쪽으로는 러시아와 헝가리 폴란드지역과 남으로는 중국전체는 물론 인도북부와 베트남북부, 이란전역까지 영향력을 확대하였다.





 이러한 몽골군의 저력은 어디에서 나왔을까? 단순히 지휘관의 판단과 전술운용능력만으로 설명하기에는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있다. 정복전쟁을 하면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전쟁물자의 원활한 조달과 이동속도다. 농경을 하며 정착해 살던 정복당한 나라들과 달리 몽골군대는 유목민족이다 보니 말을 타는 것에 능했다. 군대는 기마병위주로 구성되었고 목적지에 빨리 도착할 수 있었다. 보병위주의 군대들이 생각할 수 있는 이동속도가 아니었다. 방어준비를 끝내기 전에 나타난 몽골군대에 상대편은 당해낼 재간이 없었다. 또 물과 식량에 있어서도 다른 나라의 군대와 달랐는데 양이나 말의 고기를 말려서 만든 육포를 주식으로 하면서 식량의 부피가 크게 줄일 수 있어 수송을 원활하게 했고 정복한 나라의 가축을 통해 식량문제의 해결할 수 있었다. 위생이라는 개념이 적었던 당시에 지역을 옮겨 다니는 경우에 풍토병의 일종인 물갈이를 하기 쉬웠다. 역내전투와 달리 역외전투가 벌어지는 정복전쟁을 하다보면 여러 지역을 옮겨 다니게 된다. 이때 가장 노출되기 쉬운 문제가 바로 마시는 물 문제다. 물갈이를 잘못하면 이질과 같은 질병에 걸려 전투는커녕 스스로 몸을 추스르기도 어려워지는데 이러한 문제를 해결한 것이 몽골군대의 마유주다. 몽골군대는 말이나 양의 젖으로 만든 마유주라는 술을 물 대신 마시면서 전투를 치렀기 때문에 이러한 문제로부터 자유로웠던 것이다. 





 술을 만들기 위해서는 당이 있어야 하는데 마유주를 만들 때 사용하는 말이나 양의 젖에도 유당이 있어 발효가 가능하다. 1차 발효를 할 때 가축의 젖을 가죽 통에 넣고 긴 막대기로 휘저어 준다. 젖을 짜는 것도 어렵지만 수 천 번을 저어야하기 때문에 많은 정성을 들여야 만들 수 있는 술이다. 이런 식으로 발효를 마친 술은 말가죽이나 양가죽으로 만든 주머니에 넣어 안장에 올려 그 위에 사람이 앉아 말을 탔다. 안장의 쿠션역할을 하면서 병사들이 오랫동안 말을 타더라도 무리가 없었다. 더불어 엉덩이의 체온으로 후발효가 이뤄지는 효과까지 있어 일거양득이었다. 마유주는 젖으로 만들다보니 유제품의 특성을 고스란히 갖고 있어 미네랄을 비롯한 각종 영양소가 많았다. 장거리를 이동하고 많은 전투를 치루면서 체력소모가 클 수 밖에 없었던 몽골 군사들에게는 기력을 회복하는데 도움을 주는 좋은 영양식이자 음료였다. 거기에 알코올 도수가 높지 않다보니 쉬지 않고 말을 타며 짧은 시간동안 먼 거리를 이동할 수 있었다. 이러한 요소들이 결합된 덕분에 몽골군대는 말의 먹이가 이어진 끝없는 초원을 달리며 쉼 없는 정복전쟁을 할 수 있었다.





 몽골의 세력은 예전만 못하지만 몽골인은 그들의 전통인 마유주의 명성을 이어오고 있다. 2011년 8월에 포브스의 기사에서 마유주는 알 수 없는 이유로 세계 10대 혐오식품으로 뽑히면서 다시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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