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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석혜탁 칼럼니스트 Dec 03. 2021

유통 상식사전 #47. 대체육, 식문화의 새로운 미래

- 건강, 맛, 사회적 메시지까지 모두 놓치지 않으려는 대체육

유통 상식사전 #47. 대체육, 식문화의 새로운 미래

- 건강, 맛, 사회적 메시지까지 모두 놓치지 않으려는 대체육


대체육이 주목을 받고 있다. 단어에 ‘육(肉)’이 들어가니 고기인 것 같기도 하고, 고기를 ‘대체’한다고 하니 고기가 아닌 것 같기도 하다. 그러면서도 고기 특유의 맛과 향을 갖고 있다. 아무렴 어떠한가. 고기가 맞는지 아닌지에 대한 일차원적인 논의는 잠시 제쳐 두자. 대체육은 이제 대체육이라는 별도 범주로 바라봐야 할 정도로 위상이 격상됐다. 

침이 꼴깍...육안으로는 구분이 어렵다. 대체육이다. (출처 : Beyond Meat)

미국 시장조사업체 CFRA는 글로벌 대체육 시장이 2018년 약 22조원 규모에서 오는 2030년에는 무려 116조원대로 폭발적인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2040년에 세계 육류시장에서 대체육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60%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이 정도면 대체육이 우리의 음식문화를 송두리째 바꿔버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크푸드’라는 오명에서 자유롭지 못한 패스트푸드 체인까지 대체육의 잠재력에 눈을 돌리고 있다. 맥도날드는 소고기가 아닌 쌀, 감자, 완두콩 등으로 만든 패티가 들어간 맥플랜트(McPlant) 버거를 선보였다. 영국, 스웨덴, 덴마크 등 유럽 일부 국가에서 시범 판매하던 것을 2021년 하반기에 캘리포니아, 텍사스 등 미국으로 영역을 확대했다. 유튜브에는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맛있다는 반응부터 아직 햄버거 본연의 맛을 느끼기에는 부족하다는 반응까지 맥플랜트 버거를 먹어본 다양한 후기 동영상이 연일 올라오고 있다. 


맥도날드의 맥플랜트 버거 출시는 혼자만의 힘으로 이뤄낸 것이 아니다. ‘비욘드 미트(Beyond Meat)’와의 협업으로 식물성 버거가 탄생할 수 있었다. 회사의 이름에서 유추할 수 있듯 비욘드 미트는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대체육 전문 기업이다. 


2009년 설립된 비욘드 미트는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 구글의 공동 창업자 세르게이 브린, 에코브리티(Eco+Celebrity)인 영화 배우 리어나도 디캐프리오 등이 투자를 했다는 소식으로 유명세를 치르기도 했다. 2019년에는 나스닥 상장에도 성공했다. 빌 게이츠는 비욘드 미트 제품을 먹어본 후 “육류 대용품이 아닌 음식의 미래를 경험했다”는 후기를 남겼다. 


버거킹은 맥도날드보다 더 빨리 비욘드 미트의 경쟁사인 임파서블 푸드(Impossible Foods)와 손잡고 채식주의자들의 취향을 고려한 ‘임파서블 와퍼’를 내놓은 바 있다. 닭고기를 포함하지 않은 식물성 너겟을 개발하기도 했다. 대두에서 추출한 단백질과 해바라기 기름이 주재료이다. 


스탠퍼드대학 생화학과 교수였던 패트릭 브라운이 설립한 임파서블 푸드의 식물성 햄버거는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Consumer Electronics Show)에서 ‘탑 테크(Top Tech)’로 선정되기도 했다. 대체육은 식문화를 넘어서서 첨단기술의 영역으로 진화하고 있다.

버거킹은 맥도날드보다 더 빨리 비욘드 미트의 경쟁사인 임파서블 푸드(Impossible Foods)와 손잡고 채식주의자들의 취향을 고려한 ‘임파서블 와퍼’를 내놓은 바 있다.

