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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알아주고 보듬어 주는 것

직무급 도입시 발생했던 이슈에서

예전에 직무급 프로젝트에 참여했었다.

직무급은 간단히 말하면 '맡은 일이 같으면 돈도 같다'다. 갖은 바 스펙이 아무리 뛰어나도 XX업무를 하면 돈 더 못줘가 된다. XX업무를 20년 근속한 부장님이든 신입사원이든 동일한 월급을 주는 것이다. 이렇게 얘기하면 그럴 수 있지~ 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내가 프로젝트 했을 때, 실제 발생된 이슈를 살짝 각색해서 얘기해 본다. 


개인 사례1)

평균보다 약간 잘하는 김대리, 현재 연봉이 4,500만원이다. 같은 업무를 하는 박대리는 동기인데도 자신이 가르쳐줘야 혼나지 않는다. 박대리는 평균미만의 평가를 받아 김대리 보다 낮은 4,000만원을 받으면서 일한다. 김대리는 박대리를 보며 속으로 자신은 나름 열심히 일한 대가를 받은 것이며, 계속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한다. 직무급 후, 박대리의 연봉이 갑자기 4,500만원이 됐다. 박대리가 오르면 자신의 연봉도 오를 것이라 생각했던 김대리는 심한 배신감을 느꼈다. 선의로 박대리를 가르쳐줬던 것도 하기 싫어졌다. 회사를 이직할 마음은 없지만, 일할 맛이 안난다.


개인 사례2)

홍과장은 홍보담당자로 10년 근무했다. 동기들보다 승진도 빨랐다. 현재 연봉이 6,000만원이다. 직무급 후, 자신의 연봉이 5,500만원이란다. 연봉을 삭감할 수는 없으니, 상위 업무를 수행할 때까지 인상없이 쭉 6,000만원이란다. 옆 팀의 평범한 동기는 직무급하더니 연봉이 500만원 올랐다. 얼마전에 경쟁사에서 6,500만원 줄테니 오라는 러브콜도 받았던 홍과장은 이직할 마음을 굳혔다.


개인 사례3)

이차장은 급여담당으로 15년 일했다. 한 번의 실수없이 급여를 집행한다. 급여외로 독학으로 배운 세무지식이 세무사 못지 않다. 계열사에 급여와 세무 관련하여 이따금 컨설팅하러 다닐 정도이다. 자신이 수행하는 업무에 애착이 높다. 직무급 후, 급여담당은 대리급이 할 업무에 속하니 다른 업무를 수행하라는 통보를 받았다. 이차장은 엄청난 상실감을 느끼고 있다. 자신이 15년을 한 업무를 뭘 얼마나 안다고 대리급이 할 업무라고 평하는 것도 그렇고 갑자기 다른 업무를 하라는 것도 그렇다. 이차장은 요즘 우울증 초기 진단을 받았다.


단체 사례)

변부장은 XX기획팀의 팀장이다. 회사내에서 핵심 부서이며, 경쟁사에서 노리고 있는 팀이기도 하다. 변부장을  포함한 그의 팀원 대부분이 연봉 1억 이상이다. 직무급이후, 회사로부터 자신과 팀원들의 연봉이 직무가치에 비해 과다 지급되고 있는 부분이 있으며, 회사 전체 직무 체계와 가치에 맞게 조정될 것이라는 통보를 받았다. 회사에 벌어다 준 돈이 얼마고 앞으로 벌어다 줄 돈이 얼만데, 이런 통보를 하는 것인지 받아 들일 수가 없다. 일주일후 인사팀에 경쟁사 본부장으로 부터 XX기획팀 50명 전체를 모두 현재 연봉 +5,000만원 조건에 이직 제의를 받았다는 정보가 입수됐다. 직무급 했다가 회사 핵심사업이 흔들거릴 위기에 처했다.


당신이 홍과장, 김대리, 이차장, 변부장이라면 어떨 것 같은가? 


위의 사례만 보면, 직무급을 잘 모르는 사람들은 직무급하면 안되는구나 할 수 있다. 직무급을 잘 아는 사람들은 왜 저런 것만 쓰나 싶을 것이다. 하지만 전문가든 일반개인들이든 사례를 보면 얻는 것이 있을 것이다.


답은 없다. 무엇이든 사람의 마음에 포인트가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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