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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성

주부가 되니 별생각 다하네

요즘 직장을 관두고 아이를 어린이집에 데려다주고 데려오고를 한다. 한마디로 주부다.

어린이집이 400미터 정도 거리라 걸어다니는데

중간에 행단보도를 두 번 건너야 한다. 처음은 괜찮은데 두 번째가 영 마음에 안든다.

행단보도 자체는 좋다. 문제는 넓은 행단보도를 딱 막고서 주차된 차들이다. 약속을 한 듯. 같은 차들이 딱 막고 있다. 주차공간이 부족해서 그런가보다 하고 아이랑 차 사이를 쓱쓱 빠져서 행당보도를 건너서 다녔다.

일주일 전부터는 행단보도를 건너기 전에 기다리는 인도에 까지 주차를 한다. 일주일 내내 같은 차다. 행당보도를 건너려 하는데 건너려는 사람 같지 않게 기다린다.

한 번은 행단보도 위에 주차하고 있길래 아이와 빤히 쳐다봤다. 그래도 무슨 생각인지 천천히 주차하고 차도 쓱 훝어보고.. 전혀 시선을 의식하지 않는다.

작년에 일본에 다녀왔다. 다른 것도 그렇지만, 가장 감탄스러웠던 것. 물건에 값어치가 넘친다는 느낌이었다. 프라스틱으로 만든 아이 장남감. 넓은 좌판에 가지런히 있는 100엔짜리 수많은 장난감 하나하나의 디테일이 우리나라의 만원짜리 못지 않다.

우리나라는 1000원짜리를 사면 돈 값을 못한다. 그래서 일까 우리나라에선 '비싼게 좋다.'는 인식이 있다. 저렴하면 저렴한대로 값어치를 해야하는데, 그럴 수 있으면서 왜 안할까,.

행단보도 주차를 떠올리고 별 생각을 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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