국내에서도 업종을 가리지 않고 대체육에 대한 투자가 확대되고 있다. 신세계푸드는 대체육 브랜드 ‘베러미트(Better meat)’를 론칭했고, 대체육을 사용한 샌드위치를 스타벅스에서 판매해 흥행을 이끌었다. 롯데제과는 식물성 대체육을 활용한 야채 호빵을 개발했으며, ‘식물성 식품 전문기업’을 선언한 풀무원은 식물성 지향 식품 전문 브랜드 플랜트스파이어어드(Plantspired)를 통해 1조 7천억 규모의 미국 대체육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대체육은 식품업계만의 화두가 아니다. SK는 미국의 대체육 스타트업 네이처스파인드(Nature’s Fynd)에, 한화는 미국의 배양육 업체 뉴에이즈미츠(New Age Meats)에 투자를 결정했다. 


낙관주의자를 위한 식품 회사 - 네이처스파인드(Nature’s Fynd)
풀무원의 식물성 지향 식품 전문 브랜드 플랜트스파이어어드(Plantspired)

고기인 듯 고기 아닌 고기 같은 대체육이 우리의 입맛을 완전히 사로잡을 수 있을까? 지금 이 순간에도 고기의 고유한 식감, 육즙, 심지어 색깔까지 완벽하게 재현해내기 위한 기술이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사실 대체육 시장의 성장세를 낙관적으로 보는 이유는 비단 ‘맛’ 때문만은 아니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의 조사에 따르면, 지구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16.5%가 축산업을 통해 배출된다. 앞으로 탄소발자국이 적은 방향으로 소비하는 트렌드가 더욱 확산될 터인데, 사육과 도축 등으로 탄소 발생량을 늘리는 기존 방식보다는 대체육을 통한 친환경 식문화에 더욱 힘이 실릴 것이다.


동물 복지의 측면에서도 대체육의 존재 가치는 무시할 수 없다. 채식주의자의 수 또한 증가세다. 아울러 이슬람 문화권과 중국 시장까지 고려하면, 성장 잠재력은 무궁무진하다. 


건강, 맛, 사회적 메시지까지 모두 놓치지 않으려는 대체육. 이번 주말엔 대체육을 먹어보길 권한다. 




석혜탁sbizconomy@daum.net


석혜탁

-  <쇼핑은 어떻게 최고의 엔터테인먼트가 되었나>, <오늘이 가벼운 당신에게 오늘의 무게에 대하여> 저자

- 사보 및 칼럼 기고 문의  sbizconomy@daum.net


https://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3498897



<석혜탁의 유통 상식사전> 목차

■ 유통 상식사전 #1. VR스토어

VR스토어 오픈, 쇼핑의 미래는 VR백화점? - 현대백화점, 마이어백화점 등 VR(가상현실)에 관심을 쏟는 유통산업계

https://brunch.co.kr/@hyetak/13


■ 유통 상식사전 #2. 레트로 마케팅

국내 대표 복합쇼핑몰 롯데월드몰의 ‘레트로(retro) 마케팅’ - 상품뿐 아니라 추억과 향수, 분위기와 이미지를 판매하는 롯데월드몰

https://brunch.co.kr/@hyetak/21


■유통 상식사전 #3. 전자가격표시기(ESL)

- 오프라인 매장의 가격표시 변화, ESL의 성공 열쇠는?

https://brunch.co.kr/@hyetak/22


■ 유통 상식사전 #4. 그린(green) 마케팅

- 그린 마케팅의 핵심은 지속성

https://brunch.co.kr/@hyetak/26


■ 유통 상식사전 #5. 센트(scent) 마케팅

- 후각과 소비의 상관관계 그리고 프루스트 현상

https://brunch.co.kr/@hyetak/28


■ 유통 상식사전 #6. 만화카페

- 만화카페, 새로운 ‘문화 쉼터’의 부상

https://brunch.co.kr/@hyetak/29


■ 유통 상식사전 #7. 극장 속 도서관

- CJ CGV의 씨네 라이브러리가 보여준 2가지 차별점

https://brunch.co.kr/@hyetak/30


■ 유통 상식사전 #8. 맨플루언서 마케팅

- 남심(男心)을 잡기 위한 묘책은?

