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는 우위에 관한 학문이고, 끊임없는 변화를 다룬다

내 삶을 차리는 독서의 시작

by 안영회 습작

<목표로 삼을 가치가 있는 것 중에 공짜는 없다>에 이어서 <Same as Ever>의 16장 '계속 달려라 keep running'에서 밑줄 친 내용을 토대로 제 생각을 씁니다.


진화는 개체를 크게 만들지만, 가혹한 처벌이 기다린다

16번째 단언은 '계속 달려라'인데, 진화를 바탕으로 이야기를 펼칩니다.

가장 지배적인 종이 몸집이 더 큰 경향이 있지만, 가장 오래 견디는 종은 크기가 더 작은 경향이 있다. 티라노사우루스보다는 바퀴벌레가, 바퀴벌레보다는 박테리아가 생명력이 더 끈질기다. 역설적이게도 진화는 개체의 크기가 커지도록 부추겨놓고선 이젠 크다는 이유로 가혹한 형벌을 내린다.

이와 같은 진화의 역설이 삶의 많은 영역에서도 보인다고 말합니다. 어디일까요?

지금까지의 이야기는 삶의 많은 영역에서 목격되는 현상과도 일맥상통한다. 경쟁 우위는 오래 지속되지 않는다는 사실 말이다.

시장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는 일이 계속되지 않는 현상이 진화와 유사점이 있다고 말합니다. 거기에서 저자는 몇 가지 교훈을 추려냅니다.

첫째, 연이어 옳은 결정을 내리며 성공을 맛보면 자신이 틀릴 리 없다는 자신감이 생긴다. 탁월한 성공을 거둔 대상을 언제든 쓰러트릴 수 있는 경쟁자가 사방에 존재하는 세상에서 그런 자신감은 치명적 약점이 된다. 흔히 규모가 커지면 성공한 것으로 여기고, 성공했다는 생각은 자만심을 불러오며, 자만심은 성공의 끝을 알리는 신호다.

한때 저도 '자만심'에 가득 차 있었는데, 당시는 이를 스스로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며 저자가 시사하는 바를 알 듯합니다.

둘째, 성공하면 규모가 커지는 경향이 있으며 대개 이는 의도된 결과다. 하지만 큰 조직은 작은 조직과 다른 동물이고, 작은 규모에서 통하던 전략이 큰 규모에서는 통하지 않을 수 있다.

규모가 커진다는 것을 두고 몇 가지 추리를 할 수 있습니다. 일단, 기본적으로 인류는 식량 걱정이 덜하면 자식을 많이 낳을 것 같다는 본능을 떠올릴 수 있습니다. 유전자 수준에서도 마찬가지고요. 그게 경쟁과 변화의 맥락에서는 방심放心이 되는군요.


진화학은 결국 우위에 관한 학문이다

저자가 언급한 피터의 법칙은 몇 번 들어본 듯한 내용입니다.

조직 생활에서 이와 유사한 현상을 피터의 법칙 Peer Principle이라고 한다. 이는 유능한 인재가 계속 승진하다가 어느 시점에 이르면 고위 직책의 업무를 감당하지 못해 무능력한 직원이 되고 마는 현상이다.

국면局面이 바뀔 때, 이에 대한 인지가 부족하면 과거의 방법으로 곤란을 겪는 일이 너무나 자주 보는 장면 같습니다. 거기에 더하여 '본전 생각'을 떠올리게 하는 표현을 만납니다.

목표 달성을 위해 열심히 달리지만 일단 그 목표를 이루고 나면 이제 쉴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며 경계심을 내려놓는다. 그러는 사이 변화한 세상이 그들의 경쟁 우위를 위협하고 경쟁자들이 밀고 올라온다.

계속해서 우위를 유지할 수는 없는 걸까요?

진화학은 결국 우위에 관한 학문이다. 밴 베일런이 말하는 요지는 영원한 우위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 바로 그것이다. 모든 생명체가 늘 치열하게 경쟁하지만, 저만치 훌쩍 앞서나가 멸종 가능성에서 자유로운 생명체는 없다.

어쩐지 바이오리듬과 같은 사인파(sine wave)를 떠오르게 합니다.

그런 진화의 교훈이 시장 경쟁에 놓인 주체에게 전하는 교훈을 저자는 다음과 같이 추출합니다.

제자리라도 지키려면 계속 달려야 하는 것, 그것이 진화의 원리다. 삶에서 대부분의 것도 그렇지 않을까? 비즈니스도? 제품도? 일도? 국가도? 인간관계도? 맞다. 전부 그렇다.

훌륭한 전개가 아닐 수 없습니다.