https://brunch.co.kr/@hyetak/31


■ 유통 상식사전 #9. 탈모시장

- 전직 대통령의 아들도 고민하는 탈모, 유통업계의 과제는?

https://brunch.co.kr/@hyetak/34


■ 유통 상식사전 #10. 복층 편의점

- 2층 공간 활용의 상상력

https://brunch.co.kr/@hyetak/35


■ 유통 상식사전 #11. 시스루(See-through) 마케팅

- 시스루 마케팅, 품질에 대한 자신감과 그에 따른 고객의 신뢰

https://brunch.co.kr/@hyetak/37


■ 유통 상식사전 #12. 젠더 감수성

- 유통업체들이 꼭 지녀야 할 ‘젠더 감수성’

https://brunch.co.kr/@hyetak/38


■ 유통 상식사전 #13. 액티브 시니어

- ‘액티브 시니어’의 니즈를 정확히 파악해야 살아남는다

https://brunch.co.kr/@hyetak/40


■ 유통 상식사전 #14. 유(乳)업계

- 유(乳)업계, 흰 우유 외에 다른 곳에도 눈을 돌리다

https://brunch.co.kr/@hyetak/41


■ 유통 상식사전 #15. 홈트

- ‘홈트’의 인기 이유, 그리고 유통업계의 대응

https://brunch.co.kr/@hyetak/48


■ 유통 상식사전 #16. 무인 매장

- 무인 매장, 유통혁명의 총아?

https://brunch.co.kr/@hyetak/51


■ 유통 상식사전 #17. 무슬림 마케팅

- 16억 무슬림을 향한 유통업계의 구애

https://brunch.co.kr/@hyetak/52


■ 유통 상식사전 #18. ‘트렌드 박물관’ - 편의점

- 살아 있는 ‘트렌드 박물관’ 그리고 얼리어답터

https://brunch.co.kr/@hyetak/55


■ 유통 상식사전 #19. 비엥 비에이르

- 비엥 비에이르(Bien-Vieillir), 멋진 어르신들의 존재미학

https://brunch.co.kr/@hyetak/57


■ 유통 상식사전 #20. 이란 시장

- 이란에서 성공신화를 쓰는 한국 기업들

https://brunch.co.kr/@hyetak/59


■ 유통 상식사전 #21. 유통 빅3 본사 이전

- 롯데, 신세계, 현대백화점 유통 빅3의 본사 이전

https://brunch.co.kr/@hyetak/61


■ 유통 상식사전 #22. 왝더독(Wag the dog) 현상

- ‘게이미피케이션’과 ‘하비테인먼트’로 읽는 왝더독 소비심리

https://brunch.co.kr/@hyetak/62


■ 유통 상식사전 #23. 업태별 협회

- 각기 다른 유통업태를 대변하는 각종 협회

https://brunch.co.kr/@hyetak/63


■ 유통 상식사전 #24. ‘오프라인’으로 나가는 홈쇼핑

- 기존 오프라인 강자까지 위협할 수 있는 이색 콘텐츠를 발굴해야 한다

https://brunch.co.kr/@hyetak/70


■ 유통 상식사전 #25. 그레이네상스

-‘Grey(백발)’와 ‘Renaissance(부흥, 전성기)’의 합성어

https://brunch.co.kr/@hyetak/71


■ 유통 상식사전 #26. 퇴튜던트(퇴근+스튜던트)