같은 장면을 보고도 전혀 다른 느낌을 받는 우리들

이어서 <Same as Ever>의 17장 '미래의 경이로움에 대하여 The Wonders of Future'에서 저자는 우리가 혁신을 간과하기 쉽다고 말합니다.

혁신에서도 비슷하다. 우리는 스타트업이 진행 중인 프로젝트나 과학자가 연구하는 뭔가를 보면서, '흥미롭기는' 하지만 과거의 혁신들에 비하면 별것 아니라고 생각하기 쉽다. 우리는 여러 혁신이 상호작용하고 결합하면서 어떤 결과에 이를지 모르는 탓에, 그저 속 편하게 최고의 시절은 과거라고 결론 내리고 현재 진행 중인 프로젝트나 혁신의 잠재력은 과소평가한다.


계속해서 <Same as Ever>의 18장 '보기보다 힘들고, 보이는 것만큼 즐겁지 않다 Harder Than It Looks and Not as Fun as It Seems'에서 밑줄 친 내용을 토대로 제 생각을 씁니다.


바로 몇 시간 전에 페친 님이 소개한 인상적인 영상을 둘러싼 에피소드가 떠오릅니다.

사람들이 나의 특별하지 않은 모습과 못난 구석을 눈치채지 못한다면, 내가 특별한 존재라고 사람들을 설득하기가 매우 쉽다는 사실이다. 일이나 사업, 개인적 삶에서 당신 자신을 남들과 비교할 때 이 점을 기억하길 바란다.

관광개발학과 강의를 하는 저는 K-콘텐츠와 K-컬처의 힘으로 관광객이 늘어날 수 있는 상황에서 실무적으로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를 다루는 논의가 꽤나 흥미롭게 여겨졌습니다.

하지만, 같은 영상을 두고 다른 지인은 뻔한 이야기를 과장해서 자신을 과시하는 모습으로 봤다고 합니다. 놓이는 자리와 관점에 따라 전혀 다르게 보이는군요.


결합 과정에서 나타나는 창발 효과를 무시하면 '우물 안 개구리'로 모든 사안을 볼 위험이 생깁니다.

누군가의 특별한 재능을 인정하고 존경하는 것과 그의 의견을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을 동일시해서는 안 된다. 둘은 완전히 다른 문제다. 오렌지를 먹을 때 껍질은 버려야 한다.


<Same as Ever>를 읽고 쓰는 독후감

1. 1962년이나 2025년이나 가장 많이 팔리는 초코바는

2. 기대치 관리는 시기심과 고통을 다루는 일이기도 하다

3. 평균적으로 한 달에 한 번 기적을 경험한다

4. 스토리는 언제나 통계보다 힘이 세다

5. 인간은 늘 감정과 비합리성에 지배당했다

6. 최고의 순간에 찾아오는 악마를 대비하라

7. 어디에나 통하는 건강한 성장의 비밀

8. 혁신을 낳는 동력은 다양한 형태의 인센티브

9. 성장과 발전은 그것을 막는 힘과 싸워야 한다, 언제나

10. 전쟁과 진화의 힘에서 배울 수 있는 사람이라는 존재

11. 비관론자처럼 대비하고 낙관론자처럼 꿈꾸라

12. 목표로 삼을 가치가 있는 것 중에 공짜는 없다


지난 내 삶을 차리는 독서의 시작 연재

(199회 이후 링크만 표시합니다.)

199. 뉴-아메리카의 마에스트로가 된 실리콘밸리의 마스터

200. 뇌 속에는 외계인 같은 낯선 기계적 서브 루틴이 있다

201. 2025년 독서 목록과 독후감에서 보이는 행동 분석

202. 뭔가를 확실히 안다는 착각은 곤경에 빠지는 원인이다

203. 우리는 접근할 수 없는 현미경적인 역사의 소산이다

204. 남은 반평생을 인터스텔라 시대를 여는데 바치려는 사람

205. 미래지향적이고 뇌와 조화를 이루는 사법 시스템

206. 일론 머스크가 천문학적인 돈을 버는 단 하나의 이유

207. 비관론자처럼 대비하고 낙관론자처럼 꿈꾸라

208. 미래지향적이고 뇌와 조화를 이루는 사법 시스템

209. 리더가 관성에 빠지면 통제 불가능한 간접비용을 낳는다

210. X를 거의 쓰지 않는 나는 시대착오를 범하고 있을까?

211. 의식은 회로에 각인되어야 하는 루틴에 목표를 정해준다

212. 목표로 삼을 가치가 있는 것 중에 공짜는 없다

213. 얼굴 습관의 힘이 Life 2.0을 떠올리게 하다

214. 모형을 깨부수고 당신 자신과 비즈니스를 재창조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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