- ‘퇴튜던트’, 퇴근 후 그들은 학생이 된다

https://brunch.co.kr/@hyetak/72


■ 유통 상식사전 #27. 이마트 1호점

- 개점 4반세기 ‘이마트 창동점’ 초심을 잊지 않다

https://brunch.co.kr/@hyetak/73


■ 유통 상식사전 #28. 몰캉스

- ‘서프리카’에서 쇼핑과 피서를 한 번에 해결하는 ‘몰캉스’

https://brunch.co.kr/@hyetak/77


■ 유통 상식사전 #29. 독립운동가 기념 도시락

- ‘편도족’들에게 역사의식을 환기하는 GS25

https://brunch.co.kr/@hyetak/78


■ 유통 상식사전 #30. 매장(賣場)과 매장(買場)

- ‘매장(買場)’이 많아지길 바라며

https://brunch.co.kr/@hyetak/79


■ 유통 상식사전 #31.‘VIB족’과 키즈카페

- ‘VIB족’을 잡기 위한 키즈카페의 과제는?

https://brunch.co.kr/@hyetak/84


■ 유통 상식사전 #32. 리바이벌(revival) 마케팅

- 서주 아이스크림의 재탄생

https://brunch.co.kr/@hyetak/86


■ 유통 상식사전 #33. 제약사의 브랜드 매장과 푸스펙족

- 제약 전문회사가 만든 건강기능식품 브랜드 스토어 ‘뉴 오리진’

https://brunch.co.kr/@hyetak/93


■ 유통 상식사전 #34. 차 안의 미니 편의점 ‘카고(Cargo)’

- 리테일 플랫폼으로 우뚝 선 자동차

https://brunch.co.kr/@hyetak/95


■ 유통 상식사전 #35. ‘와인웍스’, 유통공간 속 취향

- 현대백화점 ‘와인웍스’, 리테일 공간에 취향을 입히다
 https://brunch.co.kr/@hyetak/152


■유통 상식사전 #36. 플렉스(Flex) 소비문화 단상

- ‘엄근진’으로는 절대 이해할 수 없는 90년대생들의 망탈리테

https://brunch.co.kr/@hyetak/171


■유통 상식사전 #37. 모디슈머

- 모디슈머 DNA 그리고 짜파구리의 존재미학

https://brunch.co.kr/@hyetak/173


■유통 상식사전 #38. 리사이클링-공병공간

- 버려진 공병이 화장품을 판매하는 공간으로 변신하다

https://brunch.co.kr/@hyetak/192


■유통 상식사전 #39. 코로나 0년, 리테일 생존법

- 드라이브스루와 가상 출국여행의 흥행에서 힌트를 얻어보자

https://brunch.co.kr/@hyetak/194


■유통 상식사전 #40. 윤석열과 민초

-민초단과 반민초단의 익살스러운 상호비방을 마케팅에 활용하라

https://brunch.co.kr/@hyetak/200


■유통 상식사전 #41. ‘덜’의 미학, 레스 웨이스트

- ‘덜’에 집중해보자. 제로의 시작은 레스이다.

https://brunch.co.kr/@hyetak/201


■유통 상식사전 #42. 메타버스 속 프로타고니스트

- 메타버스는 이미 우리와 함께 호흡하고 있다.

https://brunch.co.kr/@hyetak/202


■유통 상식사전 #43. 구독의 이유와 카테고리의 탄생

- 일회적인 구매가 아닌 멤버십 유지를 가능케 하려면?

https://brunch.co.kr/@hyetak/204


■유통 상식사전 #44. 타임빌라스 성공 요인 정리해보기

- '롯데'라는 타이틀의 무게를 내려놓고 혁신을 꾀하다
 https://brunch.co.kr/@hyetak/205


■유통 상식사전 #45. 4050세대 타깃 플랫폼

- 4050세대의 니즈, MZ세대가 꿰뚫다

https://brunch.co.kr/@hyetak/206


■유통 상식사전 #46. 돈쭐, 바이콧 행렬의 표심

- 미닝아웃과 화폐투표의 경제학

https://brunch.co.kr/@hyetak/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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